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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교도 ‘兄통’… 논란 끊이지 않는 형님

AziMong 2010. 8. 14. 01:28

외교도 ‘兄통’… 논란 끊이지 않는 형님

이상득 의원, 자원외교·리비아 특사… 이번엔 ‘한·일병합 담화 조율’까지

경향신문 | 안홍욱 기자 | 입력 2010.08.13 22:00 | 수정 2010.08.13 23:10

 

이명박 대통령의 친형인 한나라당 이상득 의원의 '형님 외교'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다. 이번에는 대일 외교가 문제가 됐다. 일본 총리의 한일병합 100주년 담화 내용을 사전 조율했다는 것이다. 이 의원은 지난해 '정치 2선 후퇴'를 선언한 이후 자원 외교에 주력했다지만, 공식 외교라인이 아닌 '만사형(兄)통 외교'가 계속 불거지면서 논란의 중심에 섰다.

일본은 간 나오토 총리가 지난 10일 한·일 강제병합 100주년 담화를 발표하기 전에 한국 정부에 담화문 내용을 전달했고, 우리 정부는 '평가한다'는 긍정적 반응을 회신했다. 이 과정에 이 의원이 관여한 정황이 드러났다. 일본 언론은 11일 "이상득 전 국회부의장이 지난달 한국을 방문한 와타나베 고조 일·한의원연맹 회장에게 '전향적인 총리 담화가 나올 경우 동생(이명박 대통령)은 역사인식 문제에 종지부를 찍을 생각이 있다'는 뜻을 전달했다"고 보도했다. 이 의원이 모종의 역할을 수행한 대목을 보여주는 것이다.

민주당 박지원 원내대표는 13일 확대간부회의에서 "일본 총리의 담화를 (정부가) 마치 형님 외교의 성공으로 자랑하는 것은 '만사형통 외교'까지 이뤄지고 한·일간의 암울한 역사까지 오도하는 것으로 분노해마지 않는다"고 비난했다. 일본 총리 담화에서 식민지배의 주체가 일본임이 빠져 있고, 일본군 위안부 문제에 대해서도 전혀 거론되지 않는 등 내용의 미흡함을 비판하면서다. 역사학자 출신 민주당 강창일 의원은 평화방송 라디오 인터뷰에서 이 의원이 일본 총리의 담화를 사전조율했다는 보도와 관련, "지금이 이씨 왕조냐. 그런 식의 전근대적인 왕조사상을 가지고 이 나라를 통치하려고 하면 안된다"고 쏘아붙였다.

이 의원의 외교 사안과 관련된 논란은 이번만이 아니다. 이 의원은 지난달 6~13일 국정원 직원이 리비아에서 정보수집 활동을 하다 '스파이 혐의'로 추방된 문제를 수습하기 위해 대통령 특사 자격으로 리비아를 방문했다. 당시 야당은 "정부는 외교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왜 하필 대통령의 형님을 특사로 나가라고 하냐"고 비판했다.

이 의원이 외교 무대에 본격 등장한 것은 '정치 2선 후퇴'를 선언한 뒤부터다. 이 의원은 '만사형통'으로 불리는 '형님 권력'에 대한 논란이 가열되자 지난해 6월 "정치 현안에서 물러나 경제·자원외교에 전력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이후 중남미와 아프리카를 비롯, 7차례에 걸쳐 자원 외교를 다녀왔다. 이명박 정부의 외교 목표 중 하나인 자원 외교의 중심에 '형님'이 놓인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