느낌있는 뿌리깊은 이야기
서울 기생과 이선달 본문
서울 기생과 이선달
* 해설 : 머리가 영리한 남녀 건달의 경합과 결연을 소재로 한 희극적인 민담으로서, 봉이김선달 이야기의 변이형이다. 천하의 건달 이선달을 농락하는 서울 기생의 재치가 특히 매력적으로 잘 부각돼 있다. 이 이야기를 구연한 봉원호씨는 뛰어난 이야기꾼으로, 소설에 못지 않은 상황 묘사와 상식을 깨는 거침없는 육담 표현으로 청중들을 사로잡았다. 아래 설화는 그의 여러 레파토리 가운데도 특히 우수한 것으로서, 시종 열띤 반응 속에 구연이 진행되었다.
* 자료 : 이 설화는 1987년 8월에 신동흔이 탑골공원에서 채록한 것이다. 제보자는 봉원호씨(당시 69세)이다.
그전에 열두다방골에 기생이 하나 사는데, 기생 영업집을 해서 돈을 엄청히 불었는데, 시방 되능겨 이게?(녹음이 되느냐는 뜻임) [조사자:예] 아주 제 평생 먹을 돈을 불었우. 그래 평생 먹을 돈은 불었는데, 돈은 많이 불었으나, 사람이 맥이 �어 이 여자가. 왜냐하먼 정한 냄편 �지, 앞에 크는 자식 하나 �지. 이라니께
'에이 돈은 이리 많이 있으먼 뭘허느냐? 사람이 맥두 있어야지.'
그래 서울 시내서 냄편갬을 하나 골러 볼라니께, 뇌동일하구 이라는 남편을 하며는 아 �에만 와서 땀내만 나두 콧구녕이 쑤셔 드러워 뭇하겄구. 또 건달 사내 하나 냄편을 정할 거 같으먼 아 그거 건달놈이 제기 노름두 하구 지랄하머는 지 재산 평생 먹을 돈두 일년두 안 가 죄 털어먹구, 그 시간문제 아녀, 노름해 내버리면? [청자:아하 그려] 이게 고상을 할 듯하구.
'에 이래 안되겄다. 시굴을 내려가머는 냄이 학자라 하구 이런 분이 엇상처해가지구 있는 홀애비를 가서 내가 냄편을 정하먼 그분 재산두 좀 있구 내 재산두 있으니께 그런 사람을 한번 냄편을 골러 볼 것이다.'하구,
옛날에 주샘이가 제일 이불감이 좋응규, 주삼이. 그눔으루다 치마 저고리를 [.....] 떡 해입구 그때가 어느 때냐먼 사오월이 됐는데, 시굴루다 떡 나가니께루 저 시굴 한 들 복판에 커다란 둥구나무 하나가 퍽 퍼졌는데, 정자가 두꺼워. 근데 시방은 사월달에 모를 다 끝내우. 옛날에는 오월달이야 모를 시작했유. 그래 이 여자가 떡하니 가다 보니께, 그 정자나무 밑에 농부들이 일청을 차렸는데, 옛날에는 이 불이 구�우(귀했우). 불이 구얘서 일 주인집이서 들화뢰라는 게 있유. 옹기점에 가먼 아주 들화뢰를 맹글었유. 그 끄냉이 헌 고다리까지 다 있유. 우리 어려서 그거 들구 댕겼유, 우리는. 근데 거기다가 들화뢰 불을 해다가 떡 놓구, 저 비가 온다구 하먼 띠루다가 자리를 매서 도룅이라는 게 있우. 그게 우빈데, 그눔만 입구 삿갓만 써노먼 억수가 퍼붜도 이 사람의 옷은 하나두 안 젖우. 그래 그렁 걸 깔아놓구. 그러구 모심는 일청을 차린 데란 말여. 그래 이 서울 있는 기생년이 그때 시절에 베냉기(벼나무가) 어떻게 생겼느냐, 이렇게 할 시절여. 이 서울에 사람 시방은 베냉기 어떻게 생겼느냐구 하는 사람 �우, 다 봐서 다 알지. 그라는 시절이 기생년이 떡 앉어 보니께 이 오뉴월 더운 푼양에 저느무 불은 왜 해다 놨나 싶어.
그래 인저 그러구 떡하니 앉어 담배를 태우구 있는데, 그 일청을 차리니께 저마지기서 그 농부덜이 모를 심는데, 옛날에 이 모라는 것이 보리하구 맞싸웁니다. 왜 그게 맞싸우냐먼 그 모 심을 제는 보리를 벼다가 타작하구 모심으야지 이래 맞싸우구, 갈(가을)이 되먼 베 해들여 타작해야지 또 보리를 갈으야 헙니다. 그래 이 곡식이라는 거 둘이 맞싸움여 인제. 그래 언제나 바뻐, 이 농부덜이. 그래 바쁜데, 아 그라는 시절에 옛날 농부들 가 보먼 그 이래 찌잦히구 거 땡볕에 가 일하다 보니께 살이 새카맣구, 이런 데 흙칠하구. 옷이나 지대루 입어? 시방 옷같이 이렇게 좋은 게 워딨우? 명자찌해서 워트게 입으먼 워떤 놈은 다 떨어진 걸 입구 이렇게 됐우. 옛날 입이 그렇게 구�우. 아 그런 농부들이 나오는데 보니께, 이 서울 기생년이 보니께 사람두 같구 아닌 것두 같다 이게여. [청중: 웃음] 그래 시커먼 것들이 나오는데, 떡허니 옆에 와 있더니만 그 옛날에 담뱃대두 안 나올 시절여 그때는. 담뱃대두 �던 시절에 여 산천에 가먼 곱돌, 저 조대흙이라는 게 있우. 조대흙으루다가 담뱃댈 손수 맹글어서 질이가 요만한 곱돌대라능겨. 그걸 맹글어가지구서 담배를 피우는데, 그때는 담배두 밭에서 심어서 제 맘대루 해먹구, 술도가두 �어서 술두 제 맘대루 해먹구, 그땐 아무 저기가 �우. 술도가구 연초제(?)두 �단 말여. 그래 이게 밭이다 담배를 심어가지구 그 담배를 따다가 쓸어서 양근(?)에 말려가지구서는 이늠을 여기다 담배쌤지를 저저마다 하나씩 찼는데, 이게 뭐냐하먼 문 창호지를 지름을 멕여가지구 주머닐 하나 이만큼 다 찼우. 그래 씀스리 말려서 한 담배쌤이란 말여. [청중:웃음] 그늠을, 그걸 떡 차구서는 이 사람네가 나온단 말여.
아 나오더니만 그 도룅이 데미 속에 곱돌대라는 걸, 요만큼 한 걸 끄내더니만은, 그 옆에 찬게 뭔가 했더니 그눔을 끄내더니, 아 이렇게 차구서 엎드렸으니께 태양이 빨아들여서 이느무 담배가 바싹 말렀거든. [청중:웃음] 그래 요놈을 꺼내더니 바싹 말렀으니께 요기다 놓구는 토 토 침을 뱉으먼 이게 눌어. [청중:그렇지, 하하] 그러니께 그 곱돌대를 하나씩 끄내더니만 요놈을 담어가지구서는 화룃불로 가더니 거기다 대고 뽀끔뽀끔 빠는데, 아 그때서 그게 담뱃불루 알었어, 이 기생년이. [청중:웃음]
'아 저게 담배불이로구나.' [청중:웃음]
아 인제 그라구서 난 뒤에, 즈이끼리 여자를 쳐다보구, 즈이끼리 뭐 짜귀짜귀 왔다갔다 지껄이지. 그러나 여자는 그러거나 말거나 가만히 앉었지.
그라더니 일할 시간이 되니께 이 사람들, 농부덜은 일하라 들어가구, 그라구 앉는 도중에, 이 시굴에 이선달이라구 하는 뇜이 좌우간 집두 없구 절두 없구 워디든지 가서 자는 집이 내 집이구 어디 가 앉어 먹는 것이 내 뱁여. 이렇기 돌어댕기기는 댕기나 이 사람이 의책 한가지는 아주 똑똑하게 잘 드려. 좋-은 도포이다 올뜨기 망건에 호박풍에 통영갓에다가 해서 아주 의책은 똑-똑하게 하구 댕기는데, 이 사람이 서울에 올로먼 친구두 말할 수 �이 많구, 서울두 그냥 메주 밟듯 하구 댕기는데, 그 친구네들 찾어와서 밥두 그냥 사그리 먹다가,
"나 시굴 갈란다."
이라먼 노잣돈 줘서 이놈이 가지구 시골 나려가 놀다가 또 션찮으먼 서울 오구 이라는 이선달늠이 하나 떡-하니 시굴서 서울 가느라구 나섰는데, 거길 오다 보니께 정자나무 밑에 웬 여자가 옷두 잘 입구 인물이 예쁜 여자가 떡 앉었거든. [청중:웃음]
그래 인제 이눔이 떡허니 그 옆에 와 앉더니마는, 부채를 확 펴더니만, 더운 때니께, 활활활활 이렇게 부치다,
"아 오늘 참 일기두 대단히 덥다." 이라거든.
그러니 이 여자가 그눔의 남자를 아래 위로 훑어보니께 참말루 선비는 선비여. 이 땟물(?) 그 하구 하며. 평생 가두 일은 안 한 사람이니께. 돌어댕기머 �어만 먹구 과객질만 하라 댕기니께. 그뇜이 그냥 워디 무슨 승(성) 하먼 아주 보학(譜學)은 잘 히야. [청중:아.] 워떤 승 하먼 죄 내력까지 죄 아는 뇜이여. 게 이렇게 돌어댕기는 뇜인데, 아 그래 이느무 여자가 보구서는,
'아이구 저런 양반이 제기 엇상처나 해가지구 홀애비나 같으먼, 여기서 저런 남자 하나 �었으먼 좋겄는데, 저분이 홀애빈지 아닌지 알 수두 �겄구, [청중:웃음] 저눔을 내막을 좀 알아보군 싶은데 아 홀애빈지 아닌지 알 수가 있어야지. 그래 이 시방 같으먼,
"당신 워디 가다 여 와 셨우?"
이래 말을 물어보는데, 옛날에는 여자 남자 내우가 기맥혔우. 응. 남자가 여자한테 말 물어보기두 거북하구 여자가 남자한테 말 청하기두 어려웠었다 이기여, 그때 시절은. 여자찌리 만나먼 서루 질에서 오다가다두 외면을 하구 했지 등바루 얼굴 맘대루 못 쳐다봤유, 그때 시절은. [청중:남자가 지내가야 돌어섰다구.] 응. 그래 이걸 어트게 좀 말을 물어볼까 아주 궁리를 헤여, 이느무 여자가. 아 그라는 도중에 담배를 썩 내서 태우는데 보니께 아 그 사람은 기생년하구 똑같은 담배를 내서 태운다 이거여. [청중:웃음] 아 그라구선 아까 그 사람네는 그런 슴찌(?)를 태우는데. 그래 저 남자가 홀애비만 같으먼 좋기는 좋겄는데, 이걸 워트게 말을 좀 붙여 볼라구 연구를 하는 도중에 이 건달 녀석이 담배를 뜩- 태우고 나더니,
'저느무 여자가 워디 살며 워디 여 와 셨나?'
지두 궁금증이 나, 이놈두 또. [청중:웃음] 아 이늠이 먼저 말을 붙였네.
"아 부인, 워디 살며, 워디 가시다가 이 정자나무 밑에 와 셨우?" 그랴.
아 그 소릴 하는디 우티기 반가운지 물러, 이 여자가. [청중:웃음] 그래 이 여자가 하는 소리가 그짓말을 하능겨.
"나는 살기는 서울 열두다방골 살지마는 내 친가가 서울(시골의 잘못임) 아무 이러저러한 덴데, 시방 친가에를 가다가 날두 하두 덥구 이래서 이 그늘이 두터운 정자나무 밑에 와 나는 셨오. 그런데 나는 그런 사람이지만, 양반은 워디 사는데 워디 가시다 여 와 셨오?"
여자가 또 물어. 그라니께 [청중:남자 신분 먼저 알라구] 아 이늠두 또 그짓말을 하네.
"나는, 저기 저 사람네는 시방 인저서 모를 심는데, 우리 논은 아주 대한 물갈이여. 하늘에서 비가 안 져두 그냥 대한 물갈이라 물꼬에 물이 철철철 넘어가는데, 우리 모는 일찍 심어가지구서 시방 이만한데, 베가 시커멓다"구.
"그런데 내가 일꾼을 둘을 두구 농사를 지유. 아 그란데 모 다 심었지, 소를 큰 거 두 바리 멕이구 그라는데, 아 나는 집이(집에) 있으나마나라구. 아 일꾼 둘이 물꼬 보구 소 거두구 하는데 내가 있을 필요가 �는데..." 서울은 수없이 댕기구 친구두 많은 뇜이 부러 그랴. "서울이라는 데는 얘기만 듣구 내 서울 구경차로 나섰오." [청중:웃음] 그라거든.
아 그러니께 이 기생년이 그런 줄만 알구서,
"아 그러시먼, 그럼 시방 내우분이 양친해 계슈?"
그라니께 이눔이 하는 소리가,
"우리 마누라 죽은 지가 삼년채유. 그래서 내 시방 홀애비루 있우."이라거든.
아 그러는데 이게 워트게 반가운지 몰러. [청중:웃음]
"아 그러면 아까 나 얘기한 게 그짓말입니다." 여자가 하는 소리가, "내가 이 나이 이쩍 돼두 정한 냄편 없구 앞에 크는 자식이 하나두 없우. 그래서 내가 나스기는 여 시굴에 친가두 �구, 아까 그 내가 얘기항 게 그짓말인데, 당신과 같은 남자를 하나 골르러 나슨 사람유. 그런데 당신두 홀애비 나두 과분데 좌우간 하늘에서 지시를 했는지 우리가 연분이 있어 그런지 이 정자나무 밑에서 홀애비 과부찌리 만냈이니, 당신 머리가 새카만데 그 껌은 머리가 하얗게 배꼿이 피두룩 나허구 같이 평생을 같이 살먼 워떻겄우?" 여자가 이려.
