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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노>>경찰, 시민 분향소 상주들 집 압수수색★★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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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노>>경찰, 시민 분향소 상주들 집 압수수색★★

AziMong 2009. 6. 3. 06:58
★★<<분노>>경찰, 시민 분향소 상주들 집 압수수색★★ [123]
  • 불광동휘발류 sws*** 불광동휘발류님프로필이미지
    • 번호 2677296 | 09.06.03 00:26 IP 218.38.***.54
    • 조회 7934 주소복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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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0일 덕수궁 시민 분향소를 찾은 참배객들이 노 전 대통령 영정앞에서 절을 하고 있다.


    노 전 대통령 서거 열 하루…여전히 끊이지 않는 조문객들 

    노무현 전 대통령이 우리 곁을 떠난 지 벌써 열하루가 지나가고 있습니다. 믿기지 않았던 어르신의 서거 소식에 미안한 한숨을 내쉬는 동안 이미 달이 하나 지나 6월이 되어 있습니다. 살아 남은 사람들은 그렇게 또 하루 하루를 지내게 되는가 봅니다.

     

    덕수궁 대한문 앞 시민분향소를 다시 다녀왔습니다. 지난 토요일 들렀다가 삼일 만에 들렀네요. 오늘은 시민 분향소에 다녀 온 이야기를 좀 전해드리겠습니다. 이제 분향소 소식은 큰 관심 거리가 아닐 수도 있지만, 그래도 소소한 이야기들 궁금해 하시는 분들이 좀 계실 것 같아서요.

     

    가장 궁금해 하실 것이 조문객들이 여전한가 하는 것 일텐데요. 숫자는 눈에 띄게 줄었지만 그래도 줄이 끊이지는 않고 있었습니다. 남녀노소 구분할 것 없이 여전히 한 쪽 입술 지긋이 깨물고 국화를 들고 계신 분들이 계셨습니다. 영결식 때까지 상주 노릇을 하시던 민주당 의원님들은 자리에 안계셨지만(그래도 이 분들 할 만큼 하셨습니다. 특히 최문순 의원님 정말 고생 많으셨습니다.) 여전히 시민 상주 분들이 참배객들을 맞고 계셨습니다. 그리고 그 주변을 30여명의 자원봉사자 분들이 바쁘게 왔다갔다 하셨고요.

     

    2일 경찰, 시민 상주와 자원봉사자 집 압수수색

    그런데 2일 아침 시민 상주 분들과 자원봉사자 분들에게는 좀 좋지 않은 일이 있었습니다. 상주 4분과 자원봉사자 3분의 자택이 경찰에 일제히 압수수색 당했기 때문입니다. 형식적으로는 경찰이 집시법 위반과 관련한 수사를 하는 것이라고 밝혔지만 그 내용을 추측해보면 좀 수상하기 그지 없습니다. 보통 집시법 위반의 경우, 큰 범죄가 아니라서 소환 조사만 하고 마는데 형사들이 갑자기 집으로 찾아와 압수수색을 진행했기 때문입니다. ‘뭔가를 찾아보겠다는 의지’가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아무래도 대한문 시민 분향소의 배후 세력이 누구인지 찾아내려는 경찰의 수사가 시작된 것 같습니다. 겉으로 보이는 차벽만 시민 분향소를 옥죄는 줄 알았는데, 이렇게 뒤에서도 경찰은 시민 분향소를 포승줄로 얽어매고 있었습니다. 상주를 맡고 계신 황아무개씨는 경찰의 이런 수사에 대해 강한 불쾌감을 표하셨습니다.

     

    “대체 왜 이렇게 무리수를 두는 지 모르어요. 저희 수사해봤자 나올 것 없습니다. 왜 스스로 여론을 악화시키려 하는 지 모르겠습니다.”

     

    이번에 시민 분향소를 설치하기까지에는 분명 뒤에서 이런 저런 노력을 기울인 분들이 없을 수는 없을 겁니다. 모든 사업이 그렇게 진행되는 거죠. 하지만 수십만명이 자발적으로 시민 분향소를 찾았습니다. 그리고 시민 분향소가 딱히 불법을 저지른 것도 없잖습니까. 부디 경찰이 또 무리한 수사를 벌여 국민의 가슴에 다시 한번 차벽을 치는 일은 없었으면 합니다.

     

    [영상] 2일 시민 분향소 풍경...여전히 끊이지 않는 조문객들

     

    다시 시작된 덕수궁 수문장 교대식…난처한 덕수궁 관리소 

    2일 찾아간 시민 분향소에는 근심거리가 하나 더 늘어 있었습니다. 덕수궁 수문장 교대식이 다시 시작된 것이죠. 덕수궁 관광객들을 위해 늘 해왔던 행사이긴 하지만, 아무래도 나라의 어르신이었던 분의 분향소 앞에서 북 소리 내면서 행사가 진행된다면 엄숙한 추모 분위기가 사라질 수 있기 때문이죠. 실제 2일에도 많은 참배객들이 수문장 교대식 행사를 진행하는 분들에게 불만을 제기하고 계셨습니다.

     

    다행히 분향소 쪽은 일단 수문장 교대식 관계자와 대화를 통해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입장입니다. 수문장 교대식은 서울시청 문화재과의 관리 하에 한 위탁업체가 맡아 진행하고 있는데요. 이 위탁업체 쪽도 갈등보다는 타협점을 찾겠다고 하네요. 위탁업체 윤아무개 부장은 저희 <한겨레>와의 통화에서 “북소리를 조그맣게 내거나 교대식 행진 코스를 변경하는 등 최대한 분향소 쪽과 협의해 대화로 문제를 풀겠다”고 말했습니다.

     

    덕수궁 관리소는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답답한 상황인 듯 보였습니다. 관리소 관계자는 “솔직히 분향소 쪽이 자리를 옮겨줬으면 좋겠지만 강요할 순 없는 문제라 우리도 난처한 입장이다”고 털어놓으시네요. 하지만 얼마 전 <조선일보>가 문화재 훼손 우려를 제기한 데 대해서는 “배상을 청구하거나 그럴 만한 수준은 아니다”고 말했습니다.

     

    보수단체 회원들 분향소 앞에서 기습 시위

    시민 분향소 상주들과 자원봉사자분들을 괴롭히는 것이 한 가지 더 있습니다. 보수단체 시민들이 대한문 앞에서 기습 시위를 하고 가신다는 건데요. 노 전 대통령에 대한 악담을 늘어놓고 가신다고 하네요. 분향소를 지키는 분들은 이런 분들 볼 때마다 참 견디기 힘들다고 합니다. 평소 노 전 대통령을 싫어하셨던 건 이해할 수 있지만, 그래도 고인이 되신 분이니 당분간은 그런 정치적 비난은 좀 삼가는 게 예의가 아닐까 합니다.

     

    시민 분향소 앞에는 밤마다 촛불이 밝혀집니다. 고인은 우리 곁을 떠났지만 촛불은 남았습니다. 우리가 일궈온 민주주의는 그 앞에서 힘겨운 숨을 내쉬고 있습니다.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의 명복을 다시 한번 빕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