느낌있는 뿌리깊은 이야기
리먼파산 메릴린치 인수, 한국은 어떻게 되는가? 본문
리먼 파산과 메릴린치 관련 뉴스에서 한국의 언론들은 이 두 은행의 파산에도 불구하고 한국의 은행들은 해당 IB가 발행한 채권에 큰 투자를 하고 있지 않았으므로 별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주장하는데요.. 뭐 사실, 금감원 발표대로 7억달러 수준이면 크게 문제가 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한국돈으로 대출 8000억원 정도의 대출금이 일시에 부실채권이 되는 정도라면 현대산업개발 정도 되는 규모의 건설사가 부도 난 정도라 볼 수 있습니다. 뭐 그 정도라면 큰 문제는 없습니다.
그런데, 금융이라는 것은 한국의 언론사들이 보는 것처럼 그렇게 단순한 것이 아닙니다.
금융의 휘발성은 아직도 "산업화 자본주의"의 틀에서 벗어나지 못한 한국의 주류 언론과 집권 세력의 시각을 훨씬 초월한다는 사실입니다.
이것은 금융감독원도 솔직하 말해서 제대로 파악할 수 없는 것입니다.
유일한 방법은 가동가능한 모든 채널을 열어 리먼과 메릴린치 사태로 인한 파장을 한국이라는 시각을 넘어 세계의 시각으로 바라 보았을 때 비로소 그 해결책을 가질 수 있습니다.
왜냐하면..
비록 한국의 은행들이 리먼이나 메릴린치 관련 채권에 소규모로 투자해서 피해가 없다 하더라도,..미국의 다른 투자은행들, 상업은행들, 일본의 은행들, 중국의 은행들, 영국의 은행들, 독일, 프랑스의 은행들 혹은 세계 각국의 금융기관들 중에 ....
리먼의 파산으로 엄청난 손실을 입게 된 은행들이 반드시 있을 수 밖에 없으며...
그 은행이 설사 한국에 많은 투자를 하지 않고 있다 손 치더라도....
리먼 파산으로 엄청난 손실을 입은 어떤 은행으로 인해 또 다른 은행이 엄청난 손실을 입게 된다고 이 은행이 한국에 많은 투자를 하고 있었다면...
해당 은행은 자구 계획을 위해 가지고 있는 모든 자산을 팔아치워 현금을 마련해야 하며, 한국에 많은 투자를 하고 있던 그 은행은 당연하게도 자신의 생존을 위해 많은 한국물을 팔아치워 다시 그 돈을 달러든, 유로든, 엔이든 바꾸지 않으면 안됩니다.
그 결과는 어떻게 될까요?
당연히 한국의 대형 재벌 몇개가 한꺼번에 부도가 나는 상황과 거의 유사한 상황이 됩니다.
갑작스런 대규모 채권 매물의 홍수가 일어나며 채권 시장이 마비되고 이에 따라 급전이 필요하게 된 한국의 금융권은 대혼란에 빠지고 외환시장은 이 영향으로 마찬가지로 대 혼란에 빠지게 됩니다.
예를들어 시티그룹의 경우 리먼 관련 채권이 1300억 달러 규모라고 합니다. 솔직히 이 채권, 일시에 부실화 된 것입니다. 규모로만 보면 대우사태의 1.4배 수준입니다. (물론 리먼의 총 자산은 5000억 달러가 넘으니 대우사태 5배가 넘는 초 대형 부도사태이기는 합니다. 현재까지 인류 역사상 기록 갱신입니다.)
그렇다면 시티은행은 이런 손실에 대하여 손 놓고 가만 있을까요?
잘못하면 대규모 은행 인출 사태가 일어나서 시티그룹 자체가 하루아침에 리먼꼴이 날 수도 있는 중대한 상황입니다.
보유하고 있는 모든 자산 국채를 비롯한 모든 자산을 팔아치워 현금으로 만들고 달러로 만들어야 합니다. 심지어 일부 은행 지점은 폐쇄해야 할지도 모릅니다.
자, 한국에서 시티은행의 위상은 어떤 것입니까?
시티은행의 건전성이 현재의 리먼사태를 능히 극복할 수 있는 상황일 수도 잇습니다.
그러나, 연초 서브프라임 사태가 처음 불거졌을 때 프랑스의 대형은행 BNP 파리바 사태로 한국의 금융시스템은 일시에 위기로 치닫기도 했습니다.
지금, 한국의 금융감독원이 해야 할 것은 한국의 은행들이 리먼이나 메릴린치에 얼마 투자하고 있다는 것 알아보는 것이 아닙니다.
리먼 파산으로 인해 세계 각국의 주요 은행들이 얼마나 피해를 입고 있는지, 그리고 피해를 본 각 은행들의 유동성 수준은 어떠한지, 이로 인한 한국 시장에서 해당 은행의 예상되는 자산 매각 규모는 얼마나 되는지에 대하여 모니터 해야 합니다.
이것은 한국이라는 일국적 시각이 아닌 세계적 시각으로 국제금융을 바라 보았을 때만 현재의 사태를 한국이 헤쳐나갈 수 있음을 의미합니다.
최악의 경우, 예를들어 유동성 확보를 위해 한국에 진출한 일부 외국 금융기관이 대규모 한국물 매도를 대비한 채권 프로세스에 대한 대비도 갖추어야 합니다. (국채의 경우는 문제가 아니지만, 재정거래를 위한 스왑 포지션의 일시 정리가 일어나면 시장은 걷잡을 수 없을 수 있습니다.)
한국 금융기관들의 손실은 얼마되지 않는다...
이런 식의 유아적 사고로는 결코 현재 상황을 헤쳐나갈 수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