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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선주자 정책공약 허와 실](8)‘이명박의 대운하’ 홍수·환경문제 본문
[대선주자 정책공약 허와 실](8)‘이명박의 대운하’ 홍수·환경문제
장마,태풍 등 집중호우가 심한 우리나라에서는 대운하가 잦은 강 범람을 불러 올 가능성이 크다. 사진은 2003년 태풍 매미때 침수된 낙동강 하류 모습. /경향신문 자료사진
‘물폭탄’과 ‘홍수 예방장치’인가. 한반도대운하의 홍수조절기능을 놓고 이명박 한나라당 대선경선후보측과 환경전문가들의 의견은 정면으로 엇갈린다. 이후보측은 대운하가 건설되면 홍수 위험이 줄어들 것이라고 주장한다. 강바닥을 파내 수심이 깊어지므로 그만큼 물의 저류 공간이 확보된다는 논리다. 반면 환경전문가들은 우리나라의 자연조건을 감안할 때 대운하가 건설되면 홍수범람이 일상화될 가능성이 높다고 우려한다. 강우가 여름철에 집중되는 우리나라 기후 특성상 대운하가 자칫 ‘홍수재앙’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는 견해도 있다.
기상청에 따르면 우리나라 월별 강수량의 최대와 최소의 비율은 9.4대 1이다. 이후보측이 모델로 삼고 있는 독일의 경우 2.1에 머물고 있다. 독일보다 대운하의 용수관리가 훨씬 더 어렵다는 얘기다. 홍수조절 능력에 관한한 독일 대운하를 빗대 한반도대운하를 거론하는 것은 논리적이지 않다는 얘기도 된다.
강수량 뿐 아니다. 하상계수의 문제도 있다. 하상계수는 하천유량의 균일성을 평가하는 지표다. 연중 최대유량/최소유량의 값으로 나타낸다. 독일 라인강의 하상계수는 14다. 반면 낙동강의 하상계수는 372, 한강은 393이다. 독일의 27배에 이른다. 그만큼 하천 유량이 불규칙하다.
1995년 1월 기록적인 대홍수가 발생했다고 독일이 떠들썩했다. 당시 라인강의 홍수량은 1만2000㎥/s 정도였다. 이에 반해 1925년 을축년 대홍수가 발생했을 때 한강의 홍수량 규모는 3만2000㎥/s로 추정되고 있다. 한강은 라인강보다 유역면적이 8.5배 정도 작다. 하지만 홍수량은 3배 가까이 많다.
박창근 관동대 교수(토목공학과)는 “유역면적당 홍수량 비율을 살펴보면 라인강에 비해 한강의 홍수량 집중도가 23배에 달한다”며 “산술적으로 볼 때 우리나라의 홍수관리는 독일보다 20배 이상 어려운데 한반도대운하가 홍수를 방지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밝혔다.
김좌관 부산가톨릭대 교수(환경공학과)도 “대운하의 모델로 독일 RMD운하가 언급되고 있으나 독일 하천의 수리수문학적 특성과 우리나라는 큰 차이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후보측은 하상계수가 높은 자연적 조건 때문에 오히려 운하가 필요하다고 역설한다. 보와 댐을 통해 유량을 그냥 바다로 흘려보낼 것이 아니라 잘 관리하면 10억t을 수자원으로 활용할수 있다는 것이다. 홍수위험에 대해서도 “대운하 건설시 강바닥을 준설하게 된다”며 “이렇게 되면 수심이 깊어져 홍수위는 낮아지고 저류공간은 넓어져 결과적으로 홍수 위험이 크게 줄어든다”고 설명한다.
전문가들의 생각은 다르다. 특히 낙동강이 문제가 된다고 말한다. 길이가 380㎞에 상·하류의 표고차가 100m다. 이후보측은 여기에 15개의 댐을 만들어 16개의 수로를 만든다는 계획을 가지고 있다. 그러면 댐과 댐 사이의 수로 구간 평균치는 24㎞, 상·하류 표고차는 6m가 된다.
이 가운데 위천 상류의 경우 수심이 낮은 곳은 0.15m에 지나지 않는다. 평균 강폭은 150m이고 평균 유속은 초속 44㎝다.
