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ive(삶터)
7년전엔 삼성에 퇴짜맞은 인도 억만장자
AziMong
2007. 8. 28. 09:39
7년전엔 삼성에 퇴짜맞은 인도 억만장자
2000년 11월 인도 수도(首都) 뉴델리 인근 구르가온의 삼성 사무실. 윤기 나는 검은 피부에 수려한 외모를 갖춘 인도인 사업가가 들어섰다. 유망 기업체를 발굴, 파트너를 삼으려는 삼성으로부터 1200만 달러(약 110억 원)를 투자받기 위해서 이곳을 찾은 것이다. 통신업체를 막 운영하기 시작한 그에겐 소프트웨어 개발 연구비가 절실했다. 하지만 그는 삼성으로부터 퇴짜를 맞았다. 인도 정부의 과도한 규제로 수익성이 떨어져 당시 그의 통신업체는 부도설이 나돌 정도로 위기였다.
7년 전의 ‘그’가 바로 지금 인도 최대 이동통신사 에어텔의 수닐 바르티 미탈(Mittal·57) 회장이다. 11억 인도 인구 중 여섯 번째 부자인 그의 재산은 95억 달러(약 8조9000억 원). 그가 7년 전 돈을 빌리려 했던 삼성그룹의 이건희 회장(29억 달러)보다 3배 이상 많다. 최근엔 월마트와 손잡고 인도의 유통시장 장악에 나서고 있다. 인도 증시 호황과 맞물려 그의 개인 재산은 눈덩이처럼 붇고 있다.
2003년 중국 상하이반도체협회(SICA)를 취재할 때였다. 하루가 다르게 급성장하는 중국의 반도체 현황을 브리핑 받는데, 설명해 주는 직원이 미모의 한족(漢族) 여성이었다. 당시 기자와 동행 취재를 하던 국내 반도체 기업체 직원은 “3년 전 왔을 때 커피를 들고 온 여성”이라고 기억했다. 커피 심부름하던 직원이 3년 만에 브리핑 담당자가 됐다면…, 이것이야말로 중국 반도체 산업의 발전 속도가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 본 적이 있었다.
성장이란 이래서 좋은 것 같다. 7년 만에 억만장자가 될 수 있고, 3년 만에 말단에서 중견직원까지 고속승진을 할 수 있으니 말이다. 고속성장의 이면에 가려진 우울한 그늘도 경계해야 하지만, 그래도 성장이란 성장하지 않는 것보다는 좋은 법이다. 요즘 잘나간다는 친디아(중국과 인도)에서는 성장이 가져다 준 성공신화가 넘쳐난다.
우리도 지난 시절 그랬었다. 성장은 당연했기에 늘 성장을 전제로 소비를 했고, 성장을 전제로 내 집 마련의 계획도 세웠다. 빈손으로 기업체를 일궈낸 영웅들 역시 수없이 쏟아졌다. 그들은 성장을 이끈 원동력인 동시에 성장의 증거물이었다.
하지만 지금은 많이 달라졌다. 저마다 선배들보다 더 열심히 살고 있는데, 삶은 더 각박하다. 나는 누구보다 더 많은 준비를 하고 세상에 나왔는데, 내게 주어지는 기회는 너무도 제한적이다. 욕망은 가득한데 기회는 줄어든 시대를 맞았으니, 이 세상이 행복해 보일 리가 만무하다.
이게 과거 성장 지상주의의 책임이라고도 한다. 과연 그럴까? 지금 성장하지 못하고 앞으로 성장할 비전을 주지 못하는 책임은 누가 져야 할까.
지금 우리가 안고 있는 많은 문제의 핵심은 성장이 멈춰졌다는 데서 찾아야 할 것 같다. 성장이 멈추니 경쟁이 살벌해지고, 그래서 저마다 모험 대신 안전을 선호한다. 모험 대신 안전을 찾으니 또다시 경쟁만 치열해지는 악순환이 이어질 뿐이다. ‘10년 후’란 단어는 ‘꿈’의 대명사가 아니라 ‘불확실성’의 동의어가 되고 있다.