그러니께 아 이 이선달뇜이 또 얘길 하네.
"나두 아까 얘기한 게 발간 그짓말유. [청중:웃음] 당신이 나하구 산다구 하니께 내 실제적 얘기유. 당신이 나하구 산다면 오늘 저녁에 밥 두 상거리가 있어야, 두 상 사서 당신 한 상 먹구 나 한 상 먹구, 그 살기루 작정이먼 방은 워디 남우 동 서포(?)래두 하나 �어 산다구 하지만..." 옛날에 솥도 안 나올 때, 탕반 나왔지, 저 탕반솥, "그게 탕반 하나 사야지, 숟갈 두 개 사야지, 사발 두 개 사야지, 대접 두 개 사야지, 뭐 종발 두 개 접시 두 개 사야지, 이건 고사해 놓구 오늘 저녁 밥 두 상 거리두 �구, 나 시방 가진 것이 뭐냐먼 부랄 두 개허구 좆�이 �다"능겨. [청중:웃음] 허허허.
"그러니 당신이 그렇다구 해두 산다먼 헐수없우."
그라니께, 그 여자가 또 그 말 받어 하는 소리가 뭬라구 하능고 하니,
"당신은 먹구 사는 건 걱정 말오. 당신은 내가, 나하구 산다구만 한번 입막만 떨어지먼 당신은 아무 것두 안 쓰구 가만히 앉어서, 편히 앉어 있구, 내가 무슨 짓을 하던지 내가 당신을 편히 앉혀놓구 생전 불어 멕여 살린다"능겨.
이 여자가 생전 먹을 돈이 많이 불어 있이니께, 돈 많다 소리는 얘기는 않구선 말루만 그런다 그게여.
"아 그렇담 한번 살아봅시다."
그래서 그 정자나무 밑에서 둘이서 살기루 아주 약속이 단단히 됐우. 그래 인저 살기루 돼가지구선 있는데, 아 이느무 여자가 눈치만 보능겨. 저느무 남자가 워디루 가자구 가나 눈치를 보지. 이 이느무 남자는 저느므 여자가 또 이래서 워디루 가자나 눈치만 보지. 아 그라구 보니께 해는 서산에 점점 넘어갈라구 드네. 그래 그때서 여자가 답답하니께 물었어.
"아 여보슈, 아 워디 [....]을 찾어가야 잠두 �어 자구 밥두 �어먹구 잘텐데 그래 여기 들 복판에 정자나무 밑에서 으턱할라구 그럭하구 앉았우?" 그라니께
"아 여보슈, 아까두 내 얘기했지만 밥 두 상거리만 내가 주머니 들었이먼 [청중:웃음] 벌써 일어나서 당신 가자구 끌었우. 그래 아무것두 �는 뇜이, 부랄 두 개하구 자지�이 �는 뇜이 워디를 가자구 내가 나서우?" 그라거든.
아 그러니께 여자가 그제서는 불끈 일어나머,
"아이구 그럼 갑시다."
그 여자가 일어나서 가는데, 이느무 이선달늠이 그지(거지) 궁뎅이 서캐뭉치 따라가듯 여자 궁뎅이 쫓어가능겨, [청중:웃음] 허허.
떡허니 가니께, 거기서 얼마 안 가 고개 하나를 넘어 장등을 떡 올라서 보니께, 동네 마을이 하나 떡 나섰는데, 한복판에 큰 지와집이 있어. 옛날이 지와집 가지구 있는 이는 다 부자루 잘 삽니다. 그래 인저 떡하니 거길 들어가서 지와집 문간에다가 그 남자를 세워놓구 안에를 들어갔는데, 안에 들어가니께 주인댁이 저녁을 하느라구 부산하게 밥을 푸더랴. 그런데 여자가 들어가 하는 소리가,
"나 살기는 서울 열두다방골 사는데, 내 친가가 시굴 아무 이러저러한 덴데, 거기를 갔다가 친정이서 서울까지 갈 노수를 다 챙겨가지구 나섰는데, 거리에 오다 어느 주막에서 병이 들어가지구 병치레 하다 보니께 그 노수는 다 날러가구, 인저 여기서 친정에 도로 갈 수는 없구 천상 집으를 가야겄는데, 노수가 떨어져서 나 저녁 좀 요기를 시켜주구 하룻밤 좀 자구 가게 좀 해주시갸."
이 여자가 그러니께, 그 여자가 어트게 씨억씨억(?)하던지,
"아 우리 식구가 한 숟갈씩만 들 먹으먼 당신 저녁 차릴 티니께 걱정 말구 자구 가라"능겨.
"아 이 그런디 또 한 양반이 또 있십니다." 이 문간에 세워 놘 놈, "또 있십니다." 그라거든. 그러니께
"아 그게 누구냐?"구.
"우리 냄편입니다." 그랬거든, 이 여자가. [청중:웃음]
"아 그러먼 우리 시아버니는 아주 바둑을 좋아해가지구 일년 삼백육십오일을 이 근동이 동네 사람이 날이먼 날마다 와서 우리 시아버니하구 장기를, 저 바둑을 두다가 가는데, 그 손님덜이 오늘두 해전 두다가 당신 오기 전에 지금 떠나서 갔다"능겨.
"그러니께 그 남자는 가서, 얘기해서 우리 시아버니 계신 사랑방으루다 안낼 하구 들오라"구 그랴.
아 그래 이 여자가 나와서 문간에 있는 이선달보구 그렇단 사실을 얘기를 떡 하니께, 이늠이 댕기머 과객질루 풀리구 해서 참 뭐 보학은 잘 하는 놈이구 해서 인사 한 가지는 똑 떨어지게 잘 히야. [청중:웃음] 떡허니 가르쳐준 디루 가니께 그 사랑방에 점잖허니 관을 쓰구 앉었어. 그래 이늠이 들어가서 갖은 인사루다 해붙이니께 아 그느무 영감이 인사 허는 범절을 보니께 상늠은 아니구 양반에 자식여, 그 영갬이 보니께.
그래 인사 끝나자 안에서 벌써 그 영감하구 그 이선달늠하구 겸상을 차려서 밥생이 나와. 그래 밥상을 받어가지구 둘이 먹었지. 그래 다 먹구 밥상이 나간 뒤에 담배를 피우구 있는 중에, 이 영감이 바둑을 좋아헤야. 그 이선달보구
"자네 바둑 둘 줄 아나?"
그라니께, 이 바둑 장기는 이 이선달뇜이 화한 뇜여. [청중:웃음] 얘기할 거 �는 뇜여. 그런데,
"예,바둑을 잘 두든 못합니다만은 바둑 가는 밧은 압니다." 그라니께
"나하구 둘이, 나하구 한번 차리구 둬보세."
아 차리구 두는 데 말여, 열번이나 백번이나 번번 그 영감을 이기겄는데, 아 부러 이늠이 한번 지구 한번 이기구 한번 지구 한번 이기구 그라니께 아 이느무 영감이
"아 자네하구 나하구 적술세 그랴." [청중:웃음]
아 이러매 아주 바둑에 반했어, 이느무 영감이. [청중:웃음] 아 그래 인저 바둑을 떡 둔 뒤에, 한참 두니께 저녁 먹구 출출한 판에,
"여봐라."
이렇게 문만 열구 한 마디 해노먼 그 메누리가 벌써 알아듣고 주안상 해서 딜여오능겨. 그 손님들이 삼백육십일 꼭 들오구 그라니께 언제나 그렇게 며느리를 교훈을 그렇게 가르쳐 놨어. '여봐라.' 소리만 허먼 벌써 술하구 가져오라는 줄 알지. 그 이늠이 들어왔네. 아 그래 그 술을 먹어가머, 그 안주를 해 먹어가머 이 바둑을 밤을 새워 거기는 두게 마련이 되구.
이 여자는 저녁을 먹구서 잘라구 드니께, 주인댁이 아주 보니께 집안에 무슨 큰 근심이 있구 이거 수심이 찌여 보여. 그래 물었어.
"나는 오늘 하룻 저녁 자구 갈 사램인데, 보아한즉하니 주인댁이 무슨 집안에 큰 걱정거리가 있는 것 같우. 그 얼굴이 그래 내 눈에 보기엔 수심이 많어 보이니 그게 웬일이우." 그라니께
"아닌 게 아니라 걱정거리가 하나 있다"구 그랴.
"그래 뭐이가 걱정이냐?"
하니께 자기 딸을 시집을 보낼라구 혼수를 갖다 피륙을 싸(쌓아)놨는데, 시방은 뭐 감아리두 보내구 뭘루 보내두 상관 �지만 옛날이는 의복 감아리 갖다 논 걸 전부 의복을 맨들어서 농안에 너서 시집을 보냈유. 감아리루 안 보냈유, 옛날에는.
"그래 이게 고민이 돼서루 내가 이렇다." 이렁겨.
아 그런디 요노므 기생년이 바느질 한 가지는 또 똑 떨어지게 잘 하는 년여.
"그러면 내가 그 얘기를 듣구서, 내가 바느질깨나 그냥 숭(흉)은 내는 사람이니께, 그러면 그 바느질거리하구 자하구 가새(가위)하구 내 앞이 갖다 노라"구.
게 피륙을 앞에다 주르르 싸놨는데, 이늠으 여자가 자루다 이리 재구 저리 재구 하더니만 가새로 쏙쏙쏙쏙 뜯능겨. 여기는 의복 마름질하느라구 밤을 새우구, 사랑방에는 바둑 두느라구 밤을 새웠어. [웃음]
아 그러니께 하룻밤 밤새도록 하다 보니께 이느무걸 마름질을 다 해놨단 말여. 그래 그 이튿날 가만히 이 여자가 생각을 하니께, 마름개질은 아주 잘 해놨는데 그 여자가 떠나구 나먼 꼬맬 줄 몰르는 사램이 갖다 잘못 대구 꼬매먼 의뵉이 맞질 안 허구 버린다 이거여. 그래서
"이것 좀 꼬매 주구 가먼 어떠허냐?"
구 그러니께 그 여자 하는 소리가,
"나는 우리 배깥양반 승낙만 맡으먼 내가 이거 다 꼬매주구 간다"능겨.
아 그러니께 그제선
"걱정 말라."구. "내가 우리 시아버니허구 얘기해서 승낙을 맡어 보마"구.
그래 이 메느리가 시아버니 방에를 오는데, 옛날에는 시아버니 방에 있으면 문 맘대루 못 열었유. 시방 사람덜은 시아버니 있거나 말거나 문 펄떡 열구 '시아버니' 어째저째 조잘거리는데 [웃음] 옛날에는 문 탁 닫어 노먼 시아버니 방에 와서 그 은저리(언저리)에 와서 '시아버님' 이라구 불렀지, 이 문은 건드리두 못하구 열두 못했우. 그래 그 문에 곁에 와서
"아버님, 아버님"
부르니께 이 영갬이 나왔어. 이 와서 그 사실 얘기를 며느리가 좍 해야. 그러니께 그 남자의 승낙만 맡으먼 다 꼬매주구 간다구.
"아 얘 걱정 말어라. 아 이 사람 나하구 바둑두 재미난다."
그 바둑 인제 지구 이기구 하니께 적수란 말이지.
"그러니께 술이나 많이 내보내라." 그라거든.
아 그러니께 며느리가 떡하니, 그 영감이 이선달늠한테 가서
"거 얘기를 들으니께 자네 안식구가 솜씨 끝이 여물어서 우리 손주딸 혼수를 밤새두룩 마름질을 잘 했는데 그냥 가구 보먼, 꼬맬 줄 몰르는 사램이 잘못 갖다 대구 꼬매먼 의뵉이 죄 버린다구 하네. 그러니 기왕에 그 손 댄 길에 그 다 꼬매 주구 가먼 어떠한가?"
그라니께, 아 이 이선달놈은 뭐 일년 삼백육십일 백년을 있어두 좋은 뇜이지. [청중:웃음] 아 집두 절두 �는 늠이 날마두 술 괴기 진탕 먹어가머 [청중:웃음] 영감하구 바둑 두구 재미를 보니 아 그눔은 백년을 살어두 좋지, 마음으루. [청중:웃음] 아 그러나 이눔이 생청을 띠구서
"안 됩니다. 아이구 집 떠난 제가 다섯 달이나 됐는데, [청중:웃음] 좌우간 집이 갈 수가 �습니다. 집이 가야지 이거 해주구 갈 수 �습니다."
자꾸 이라니께, 아 이 노인이 사정을 헤야.
"아이구 기왕에, 바둑두 나하구 재미를 보구, 우리 메누리두 그 바느질하는 디 자네 안식구허구 재미를 봤는데, 이것 좀 끝내주구 가먼 어떠한가?"
"아이구 이거 시상에 노인 양반이 이렇게 하두 사정을 하니 이거 떼치구 갈 수두 없구, [청중:웃음] 아 그럼 꼬매주구 가쥬."
이래 승낙을 했다. 아 이 시아버니가 좋아서 나와가지구 메느리더러
"얘, 승낙 맡었다. 그럼 술이나 하구 괴기나 해서 많이 내보내라." 이랬거든. [청중:웃음]
아 그 인저 그날 저녁부터 그걸 손을 대가지구 이 여자가 꼬매는데, 하루 이틀 사흘 나흘 닷새 엿새 이레 저녁을 주야루다가 꼬맸우. 그러니께 이칠이 십사 열나흘을 꼬맹겨. 열나흘을 꼬맸는데, 이렛저녁을 잠을 못 자구 사뭇 계속 꼬맹겨. 그러니께 잠을 못 잤지. 그래 이렛저녁 돼서 바느질이 다 끝났어. 끝나던 날 저녁에는 인제 잠을 자야 배기겄으니께, 이 메누리가 술을 동이루다 해서, 거기 종들 해서 다 띄우구, 이래가지구 요만한 쪼그만 광우리다가 네기 돼지춤을 이만큼 쪄서 막 제워가지구 이렇게 갖다가 시아버니방에다가 술 한 �이하구 그느무거 한 광우리 갖다 디밀어 놓구서는
"연연바늘(?)이 오늘서 끝났는데, 이렛저녁을 잠을 못 자니 저이가 잠을 자먼, 잠든 길에 아무리 소리를 질러두 모르니께, 웃목에 놔두구서 심심하먼 떠 잡수슈" 하머 사랑방에 �이루 갖다, 갖다가 줬단 말여.