따라서 이곳에서 이후보측 계획안에 따라 수심을 6m 이상 유지하려면 댐을 지어 수위를 높여 물이 천천히 흐르도록 해야 한다. 수위를 올리면 유속은 그만큼 느려져 초속 2~4㎝ 이하로 떨어진다고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저수기에서는 유량이 갈수기보다 1.66배 더 늘어나는데, 그래도 유속은 초속 3.3~6.5㎝에 지나지 않는다.
이는 호수의 물과 상황이 크게 다르지 않다. 따라서 모든 구간의 수심을 6m 이상으로 유지하기 위해서는 위천 하류 부분의 수심은 12m 이상이 돼야 한다. 문제는 우리나라의 홍수위가 15m에 이른다는 점이다. 그렇다면 갈수기에 12m를 유지하던 수심은 홍수 때는 27m 이상으로 높아진다는 계산이 나온다.
김정욱 서울대 교수(환경대학원)는 “홍수 때 범람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결국 댐의 높이를 30m 이상 높여야 하고, 본류 뿐 아니라 지류에서도 강둑을 현재보다 훨씬 더 높이는 공사를 하지 않으면 안 된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후보측은 자연하천을 그대로 이용해 대운하를 건성하겠다고 밝히고 있다.
미국 플로리다 주의 운하 건설 사례를 보자. 플로리다는 미국에서 운하가 가장 발달한 주다. 남북전쟁 이후 모든 하천을 직강화하고 수심 10m의 운하를 건설했다. 에버글레이드 습지는 모두 농장으로 개조했다. 이 결과 1928년 운하 공사가 끝나자 하천이 범람해 2000여명이 사망하는 참사가 빚어졌다. 또 1924~2000년 사이에 토양의 1.5m가 유실됐고, 앞으로 30년 안에 모든 토양이 유실될 위험에 처해있다.
김정욱 교수는 “플로리다 주 정부는 이제서야 잘못을 깨닫고 강 복원법을 제정해 플로리다 환경복원 프로젝트를 실시 중”이라며 “한반도대운하는 국가적 재앙을 부를 수도 있는 프로젝트”라고 주장했다. 강병한기자 경향신문
한반도 대운하를 둘러싸고 가장 첨예한 논란이 벌어지는 부분이 환경 문제다.
대운하가 건설되면 전방위적인 환경변화가 불가피하다. 문제는 방향성이다. 이후보측은 “대운하는 단순한 주운사업이 아니라 한반도 생태계 복원 사업이다”라고 강조한다. 교란된 생태계의 건강성을 되찾는 계기가 될 것이라는 주장이다.
하지만 대부분의 전문가들은 이후보측 주장에 동조하지 않는다. 오히려 한반도 대운하가 생태계 복원은 커녕 환경재앙을 몰고 올 것이라고 우려한다. 조명래 단국대 교수(도시지역계회학과)는 “대운하는 곧 생태적 홀로코스트(대학살)”라고 단언한다. 전문가들은 대운하가 건설되면 생물 서식지의 파괴는 불가피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들이 내다보는 운하 건설 이후의 환경 변화는 섬뜩하기조차 하다. 운하 건설과 하류의 범람 회수의 증가로 종다양성의 보고인 수변습지가 파괴되고, 희귀종의 서식지가 상실될 것이 뻔하다는 것이다.
김정욱 서울대 교수(환경대학원)는 “독일의 경우 주운으로 수변공간의 80%가 손상됐으며, 현재 자연적인 모습을 간직하고 있는 하천 구간은 전체의 10%에 불과하다”고 설명했다.
대규모 선박들이 운항하면서 형성되는 물결도 수변구역을 파괴할 가능성이 높다. 물결에 의해 운하 가장가리가 침식되는 것을 막기 위해서는 갈대 군락을 베어내고, 큰 돌을 쏟아붓거나 시멘트를 발라야 하기 때문이다.
안병옥 환경운동연합 사무총장(생태학 박사)은 “수백개에 달할지도 모르는 수제(水制·수면과 지표면이 교차하는 곳의 침식을 막고 수심 유지를 위해 수로 중심부를 향해 길게 돌출시킨 인공구조물)를 쌓고 홍수로 허물어지면 다시 쌓는 일을 반복해야 할지도 모른다”고 말했다.
이후보측이 수십개 만들겠다는 보 상류부의 오염도 심각할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보 상류부는 갈수기에 유속이 75%까지 감소한다. 따라서 부유물질의 퇴적이 증가하고, 산소농도가 감소해 식물성 플랑크론 및 깔따구류가 대량증식하게 된다.