성장을 해야 하는 것은 단순히 돈 때문만은 아니다. 돈보다 더 중요한 ‘내가 제대로 대접받고 있다’는 자존심을 지키기 위해서라도 그렇다. 성장이 가져온 고통을 치료하는 가장 좋은 약 역시 성장이란 아이러니 속에 우리는 살고 있다. 성장은 이루어 낸 과거형이 아니라 이뤄야 할 미래형이어야 한다는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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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년 전의 ‘그’가 바로 지금 인도 최대 이동통신사 에어텔의 수닐 바르티 미탈(Mittal·57) 회장이다. 11억 인도 인구 중 여섯 번째 부자인 그의 재산은 95억 달러(약 8조9000억 원). 그가 7년 전 돈을 빌리려 했던 삼성그룹의 이건희 회장(29억 달러)보다 3배 이상 많다. 최근엔 월마트와 손잡고 인도의 유통시장 장악에 나서고 있다. 인도 증시 호황과 맞물려 그의 개인 재산은 눈덩이처럼 붇고 있다.
2003년 중국 상하이반도체협회(SICA)를 취재할 때였다. 하루가 다르게 급성장하는 중국의 반도체 현황을 브리핑 받는데, 설명해 주는 직원이 미모의 한족(漢族) 여성이었다. 당시 기자와 동행 취재를 하던 국내 반도체 기업체 직원은 “3년 전 왔을 때 커피를 들고 온 여성”이라고 기억했다. 커피 심부름하던 직원이 3년 만에 브리핑 담당자가 됐다면…, 이것이야말로 중국 반도체 산업의 발전 속도가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 본 적이 있었다.
성장이란 이래서 좋은 것 같다. 7년 만에 억만장자가 될 수 있고, 3년 만에 말단에서 중견직원까지 고속승진을 할 수 있으니 말이다. 고속성장의 이면에 가려진 우울한 그늘도 경계해야 하지만, 그래도 성장이란 성장하지 않는 것보다는 좋은 법이다. 요즘 잘나간다는 친디아(중국과 인도)에서는 성장이 가져다 준 성공신화가 넘쳐난다.
우리도 지난 시절 그랬었다. 성장은 당연했기에 늘 성장을 전제로 소비를 했고, 성장을 전제로 내 집 마련의 계획도 세웠다. 빈손으로 기업체를 일궈낸 영웅들 역시 수없이 쏟아졌다. 그들은 성장을 이끈 원동력인 동시에 성장의 증거물이었다.
하지만 지금은 많이 달라졌다. 저마다 선배들보다 더 열심히 살고 있는데, 삶은 더 각박하다. 나는 누구보다 더 많은 준비를 하고 세상에 나왔는데, 내게 주어지는 기회는 너무도 제한적이다. 욕망은 가득한데 기회는 줄어든 시대를 맞았으니, 이 세상이 행복해 보일 리가 만무하다.
이게 과거 성장 지상주의의 책임이라고도 한다. 과연 그럴까? 지금 성장하지 못하고 앞으로 성장할 비전을 주지 못하는 책임은 누가 져야 할까.
지금 우리가 안고 있는 많은 문제의 핵심은 성장이 멈춰졌다는 데서 찾아야 할 것 같다. 성장이 멈추니 경쟁이 살벌해지고, 그래서 저마다 모험 대신 안전을 선호한다. 모험 대신 안전을 찾으니 또다시 경쟁만 치열해지는 악순환이 이어질 뿐이다. ‘10년 후’란 단어는 ‘꿈’의 대명사가 아니라 ‘불확실성’의 동의어가 되고 있다.
성장을 해야 하는 것은 단순히 돈 때문만은 아니다. 돈보다 더 중요한 ‘내가 제대로 대접받고 있다’는 자존심을 지키기 위해서라도 그렇다. 성장이 가져온 고통을 치료하는 가장 좋은 약 역시 성장이란 아이러니 속에 우리는 살고 있다. 성장은 이루어 낸 과거형이 아니라 이뤄야 할 미래형이어야 한다는 생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