그래 사랑방이서는 아 이늠을, 바둑 두다가 저녁이 두다가두 졸리먼 자구, 낮에도 바둑 주다가 졸리먼 낮이두 자구, 이건 밤이나 낮이나 상관없이 잠을 잔다. 그런데 여기는 바느질 꼬매느라구 이렛저녁을 못 잤으니께 이칠은 십사 열나흘 만에 이게 끝났다 이거여. 그래 �이루, 모개루 갖다 준다 이거여. [청중:웃음]
아 인저 이놈을 받아 놓구서는 사랑방이서 인제 바둑을 두구, 이 여자는 인저 끝났으니께 초저녁부터 인저 드러눠 자는데, 잠이 함빡 들어 자지. 아 기생년이 오줌, 잠을 깨고 일어나 보니께, 오줌이 마려 나와서 소변을 보구서 방에를 들어가 보니께 주인댁이 그때꺼지 자. 아 자는디 지가 손수 바늘 죄 꼬매가지구, 제 손으루 웃방이 농안이다 착착착착 개농 겐디, 아 이년이 커다란 보를 나려서 방바닥에 쭉 깔아놓더니만, 아 그 농 안에 혼수한 걸 이불보에다 죄 싸가지구서는 말여, 꽁꽁 묶더니마는 아 이느무걸 뒤짊어지구 대문을 따구선 서울 열두다방골 바라보고 도망을 쳤네그랴.
그래 도망을 떡하니 쳤는데, 그라다 드러눴다, 이 여자가, 주인댁 여자가 또 일어나서 소변이 마려와서 나려와 소변을 보구서 방에를 들어가 보니께 아 그 바느질하던 여자가 �어. 그래 이상스러서 한데를 나와서루 소변간에 갔나 허구 거길 가두 �구. 옛날에는 소변 보는 데 따루, 변소간 따루 있유. 그래 변소간에 가두 거기두 �구. 그래 마당께루 이렇게 둘러보니께 대문 한짝이 또 열렸네. 아 깜짝 놀라서 방에 뛰어들어가서 옷방엘 올러가 보니께 아 혼수를 죄 싸가지구 그년이 도망가서 농이 빈 농이지 뭐여. 아 그제서는
'사랑방에 있는 남자허구,' 내우라구 했으니께, '남자허구 둘이 도망쳐 갔을 티니께 이걸 시아버니헌테 가 얘길 한다'구.
그래 그때 나올 즈음에 이선달늠은 늦잠이 들어서 아랫목에서 코를 골구 자구, 그때 영감은 막 잼이 깨는 질여. 그래 며느리가 찾으니께 떡 나왔어.
"아이구 아버님, 거 마름개질 하구 간다구 할 때 보냈이면 아무 탈이 없을 겐데, 이걸 마저 좀 꼬매주구 가라구 했더니마는 아 이 여자가 간밤에 죄 보에다 싸서, 싸가지구 그 사랑방에 있는 남자허구 둘이 다 도망쳐 강 거 아뉴?"
그라니께,
"얘, 걱정 말어라. 아 그년이 이구 아무리 내빼먼 뭘허냐? 그년이 이놈의 지집인데, 이늠이 여기서 그저 자빠져 자는데 천리 만리를 내빼두 이늠만 족치먼 나오니께 [청중:웃음] 이게 걱정 없다"구 그라거든.
그게 이치적으루 따지먼, 내우라니께 그눔만 족치먼 나온다능겨, 영감은. 속두 모르구. [청중:웃음]
아 그래 방에를 떡하니 들어가니께루 아 이늠이 코를 골구 자는데, 그눔 잠 깨우지두 않구 예미 연 사날 같이 바둑을 재미나게 뒀는데, 아 그걸 생각하니께 아주 이늠이 밉기가 한이 �이 미워. 알구 보니께 이게 도둑놈 도둑년여, 생각을 하니께. [청중:웃음] 그만 자는 눔을 주먹뿌라질 해가지구 냅다 서너번 내질르니께, 아 이늠이 자다 말구 �어터져 눈깔을 떠보니께 저하구 연 사날 바둑 재미나게 둔 영갬이 저를 때리거던. [청중:웃음] 그래 이눔은 그게 무슨 영문인지 알지두 못헐 거 아녀? 아 그래 불끈 일어나먼서 이라니께 그제선 얘기를 햐.
"내가 그런지 몰르구, 인제 알구 보니께, 느이가, 느이 연놈들이 도둑놈 도둑년이라"구. "내 손녀딸 혼수를 네 여편네가 간밤에 죄 꼬맹 걸 묶어가지구 도망을 쳤으니께 이 앞에 당장 갖다 여기 노라"이거여.
아 이늠이 생각하니께 큰일났네. 아 그느무 여자하구 어느 나무, 정자나무 밑에서 평생 산다구 말루만 약속을 했지 [청중:웃음] 하룻밤 잠두 못 자구 이랬는데, 그년이 서울 열두다방골 산다군 했는데 그년이 열두다방골 사는지 안 사는지 그것두 모르겄구, 이선달뇜이 큰일은 났어, 가만 생각을 하니께. 아 그 집이서 암만 변명을 헤야 이 집이선 꼭 내우로만 알게 됐다 이거여. 아 이눔이 �어터지다 생각허니께 큰일은 났어. 그래 가만히 생각을 하니께,
'아 될지, 되나 안되거나 어기지나 한번 써본다'구.
이뇜이 불끈 일어나더니, 늙은이를 주먹으루 한 두어 번 내질러놓군,
"이 망헐 놈의 늙은이. 내가, 내 여편네가 그리두 인물두 여쁘구 솜씨두 야물어서 일두 잘하구 하니께 요놈의 늙은이가 왜 집안에 �째 조카가 홀애비루 있거나 워트게 해서, 내, 우리 예편네를 유인해다 감춰놓구서 조카며느리나 뭐 삼을라구, 집안에, [청중:에] 감춰놓구 요 지랄 요 따위 수작을 허니께 당장 내 지집 갖다가 여기 갖다 노라"구. 막 그게 조지네. [청중:웃음]
아 또 그 막 씌워대니께 아 이 늙은이가 젊은 눔 당하지두 못하구 저눔한테 아주 그려.
"아이구 얘, 돈 천냥만 둘께 고만둬라." 그라니께
"여보슈, 나 돈 천냥 난 갖구 그런 지집 못 사우. 안 되우. 내 기집 당장 갖다 노라"구. [청중:웃음]
아 이래서 이천냥이 나왔네. 옛날에 이천냥이먼 굉장한 돈이우. [청중:웃음] 하 이 또
"아 여보슈 나 이천냥 가지구 그런 지집 못 사우. 내 지집 여기 당장 갖다 노라"구.
아 막 조져대는디 그거 배길 수가 �어. 그래
"삼천냥 준다"구 그랬지.
그제서는 이눔이 가만히 생각허니께 삼천냥만 가지먼 서울에서 그 여러 친구들한테 만날 돈 �어가구 날르구 했는데, 이놈덜 술 실컨 사주구두 돈이 많이 남구 이렇겄다 말여.
"그럼 삼천냥 달라"구. "네기 그래 이느무 돈이 뭐여서 우리 지집을 삼천냥에 팔아먹구 간단 말인가?" [청중:웃음]
이라구서 아 이늠이 거기서 그냥 돈 삼천냥을 �어가지구 나왔네. [청중:웃음]
게 이 돈 삼천냥을 가지구 이눔이 어디루 갔냐먼 서울을 왔어. 서울을 와서 아주 서울 시내에 젤 큰 여관을 떡 찾어갔어. 찾어가서 여관 주인을 불러놓구,
"여기 하루 매상이 얼마큼 올르며, 한 달이면 을만큼 올르느냐?" 물으니께
"한 달에, 하루에 얼마큼 올르구 한 달에 얼마씩 올릅니다."
"그려? 그러먼 내가 내일부터는 이 여관을 내가 한 달 동안 살 티니께 한 달간 손님을 받지 말라"구. "그런데 보름치는 이 자리서 대번 치르구, 또 보름치 남은 건 나가며 그믐날 가서 치르구 할 테니께 그런 줄 알구 한달간 손님을 받지 말라"구 그라능겨. 그 숫자대로 돈을 준다능겨.
아 여관 주인이 생각을 하니께 아 하루 손님이 다섯두 치르구 싯두 치르구 워느 때는 이십명두 치르구 삼십명두 치르구, 그래 날마다 성가시럽게 그러느니 아 그눔한테 모개루 팔아노먼 몸 편안히 가만히 앉었어두 한 달치 그냥 받는다 이겨. 아 그눔한테 한달치 그만 보름치 받구 나머지는 야중이 받기루 그눔한테 한갓지게 여관을 팔었단 말여.
이눔이 여관을 하나 사놨어. 사놓구는 그 서울 시내에 친구덜한테 좌우간 한달간을 청첩장을 죄 냈어. 이 청첩장을 떡 내는데, 그 여러 친구들이 그 청첩장 온 걸 받더니,
"아 이 시굴에 있는 아무것이란 뇜이 그 좋은 느무 여관에 가서 우릴 오라구 청첩을 냈는네, 아 이늠이 여기 올라오먼 우리한테 밥 먹구 시굴 갈라먼 시굴 갈 노자가 �어서 노잣돈 달래서 타구 가지구 가던 뇜이 아무 디 그 좋은 느무 여관에 와서 우리를 오라고 하니께 저뇜이 무슨 음흉이 있어 몰러. 아나마나 그 돈 달라능게 뻔햐. 그러니께 어트기 될지 모르니께 각자가 돈덜 얼마큼 가지구 가세. �구 가세."
전부 친구네덜이 돈 달라는 걸만 알구 즈이 [..]에다가 돈을 준비해가지구 전부 거기 청허는 데 온다 이거여.
아 오는디, 그느무 여관이 어떻게 굉쟁히 큰지 방이 아흔아홉개여. 그 아흔 아홉갠디, 장구가 아흔아홉개, 기생년이 아흔아홉명여, [청중:웃음] 허허허. 그에다가 방방이 요리를 차려놓구서루 그 친구네덜을 좌우간 요리를 때려 멕여서, 기생년들이 방방이 소리하구 이래서 먹어서 하는데, 아 그렇게 한 달 간을 거기서 계속 치르는데, 아 그라구 난 뒤루 한 달이 딱 끝난 뒤에 보름치 남은 여관비 주구, 이랬어두 돈이 아직두 삼천냥이서 돈이 아직두 많이 남었어.
인제 거기서 한달간 친구네 접대를 하다 보니께, 이 의복이 전부 땟물이구 꼬졸햐. 아 돈 있으니께 그 옷을 새루 해입는데, 아 도포이다 올뜨기 망건에 호박풍에 통녕갓에다 떡 해 쓰구는 돈 씨다 나머지 가지구서는 그 술을 얼간히 먹구,
"열두다방골 그년이 사나 한 사나, 이년이 그짓말인가 근맥이나 보구 거기 한번 열두다방골 한 바쿠나 돌어나 본다"구.
거그를 인저 찾어가는 길여, 그때서. 찾어가는데 이 여자가 지와집이서 그 혼수 의복 보툉일 갖다 얹어 놓구는
'그뇜이 지와집이 맞아 뒤지지 안했으먼 내가 여기 올바루 가르쳐줬으니께 이늠이 여길 찾어오리라'
허구, 아 그느무 집이 워트게 높은지 좌우간 창문 하나를 이렇게 가로 해 닫어서 이렇게 떠받쳐 놓구서는 이렇게 내다보먼 서울 시내가 환히 네려다보이는데, 이 밑에, 그 창문 매단 밑에는 질루 � 질이나 되는 대로질이여. 그런데 이렇게 만리를 보는데, 아 보다가 보니께 아 이선달뇜이 저기 오는데 보니께 아주 참 의책두 똑똑하게 하구서는 술을 얼간히 취해가지구는
"하 이년이 열두다방골을 사는데, 여깅가 거깅가?"
횡설수설하먼서 오는데 보니께 틀림�는 그 정자나무 밑이서 보던 그 이선달뇜이 틀림�어. 아 그때서 그 창문에서 내다보구,
"이선달, 이선달."
여자가 소리를 질르니께 아 고개를 번떡 제끼고 쳐다보니께 아 천야만야한 디서 낯짝을 내밀구 부르거던. 그때 여기다가 어트게 분한지 장도칼 하나를 차구 강 게 있는데, 장도칼 쑥 빼서 내밀먼서
"네 이년, 인제는 네 이년 이 칼루다가 찔러죽일 테니 이거 하나 맛봐라. 내가, 내나 허니께 그 지와집서 안 맞아죽구 나왔지, 부실헌 눔 같으먼 맞아죽을 틴디 너 이년 나 죽일라구 죽을 고팽이다 느놨으니 네 이년 이걸루 한번 찔러 죽인다"구.
"아 그러나 니년 있는 딜 갈라니 출입문두 없구 워디루 들어가느냐?" 이게여.
그러니께 그 여자가 가르치기를,
"일루 이렇게 이렇게 돌어 오머는 나 있는 디루 온다"능겨.
아 그라구는 가르치는 대루 올러가 떡 가보니께는 아 이년이 벌써 그 사람이 오먼 해꼬지헐 줄을 알구서는, 방이 두 칸인데 복판에다가 팔뚝 같은 쇠루다가 창살을 이렇게 드문드문 해서 놓고선 여기 열어�히는 문 해서 자물쇠를 해서 꼭 잠거 놨는데, 이늠이 이 방이 들어가서 그 여자 있는 델 갈라구 보니께, 창살 새루 그 여자만 보이지 내려갈 수가 �네. 아 그래 그 여자가 그때서는 그 요릿상 한 상 거기 해다 논 걸 상보를 훌떡 열어젖히구 이라구서는 아주 두 무릅을 꿇구 개개복진하구 비능겨.