낙동강 중류지역의 철새 도래지 파괴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구미 해평습지와 대구 달성습지는 봄·가을철 중국 북부지역과 시베리아에서 찾아온 두루미, 기러기, 오리 등 철새가 묵어가는 대표적인 중간 기착지로 알려진 곳이다. 안병옥 사무총장은 “이곳에 운하를 만들면 대표적인 철새도래지는 영원히 사라지게 된다. 인공 갈대습지를 조성하면 된다고 주장하지만, 시화호에서 확인됐듯이 ‘짝퉁’이 ‘진품’을 대체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이후보측도 부분적인 환경파괴를 인정한다. 그러면서도 자연 하천을 그대로 활용하는 등의 환경친화적 운하 건설 공법을 이용해 자연파괴를 최소화하고 수변생태공간을 보전하면 큰 문제는 없을 것이라고 주장한다. 긍정적인 효과도 많다고 말한다. 하천 준설은 산림골재와 바다골재를 대체하는 효과를 가져와 석산개발이나 바다생태계 파괴를 막아주는 역할을 하게 된다는 것이 그중 하나다.
강이 서로 억지춘향식으로 만나면서 생태계가 교란된다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김정욱 교수는 “RMD(라인-마인 도나우)운하 건설로 어류 8종, 양서류 5종, 파충류 1종, 조류 17종, 식물 15종이 사라지거나 개체수가 감소했다”고 말했다. 그는 “도나우 수계에서 라인 수계로 7종이, 라인 수계에서 도나우 수계로 3종이 침입하면서 생태계가 교란됐다는 보고가 있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이후보측의 박석순 이화여대 교수(환경공학과)는 “한강, 낙동강, 영산강은 지질시대에 연결됐던 수계로 대부분의 물고기가 동일종”이라며 “운하로 생태계가 연결될 가능성은 희박하고, 기술적으로도 차단할 수 있다”고 반박했다. 그는 오히려 “하상 퇴적현상이 오랫동안 지속돼 생태계 교란이 일어났다. 준설이 장기적으로는 현재 교란된 생태계의 건강성을 회복해 줄 것”이라고 주장했다. 대운하로 백두대간이 끊어진다는 주장도 있다.
박진섭 생태지평연구소 소장은 “백두대간에 폭 50m, 높이 20m 가량의 터널을 뚫는다는 것은 백두대간의 생태계에 커다란 변화를 초래할 것이다”라고 우려했다. 이후보측은 조령터널 환기를 위해 산맥 곳곳에 환기구를 뚫은 계획도 가지고 있다.
김정욱 교수도 “남한강과 낙동강을 잇는다는 것은 유구한 역사를 통해 형성된 백두대간의 생태역사적 특수성을 무시하는 처사”라며 “이후보측의 계획에서는 생태문화적인 고려를 전혀 찾아볼 수 없다”고 비판했다. 강병한기자 경향신문
기상청에 따르면 우리나라 월별 강수량의 최대와 최소의 비율은 9.4대 1이다. 이후보측이 모델로 삼고 있는 독일의 경우 2.1에 머물고 있다. 독일보다 대운하의 용수관리가 훨씬 더 어렵다는 얘기다. 홍수조절 능력에 관한한 독일 대운하를 빗대 한반도대운하를 거론하는 것은 논리적이지 않다는 얘기도 된다.
강수량 뿐 아니다. 하상계수의 문제도 있다. 하상계수는 하천유량의 균일성을 평가하는 지표다. 연중 최대유량/최소유량의 값으로 나타낸다. 독일 라인강의 하상계수는 14다. 반면 낙동강의 하상계수는 372, 한강은 393이다. 독일의 27배에 이른다. 그만큼 하천 유량이 불규칙하다.
1995년 1월 기록적인 대홍수가 발생했다고 독일이 떠들썩했다. 당시 라인강의 홍수량은 1만2000㎥/s 정도였다. 이에 반해 1925년 을축년 대홍수가 발생했을 때 한강의 홍수량 규모는 3만2000㎥/s로 추정되고 있다. 한강은 라인강보다 유역면적이 8.5배 정도 작다. 하지만 홍수량은 3배 가까이 많다.
박창근 관동대 교수(토목공학과)는 “유역면적당 홍수량 비율을 살펴보면 라인강에 비해 한강의 홍수량 집중도가 23배에 달한다”며 “산술적으로 볼 때 우리나라의 홍수관리는 독일보다 20배 이상 어려운데 한반도대운하가 홍수를 방지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밝혔다.
