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런 관직도 없이 전장에 나아감
| 백의종군(白衣從軍)
흰 백, 옷 의, 따를 종, 군사 군
아무런 관직도 없이 전장에 나아감
중국(中國-지나) 사람들은 우리 민족을 가리켜 백의민족이라고 했다. 흰옷을 즐겨 입었기 때문이다. 또 흰색은 평화를 상징하므로 우리 스스로는 평화를 사랑하는 민족이라고 했다. 그러나 적어도 문화사적 입장에서 본다면 이 두 말은 틀렸다.
목화(木花)나 비단(緋緞)의 본디 색깔은 흰색이다. 그러므로 무명실이든 명주실이든 천으로 짜서 그대로 입으면 흰옷이 될 수밖에 없다. 어찌 보면 단순 가공한 옷을 입었다는 뜻인데, 그것은 곧 염색기술이 발전하지 않았다는 뜻도 된다. 또 흰옷은 깨끗해 보이기는 하지만 그만큼 쉽게 더러워지므로 농사를 천직으로 삼았던 우리네 조상들에게는 그만큼 비경제적인 옷감이었을 뿐이다.
사실 일반 백성들이 흰옷을 입었을 때에도 고관대작들은 오색 찬란한 비단 옷을 입고 고래등같은 집에서 살았다. 여기서 백의나 포의는 '평민'을 뜻하게 되었으며, 반대로 錦衣(금의-비단옷)는 '고관'을 뜻하게 되었다. 금의환향이라는 말이 있지 않은가. 백의종군은 아무런 관직도 없이 평민의 신분으로 전장에 나가는 것을 말한다. 그것은 애국충정의 발로에서 가능하다. 일생 동안 두 번이나 백의종군했던 이순신 장군이 그 대표적 예다.
그런데 요즈음은 백의종군을 너무 남용하는 것 같다. 그저 특정 단체를 위해 봉사하는 것도 백의종군(白衣從軍)이라고 하니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