"좌우간 내가 당신한테 죽을 죄를 졌으니께, 당신하구 나하구 시굴 아무 데 정자나무 밑에서 백년해로하구 산다구 말루만 약속을 했지 당신 품안에 십분이라구 내 안겨 보지구 못하구 쓴 술 한 잔 서루 줬다 바꾸지 못하구 이랬이니, 좌우간 그 칼을 나려서 이 창으루다 내려주며는 그 칼을 내가 감추구 그란 다음에 이 문을 따놓걸랑 당신이 내려와서 술 한 잔 내가 붜주걸랑 당신 먹구, 그 잔에 나 술 한잔 붜주구, 여�는 요리 먹구, 이란 뒤에 다만 십분간이래두 당신 품안에 앵긴 후에 그 칼 감춘 걸 내가 갖다 주걸랑 그때서 목을 찔러서 날 죽이먼 나 죽은 고혼이래두 여한이 �습니다."
이라구 개개 빌어, 이 여자가.
"안 된다, 인년아. 아 내가 네년 아니면, 아주 네년 때문에 내가 죽을 고생을 했는데 이년아, 인저 이걸루 죽인다."능겨.
아 저느무 여편네가 아주 통사정을 하구 자꾸 이라다 보니께 시간이 끌었는데, 그라다 보니께 이느무 눈깔이 변했는지 아 술두 깨이구 하는데 그느무 술두 먹구 싶구, 그느무 여자를 쳐다보니께 그 둥구나무 밑에서 볼 제보다 더 예뻐 보여, 그느무 그년 쳐다보니께. [청중:웃음] 더 예뻐 보여. 아 이래 이게 마음이 차차루 죽어지능겨. 아 그란 뒤니께 야중이는
"아이구 나는 몰르겄다"며 눈을 깜구 칼을 내려줬단 말여. 그러니께 이느무 여자가 칼을 집어다 갖다 감춰놓구 문을 딱 따놔가지구서는, 거기 나려가가지구서는 인저 술을 권해서 먹구 이라다가,
"술만 먹으먼 안 되니께 내가 가 밥을 해온다"구.
기생년이 나가더니 밥을 해왔는디, 이늠을 해서 둘이 밥을 먹구 이라다 보니께 뱀이 오래 됐네. 오래 되다 보니께루 인저 그때서 밤이 오래 되구 술두 거나하구 했이니 인저 잠자리 보구 주무시게 하라먼서 아랫목이다 요를 쪽 깔아놓구 잠자리 보라는 바람에 요기 돈 쓰다 나머지 그냥 죄 벗구 뻘거딩이가 이불 속이가 드러눴단 말여. 드러눴는데, 여자는 웃목에 앉었어.
"아 여보, 당신 왜 나더러 잠자리 보라구 거 앉었느냐"구 그라니께
"아, 나 담배 좀 한 대 태우구 잔다"구.
담배를 내서 둬 모금 빠니께 배깥에서 대문 따노라구 고함이 들어와. 그래 인저 여자가 하는 소리가,
"내가 이렇게 과부루 있지만 워티기 청춘에 그냥 있을 수가 있느냐"구. "내 임시루 지둥냄편 하나 항 게 있는데, 저 사램이 힘이 장사구 아주 승미가 불가랭이(?) 같은데 당신은 그 사람 눈에 띄머는 양풍에 가랑잎 날러가듯 한다"능겨.
아 그 얘기를 들으니께 이늠이 떨떠름햐. [청중:웃음] 건달 녀석이.
"그래, 그러니께루 좌우간 옷 입을 시간두 �이 당신이 뻘거딩이루 그냥 나가가지구 그 배깥이 창문 까맣게 매달린 데, 한데 가서 벽에다 발을 떠버치구 문지방을 쥐구 떠바치구 있으먼 내가 나가서 문을 따노먼 저 사람 데리구 와서 술 한 잔 멕여가지구 말 둬 마디 해서 내쫓은 다음에 당신은 도루 넘어와서 나하구 신방 차리먼 되니께 어이 빨리 나가서 그 창문 매달린 데 거기를 가서 매달리시라"능겨. [청중:웃음]
아 이 어리석은 이선달뇜이 그렇게 헐 줄만 알구서 뻘거딩이가 나와 그 배깥에 나가서 벽을 떠받치구 그 문지방을 쥐구 떠받치구 있네. 아 그 밑이는 보니게 � 길인디 거기가 떨어지먼 뒤질 데란 말여, 거기가. [청중:웃음] 그래 떡- 매달렸지. 아 매달려 있으니께루 아 그제서 이 여자가 나가 문을 따놔서 그 남자가 들어왔는데, 들어와가지구서는 얘기를, 술을 따라 먹어가먼서 얘기를 하는 걸 이늠이 거기 매달려 들으니께 말여, 아 밤새두룩 해두 끗이 안 날 얘기를 끄내놓고 앉아 한단 말여. [청중:웃음] 얘기 두어 마디만 하면 내보낸다는 여자가 밤새두룩 해두 끗이 안 날 얘기를 끄내놓구 얘길 하구 앉었어. [청중:웃음] 아 이늠이 매달려 듣다가 보니께,
'아이구 인전 죽었구나.'
그러니께 이늠이 기운이 장사먼 뭘 햐? 그 높은 놈으 [.....] 뻗쳐진 눔의 벽이 가 매달렸으니 야중이 팔심이 �어서 떨어질 운명이지 뭐여. [청중:웃음] 야중이 그 팔심이 �어가지구 그 높은 늠의 디서 뚝 떨어졌는데, 이늠이 그리두 명이 길구 살라구 그렇든지 벌떡 자빠져 등어리만 닸는디, 등어리만 얼쩍지근한 게 아무 디두 다친 디가 없어. [청중:아이구] 그래 다친 데가 �는데, 아 이뇜이 인저 벌거딩이루 떨어지다 보니께 거기 들어갈라니 그뇜때미 무서서 못 들어가겄구, 날이 새먼 뻘거딩이가 워디를 돌어댕겨? 그래서 이 서울 종로 네거리 와서 의복이래두 한 벌 훔칠라구 종로 네거리를 떡 나왔우.
종로 네거리를 나오니께, 그때나 이때나 밤에 야경꾼이 있유, 돌어댕기는, 순래꾼. 아 거기 있다 보니깨 저기서 순래꾼이 싯이 오는데 저 사람한테 눈에 뜨이면 웬눔이 아닌 밤중에 도둑질할라구 이늠이 나왔다구 붙들려가머는 매 뒤지게 맞구 메칠 구류 살어야 나온단 말여. 아 그러니께 이늠이 그 [...] 옆에서 뻘거딩이가 네 활개를 쭉 벌이구서 죽은 척하구 눈을 딱 감구 있지. 뒤지니께 순래꾼 하나가 이렇게 츠음에 와 여 딜여다보더니,
"에 우떤 놈이 밥숟갈 놨구나." 그랴. [청중:웃음]
아 그라더니 그 둘째뇜이 와 떡 딜여다보더니
"아이 워떤 눔이 부랄 자지 좆두 굉징히 큰 뇜이 뒤졌느니라" 하구 지나가. [청중:웃음]
그러더니 마지막에 있는 세쨋눔이 떡 와 딜여다보더니, 요걸 탁 치더니,
"옳다. 우리 아버지 약을 하나 구했구나". 그라거든. [청중:아이구]
그라먼서 앉어서 하는 소리가 뭬라구 하능고 하니,
"우리 아버지가 무슨 병이 들어가지구 팔년을 고생을 해서 좋다는 약을 죄 해다 멕여두 안 낫는데, 이 객사한 눔에 부랄 자지를 벼다 �아 멕이면 우리 아버지 벵이 났는다"능겨. [청중:웃음]
아 이뇜이 가만히 눈 깜구 들으니께 지와집이서 떠낭 건 아무것두 아니구 아 큰놈을 또 하나 만냈어. [청중:웃음] [테이프 뒤집음] 됐어 인저?(녹음이 되느냐는 물음임) [조사자:예] 그래 인저 이뇜이
"하두 우리 아버지 좋은 약을 구했으니, 하두 반가우니, 담배나 한 대 태운다"구 그랴, 드러눠 들으니께.
아 그런디 저뇜이 담배를 내는 긴지 주머니서 칼을 내는 겐지 봐야겄어. [청중:웃음] 그래 겉눈을 깜구서 속눈을 쪼끔 뜨군 저눔만 노리구 보능겨. 아 자지를 빈다구 허니께. [청중:웃음] 하하. 아 이늠이 [웃으며] 주머니서 내더니만 담배를 뿌시럭 뿌시럭 담배불 톡톡톡 태우더니만 다 태우더니 톡톡 털더니만 주머니다 �더니 아닌 게 아니라 주머니 뿌시럭거리더니 아 주머니칼 이만항 거, 시퍼런 걸 떨쳐 든다 이거여. [청중:웃음] 아 그런데 우리가 뭘 비먼, 칼이 먼저 안 갑니다. 손이 가 쥔 담에야 칼이 야중이 가요. 그래서 저늠 손 올 때만 기달리구 정신을 바짝 차리구 저눔만 노리구 보능겨. 아니나 달러? 쪼끔 있더니 아 이느무 한짝 손이 와서 느닷없이 와서 쓱 쥐넌디 고만 일어나먼서
"[큰 소리로] 너 이늠 워떤 놈이 남에 부랄 자질 빌라구 하느냐?"
그러니께 [청중:웃음] 아 빌라구 하던 뇜이 놀래가지구
"왁!"
하더니 나자빠진단 말여. [청중:웃음] 아 그럴 일 아녀? 놀랠 거 아녀? [청중:웃음] 아 요놈을 꼭 붙들었단 말여. 꼭 붙들고는,
"너 이녀석. 연전에 우리 아버지가 이 나 두러눈, 두러눈 자리서 객사해서 돌아가셨는데, 우리 아버지 신체를 가질러 와보니께 워떤 눔이 우리 아버지 부랄 자지를 싹 벼갔어. [청중:웃음] 그래서 우리 아버지를 갖다 장사를 지냈는데, 부랄 자지두 �능 걸 갖다 장사를 지냈어. [청중:웃음] 그래 내 거기 포원이 돼서 우리 아버지 부랄 자지 벼간 놈을 붙들라구 내가 와 두러눴는데, 니눔이 우리 아버지 부랄 자지 벼간 눔이 분명한 늠이니께 우리 아버지 부랄 자지 벼강 거 내놓라"구.
아 요놈을 막 족치네. [청중:웃음] 그라니께 그눔이,
"나는 츰으루 그랬지, 그런 일이 �다"구.
"이눔아, 여러 말 말어. 네뇜이 우리 아버지 부랄 자지 벼간 놈이 확실햐. 그러니께 우리 아버지 부랄 자지 벼강 거 내놔."
이라니께 아 이늠이 아니라네.
"여러 말 말라"
구 바짝 족치니께, 게 이눔에게서두 돈 천 냥이 나왔어. [청중:웃음]
"얘 이자식아. 돈 천냥 가지구 워디 가 우리 아버지 부랄 자지를 사? 그러니께 안 되여 이눔아." [청중:계속 웃음]
아 그라니께, 또 할 수 �으니께 이늠이 또 이천냥이 나왔어. 아 가만히 생각을 하니께 이천냥만 가지먼 또 이늠 가지구서 그느무 기생년한테 한번 갖다 온 데니께 이게 쏜살같이 가거던. 그럼 또 가서 행실낼 거 같어.
"그래 이천냥 내라."
그라니께,
"아 이 밤중이 돈 이천냥이 워딨느냐? 내 은행에다 이천냥 예금해 놨으니께 날이 새서 해가 뜨먼 은행 직원이 오먼 내 은행에 가 내가 이천원 찾아줄테니께 그걸랑 그럭허라"구.
"그런데 날이 새머는 나는 뻘거딩인데 너는 옷을 입었지 않느냐?"
그런데 그 밤엔 순령꾼이면, 여름이두 그 밤이먼 날이 찹니다. 날이 차니께 그 순래꾼이 의복을 두 벌씩 껴입구 나왔더랴. [청중:웃음] 그래서
"난 뻘거딩이니께 너 이놈 의복 한벌 벗어다구." [청중:웃음]
그래 그놈의 의복을 한 벌을 벳겨서 그 뻘거딩이가 입으니께 인저 뻘거딩이는 면했다 이거여. 게 이늠을 딱 붙잡구서는 날 새기를 기다려서, 날이 새서 해가 이만침 떠서 와야 은행 직원이 다 출근해 있잖어? 그래 은행을 가보니께, 인제 얘기니께 그렇지, [청중:웃음] 가보니께 이늠이 이천냥 예금해 논 게 있더랴. [청중:웃음]
그래 이천냥을 찾어서 그늠은 그늠대루 가구 이늠을 가졌다 이거여. 이 인저 이느무 그 순래꾼한테 �어입은 늠의 의복이 거 남루하잖어? 아 돈 있겄다, 옷전에 가 또 옷을 좋은 걸 하는데 여 도포이다 올뜨기 망건에 호박풍에 통녕갓이다 해서 싹 해 씨구, 돈 이천냥 하나 쓰지두 않구 주머니다 �구는 인저 거기를 찾아가능겨.
아 가니께 이 여자는 거기서 떨어지던 날 그놈을 보지두 않구 그늠이 분명 떨어져 거기 뒈졌으리라 허구서 사람 둘을 사다가 밥을 해먹이구 있어,
"이 우리 창문 너머 어떤 사람이 와 죽었는데, 거기 놔두먼 썩어서 냄새가 드러우니 당신네들이 그거 치워주며는 아주 품삯 돈은 후히 줄티니께 묻어 달라"구.
게 밥을 해서 멕여서놓구서 이 사람네가 거기를 돌어가 보니께 있긴 뭐가 있어? 니미 내뺀 눔이 아무두 �지. 그래 인저 �다구 그러니께 그때 기생년이가 떡허니 보니께루 아 이늠이 또 달아나서 어디루 �단 말여.
'이 뻘거딩이루 워디루 달아났을까?' 싶어. '아 그러나 이늠이 죽지 않구 살었이먼 여기를 또 찾어올티니께 이거 단도리헤야지 안 되겄다'구.