김좌관 부산가톨릭대 교수(환경공학과)도 “대운하의 모델로 독일 RMD운하가 언급되고 있으나 독일 하천의 수리수문학적 특성과 우리나라는 큰 차이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후보측은 하상계수가 높은 자연적 조건 때문에 오히려 운하가 필요하다고 역설한다. 보와 댐을 통해 유량을 그냥 바다로 흘려보낼 것이 아니라 잘 관리하면 10억t을 수자원으로 활용할수 있다는 것이다. 홍수위험에 대해서도 “대운하 건설시 강바닥을 준설하게 된다”며 “이렇게 되면 수심이 깊어져 홍수위는 낮아지고 저류공간은 넓어져 결과적으로 홍수 위험이 크게 줄어든다”고 설명한다.
전문가들의 생각은 다르다. 특히 낙동강이 문제가 된다고 말한다. 길이가 380㎞에 상·하류의 표고차가 100m다. 이후보측은 여기에 15개의 댐을 만들어 16개의 수로를 만든다는 계획을 가지고 있다. 그러면 댐과 댐 사이의 수로 구간 평균치는 24㎞, 상·하류 표고차는 6m가 된다.
이 가운데 위천 상류의 경우 수심이 낮은 곳은 0.15m에 지나지 않는다. 평균 강폭은 150m이고 평균 유속은 초속 44㎝다.
따라서 이곳에서 이후보측 계획안에 따라 수심을 6m 이상 유지하려면 댐을 지어 수위를 높여 물이 천천히 흐르도록 해야 한다. 수위를 올리면 유속은 그만큼 느려져 초속 2~4㎝ 이하로 떨어진다고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저수기에서는 유량이 갈수기보다 1.66배 더 늘어나는데, 그래도 유속은 초속 3.3~6.5㎝에 지나지 않는다.
이는 호수의 물과 상황이 크게 다르지 않다. 따라서 모든 구간의 수심을 6m 이상으로 유지하기 위해서는 위천 하류 부분의 수심은 12m 이상이 돼야 한다. 문제는 우리나라의 홍수위가 15m에 이른다는 점이다. 그렇다면 갈수기에 12m를 유지하던 수심은 홍수 때는 27m 이상으로 높아진다는 계산이 나온다.
김정욱 서울대 교수(환경대학원)는 “홍수 때 범람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결국 댐의 높이를 30m 이상 높여야 하고, 본류 뿐 아니라 지류에서도 강둑을 현재보다 훨씬 더 높이는 공사를 하지 않으면 안 된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후보측은 자연하천을 그대로 이용해 대운하를 건성하겠다고 밝히고 있다.
미국 플로리다 주의 운하 건설 사례를 보자. 플로리다는 미국에서 운하가 가장 발달한 주다. 남북전쟁 이후 모든 하천을 직강화하고 수심 10m의 운하를 건설했다. 에버글레이드 습지는 모두 농장으로 개조했다. 이 결과 1928년 운하 공사가 끝나자 하천이 범람해 2000여명이 사망하는 참사가 빚어졌다. 또 1924~2000년 사이에 토양의 1.5m가 유실됐고, 앞으로 30년 안에 모든 토양이 유실될 위험에 처해있다.
김정욱 교수는 “플로리다 주 정부는 이제서야 잘못을 깨닫고 강 복원법을 제정해 플로리다 환경복원 프로젝트를 실시 중”이라며 “한반도대운하는 국가적 재앙을 부를 수도 있는 프로젝트”라고 주장했다. 강병한기자 경향신문
[대선주자 정책공약 허와 실] ‘이명박의 대운하’ 환경·생태문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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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운하가 건설되면 전방위적인 환경변화가 불가피하다. 문제는 방향성이다. 이후보측은 “대운하는 단순한 주운사업이 아니라 한반도 생태계 복원 사업이다”라고 강조한다. 교란된 생태계의 건강성을 되찾는 계기가 될 것이라는 주장이다.
하지만 대부분의 전문가들은 이후보측 주장에 동조하지 않는다. 오히려 한반도 대운하가 생태계 복원은 커녕 환경재앙을 몰고 올 것이라고 우려한다. 조명래 단국대 교수(도시지역계회학과)는 “대운하는 곧 생태적 홀로코스트(대학살)”라고 단언한다. 전문가들은 대운하가 건설되면 생물 서식지의 파괴는 불가피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들이 내다보는 운하 건설 이후의 환경 변화는 섬뜩하기조차 하다. 운하 건설과 하류의 범람 회수의 증가로 종다양성의 보고인 수변습지가 파괴되고, 희귀종의 서식지가 상실될 것이 뻔하다는 것이다.
