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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아들은 어디 있었나요"…눈물의 '100분 드라마'

AziMong 2010. 4. 9. 01:12

"내 아들은 어디 있었나요"…눈물의 '100분 드라마'

노컷뉴스 | 입력 2010.04.08 22:24 | 누가 봤을까? 50대 여성, 제주

 

[평택=CBS사회부 최선욱·박종관·박슬기 기자]

"내 아들은 어디 있었나…", "이산가족을 만난 것처럼 좋은 분위기였다."
실종자 가족과 생존 장병들이 천안함 사고 이후 8일 처음으로 만난 1시간 40분은 시작부터 끝까지 눈물바다였다.

8일 저녁 8시로 예정된 실종자 가족과의 첫 만남을 위해 경기도 평택시 해군 제2함대 사령부 내 간부식당에 대기하고 있던 부사관과 사병 등 생존 장병 39명은 마른침을 삼키며 긴장한 모습이 역력했다.

몇몇은 한숨을 쉬고 허공을 응시하는가 하면, 마른 침을 꿀꺽 삼키며 어쩔 줄 몰라하는 장병들도 눈에 띄었다.

이윽고 실종자 가족 60여 명이 식당에 들어섰고, 가족들은 바로 아들과 남편 같은 장병들의 모습을 보고는 뜨거운 눈물을 쏟아냈다.

실종자 김동진 하사의 어머니 A 씨는 아들의 이름이 쓰인 명찰을 내보이며 "우리 아들 아는 사람 있나요"라고 안타깝게 외쳤다.

실종자 가족들은 장병들과 함께 앉을 수 있도록 마련된 의자에 자리를 잡고 "너라도 살아서 다행이다. 살아있어줘서 너무 고맙다"며 오열했다.

이 모습을 본 장병들도 "죄송하다"며 눈물을 흘렸고, 이 모습을 보던 한 어머니는 "울지마, 울지마"라며 등을 토닥이고 위로하기도 했다.

실종자 가족 B(52.여) 씨는 "아들에게서 너무 잘해준다는 얘기를 들었다"면서 한 부사관을 붙잡고 고마움을 전해 주위를 안타깝게 했다.

가족들은 차례로 실종된 아들과 한 방을 사용하거나 같이 운동한 장병을 찾아다니며 가슴 아픈 만남을 가졌다.

서로 얼싸안은 채 한참을 울고 또 서글픈 웃음을 짓기를 몇 차례, 어느새 실종자 가족과 장병들이 헤어져야 하는 시간이 됐다.

몇몇 장병들은 "미안한 마음을 말로 다 표현할 수 없다"며 실종장병 중 어떤 장병과 잘 지냈는지, 무슨 사연이 있는지 등을 A4용지에 적어 실종자 가족들에게 전하기도 했다.

장병들과의 짧은 만남을 마친 나현민 일병의 아버지 나재봉(51) 씨는 취재진과의 전화통화에서 "우리 애는 무엇을 하고 있었는지, 어디 있었는지 등 궁금한 것들을 많이 물었다"면서 "옷만 봐도 눈물이 나기는 했지만 분위기는 꼭 이산가족 만난 것처럼 좋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