그때서 단도리를 하는데 그때는 요리상을 차려두 먼저보다 더 잘 차려놔, 여기다. 요릿상 둬 상 차려서 놓고, 이라구 또 이늠이 원제 올라나 모르겄으니께 그 창문을 떠받쳐놓구 날마두 먹으먼 창문 배깥으루 내려다보능겨. 그늠이 오나 안 오나.
아니나 달러? 을마 있다가 보니께 아 그늠이 저기 오는데, 이렇게 보니께 아 밤에 뻘거딩이루 뗘간, 나간 녀석이 오는 데 보니께 좋은 도포이다 올뜨기 망건에 통녕갓이다 해 썼는데 [청중:웃음] 햇볏이 났는데 이 갓양테가 옻칠을 해서루 그 햇볕에 뻔쩍 뻔쩍 뻔쩍하구 오거든.
'참 시상에 저늠이 내기는 굉쟁히 잘 난 눔이다. 아닌 밤중이 뻘거딩이루 나간 눔이 저렇게 좋은 의책을 입구서 오니 [청중:웃음] 참 나기는 난 눔이다.'
그래 먼젓번에 겪은 데라 쏜살같이 들어왔어, 여기를. 여기 들와 보니 또 먼저와 같지 뭐여. 이 창 때미 못 나려가. 아 그래 그때는 여자가 요릿상 해농 거 상보를 훌떡 열어�히더니마는 아주 개개복진허구 먼저 유가 아녀, 비능 게.
"이제는 다신 그런 일 �을 테구, 그러니께 좌우간 그 칼을 이리 내려주머는 와서 이 술 한 잔 먹구, 여기 있는 음석(음식) 먹구, 다문 십분이래두 당신 품안에 앵겼다가 그 칼 내가 주걸랑 그때는 찔러 죽이슈. 그라먼 내 죽은 고혼이 인제는 한이 �우. 한이 �우."
개개복진하구 빌어. 그래야 인젠 아주 도분이 잔뜩 났어, 이늠이. [청중:웃음]
"네년한테 속어두 한번 속지 내가 두번 세번 속느냐? 이번 또 속으먼 세번째 속능 게다. [청중:웃음] 인젠 안 된다. 인젠 찔러 죽인다"능겨. [청중:웃음]
그럴 거 아녀, 이치가? 아 그라니께루 이년이 별 수단 다해야, 인제는. 안 들어먹어. 안 들어먹으니께 그때서는 이느무 여자가 의복을 죄 홀랑 벗었어. 홀랑 벗구 뻘거딩이루 그놈 앞에다 이렇게 내놓구서는 서서는 개개복진하구 비능겨. 아 이늠이 그라다 보니께 시간이 흘러 가지구 먹은 술두 다 깨구 말여, 아 저느무 술을 보니께 그늠두 먹구 싶구, 그느무 여자를 얼굴을 보니께 얼굴두 예쁘구, 아 이년 뻘개벗구 이늠 보지를 내놨는데 털이 시커먼 걸 내놨네. [청중:웃음] 아 그눔을 보고 나니께 자지가 또 이럭하구 일어났네. [청중:웃음] 아 이라니께루 아 이게 자연히 또 죽일 맴이 또 �어져. [청중:웃음]
'예이 빌어먹을, 내가 남자루 생겨가지구 지까짓느무거 칼 내려주구 저년 죽이구 싶으먼, 저년 한번 정자나무 밑이서 또 산다구 했으니께 저년 한번 그늠이나 한 번 해보구 그라구 인제 찔러 죽인다'구. [청중:웃음]
아 칼을 냈단 말유. 아 그래 이 칼 갖다 떡 갖다 감춰놓고는 문을 따놨어. 또 나려가서 술을 먹구 밥을 해다 또 먹구 이라다 보니께 밤이 또 오래 됐는데 아 그때는,
"잘 때가 됐으니 잡시다."
허더니 요이불을 아랫목에다 쭉 깔더니마는 아 여자가 먼저 활활 빨개벗더니 이불 속으루 쑥 들어가. 그라먼서
"어이 옷 벗구 잠자리 보구 이리 오라"능겨.
아 그란데 이 녀석이 저느무 여자가 자다가 무슨 지랄 할지 알 수가 있어야지, [청중:웃음] 아주 두어번 속어 놨으니. [청중:웃음] 아 그래 무서워서 돈 이천냥 �은 놈 그눔조차 의복 입은 채 그냥 가서 그느무 여자 옆에 가서 드러눴기는 드러눴는데, 그느무 여자 건드려 보두 못하구 그냥 뜬눈으루 밤을 새웠어. [청중:웃음] 그런데 여자는 한없이 잠을 콜콜 잘 자. 그래 이건 잘 거 다 잤어. 그라다 날을 새웠단 말여. 뜬눈으루 새웠어. 자다가 무슨 지랄을 할지 몰러서. [청중:웃음]
그래 날 딱 새니께 나가더니 아침상 밥을 떡 해왔는데, 둘이서 밥을 다 먹구 상을 치운 뒤에 여자가, 옛날이 여자덜 화장품이 뭐 있우? 그냥 아주까리 지름에, 뭐 지름�이 더 있우? 결국은 그라구 분하구 더 있어? 밀가루 같은 분. 아 그러구 머리를 빗구 밀가루 같은 분칠을 얼굴이다 딱딱 하구 나더니마는 그때서 물어.
"당신은 지와집이서 워느 정도 워터게 해서 나왔우?"
게 그래 그 돈 삼천냥 �어 가지구 나왔다는 애길 딱 하구,
"나는 그 집이서 그 시집 갈란, 그 귀한 의복을 훔쳐온 게 한 가지 나리두구 그때 묶어온 채 그냥 집이 가만히 둥겨. 그러니께 이걸 그 집이 돌려줘야 할테니께 나는 그 이불 보팅이 이구 당신 그 돈 삼천냥 전해주러 갑시다."
그래서 여자 남자가 그 집을 찾아가능겨. 그 집을 찾어가니께 발써 세월이 흘러서 그 바둑 두던 영감은 죽구 �구, 그, 그 집이 또 돈 있으니께 그 딸을 결혼까지 해농 걸 그냥 두겄어? 우티게 해서 시집을 보내구. 그래 거기 가서 그 여자한테 사과 얘기를 하구
"이거 죽을 죄를 졌습니다."
이라구서 이불 보텡이 되루 주구 돈 삼천냥 그 여자한테 전해주구, 이라구 중간에서 자지 비두 않은 눔 이천원을 줄라구 하는데, 아 이늠은 주소성명두 안 적어넣구 그냥 돈만 뺏구 그냥 헤어져갔으니 워떤 놈인지 알들 못해 못 전해줬어. [청중:웃음] 그 사람두 돈을 줄라구 드는데 알들 못헤야. 그래 돈두 못 전해주구.
그래 와가지구서는 그 여자가 그때서 그라능겨.
"당신을 죽일라구 한 것이 아니라 당신 배짱을 보구 월마나 인격이 잘 났나 그 배알 좀 뽑어볼라구 내가 너무 했우. 그러니께 인젠 앞으루 그런 일은 �우. 그러니께 나하구 인전 평생 삽시다."
이래가지구 아 그 이선달뇜이 밥 처먹구 똥만 싸구 가만히 앉아가지구 그느무 여자가 아주 대주능 걸 아주 호의호식으로 잘 먹구 잘 살다 죽었대유.
* 해설 : 머리가 영리한 남녀 건달의 경합과 결연을 소재로 한 희극적인 민담으로서, 봉이김선달 이야기의 변이형이다. 천하의 건달 이선달을 농락하는 서울 기생의 재치가 특히 매력적으로 잘 부각돼 있다. 이 이야기를 구연한 봉원호씨는 뛰어난 이야기꾼으로, 소설에 못지 않은 상황 묘사와 상식을 깨는 거침없는 육담 표현으로 청중들을 사로잡았다. 아래 설화는 그의 여러 레파토리 가운데도 특히 우수한 것으로서, 시종 열띤 반응 속에 구연이 진행되었다.
* 자료 : 이 설화는 1987년 8월에 신동흔이 탑골공원에서 채록한 것이다. 제보자는 봉원호씨(당시 69세)이다.
그전에 열두다방골에 기생이 하나 사는데, 기생 영업집을 해서 돈을 엄청히 불었는데, 시방 되능겨 이게?(녹음이 되느냐는 뜻임) [조사자:예] 아주 제 평생 먹을 돈을 불었우. 그래 평생 먹을 돈은 불었는데, 돈은 많이 불었으나, 사람이 맥이 �어 이 여자가. 왜냐하먼 정한 냄편 �지, 앞에 크는 자식 하나 �지. 이라니께
'에이 돈은 이리 많이 있으먼 뭘허느냐? 사람이 맥두 있어야지.'
그래 서울 시내서 냄편갬을 하나 골러 볼라니께, 뇌동일하구 이라는 남편을 하며는 아 �에만 와서 땀내만 나두 콧구녕이 쑤셔 드러워 뭇하겄구. 또 건달 사내 하나 냄편을 정할 거 같으먼 아 그거 건달놈이 제기 노름두 하구 지랄하머는 지 재산 평생 먹을 돈두 일년두 안 가 죄 털어먹구, 그 시간문제 아녀, 노름해 내버리면? [청자:아하 그려] 이게 고상을 할 듯하구.
'에 이래 안되겄다. 시굴을 내려가머는 냄이 학자라 하구 이런 분이 엇상처해가지구 있는 홀애비를 가서 내가 냄편을 정하먼 그분 재산두 좀 있구 내 재산두 있으니께 그런 사람을 한번 냄편을 골러 볼 것이다.'하구,
옛날에 주샘이가 제일 이불감이 좋응규, 주삼이. 그눔으루다 치마 저고리를 [.....] 떡 해입구 그때가 어느 때냐먼 사오월이 됐는데, 시굴루다 떡 나가니께루 저 시굴 한 들 복판에 커다란 둥구나무 하나가 퍽 퍼졌는데, 정자가 두꺼워. 근데 시방은 사월달에 모를 다 끝내우. 옛날에는 오월달이야 모를 시작했유. 그래 이 여자가 떡하니 가다 보니께, 그 정자나무 밑에 농부들이 일청을 차렸는데, 옛날에는 이 불이 구�우(귀했우). 불이 구얘서 일 주인집이서 들화뢰라는 게 있유. 옹기점에 가먼 아주 들화뢰를 맹글었유. 그 끄냉이 헌 고다리까지 다 있유. 우리 어려서 그거 들구 댕겼유, 우리는. 근데 거기다가 들화뢰 불을 해다가 떡 놓구, 저 비가 온다구 하먼 띠루다가 자리를 매서 도룅이라는 게 있우. 그게 우빈데, 그눔만 입구 삿갓만 써노먼 억수가 퍼붜도 이 사람의 옷은 하나두 안 젖우. 그래 그렁 걸 깔아놓구. 그러구 모심는 일청을 차린 데란 말여. 그래 이 서울 있는 기생년이 그때 시절에 베냉기(벼나무가) 어떻게 생겼느냐, 이렇게 할 시절여. 이 서울에 사람 시방은 베냉기 어떻게 생겼느냐구 하는 사람 �우, 다 봐서 다 알지. 그라는 시절이 기생년이 떡 앉어 보니께 이 오뉴월 더운 푼양에 저느무 불은 왜 해다 놨나 싶어.
그래 인저 그러구 떡하니 앉어 담배를 태우구 있는데, 그 일청을 차리니께 저마지기서 그 농부덜이 모를 심는데, 옛날에 이 모라는 것이 보리하구 맞싸웁니다. 왜 그게 맞싸우냐먼 그 모 심을 제는 보리를 벼다가 타작하구 모심으야지 이래 맞싸우구, 갈(가을)이 되먼 베 해들여 타작해야지 또 보리를 갈으야 헙니다. 그래 이 곡식이라는 거 둘이 맞싸움여 인제. 그래 언제나 바뻐, 이 농부덜이. 그래 바쁜데, 아 그라는 시절에 옛날 농부들 가 보먼 그 이래 찌잦히구 거 땡볕에 가 일하다 보니께 살이 새카맣구, 이런 데 흙칠하구. 옷이나 지대루 입어? 시방 옷같이 이렇게 좋은 게 워딨우? 명자찌해서 워트게 입으먼 워떤 놈은 다 떨어진 걸 입구 이렇게 됐우. 옛날 입이 그렇게 구�우. 아 그런 농부들이 나오는데 보니께, 이 서울 기생년이 보니께 사람두 같구 아닌 것두 같다 이게여. [청중: 웃음] 그래 시커먼 것들이 나오는데, 떡허니 옆에 와 있더니만 그 옛날에 담뱃대두 안 나올 시절여 그때는. 담뱃대두 �던 시절에 여 산천에 가먼 곱돌, 저 조대흙이라는 게 있우. 조대흙으루다가 담뱃댈 손수 맹글어서 질이가 요만한 곱돌대라능겨. 그걸 맹글어가지구서 담배를 피우는데, 그때는 담배두 밭에서 심어서 제 맘대루 해먹구, 술도가두 �어서 술두 제 맘대루 해먹구, 그땐 아무 저기가 �우. 술도가구 연초제(?)두 �단 말여. 그래 이게 밭이다 담배를 심어가지구 그 담배를 따다가 쓸어서 양근(?)에 말려가지구서는 이늠을 여기다 담배쌤지를 저저마다 하나씩 찼는데, 이게 뭐냐하먼 문 창호지를 지름을 멕여가지구 주머닐 하나 이만큼 다 찼우. 그래 씀스리 말려서 한 담배쌤이란 말여. [청중:웃음] 그늠을, 그걸 떡 차구서는 이 사람네가 나온단 말여.
