느낌있는 뿌리깊은 이야기

토익900ㆍ학점 4.3도 번번이 낙방 본문

.....敎育(EDU)

토익900ㆍ학점 4.3도 번번이 낙방

AziMong 2009. 9. 21. 14:30

토익900ㆍ학점 4.3도 번번이 낙방

헤럴드경제 | 입력 2009.09.21 12:08

 

학교별 취업률 양극화 심화

하반기 일자리 확대 불구

취업시장 여전히 바늘구멍

서울 소재 대학 경제학과 4학년인 이모(26) 씨는 고민이 많다. 당장 내년 2월이면 졸업하고 취업을 해야 하는데 아직 소식이 없기 때문이다. 이씨는 공인 영어시험인 토익(TOEIC) 점수가 900점, 학점도 4.5점 만점에 4.3점, 자격증이 3개나 되는 '고(高)스펙 소유자'인데도 최종면접까지 간혹 올라갈 정도인 데다 그나마도 계속 낙방했다. 이씨는 "이전까진 그렇게 생각 안 했는데 학벌이 좋지 않은 것이 원인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자꾸만 든다"고 안타까워했다.

최근 경기회복의 조짐이 보이면서 대기업과 금융권은 신규 채용인원을 업체별로 지난해보다 적게는 수백명에서 많게는 1000여명까지 늘려잡았다. 하지만 외환위기의 여파가 채 가시지 않은 탓에 일부 학교를 제외하면 학교 구인의뢰는 예년만 못한 실정이어서 학교별로 취업률의 '빈익빈 부익부' 실정이 두드러지는 등 취업시장이 여전히 '바늘구멍'인 것으로 나타났다.

21일 각 대학에 따르면 기업들의 채용인원은 증가했음에도 구인의뢰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못하거나 비슷한 수준인 것으로 밝혀졌다. 동국대 관계자는 "예년 같은 기간과 비교해 1인당 구인의뢰 건수가 30건으로 비슷하다"며 "크게 늘지 않았다"고 말했다. 숙명여대 관계자도 "특별하게 학생들을 찾는 기업이 는 것 같지 않다"며 "다만 상반기 때는 주로 인턴 모집이었는데 하반기에는 정규직 모집이 많이 보인다"고 전했다.

이 같은 추세는 학생들의 반응에서도 드러나고 있다. 국민대 경영학과를 졸업한 이모(여ㆍ26) 씨는 "올봄에 다행히 취업했지만 6개월 인턴직"이라며 "정규직 전환도 보장되지 않아 특수대학원 진학을 통해 관련 지식을 더 쌓을지 여부를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홍익대 노문과 4학년 김모(26) 씨도 "취업과에 나온 일자리가 대부분 인턴직 등이라 친구들과 창업을 고민 중"이라고 전했다.

이에 대해 취업전문가들은 일자리는 늘었지만 그 질(質)이 과거에 미치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지적한다. 김준성 연세대 생활관 차장(직업평론가)는 "취업시장에도 '악화가 양화를 구축한다'는 그레셤의 법칙이 존재한다"며 "일자리가 생겨도 연봉은 물론 정규직→비정규직, 대기업→중소기업 등 다운그레이드 현상이 두드러지다 보니 선배들만 보던 학생들의 눈높이를 맞추지 못하는 실정"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