느낌있는 뿌리깊은 이야기
피의 반전 본문
피의 반전
- 아지몽
여러 톤의 피가 사열대를 오르고
망령의 꽃들이 우후죽순 현충문을 지나간다.
호주머니 속에 사탕도 준비하지 못한
허리 띠를 졸라맨 사람들은
늘 익숙한 꽁초를 입에 물고
위로할 길 없는 시장으로 눈을 돌린다.
이끼긴 고뇌는 가난한 자에게 주어지는
희망을 위한 고귀한 선물이 아니다.
정신의 교과서는 이미 질식해 버렸다.
천민자본주의의 부를 계승한 기업이
백두산 대신에 장백산이란 상표를 선택하듯!
우글거리는 암초 속에서 김구가 죽는 일을
꺼집어 낸다는 것은 넌센스다.
권력의 기둥 아래 야광충들이 모여들다가
한쪽 눈을 잃고 허약한 시간의 유령들에게 매달려
잎사귀가 달린 나무처럼 대기를 흔든다.
대중의 눈을 빼앗으면 바람을 지휘할 수 있는
지팡이를 얻을 수 있게 한 유령들의 생존방식,
끊임없는 활자들이 벽돌 너머 폭탄을 쏘아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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