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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마는 월가(街)서 일한다"… 미(美)서민들 분노

AziMong 2008. 9. 30. 06:56
"악마는 월가(街)서 일한다"… 미(美)서민들 분노
[조선일보] 2008년 09월 30일(화) 오전 03:05   가| 이메일| 프린트
"메인스트리트(Main Street)가 월스트리트(Wall Street)에 등을 돌렸다."

금융위기와 구제금융 사태가 미국 내의 반(反)기업·반(反)엘리트주의적 포퓰리즘에 불을 붙였다고 미 경제전문지 포천이 28일 보도했다. 메인스트리트는 여느 미 소도시에 있는 중심 대로(大路)로, 근로소득계층과 소규모 자영업자 등을 뜻하는 개념.

미 서민들 사이에 반(反)기업 정서가 확산되자, 여론에 민감한 정치인들이 당장 영향을 받고 있다. 여론조사 전문가 더그 쇼언(Schoen)은 "기업과 기업인에 대한 서민들의 분노가 고착화할 경우, 미국 사회에 잠재적 재앙이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계급 분노'의 시대

요즘 미 연방 하원의원들의 지역구 사무실에는 유권자들의 항의 전화가 빗발친다. 존 심커스(Shimkus) 공화당 하원의원 측은 "200통 중 199통은 비난 전화"라고 했다. CNN 방송 웹사이트의 구제금융 관련 기사에는 사흘간 약 2000건의 비난 댓글이 달렸다. 뉴트 깅리치(Gingrich) 전 미 하원의장이 이달 중순 실시한 여론조사에선 응답자의 69%가 "월가(街)의 투자은행이 파산해도 구제금융을 줘선 안 된다"고 했고, 84%는 "금융위기의 책임자는 CEO(최고경영자)들"이라고 지목했다. 깅리치는 28일 "대부분 서민은 구제금융을 '거물들끼리 서로 봐주고 해먹는 것'쯤으로 여긴다"며, 헨리 폴슨(Paulson) 미 재무장관의 사퇴를 요구했다. 포천은 "미국에 역사상 유례없는 '계급 분노(class fury)'의 시대가 시작됐다"고 규정했다.

전염되는 포퓰리즘

정치인들은 여론에 발 빠르게 반응했다. 의원들은 구제금융안에 찬성하기를 주저했고, 앞다퉈 비난 목소리를 냈다. "폴슨 장관이 사회주의적 계획으로 나라 곳간을 마음대로 주무른다"고 비난한 민주당 로이드 더깃(Doggett) 하원의원이 대표적이다. 민주당 측은 대선 초반부터 "위기는 탐욕스런 CEO와 투자자들 탓"이라며 '계급'을 소재로 이용해 왔다.

포퓰리즘(대중인기 영합주의) 발언은 공화당도 예외가 아니다. 오랫동안 규제 완화에 앞장섰던 존 매케인(McCain) 대선후보는 "구제금융 기업의 경영자 연봉을 미국 대통령 연봉(40만 달러) 아래로 제한하겠다"며 포퓰리스트로 '환생'했다. 미트 롬니(Romney) 전 매사추세츠 주지사는 "정치인들이 '질시(嫉視)의 정치(politics of envy)'에 이토록 집착하는 건 내 평생 처음 본다"고 말했다.

"금융산업은 악마가 아니다"

포천은 이런 현상을, ▲미국인들 사이에 상대적 박탈감이 축적되고 ▲경제적 신분 상승에 대한 좌절감이 늘어난 탓으로 분석했다. 미국의 부유한 1%는 1929년 이후 역사상 최대의 부를 독점하며, 10억 달러 이상의 재산가도 1000명이 넘는다. 미 경제연구소(ERI)에 따르면, 2007년 기업 매출은 평균 3% 미만 늘어난 반면, CEO들의 보수는 20.5% 올라 평균 1880만 달러에 달했다. 게다가 구제금융에 따른 재정 압박으로, 차기 대통령은 감세와 건강보험 등 중산층을 위한 정책에 제한을 받게 된다. 켄 로고프(Rogoff) 하버드대 경제학과 교수는 "이번 위기로 지나친 규제장치가 도입된다면, 위기 이후에도 미 금융산업은 재기불능이 될 것"이라며 "금융산업 자체를 악으로 보고, 질식시키려 해선 안 된다"고 말했다.

 

 

`블랙먼데이` 다우 777p↓..`구제금융안 부결 쇼크`
[이데일리] 2008년 09월 30일(화) 오전 05:26   가| 이메일| 프린트
- 다우 지수 낙폭 `사상 최대`..나스닥 9%↓
- 美하원, 구제금융법안 부결 충격

[뉴욕=이데일리 전설리특파원] 29일(현지시간) 뉴욕 주식시장이 역사상 최악의 폭락세로 마쳤다.

미국 하원이 7000억달러 규모의 구제금융법안을 부결시키면서 금융시장 전체가 충격에 휩싸였다.

블루칩 중심의 다우 지수는 1만365.45로 전일대비 777.68포인트(6.98%) 떨어졌다. 이날 낙폭은 사상 최대폭이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1983.73으로 199.61포인트(9.14%) 추락했다. 낙폭은 역사상 세번째 수준. 이로써 나스닥 지수는 2005년 5월 이후 최저치로 떨어졌다.

대형주 중심의 S&P500 지수는 1106.39로 106.62포인트(8.79%) 하락했다.

