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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현오 경찰청장 첫 지시 “전 경찰, 취임식 시청하라”

AziMong 2010. 8. 31. 09:49

조현오 경찰청장 첫 지시 “전 경찰, 취임식 시청하라”

한겨레 | 입력 2010.08.31 09:10 | 수정 2010.08.31 09:20

 

[한겨레] 취임식 보느라 업무 중단…'시대착오적 군기잡기' 불만


일부 경찰서, '취임식 보는 장면 사진 찍어 보고' 지시도

조현오 경찰청장 취임 첫날인 30일, 경찰청이 전국 경찰에 조 청장의 취임식을 온라인으로 시청하라고 지시한 것으로 드러났다. 취임식을 보느라 한동안 업무를 중단했던 일선 직원들은 신임 경찰청장의 첫 지시가 '시대착오적인 군기잡기'라고 불만을 나타냈다.

이날 오후 서울 종로구 한 파출소. 조 청장의 취임식이 예정된 오후 5시가 되자 순찰을 나갔던 직원들이 하나둘 복귀하기 시작했다. '전 경찰은 오후 5시부터 시작되는 취임식을 시청하라'는 경찰청 지시에 따른 것이었다. 순찰을 돌고 복귀한 한 직원은 "경찰 본연의 임무가 민생치안인데, 이 시간에 취임식을 지켜보라고 한다"고 말했다. 경찰은 이날 내부 인트라망인 '경찰청 통합 화상회의'에 '조현오 경찰청장 취임식'을 개설하고, 전 직원이 실시간으로 취임식을 볼 수 있게 했다. 이 인트라망은 한때 접속자가 폭주하는 바람에 30분가량 서버가 다운되기도 했다.

경찰의 전 직원에게 신임 청장의 취임식을 시청하라는 지시가 내려진 것은 이번이 처음인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시내 대부분의 경찰서는 취임식이 시작되기 전부터 서장, 과장, 계장 등 수십명이 모여 취임식을 지켜보느라 한동안 업무를 제대로 하지 못했다.

일부 경찰서는 취임식을 보는 장면을 사진으로 찍어 보고하라는 지시까지 받았다고 한다. 한 경찰 관계자는 "오늘 경비전화로 '직원들이 모여 취임식을 보고 그 모습을 사진으로 찍어 결과보고를 하라'는 지시가 내려왔다"며 "예전에는 문서로 취임사를 받아보는 수준이었는데, 그렇지 않아도 바쁜 마당에 쓸데없는 일로 직원들을 괴롭힌다"고 불평했다. 또다른 경찰 관계자는 "전 직원에게 취임식을 보라고 한 건 '나 이제 시작한다. 긴장하라'는 취지 아니겠느냐"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