느낌있는 뿌리깊은 이야기
社鼠(사서)-김시습(金時習) 본문
碩鼠(석서)-김시습
碩鼠復碩鼠 無食我場粟
석서복석서 무식아장속
三歲已慣汝 則莫我肯穀
삼세이관여 칙막아긍곡
逝將去汝土 適彼娛樂國
서장거여토 적피오락국
碩鼠復碩鼠 有牙如利刃
석서복석서 유아여이인
旣害我耘秄 又齧我車軔
기해아운자 우설아차인
使我不得行 亦復不得進
사아부득행 역복부득진
碩鼠復碩鼠 有聲常喞喞
석서복석서 유성상즐즐
佞言巧害人 使人心怵怵
녕언교해인 사인심출출
安得不仁猫 一捕無有孑
안득불인묘 일포무유혈
곽쥐여 사나운 곽쥐여
우리네 낟알을 먹지 말아라
세해를 너를 고이 길렀건만
이내 사정을 어이 몰라주느뇨
두어라 너희 나라 버리고 가련다.
저 낙원으로 나는 떠나가련다.
곽쥐여 사나운 곽쥐여
네 이빨은 칼날과도 같구나
우리네 지은 농사 모조리 해치더니
이내 수레마저 쓸고 헐 줄이야
무삼 일로 떠나지도 못하게 하느뇨
가려도 가려도 갈둥 말둥 하여라
곽쥐여 사나운 곽쥐여
네 소리 왜 그리도 찍찍거리나
간교한 언사 인간을 해치나니
듣기만 해도 마음 끔찍하여라
어쩌면 사나운 고양이를 데려다가
씨도 없이 모조리 잡아버리나
곽쥐는 한 번에 새끼를 친다더니
젖 먹여 길러온 집안을 퍼뜨렸네.
내 본래 인자한 호인이 아니니
법관의 준엄한 심판에 넘기리라
깊은 구렁이에 모조리 처넣어
네놈들의 종적을 없애련다.
社鼠(사서)-김시습
鼠有戴冠者 主家貓甚仁
서유대관자 주가묘심인
徒懷秦李嘆 未有漢張嗔
도회진이탄 미유한장진
白晝財生脛 黃昏錢有神
백주재생경 황혼전유신
人皆永某氏 虛宿下臨身
인개영모씨 허숙하임신
갓 쓰고 싸다니는 쥐 떼들이여
주인집 고양이가 너무 어질다
편안한 쥐의 신세 그리워하고
쥐를 보고 욕질해도 헛된 일일세
대낮에고 재물에 발이 생기고
해가지면 돈에는 귀신이 붙어
사람들은 모두가 쥐새끼처럼
헛되이 빈집을 지키고 있네
사서(社鼠)
숨어 사는 쥐란 뜻으로, 어떤 기관(機關)이나 사람의 세력(勢力)을 의지(依支)하여 간사(奸邪)한 일을 하는 자를 이르는 말
김시습(金時習 1435-1493))
김시습은 세 살때 시를 읊었으며 5살때 세종(왕)에게 불려갈 정도로 천재였으나 단종 폐위 사건으로 서책을 불사르고 승려가 되었으며,절개가 굳어 여러 차례에 걸친 세조(왕)의 부름에도 응하지 않은 것으로 유명 합니다.
왜냐하면 세조는 어린 조카 단종의 왕위 찬탈하고 유배보내서 죽였기 때문입니다.
그는 조선 전기를 대표하는 문인이자, 유.불.선 3교의 영역을 넘나든 사상가입니다.당대 정치의 폐해와 민중의 현실에 관심을 갖었던 비판적 지식인이었습니다. 세조의 왕위 찬탈 이후 출세의 길을 단념한 채 전국을 방랑하며 2천여 편의 시를 남겼고, 경주 금오산에 머물던 30대 시절에는 한국 최초의 소설 '금오신화'를 지었으며 여러 가지 중요한 철학적 저작을 다수 저술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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