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꼬리문 가짜학력, 대학도 ‘공범’
AziMong
2007. 8. 23. 07:33
꼬리문 가짜학력, 대학도 ‘공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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탤런트 최수종씨(45)는 한국외국어대 무역학과를 졸업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22일 확인결과 입학 사실이 아예 없는 것으로 드러났다. 최씨의 소속사는 “무역학과에 지원해 합격했으나 집안 사정으로 등록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한국외대는 이에 대한 확인 없이 최씨를 동문으로 인정해왔다. 최씨는 1994년 개교 40주년 행사에 동문 자격으로 참석했고, 2000년에는 ‘올해의 외대 방송인상’ 수상자로 선정되기도 했다. 학교 홈페이지 동문소식에도 꾸준히 ‘최수종 동문’으로 게재돼 왔다.
이 대학 김춘식 홍보실장은 “2000년 ‘올해의 외대 방송인상’에 선정된 건 맞지만, 최씨가 ‘졸업한 적이 없다’며 고사했다”고 밝혔다. 김실장은 “동문 소식 등에 게재된 것은 최씨가 인기가 좋으니까 학교 이미지에 긍정적일 것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 아니겠냐”며 학교 측에서 사실상 ‘방관’했음을 인정했다.
연극배우 윤석화씨(51)도 2004년 5월 이화여대 종교예배인 채플 시간에 초청돼 학생들을 대상으로 특강 및 대화를 나눴던 것으로 밝혀졌다. 이대측은 “채플은 정식 강의가 아닌 예배 시간으로 연극인이자 기독교인의 자격으로 윤씨를 몇 차례 초청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하지만 당시 재학생 윤현우씨(27)는 “윤석화씨가 강연에서 자신이 동문이라며 학창시절의 추억을 얘기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김옥랑 동숭아트센터 대표의 학력 위조 사실이 불거진 단국대도 책임 모면에 급급하긴 마찬가지다. 단국대측은 김대표가 석·박사 학위를 받았다는 사실을 성균관대로부터 회신받아 임명했기 때문에 단국대 역시 이번 사건의 피해자라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하지만 김대표가 학사 학위를 받았다는 미 퍼시픽웨스턴대학이 국내에서도 비인가 대학으로 널리 알려져 있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채용과정에서 검증을 위한 적절한 절차를 밟았다는 학교측의 주장은 설득력이 없다. 성균관대도 마찬가지다.
영화배우 장미희씨도 각종 인터뷰와 98년 펴낸 에세이집을 통해 “동국대 불교학과 학생이었다”고 거짓말을 했으나 동국대는 침묵으로 일관했다. 최근 논란이 되어서야 동국대는 장씨가 졸업생이 아니라고 확인했다.
각 대학에서 운영 중인 ‘최고위 과정’도 문제다. 최고위 과정은 ‘대학원 졸업’으로 포장되면서 학력 뻥튀기에 주로 이용되고 있다. ‘학벌없는 사회’의 하재근 사무처장은 “각 대학들이 사회에서 성공한 사람들을 자신의 학벌로 끌어들이기 위해 대학원 사회인과정을 개설하거나, 유명인사들의 입학·졸업 사칭을 묵과하면서 홍보에 이용하고 있는 것”이라고 꼬집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