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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얀 종이 위에 그린 행복 이야기

AziMong 2005. 3. 2. 0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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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하얀 종이 위에 그린 행복 이야기 ♥
 

                           -글 : 아지몽
 
 
 

하얀 종이 위에 선을 그렸습니다.
 
어슬픈 몸짓이었지만,
 
난 내가 그린 그 선이 무엇인지 압니다.
 
빨간 색연필로 멋모르고 그렇게 했었습니다.
 
차츰 차츰 꿈이란 것이 싹트면서
 
쉬울 줄 알았던,
 
그 선을 그리는 것이 참 어렵다고 느껴졌습니다.
 

그럴즈음,
 
내 눈에 예쁜 만화 주인공의 얼굴이 들어오고
 
만화 속 주인공의 눈을 그리기 시작했습니다.
 
난 내가 그린 그 눈이 무엇인지 압니다.
 
그 눈에도 꿈이 살고 있었던 겁니다.
 
하늘을 나르고 싶은 비행기를 찾고 싶었던 겁니다.
 
어디론가 내 영혼도
 
그 알 수 없는 나라로 가고 싶었는지도 모릅니다.
 

선생님께서 머리를 쓰다듬는 만큼,
 
내 그림에도 날개를 품고 싶은
 
소망이 자라나고 있었는지도 모르지만,
 
어딘가 삶의 이끌림이 있는 것이 있다는 것을
 
그렇게 처음으로 알아가기 시작했습니다.
 

어느날 부턴가 사람들은
 
그 종이가 없이도 살 수 있는거라
 
말하기 시작했습니다.
 
불필요한 꿈은 꾸지 않는 거라고
 
말을 하기 시작했습니다.
 
내 영혼은 너무 어려서 그만,
 
스스로 벽장 속에 갇혀 버리고 말았습니다.
 
그렇게 혼잣말에 갇힌 벽장 속에는
 
공허한 울림만이 바람에 흔들리고 있었습니다.
 

젊은 시절은 다들 그렇겠지만
 
몹시도 우울한 날들이 많았습니다.
 
이제 내가 그 방황에서 돌아와
 
다시 한번 생각을 해봅니다.
 
어디에 있었을까. 내가 잃어버린 영혼......
 
이제 다시 하얀 종이 위에 돌아와
 
다 지나버린 청춘을 눈물로 젖게 합니다.
 
내 맑고 곱던 사랑스런 영혼,
 
되돌릴 수 없는 시간의 여행에서
 
지친 얼굴을 씻는 내 슬픈 영혼.....
 

그러자 슬픈 영혼이
 
다시 내게 말을 걸기 시작했습니다.
 
슬퍼하지마, 내 지친 삶의 그림자여!
 
다만 너는 그리지 않았을 뿐이야.
 
누구든 마음 속에 하얀 종이를 가지고 있지.
 
네 눈물은 나의 몸까지 망치는구나.
 
그림은 항상 다시 그릴 수 있는거란다.
 
잘못 그렸다고 생각되면
 
다시 흰종이에 그리면 되는거야.
 
살아있는 순간이
 
아름답다고 느껴지는 그 순간마다
 
그 생명의 소중함이 느껴지는 그 순간마다
 
그렇게 그림을 그리는거야.
 
그건 어린아이처럼 순수한 일이지.
 
그림은 손으로 그리는 것이 아니니까
 
소중한 것은 손으로 그려서는 안되는 거니까
 
항상 네 영혼을 맑게 비워두렴.
 

그런데 참 이상한 일이었습니다.
 
그러고 나서 비로소,
 
하얀 종이 위에서
 
샤갈의 나라가 그려지기도 하고
 
시인의 나라가 그려지기도 한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그런데 누군가 이렇게 말을 합니다.
 
우리가 사는 동안에
 
다 이루지 못한 꿈의 꽃으로
 
함께 동행하고 싶은 나라,
 
난 그대의 행복의 나라를 그리고 싶습니다.
 
그대가 있어 나는 행복합니다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