김정욱 서울대 교수(환경대학원)는 “독일의 경우 주운으로 수변공간의 80%가 손상됐으며, 현재 자연적인 모습을 간직하고 있는 하천 구간은 전체의 10%에 불과하다”고 설명했다.
대규모 선박들이 운항하면서 형성되는 물결도 수변구역을 파괴할 가능성이 높다. 물결에 의해 운하 가장가리가 침식되는 것을 막기 위해서는 갈대 군락을 베어내고, 큰 돌을 쏟아붓거나 시멘트를 발라야 하기 때문이다.
안병옥 환경운동연합 사무총장(생태학 박사)은 “수백개에 달할지도 모르는 수제(水制·수면과 지표면이 교차하는 곳의 침식을 막고 수심 유지를 위해 수로 중심부를 향해 길게 돌출시킨 인공구조물)를 쌓고 홍수로 허물어지면 다시 쌓는 일을 반복해야 할지도 모른다”고 말했다.
이후보측이 수십개 만들겠다는 보 상류부의 오염도 심각할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보 상류부는 갈수기에 유속이 75%까지 감소한다. 따라서 부유물질의 퇴적이 증가하고, 산소농도가 감소해 식물성 플랑크론 및 깔따구류가 대량증식하게 된다.
낙동강 중류지역의 철새 도래지 파괴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구미 해평습지와 대구 달성습지는 봄·가을철 중국 북부지역과 시베리아에서 찾아온 두루미, 기러기, 오리 등 철새가 묵어가는 대표적인 중간 기착지로 알려진 곳이다. 안병옥 사무총장은 “이곳에 운하를 만들면 대표적인 철새도래지는 영원히 사라지게 된다. 인공 갈대습지를 조성하면 된다고 주장하지만, 시화호에서 확인됐듯이 ‘짝퉁’이 ‘진품’을 대체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이후보측도 부분적인 환경파괴를 인정한다. 그러면서도 자연 하천을 그대로 활용하는 등의 환경친화적 운하 건설 공법을 이용해 자연파괴를 최소화하고 수변생태공간을 보전하면 큰 문제는 없을 것이라고 주장한다. 긍정적인 효과도 많다고 말한다. 하천 준설은 산림골재와 바다골재를 대체하는 효과를 가져와 석산개발이나 바다생태계 파괴를 막아주는 역할을 하게 된다는 것이 그중 하나다.
강이 서로 억지춘향식으로 만나면서 생태계가 교란된다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김정욱 교수는 “RMD(라인-마인 도나우)운하 건설로 어류 8종, 양서류 5종, 파충류 1종, 조류 17종, 식물 15종이 사라지거나 개체수가 감소했다”고 말했다. 그는 “도나우 수계에서 라인 수계로 7종이, 라인 수계에서 도나우 수계로 3종이 침입하면서 생태계가 교란됐다는 보고가 있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이후보측의 박석순 이화여대 교수(환경공학과)는 “한강, 낙동강, 영산강은 지질시대에 연결됐던 수계로 대부분의 물고기가 동일종”이라며 “운하로 생태계가 연결될 가능성은 희박하고, 기술적으로도 차단할 수 있다”고 반박했다. 그는 오히려 “하상 퇴적현상이 오랫동안 지속돼 생태계 교란이 일어났다. 준설이 장기적으로는 현재 교란된 생태계의 건강성을 회복해 줄 것”이라고 주장했다. 대운하로 백두대간이 끊어진다는 주장도 있다.
박진섭 생태지평연구소 소장은 “백두대간에 폭 50m, 높이 20m 가량의 터널을 뚫는다는 것은 백두대간의 생태계에 커다란 변화를 초래할 것이다”라고 우려했다. 이후보측은 조령터널 환기를 위해 산맥 곳곳에 환기구를 뚫은 계획도 가지고 있다.
김정욱 교수도 “남한강과 낙동강을 잇는다는 것은 유구한 역사를 통해 형성된 백두대간의 생태역사적 특수성을 무시하는 처사”라며 “이후보측의 계획에서는 생태문화적인 고려를 전혀 찾아볼 수 없다”고 비판했다. 강병한기자 경향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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