아 나오더니만 그 도룅이 데미 속에 곱돌대라는 걸, 요만큼 한 걸 끄내더니만은, 그 옆에 찬게 뭔가 했더니 그눔을 끄내더니, 아 이렇게 차구서 엎드렸으니께 태양이 빨아들여서 이느무 담배가 바싹 말렀거든. [청중:웃음] 그래 요놈을 꺼내더니 바싹 말렀으니께 요기다 놓구는 토 토 침을 뱉으먼 이게 눌어. [청중:그렇지, 하하] 그러니께 그 곱돌대를 하나씩 끄내더니만 요놈을 담어가지구서는 화룃불로 가더니 거기다 대고 뽀끔뽀끔 빠는데, 아 그때서 그게 담뱃불루 알었어, 이 기생년이. [청중:웃음]
'아 저게 담배불이로구나.' [청중:웃음]
아 인제 그라구서 난 뒤에, 즈이끼리 여자를 쳐다보구, 즈이끼리 뭐 짜귀짜귀 왔다갔다 지껄이지. 그러나 여자는 그러거나 말거나 가만히 앉었지.
그라더니 일할 시간이 되니께 이 사람들, 농부덜은 일하라 들어가구, 그라구 앉는 도중에, 이 시굴에 이선달이라구 하는 뇜이 좌우간 집두 없구 절두 없구 워디든지 가서 자는 집이 내 집이구 어디 가 앉어 먹는 것이 내 뱁여. 이렇기 돌어댕기기는 댕기나 이 사람이 의책 한가지는 아주 똑똑하게 잘 드려. 좋-은 도포이다 올뜨기 망건에 호박풍에 통영갓에다가 해서 아주 의책은 똑-똑하게 하구 댕기는데, 이 사람이 서울에 올로먼 친구두 말할 수 �이 많구, 서울두 그냥 메주 밟듯 하구 댕기는데, 그 친구네들 찾어와서 밥두 그냥 사그리 먹다가,
"나 시굴 갈란다."
이라먼 노잣돈 줘서 이놈이 가지구 시골 나려가 놀다가 또 션찮으먼 서울 오구 이라는 이선달늠이 하나 떡-하니 시굴서 서울 가느라구 나섰는데, 거길 오다 보니께 정자나무 밑에 웬 여자가 옷두 잘 입구 인물이 예쁜 여자가 떡 앉었거든. [청중:웃음]
그래 인제 이눔이 떡허니 그 옆에 와 앉더니마는, 부채를 확 펴더니만, 더운 때니께, 활활활활 이렇게 부치다,
"아 오늘 참 일기두 대단히 덥다." 이라거든.
그러니 이 여자가 그눔의 남자를 아래 위로 훑어보니께 참말루 선비는 선비여. 이 땟물(?) 그 하구 하며. 평생 가두 일은 안 한 사람이니께. 돌어댕기머 �어만 먹구 과객질만 하라 댕기니께. 그뇜이 그냥 워디 무슨 승(성) 하먼 아주 보학(譜學)은 잘 히야. [청중:아.] 워떤 승 하먼 죄 내력까지 죄 아는 뇜이여. 게 이렇게 돌어댕기는 뇜인데, 아 그래 이느무 여자가 보구서는,
'아이구 저런 양반이 제기 엇상처나 해가지구 홀애비나 같으먼, 여기서 저런 남자 하나 �었으먼 좋겄는데, 저분이 홀애빈지 아닌지 알 수두 �겄구, [청중:웃음] 저눔을 내막을 좀 알아보군 싶은데 아 홀애빈지 아닌지 알 수가 있어야지. 그래 이 시방 같으먼,
"당신 워디 가다 여 와 셨우?"
이래 말을 물어보는데, 옛날에는 여자 남자 내우가 기맥혔우. 응. 남자가 여자한테 말 물어보기두 거북하구 여자가 남자한테 말 청하기두 어려웠었다 이기여, 그때 시절은. 여자찌리 만나먼 서루 질에서 오다가다두 외면을 하구 했지 등바루 얼굴 맘대루 못 쳐다봤유, 그때 시절은. [청중:남자가 지내가야 돌어섰다구.] 응. 그래 이걸 어트게 좀 말을 물어볼까 아주 궁리를 헤여, 이느무 여자가. 아 그라는 도중에 담배를 썩 내서 태우는데 보니께 아 그 사람은 기생년하구 똑같은 담배를 내서 태운다 이거여. [청중:웃음] 아 그라구선 아까 그 사람네는 그런 슴찌(?)를 태우는데. 그래 저 남자가 홀애비만 같으먼 좋기는 좋겄는데, 이걸 워트게 말을 좀 붙여 볼라구 연구를 하는 도중에 이 건달 녀석이 담배를 뜩- 태우고 나더니,
'저느무 여자가 워디 살며 워디 여 와 셨나?'
지두 궁금증이 나, 이놈두 또. [청중:웃음] 아 이늠이 먼저 말을 붙였네.
"아 부인, 워디 살며, 워디 가시다가 이 정자나무 밑에 와 셨우?" 그랴.
아 그 소릴 하는디 우티기 반가운지 물러, 이 여자가. [청중:웃음] 그래 이 여자가 하는 소리가 그짓말을 하능겨.
"나는 살기는 서울 열두다방골 살지마는 내 친가가 서울(시골의 잘못임) 아무 이러저러한 덴데, 시방 친가에를 가다가 날두 하두 덥구 이래서 이 그늘이 두터운 정자나무 밑에 와 나는 셨오. 그런데 나는 그런 사람이지만, 양반은 워디 사는데 워디 가시다 여 와 셨오?"
여자가 또 물어. 그라니께 [청중:남자 신분 먼저 알라구] 아 이늠두 또 그짓말을 하네.
"나는, 저기 저 사람네는 시방 인저서 모를 심는데, 우리 논은 아주 대한 물갈이여. 하늘에서 비가 안 져두 그냥 대한 물갈이라 물꼬에 물이 철철철 넘어가는데, 우리 모는 일찍 심어가지구서 시방 이만한데, 베가 시커멓다"구.
"그런데 내가 일꾼을 둘을 두구 농사를 지유. 아 그란데 모 다 심었지, 소를 큰 거 두 바리 멕이구 그라는데, 아 나는 집이(집에) 있으나마나라구. 아 일꾼 둘이 물꼬 보구 소 거두구 하는데 내가 있을 필요가 �는데..." 서울은 수없이 댕기구 친구두 많은 뇜이 부러 그랴. "서울이라는 데는 얘기만 듣구 내 서울 구경차로 나섰오." [청중:웃음] 그라거든.
아 그러니께 이 기생년이 그런 줄만 알구서,
"아 그러시먼, 그럼 시방 내우분이 양친해 계슈?"
그라니께 이눔이 하는 소리가,
"우리 마누라 죽은 지가 삼년채유. 그래서 내 시방 홀애비루 있우."이라거든.
아 그러는데 이게 워트게 반가운지 몰러. [청중:웃음]
"아 그러면 아까 나 얘기한 게 그짓말입니다." 여자가 하는 소리가, "내가 이 나이 이쩍 돼두 정한 냄편 없구 앞에 크는 자식이 하나두 없우. 그래서 내가 나스기는 여 시굴에 친가두 �구, 아까 그 내가 얘기항 게 그짓말인데, 당신과 같은 남자를 하나 골르러 나슨 사람유. 그런데 당신두 홀애비 나두 과분데 좌우간 하늘에서 지시를 했는지 우리가 연분이 있어 그런지 이 정자나무 밑에서 홀애비 과부찌리 만냈이니, 당신 머리가 새카만데 그 껌은 머리가 하얗게 배꼿이 피두룩 나허구 같이 평생을 같이 살먼 워떻겄우?" 여자가 이려.
그러니께 아 이 이선달뇜이 또 얘길 하네.
"나두 아까 얘기한 게 발간 그짓말유. [청중:웃음] 당신이 나하구 산다구 하니께 내 실제적 얘기유. 당신이 나하구 산다면 오늘 저녁에 밥 두 상거리가 있어야, 두 상 사서 당신 한 상 먹구 나 한 상 먹구, 그 살기루 작정이먼 방은 워디 남우 동 서포(?)래두 하나 �어 산다구 하지만..." 옛날에 솥도 안 나올 때, 탕반 나왔지, 저 탕반솥, "그게 탕반 하나 사야지, 숟갈 두 개 사야지, 사발 두 개 사야지, 대접 두 개 사야지, 뭐 종발 두 개 접시 두 개 사야지, 이건 고사해 놓구 오늘 저녁 밥 두 상 거리두 �구, 나 시방 가진 것이 뭐냐먼 부랄 두 개허구 좆�이 �다"능겨. [청중:웃음] 허허허.
"그러니 당신이 그렇다구 해두 산다먼 헐수없우."
그라니께, 그 여자가 또 그 말 받어 하는 소리가 뭬라구 하능고 하니,
"당신은 먹구 사는 건 걱정 말오. 당신은 내가, 나하구 산다구만 한번 입막만 떨어지먼 당신은 아무 것두 안 쓰구 가만히 앉어서, 편히 앉어 있구, 내가 무슨 짓을 하던지 내가 당신을 편히 앉혀놓구 생전 불어 멕여 살린다"능겨.
이 여자가 생전 먹을 돈이 많이 불어 있이니께, 돈 많다 소리는 얘기는 않구선 말루만 그런다 그게여.
"아 그렇담 한번 살아봅시다."
그래서 그 정자나무 밑에서 둘이서 살기루 아주 약속이 단단히 됐우. 그래 인저 살기루 돼가지구선 있는데, 아 이느무 여자가 눈치만 보능겨. 저느무 남자가 워디루 가자구 가나 눈치를 보지. 이 이느무 남자는 저느므 여자가 또 이래서 워디루 가자나 눈치만 보지. 아 그라구 보니께 해는 서산에 점점 넘어갈라구 드네. 그래 그때서 여자가 답답하니께 물었어.
"아 여보슈, 아 워디 [....]을 찾어가야 잠두 �어 자구 밥두 �어먹구 잘텐데 그래 여기 들 복판에 정자나무 밑에서 으턱할라구 그럭하구 앉았우?" 그라니께
"아 여보슈, 아까두 내 얘기했지만 밥 두 상거리만 내가 주머니 들었이먼 [청중:웃음] 벌써 일어나서 당신 가자구 끌었우. 그래 아무것두 �는 뇜이, 부랄 두 개하구 자지�이 �는 뇜이 워디를 가자구 내가 나서우?" 그라거든.
아 그러니께 여자가 그제서는 불끈 일어나머,
"아이구 그럼 갑시다."
그 여자가 일어나서 가는데, 이느무 이선달늠이 그지(거지) 궁뎅이 서캐뭉치 따라가듯 여자 궁뎅이 쫓어가능겨, [청중:웃음] 허허.
떡허니 가니께, 거기서 얼마 안 가 고개 하나를 넘어 장등을 떡 올라서 보니께, 동네 마을이 하나 떡 나섰는데, 한복판에 큰 지와집이 있어. 옛날이 지와집 가지구 있는 이는 다 부자루 잘 삽니다. 그래 인저 떡하니 거길 들어가서 지와집 문간에다가 그 남자를 세워놓구 안에를 들어갔는데, 안에 들어가니께 주인댁이 저녁을 하느라구 부산하게 밥을 푸더랴. 그런데 여자가 들어가 하는 소리가,
"나 살기는 서울 열두다방골 사는데, 내 친가가 시굴 아무 이러저러한 덴데, 거기를 갔다가 친정이서 서울까지 갈 노수를 다 챙겨가지구 나섰는데, 거리에 오다 어느 주막에서 병이 들어가지구 병치레 하다 보니께 그 노수는 다 날러가구, 인저 여기서 친정에 도로 갈 수는 없구 천상 집으를 가야겄는데, 노수가 떨어져서 나 저녁 좀 요기를 시켜주구 하룻밤 좀 자구 가게 좀 해주시갸."
이 여자가 그러니께, 그 여자가 어트게 씨억씨억(?)하던지,
"아 우리 식구가 한 숟갈씩만 들 먹으먼 당신 저녁 차릴 티니께 걱정 말구 자구 가라"능겨.
"아 이 그런디 또 한 양반이 또 있십니다." 이 문간에 세워 놘 놈, "또 있십니다." 그라거든. 그러니께
"아 그게 누구냐?"구.
"우리 냄편입니다." 그랬거든, 이 여자가. [청중:웃음]
"아 그러먼 우리 시아버니는 아주 바둑을 좋아해가지구 일년 삼백육십오일을 이 근동이 동네 사람이 날이먼 날마다 와서 우리 시아버니하구 장기를, 저 바둑을 두다가 가는데, 그 손님덜이 오늘두 해전 두다가 당신 오기 전에 지금 떠나서 갔다"능겨.
"그러니께 그 남자는 가서, 얘기해서 우리 시아버니 계신 사랑방으루다 안낼 하구 들오라"구 그랴.
아 그래 이 여자가 나와서 문간에 있는 이선달보구 그렇단 사실을 얘기를 떡 하니께, 이늠이 댕기머 과객질루 풀리구 해서 참 뭐 보학은 잘 하는 놈이구 해서 인사 한 가지는 똑 떨어지게 잘 히야. [청중:웃음] 떡허니 가르쳐준 디루 가니께 그 사랑방에 점잖허니 관을 쓰구 앉었어. 그래 이늠이 들어가서 갖은 인사루다 해붙이니께 아 그느무 영감이 인사 허는 범절을 보니께 상늠은 아니구 양반에 자식여, 그 영갬이 보니께.
그래 인사 끝나자 안에서 벌써 그 영감하구 그 이선달늠하구 겸상을 차려서 밥생이 나와. 그래 밥상을 받어가지구 둘이 먹었지. 그래 다 먹구 밥상이 나간 뒤에 담배를 피우구 있는 중에, 이 영감이 바둑을 좋아헤야. 그 이선달보구
"자네 바둑 둘 줄 아나?"
그라니께, 이 바둑 장기는 이 이선달뇜이 화한 뇜여. [청중:웃음] 얘기할 거 �는 뇜여. 그런데,
"예,바둑을 잘 두든 못합니다만은 바둑 가는 밧은 압니다." 그라니께
"나하구 둘이, 나하구 한번 차리구 둬보세."
