느낌있는 뿌리깊은 이야기

이상한 도로 본문

.....時事(시사)

이상한 도로

AziMong 2007. 7. 17. 05:28

이상한 삼성 도로



동영상보기

[뉴스데스크]

● 앵커: 경기도와 수원시가 좋은 기업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도로를 확장한다며 기업체 땅은 그대로 놔두고 대부분 주민들 땅을 수용하기로 해서 주민들 원성을 사고 있습니다.

유재광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경기도 수원의 한 왕복 4차선 도로입니다.

공공도로지만 삼성관련 회사들이 몰려 있다는 이유로 이름이 '삼성로'입니다.

경기도와 수원시는 3킬로미터가 넘는 이 도로를 오는 2010년까지 6차선내지 8차선으로 확장할 계획입니다.

삼성로 옆 담장 안쪽 삼성 부지쪽으론 2차선 도로가 삼성로와 나란히 나있어, 담만 허물면 손쉽게 6차선 도로를 확보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예정된 도시계획은 삼성 건물이 있는 땅을 대부분 피해갑니다.

삼성 아카데미 건물이 있는 곳은 그 반대편이 수용되고 삼성 공장건물들이 있는 부분에서는 갑자기 방향을 틀어 다시 건너편이 확장됩니다.

● 경기도청 관계자 : (사실상 결정이 된건가요?) "저희는 노선의 문제는 더이상 뭐 재론의 여지가 없다고 판단하고 있거든요." (그러니까 삼성쪽 도로를 먹고 들어가는 것은 없다는 말씀인가요?) "예."

도로 확장이 이런 식으로 이뤄진 것은 관청의 고유업무인 도로계획을 삼성이 직접 짰기 때문이라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이에 대해 삼성측은 도로확장에 들어가는 천백억원 가운데 475억원을 투자하면서 도로 설계 비용만 댔지 영향력을 행사하지 않았다고 주장했습니다.

하지만 해당 관청의 말은 다릅니다.

● 수원시청 관계자 : "삼성에서 이제 그 설계 비용을 부담하면서 설계를 거기서 하는 거죠," (설계를요?) "예. 설계를.."

실제로 경기도와 수원시,그리고 삼성이 지난 4월 체결한 양해 각서를 보면, 도시관리계획의 변경 및 실시 설계 등을 삼성이 시행하는 것으로 돼 있습니다.

당시 삼성측의 반응도 이를 뒷받침합니다.

● 윤종용 삼성선자 부회장 : "한 십 수 년 전으로 되돌아 간다면 이런 일은 뭐, 절대 있을 수가 없었고.."

경기도와 수원시는 기업하기 좋은 환경을 만들기 위해 이 일을 추진했습니다.

● 김문수 경기도지사 : "대한민국 최고의 자랑 삼성이 마음 놓고 기업을 할 수 있도록 뒷받침 해 드리는 것이 이 시대 공직자들 모두의 책무라고 생각합니다."

기업을 위한 환경 조성이라는 취지는 좋지만 문제는 이 때문에 많은 주민들이 피해를 본다는 점입니다.

철거되는 지역의 주민 수백명은 당장 갈 곳이 막막합니다.

● 김금자 (주민) : "여기서 살아야 돼요, 저는. 애들 요만할 때부터 여기서 살았는데 그 애들이 벌써 30이 넘었는데 어디로 가요.."

이 때문에 경기도와 수원시가 기업의 이익을 위해 지역민의 생존권을 소홀히 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을 받고 있습니다.

MBC 뉴스 유재광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