이날 하원은 금융위기 타개를 위해 조지 W. 부시 행정부가 제안한 `2008 긴급 경제 안정법(Emergency Economic Stabilization Act of 2008, EESA)`을 찬성 205, 반대 228표로 부결시켰다.

부?대통령은 경제보좌관 긴급회의를 소집, 대책 마련에 착수했다. 

 

 

<부시 막판 읍소도 허사..'식물대통령' 가속화>
[연합뉴스] 2008년 09월 30일(화) 오전 05:57   가| 이메일| 프린트
(워싱턴=연합뉴스) 김병수 특파원 = 조지 부시 미국 대통령에게 `2008년 9월29일'은 `2001년 9월11일'만큼 잊혀지지 않는 날이 될 것으로 보인다.

`2001년 9월11일'은 부시 대통령이 테러조직 알카에다로부터 예상치 못한 `테러'를 당한 날이고, 하원에서 7천억달러 규모의 구제금융법안이 부결된 `2008년 9월29일'은 부시 대통령으로선 정치적 동지인 공화당 의원들의 믿는 도끼에 발등이 찍힌 날이 됐기 때문이다.

좀 더 의미를 부여하자면 내년 1월20일 퇴임을 앞둔 부시 대통령은 발등을 찍힌 정도가 아니라 `정치적 사망선고'나 다름없는 상황이 됐다.

이날 오전까지만해도 부시 대통령으로선 `설마'라고 생각했을 것이다.

부시 대통령으로선 이날 하원에 상정되는 구제금융법안이 위기에 처한 미국 금융시장을 안정시키고 더이상의 파국을 막을 수 있는 유일하고 가장 효과적인 카드라고 믿었음에 틀림없다.

부시 대통령은 7천억달러의 공적자금을 쏟아붓는 것을 골자로 한 구제금융안에 대해 산고 끝에 전날 민주.공화당 지도부로부터 합의도 이끌어냈다.

따라서 그는 압도적 표차는 못되더라도 통과는 무난할 것으로 생각했을 법하다.

부시 대통령은 그동안 금융위기사태가 심각해지자 지난 주 거의 매일 연설이나 회견 형식은 물론 직접 민주.공화 양당의 지도부를 만나 구제금융안에 대한 의회동의를 호소했다.

부시 대통령은 23일 유엔총회 연설에서 금융위기에 대한 신속한 대처를 강조하면서 미 의회가 비상상황에 대처하는 데 필요한 구제금융법안을 처리할 것이라는 확신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그 다음날 저녁 `골든 타임'엔 미 전역에 생중계된 TV 연설을 통해 구제금융이 없으면 고통스런 경기침체에 빠질 수 있다고 호소하며 국민을 직접 설득하는가 하면 의원들에게도 구제금융법안 처리가 "나라를 구하는 것"이라고 읍소했다.

25일 저녁엔 이례적으로 백악관에서 민주.공화 대통령 후보버락 오바마, 존 매케인 상원의원,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 해리 리드 민주당 상원 원내대표 등 여야 지도자들과 회동, 금융구제안 합의도출을 시도했다.

비록 성공하진 못했지만 이런 회동 자체가 처음 있는 일이라는 점에서 부시 대통령이 금융위기 해결을 위해 동분서주하고 있다는 이미지를 국민에게 강하게 심어줬다.

부시 대통령은 27일 주례 라디오 연설에서도 "구제금융안이 월스트리트가 아니라 메인스트리트(중소상공입과 서민)을 구하기 위한 것"이라며 구제금융안의 의회통과를 거듭 호소했다.

부시 대통령의 이 같은 노력의 결실로 행정부와 민주.공화 양당 지도부는 진통을 거듭한 끝에 28일 구제금융안에 합의하는 큰 진전을 이뤘다.

하지만 부시 대통령의 이 같은 `정성'도 선거를 앞둔 의원들의 마음을 바꿔놓지 못했다.

특히 민주당 의원들보다도 공화당 의원들이 자신이 속한 당의 최고지도부인 대통령에게 등을 돌림으로써 부시 대통령이 처한 `정치적 현실'을 가차없이 드러냈다.

부시 대통령으로선 자기당 의원들조차 설득못하는 `식물 대통령'임이 입증된 것이다.

이번 사태로 인해 퇴임을 4개월 앞둔 부시 대통령의 `레임 덕(Lame Duck.권력누수현상)'은 가속화될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선 레임덕이 아니라 이미 `브로컨 덕(Broken Duck.권력통제불능상태)'이라는 지적까지 나온다.

공화당 마이크 펜스 의원은 이날 하원에서 구제금융법안을 부결시킨 뒤 "국민이 이번 구제금융법안을 반대했으며 의회도 마찬가지로 거부했다"고 말했다.

이날 표결 결과가 대통령의 뜻을 거부한 것이라기보다는 국민의 뜻을 따랐음을 강조, 자신의 선택을 합리화한 것으로 분석된다.

공화당 의원들의 대규모 반란은 오는 11월 선거를 앞두고 부시 대통령과 부시 대통령의 정치적 유산이 선거에 부담이 된다고 판단, 부시 대통령과 차별화하기 위한 포석으로 읽힌다.

그러나 펜스 의원의 이 같은 주장으로 부시 대통령은 `국민의 뜻을 모르는 대통령'으로 두 번 죽임을 당한 셈이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