아 차리구 두는 데 말여, 열번이나 백번이나 번번 그 영감을 이기겄는데, 아 부러 이늠이 한번 지구 한번 이기구 한번 지구 한번 이기구 그라니께 아 이느무 영감이
"아 자네하구 나하구 적술세 그랴." [청중:웃음]
아 이러매 아주 바둑에 반했어, 이느무 영감이. [청중:웃음] 아 그래 인저 바둑을 떡 둔 뒤에, 한참 두니께 저녁 먹구 출출한 판에,
"여봐라."
이렇게 문만 열구 한 마디 해노먼 그 메누리가 벌써 알아듣고 주안상 해서 딜여오능겨. 그 손님들이 삼백육십일 꼭 들오구 그라니께 언제나 그렇게 며느리를 교훈을 그렇게 가르쳐 놨어. '여봐라.' 소리만 허먼 벌써 술하구 가져오라는 줄 알지. 그 이늠이 들어왔네. 아 그래 그 술을 먹어가머, 그 안주를 해 먹어가머 이 바둑을 밤을 새워 거기는 두게 마련이 되구.
이 여자는 저녁을 먹구서 잘라구 드니께, 주인댁이 아주 보니께 집안에 무슨 큰 근심이 있구 이거 수심이 찌여 보여. 그래 물었어.
"나는 오늘 하룻 저녁 자구 갈 사램인데, 보아한즉하니 주인댁이 무슨 집안에 큰 걱정거리가 있는 것 같우. 그 얼굴이 그래 내 눈에 보기엔 수심이 많어 보이니 그게 웬일이우." 그라니께
"아닌 게 아니라 걱정거리가 하나 있다"구 그랴.
"그래 뭐이가 걱정이냐?"
하니께 자기 딸을 시집을 보낼라구 혼수를 갖다 피륙을 싸(쌓아)놨는데, 시방은 뭐 감아리두 보내구 뭘루 보내두 상관 �지만 옛날이는 의복 감아리 갖다 논 걸 전부 의복을 맨들어서 농안에 너서 시집을 보냈유. 감아리루 안 보냈유, 옛날에는.
"그래 이게 고민이 돼서루 내가 이렇다." 이렁겨.
아 그런디 요노므 기생년이 바느질 한 가지는 또 똑 떨어지게 잘 하는 년여.
"그러면 내가 그 얘기를 듣구서, 내가 바느질깨나 그냥 숭(흉)은 내는 사람이니께, 그러면 그 바느질거리하구 자하구 가새(가위)하구 내 앞이 갖다 노라"구.
게 피륙을 앞에다 주르르 싸놨는데, 이늠으 여자가 자루다 이리 재구 저리 재구 하더니만 가새로 쏙쏙쏙쏙 뜯능겨. 여기는 의복 마름질하느라구 밤을 새우구, 사랑방에는 바둑 두느라구 밤을 새웠어. [웃음]
아 그러니께 하룻밤 밤새도록 하다 보니께 이느무걸 마름질을 다 해놨단 말여. 그래 그 이튿날 가만히 이 여자가 생각을 하니께, 마름개질은 아주 잘 해놨는데 그 여자가 떠나구 나먼 꼬맬 줄 몰르는 사램이 갖다 잘못 대구 꼬매먼 의뵉이 맞질 안 허구 버린다 이거여. 그래서
"이것 좀 꼬매 주구 가먼 어떠허냐?"
구 그러니께 그 여자 하는 소리가,
"나는 우리 배깥양반 승낙만 맡으먼 내가 이거 다 꼬매주구 간다"능겨.
아 그러니께 그제선
"걱정 말라."구. "내가 우리 시아버니허구 얘기해서 승낙을 맡어 보마"구.
그래 이 메느리가 시아버니 방에를 오는데, 옛날에는 시아버니 방에 있으면 문 맘대루 못 열었유. 시방 사람덜은 시아버니 있거나 말거나 문 펄떡 열구 '시아버니' 어째저째 조잘거리는데 [웃음] 옛날에는 문 탁 닫어 노먼 시아버니 방에 와서 그 은저리(언저리)에 와서 '시아버님' 이라구 불렀지, 이 문은 건드리두 못하구 열두 못했우. 그래 그 문에 곁에 와서
"아버님, 아버님"
부르니께 이 영갬이 나왔어. 이 와서 그 사실 얘기를 며느리가 좍 해야. 그러니께 그 남자의 승낙만 맡으먼 다 꼬매주구 간다구.
"아 얘 걱정 말어라. 아 이 사람 나하구 바둑두 재미난다."
그 바둑 인제 지구 이기구 하니께 적수란 말이지.
"그러니께 술이나 많이 내보내라." 그라거든.
아 그러니께 며느리가 떡하니, 그 영감이 이선달늠한테 가서
"거 얘기를 들으니께 자네 안식구가 솜씨 끝이 여물어서 우리 손주딸 혼수를 밤새두룩 마름질을 잘 했는데 그냥 가구 보먼, 꼬맬 줄 몰르는 사램이 잘못 갖다 대구 꼬매먼 의뵉이 죄 버린다구 하네. 그러니 기왕에 그 손 댄 길에 그 다 꼬매 주구 가먼 어떠한가?"
그라니께, 아 이 이선달놈은 뭐 일년 삼백육십일 백년을 있어두 좋은 뇜이지. [청중:웃음] 아 집두 절두 �는 늠이 날마두 술 괴기 진탕 먹어가머 [청중:웃음] 영감하구 바둑 두구 재미를 보니 아 그눔은 백년을 살어두 좋지, 마음으루. [청중:웃음] 아 그러나 이눔이 생청을 띠구서
"안 됩니다. 아이구 집 떠난 제가 다섯 달이나 됐는데, [청중:웃음] 좌우간 집이 갈 수가 �습니다. 집이 가야지 이거 해주구 갈 수 �습니다."
자꾸 이라니께, 아 이 노인이 사정을 헤야.
"아이구 기왕에, 바둑두 나하구 재미를 보구, 우리 메누리두 그 바느질하는 디 자네 안식구허구 재미를 봤는데, 이것 좀 끝내주구 가먼 어떠한가?"
"아이구 이거 시상에 노인 양반이 이렇게 하두 사정을 하니 이거 떼치구 갈 수두 없구, [청중:웃음] 아 그럼 꼬매주구 가쥬."
이래 승낙을 했다. 아 이 시아버니가 좋아서 나와가지구 메느리더러
"얘, 승낙 맡었다. 그럼 술이나 하구 괴기나 해서 많이 내보내라." 이랬거든. [청중:웃음]
아 그 인저 그날 저녁부터 그걸 손을 대가지구 이 여자가 꼬매는데, 하루 이틀 사흘 나흘 닷새 엿새 이레 저녁을 주야루다가 꼬맸우. 그러니께 이칠이 십사 열나흘을 꼬맹겨. 열나흘을 꼬맸는데, 이렛저녁을 잠을 못 자구 사뭇 계속 꼬맹겨. 그러니께 잠을 못 잤지. 그래 이렛저녁 돼서 바느질이 다 끝났어. 끝나던 날 저녁에는 인제 잠을 자야 배기겄으니께, 이 메누리가 술을 동이루다 해서, 거기 종들 해서 다 띄우구, 이래가지구 요만한 쪼그만 광우리다가 네기 돼지춤을 이만큼 쪄서 막 제워가지구 이렇게 갖다가 시아버니방에다가 술 한 �이하구 그느무거 한 광우리 갖다 디밀어 놓구서는
"연연바늘(?)이 오늘서 끝났는데, 이렛저녁을 잠을 못 자니 저이가 잠을 자먼, 잠든 길에 아무리 소리를 질러두 모르니께, 웃목에 놔두구서 심심하먼 떠 잡수슈" 하머 사랑방에 �이루 갖다, 갖다가 줬단 말여.
그래 사랑방이서는 아 이늠을, 바둑 두다가 저녁이 두다가두 졸리먼 자구, 낮에도 바둑 주다가 졸리먼 낮이두 자구, 이건 밤이나 낮이나 상관없이 잠을 잔다. 그런데 여기는 바느질 꼬매느라구 이렛저녁을 못 잤으니께 이칠은 십사 열나흘 만에 이게 끝났다 이거여. 그래 �이루, 모개루 갖다 준다 이거여. [청중:웃음]
아 인저 이놈을 받아 놓구서는 사랑방이서 인제 바둑을 두구, 이 여자는 인저 끝났으니께 초저녁부터 인저 드러눠 자는데, 잠이 함빡 들어 자지. 아 기생년이 오줌, 잠을 깨고 일어나 보니께, 오줌이 마려 나와서 소변을 보구서 방에를 들어가 보니께 주인댁이 그때꺼지 자. 아 자는디 지가 손수 바늘 죄 꼬매가지구, 제 손으루 웃방이 농안이다 착착착착 개농 겐디, 아 이년이 커다란 보를 나려서 방바닥에 쭉 깔아놓더니만, 아 그 농 안에 혼수한 걸 이불보에다 죄 싸가지구서는 말여, 꽁꽁 묶더니마는 아 이느무걸 뒤짊어지구 대문을 따구선 서울 열두다방골 바라보고 도망을 쳤네그랴.
그래 도망을 떡하니 쳤는데, 그라다 드러눴다, 이 여자가, 주인댁 여자가 또 일어나서 소변이 마려와서 나려와 소변을 보구서 방에를 들어가 보니께 아 그 바느질하던 여자가 �어. 그래 이상스러서 한데를 나와서루 소변간에 갔나 허구 거길 가두 �구. 옛날에는 소변 보는 데 따루, 변소간 따루 있유. 그래 변소간에 가두 거기두 �구. 그래 마당께루 이렇게 둘러보니께 대문 한짝이 또 열렸네. 아 깜짝 놀라서 방에 뛰어들어가서 옷방엘 올러가 보니께 아 혼수를 죄 싸가지구 그년이 도망가서 농이 빈 농이지 뭐여. 아 그제서는
'사랑방에 있는 남자허구,' 내우라구 했으니께, '남자허구 둘이 도망쳐 갔을 티니께 이걸 시아버니헌테 가 얘길 한다'구.
그래 그때 나올 즈음에 이선달늠은 늦잠이 들어서 아랫목에서 코를 골구 자구, 그때 영감은 막 잼이 깨는 질여. 그래 며느리가 찾으니께 떡 나왔어.
"아이구 아버님, 거 마름개질 하구 간다구 할 때 보냈이면 아무 탈이 없을 겐데, 이걸 마저 좀 꼬매주구 가라구 했더니마는 아 이 여자가 간밤에 죄 보에다 싸서, 싸가지구 그 사랑방에 있는 남자허구 둘이 다 도망쳐 강 거 아뉴?"
그라니께,
"얘, 걱정 말어라. 아 그년이 이구 아무리 내빼먼 뭘허냐? 그년이 이놈의 지집인데, 이늠이 여기서 그저 자빠져 자는데 천리 만리를 내빼두 이늠만 족치먼 나오니께 [청중:웃음] 이게 걱정 없다"구 그라거든.
그게 이치적으루 따지먼, 내우라니께 그눔만 족치먼 나온다능겨, 영감은. 속두 모르구. [청중:웃음]
아 그래 방에를 떡하니 들어가니께루 아 이늠이 코를 골구 자는데, 그눔 잠 깨우지두 않구 예미 연 사날 같이 바둑을 재미나게 뒀는데, 아 그걸 생각하니께 아주 이늠이 밉기가 한이 �이 미워. 알구 보니께 이게 도둑놈 도둑년여, 생각을 하니께. [청중:웃음] 그만 자는 눔을 주먹뿌라질 해가지구 냅다 서너번 내질르니께, 아 이늠이 자다 말구 �어터져 눈깔을 떠보니께 저하구 연 사날 바둑 재미나게 둔 영갬이 저를 때리거던. [청중:웃음] 그래 이눔은 그게 무슨 영문인지 알지두 못헐 거 아녀? 아 그래 불끈 일어나먼서 이라니께 그제선 얘기를 햐.
"내가 그런지 몰르구, 인제 알구 보니께, 느이가, 느이 연놈들이 도둑놈 도둑년이라"구. "내 손녀딸 혼수를 네 여편네가 간밤에 죄 꼬맹 걸 묶어가지구 도망을 쳤으니께 이 앞에 당장 갖다 여기 노라"이거여.
아 이늠이 생각하니께 큰일났네. 아 그느무 여자하구 어느 나무, 정자나무 밑에서 평생 산다구 말루만 약속을 했지 [청중:웃음] 하룻밤 잠두 못 자구 이랬는데, 그년이 서울 열두다방골 산다군 했는데 그년이 열두다방골 사는지 안 사는지 그것두 모르겄구, 이선달뇜이 큰일은 났어, 가만 생각을 하니께. 아 그 집이서 암만 변명을 헤야 이 집이선 꼭 내우로만 알게 됐다 이거여. 아 이눔이 �어터지다 생각허니께 큰일은 났어. 그래 가만히 생각을 하니께,
'아 될지, 되나 안되거나 어기지나 한번 써본다'구.
이뇜이 불끈 일어나더니, 늙은이를 주먹으루 한 두어 번 내질러놓군,
"이 망헐 놈의 늙은이. 내가, 내 여편네가 그리두 인물두 여쁘구 솜씨두 야물어서 일두 잘하구 하니께 요놈의 늙은이가 왜 집안에 �째 조카가 홀애비루 있거나 워트게 해서, 내, 우리 예편네를 유인해다 감춰놓구서 조카며느리나 뭐 삼을라구, 집안에, [청중:에] 감춰놓구 요 지랄 요 따위 수작을 허니께 당장 내 지집 갖다가 여기 갖다 노라"구. 막 그게 조지네. [청중:웃음]
아 또 그 막 씌워대니께 아 이 늙은이가 젊은 눔 당하지두 못하구 저눔한테 아주 그려.
"아이구 얘, 돈 천냥만 둘께 고만둬라." 그라니께
"여보슈, 나 돈 천냥 난 갖구 그런 지집 못 사우. 안 되우. 내 기집 당장 갖다 노라"구. [청중:웃음]
아 이래서 이천냥이 나왔네. 옛날에 이천냥이먼 굉장한 돈이우. [청중:웃음] 하 이 또
"아 여보슈 나 이천냥 가지구 그런 지집 못 사우. 내 지집 여기 당장 갖다 노라"구.
