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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명은 어디있나”… “애초 30명 정확치 않아”

AziMong 2009. 1. 28. 07: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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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명은 어디있나”… “애초 30명 정확치 않아”

 

ㆍ무전 교신기록 분석

지난 20일 용산 철거민 진압 참사 당시 경찰은 농성자 숫자도 정확히 파악하지 못하고 시너 진화에 필요한 화학소방차를 준비하지 않는 등 ‘준비없는 진압’에 나섰던 것으로 밝혀졌다. 또 경찰의 해명과는 달리 경찰과 용역업체 직원이 합동작전을 펼친 정황이 추가로 포착됐다.




서울 용산 철거민 참사 현장에 마련된 희생자 분향소에서 27일 한 시민이 분향을 마친 뒤 눈물을 닦고 있다. <남호진기자>


이 같은 사실은 민주당 김유정 의원이 경찰 무전교신 1차 공개에 이어 지난 24일 추가로 공개한 나머지 교신기록을 분석한 결과 확인됐다. 교신은 진압 당일인 20일 오전 5시부터 오전 8시까지 망루 진압을 담당한 경찰특공대, 건물 내부 진압을 맡은 경찰 기동대, 바깥 도로변에 있던 현장 지휘본부 간에 이뤄졌다.

경찰은 특공대 투입 전 4층 건물 내에서 농성 중인 철거민 인원도 정확히 파악하지 못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현장에서 오전 7시27분10초에 “남자 13명, 여자 3명입니다”라고 검거 인원을 보고하자 지휘본부는 3초 후 “총 30명인데 나머지는 어디에 있나”라고 되묻는다.

애초 농성 인원을 30명으로 파악한 경찰이 현장에서 연행한 숫자와 차이가 나자 진압 도중 재파악에 나선 것이다. 지휘본부는 “바깥 농성자 4명, 무력화하고 있는 17명 총 21명이라고 보고했는데, 보고됐던 30명에서 부족한 9명은 어떻게 됐는지 보고하라”고 지시한다. 이에 현장은 26초 후에 “애초에 30명이라고 상부보고됐던 것은 농성자들이 건물 진입할 때 주변 주민들 진술을 종합한 것으로 정확한 인원이 아니었습니다. 면밀히 확인해서 상부보고하겠습니다”라고 답했다.

시너 진화에 필요한 화학소방차를 미리 준비하지 못해 당황해 하는 기록도 나온다. 7시20분쯤 망루에 불이 번지자 현장과 지휘본부 모두 “물포 있는 것 다 쏴”(7시22분6초) “물포를 다 쏘세요”(7시23분28초)를 다급하게 외쳤다.

그러나 불길이 진화되지 않자 현장에서 7시26분50초에 “지금 이게 기름이기 때문에 물로는 소화가 안됩니다. 소방이 지원을 해야 합니다. 이거는 물로는 소화가 안됩니다”라고 외친다.

경찰은 농성자들이 건물 안에 시너를 다량 비치한 점을 사전에 파악하고 있었지만 시너 진화용 화학소방차를 준비하지 않았던 것이다. 이런 내용은 “화학소방차는 현장에서 화재 발생 뒤 자체 판단으로 오전 7시28분쯤 출동했다”는 소방당국의 발표와 일치한다.



경찰과 용역업체가 합동작전을 펼친 정황도 추가로 포착됐다. 6시25분8초에 지휘본부에서 “건물 2단에 철거반이 있는데 왜 잠겨있죠”라고 묻자 현장에서는 “용역들은 진압작전이 시작되면서 건물 밖으로 철수한 것 같습니다”라고 보고한다. 이에 지휘본부는 6시25분42초에 “철거반원들이 3·4층에 장애물 제거 설치를 해야지. 가급적이면 장애물 철거반들이 설치하도록 하고 설치가 안되면 경찰병력이라도 제거설치하도록 하라”고 지시를 내린다.

경찰은 김유정 의원이 지난 23일 “용역경비원들 해체장구 지참하고 우리 병력 뒤를 따라가지고 3·4층에서 시건장치를 해제 중입니다(현장, 6시29분42초)”라는 일부 교신 내용을 공개하자 “순간적으로 오인해 보고했다”고 해명한 바 있다. 김 의원은 27일 “용역을 동원해 진입로 장애물 제거를 지시하고 이를 다시 확인해 보고한 것을 두고 ‘오인 보고’라니 경찰의 해명을 납득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강병한·조미덥기자>

입력 : 2009-01-27-18:29:43수정 : 2009-01-27 18:29:4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