아 막 조져대는디 그거 배길 수가 �어. 그래
"삼천냥 준다"구 그랬지.
그제서는 이눔이 가만히 생각허니께 삼천냥만 가지먼 서울에서 그 여러 친구들한테 만날 돈 �어가구 날르구 했는데, 이놈덜 술 실컨 사주구두 돈이 많이 남구 이렇겄다 말여.
"그럼 삼천냥 달라"구. "네기 그래 이느무 돈이 뭐여서 우리 지집을 삼천냥에 팔아먹구 간단 말인가?" [청중:웃음]
이라구서 아 이늠이 거기서 그냥 돈 삼천냥을 �어가지구 나왔네. [청중:웃음]
게 이 돈 삼천냥을 가지구 이눔이 어디루 갔냐먼 서울을 왔어. 서울을 와서 아주 서울 시내에 젤 큰 여관을 떡 찾어갔어. 찾어가서 여관 주인을 불러놓구,
"여기 하루 매상이 얼마큼 올르며, 한 달이면 을만큼 올르느냐?" 물으니께
"한 달에, 하루에 얼마큼 올르구 한 달에 얼마씩 올릅니다."
"그려? 그러먼 내가 내일부터는 이 여관을 내가 한 달 동안 살 티니께 한 달간 손님을 받지 말라"구. "그런데 보름치는 이 자리서 대번 치르구, 또 보름치 남은 건 나가며 그믐날 가서 치르구 할 테니께 그런 줄 알구 한달간 손님을 받지 말라"구 그라능겨. 그 숫자대로 돈을 준다능겨.
아 여관 주인이 생각을 하니께 아 하루 손님이 다섯두 치르구 싯두 치르구 워느 때는 이십명두 치르구 삼십명두 치르구, 그래 날마다 성가시럽게 그러느니 아 그눔한테 모개루 팔아노먼 몸 편안히 가만히 앉었어두 한 달치 그냥 받는다 이겨. 아 그눔한테 한달치 그만 보름치 받구 나머지는 야중이 받기루 그눔한테 한갓지게 여관을 팔었단 말여.
이눔이 여관을 하나 사놨어. 사놓구는 그 서울 시내에 친구덜한테 좌우간 한달간을 청첩장을 죄 냈어. 이 청첩장을 떡 내는데, 그 여러 친구들이 그 청첩장 온 걸 받더니,
"아 이 시굴에 있는 아무것이란 뇜이 그 좋은 느무 여관에 가서 우릴 오라구 청첩을 냈는네, 아 이늠이 여기 올라오먼 우리한테 밥 먹구 시굴 갈라먼 시굴 갈 노자가 �어서 노잣돈 달래서 타구 가지구 가던 뇜이 아무 디 그 좋은 느무 여관에 와서 우리를 오라고 하니께 저뇜이 무슨 음흉이 있어 몰러. 아나마나 그 돈 달라능게 뻔햐. 그러니께 어트기 될지 모르니께 각자가 돈덜 얼마큼 가지구 가세. �구 가세."
전부 친구네덜이 돈 달라는 걸만 알구 즈이 [..]에다가 돈을 준비해가지구 전부 거기 청허는 데 온다 이거여.
아 오는디, 그느무 여관이 어떻게 굉쟁히 큰지 방이 아흔아홉개여. 그 아흔 아홉갠디, 장구가 아흔아홉개, 기생년이 아흔아홉명여, [청중:웃음] 허허허. 그에다가 방방이 요리를 차려놓구서루 그 친구네덜을 좌우간 요리를 때려 멕여서, 기생년들이 방방이 소리하구 이래서 먹어서 하는데, 아 그렇게 한 달 간을 거기서 계속 치르는데, 아 그라구 난 뒤루 한 달이 딱 끝난 뒤에 보름치 남은 여관비 주구, 이랬어두 돈이 아직두 삼천냥이서 돈이 아직두 많이 남었어.
인제 거기서 한달간 친구네 접대를 하다 보니께, 이 의복이 전부 땟물이구 꼬졸햐. 아 돈 있으니께 그 옷을 새루 해입는데, 아 도포이다 올뜨기 망건에 호박풍에 통녕갓에다 떡 해 쓰구는 돈 씨다 나머지 가지구서는 그 술을 얼간히 먹구,
"열두다방골 그년이 사나 한 사나, 이년이 그짓말인가 근맥이나 보구 거기 한번 열두다방골 한 바쿠나 돌어나 본다"구.
거그를 인저 찾어가는 길여, 그때서. 찾어가는데 이 여자가 지와집이서 그 혼수 의복 보툉일 갖다 얹어 놓구는
'그뇜이 지와집이 맞아 뒤지지 안했으먼 내가 여기 올바루 가르쳐줬으니께 이늠이 여길 찾어오리라'
허구, 아 그느무 집이 워트게 높은지 좌우간 창문 하나를 이렇게 가로 해 닫어서 이렇게 떠받쳐 놓구서는 이렇게 내다보먼 서울 시내가 환히 네려다보이는데, 이 밑에, 그 창문 매단 밑에는 질루 � 질이나 되는 대로질이여. 그런데 이렇게 만리를 보는데, 아 보다가 보니께 아 이선달뇜이 저기 오는데 보니께 아주 참 의책두 똑똑하게 하구서는 술을 얼간히 취해가지구는
"하 이년이 열두다방골을 사는데, 여깅가 거깅가?"
횡설수설하먼서 오는데 보니께 틀림�는 그 정자나무 밑이서 보던 그 이선달뇜이 틀림�어. 아 그때서 그 창문에서 내다보구,
"이선달, 이선달."
여자가 소리를 질르니께 아 고개를 번떡 제끼고 쳐다보니께 아 천야만야한 디서 낯짝을 내밀구 부르거던. 그때 여기다가 어트게 분한지 장도칼 하나를 차구 강 게 있는데, 장도칼 쑥 빼서 내밀먼서
"네 이년, 인제는 네 이년 이 칼루다가 찔러죽일 테니 이거 하나 맛봐라. 내가, 내나 허니께 그 지와집서 안 맞아죽구 나왔지, 부실헌 눔 같으먼 맞아죽을 틴디 너 이년 나 죽일라구 죽을 고팽이다 느놨으니 네 이년 이걸루 한번 찔러 죽인다"구.
"아 그러나 니년 있는 딜 갈라니 출입문두 없구 워디루 들어가느냐?" 이게여.
그러니께 그 여자가 가르치기를,
"일루 이렇게 이렇게 돌어 오머는 나 있는 디루 온다"능겨.
아 그라구는 가르치는 대루 올러가 떡 가보니께는 아 이년이 벌써 그 사람이 오먼 해꼬지헐 줄을 알구서는, 방이 두 칸인데 복판에다가 팔뚝 같은 쇠루다가 창살을 이렇게 드문드문 해서 놓고선 여기 열어�히는 문 해서 자물쇠를 해서 꼭 잠거 놨는데, 이늠이 이 방이 들어가서 그 여자 있는 델 갈라구 보니께, 창살 새루 그 여자만 보이지 내려갈 수가 �네. 아 그래 그 여자가 그때서는 그 요릿상 한 상 거기 해다 논 걸 상보를 훌떡 열어젖히구 이라구서는 아주 두 무릅을 꿇구 개개복진하구 비능겨.
"좌우간 내가 당신한테 죽을 죄를 졌으니께, 당신하구 나하구 시굴 아무 데 정자나무 밑에서 백년해로하구 산다구 말루만 약속을 했지 당신 품안에 십분이라구 내 안겨 보지구 못하구 쓴 술 한 잔 서루 줬다 바꾸지 못하구 이랬이니, 좌우간 그 칼을 나려서 이 창으루다 내려주며는 그 칼을 내가 감추구 그란 다음에 이 문을 따놓걸랑 당신이 내려와서 술 한 잔 내가 붜주걸랑 당신 먹구, 그 잔에 나 술 한잔 붜주구, 여�는 요리 먹구, 이란 뒤에 다만 십분간이래두 당신 품안에 앵긴 후에 그 칼 감춘 걸 내가 갖다 주걸랑 그때서 목을 찔러서 날 죽이먼 나 죽은 고혼이래두 여한이 �습니다."
이라구 개개 빌어, 이 여자가.
"안 된다, 인년아. 아 내가 네년 아니면, 아주 네년 때문에 내가 죽을 고생을 했는데 이년아, 인저 이걸루 죽인다."능겨.
아 저느무 여편네가 아주 통사정을 하구 자꾸 이라다 보니께 시간이 끌었는데, 그라다 보니께 이느무 눈깔이 변했는지 아 술두 깨이구 하는데 그느무 술두 먹구 싶구, 그느무 여자를 쳐다보니께 그 둥구나무 밑에서 볼 제보다 더 예뻐 보여, 그느무 그년 쳐다보니께. [청중:웃음] 더 예뻐 보여. 아 이래 이게 마음이 차차루 죽어지능겨. 아 그란 뒤니께 야중이는
"아이구 나는 몰르겄다"며 눈을 깜구 칼을 내려줬단 말여. 그러니께 이느무 여자가 칼을 집어다 갖다 감춰놓구 문을 딱 따놔가지구서는, 거기 나려가가지구서는 인저 술을 권해서 먹구 이라다가,
"술만 먹으먼 안 되니께 내가 가 밥을 해온다"구.
기생년이 나가더니 밥을 해왔는디, 이늠을 해서 둘이 밥을 먹구 이라다 보니께 뱀이 오래 됐네. 오래 되다 보니께루 인저 그때서 밤이 오래 되구 술두 거나하구 했이니 인저 잠자리 보구 주무시게 하라먼서 아랫목이다 요를 쪽 깔아놓구 잠자리 보라는 바람에 요기 돈 쓰다 나머지 그냥 죄 벗구 뻘거딩이가 이불 속이가 드러눴단 말여. 드러눴는데, 여자는 웃목에 앉었어.
"아 여보, 당신 왜 나더러 잠자리 보라구 거 앉었느냐"구 그라니께
"아, 나 담배 좀 한 대 태우구 잔다"구.
담배를 내서 둬 모금 빠니께 배깥에서 대문 따노라구 고함이 들어와. 그래 인저 여자가 하는 소리가,
"내가 이렇게 과부루 있지만 워티기 청춘에 그냥 있을 수가 있느냐"구. "내 임시루 지둥냄편 하나 항 게 있는데, 저 사램이 힘이 장사구 아주 승미가 불가랭이(?) 같은데 당신은 그 사람 눈에 띄머는 양풍에 가랑잎 날러가듯 한다"능겨.
아 그 얘기를 들으니께 이늠이 떨떠름햐. [청중:웃음] 건달 녀석이.
"그래, 그러니께루 좌우간 옷 입을 시간두 �이 당신이 뻘거딩이루 그냥 나가가지구 그 배깥이 창문 까맣게 매달린 데, 한데 가서 벽에다 발을 떠버치구 문지방을 쥐구 떠바치구 있으먼 내가 나가서 문을 따노먼 저 사람 데리구 와서 술 한 잔 멕여가지구 말 둬 마디 해서 내쫓은 다음에 당신은 도루 넘어와서 나하구 신방 차리먼 되니께 어이 빨리 나가서 그 창문 매달린 데 거기를 가서 매달리시라"능겨. [청중:웃음]
아 이 어리석은 이선달뇜이 그렇게 헐 줄만 알구서 뻘거딩이가 나와 그 배깥에 나가서 벽을 떠받치구 그 문지방을 쥐구 떠받치구 있네. 아 그 밑이는 보니게 � 길인디 거기가 떨어지먼 뒤질 데란 말여, 거기가. [청중:웃음] 그래 떡- 매달렸지. 아 매달려 있으니께루 아 그제서 이 여자가 나가 문을 따놔서 그 남자가 들어왔는데, 들어와가지구서는 얘기를, 술을 따라 먹어가먼서 얘기를 하는 걸 이늠이 거기 매달려 들으니께 말여, 아 밤새두룩 해두 끗이 안 날 얘기를 끄내놓고 앉아 한단 말여. [청중:웃음] 얘기 두어 마디만 하면 내보낸다는 여자가 밤새두룩 해두 끗이 안 날 얘기를 끄내놓구 얘길 하구 앉었어. [청중:웃음] 아 이늠이 매달려 듣다가 보니께,
'아이구 인전 죽었구나.'
그러니께 이늠이 기운이 장사먼 뭘 햐? 그 높은 놈으 [.....] 뻗쳐진 눔의 벽이 가 매달렸으니 야중이 팔심이 �어서 떨어질 운명이지 뭐여. [청중:웃음] 야중이 그 팔심이 �어가지구 그 높은 늠의 디서 뚝 떨어졌는데, 이늠이 그리두 명이 길구 살라구 그렇든지 벌떡 자빠져 등어리만 닸는디, 등어리만 얼쩍지근한 게 아무 디두 다친 디가 없어. [청중:아이구] 그래 다친 데가 �는데, 아 이뇜이 인저 벌거딩이루 떨어지다 보니께 거기 들어갈라니 그뇜때미 무서서 못 들어가겄구, 날이 새먼 뻘거딩이가 워디를 돌어댕겨? 그래서 이 서울 종로 네거리 와서 의복이래두 한 벌 훔칠라구 종로 네거리를 떡 나왔우.
종로 네거리를 나오니께, 그때나 이때나 밤에 야경꾼이 있유, 돌어댕기는, 순래꾼. 아 거기 있다 보니깨 저기서 순래꾼이 싯이 오는데 저 사람한테 눈에 뜨이면 웬눔이 아닌 밤중에 도둑질할라구 이늠이 나왔다구 붙들려가머는 매 뒤지게 맞구 메칠 구류 살어야 나온단 말여. 아 그러니께 이늠이 그 [...] 옆에서 뻘거딩이가 네 활개를 쭉 벌이구서 죽은 척하구 눈을 딱 감구 있지. 뒤지니께 순래꾼 하나가 이렇게 츠음에 와 여 딜여다보더니,
"에 우떤 놈이 밥숟갈 놨구나." 그랴. [청중:웃음]
아 그라더니 그 둘째뇜이 와 떡 딜여다보더니
"아이 워떤 눔이 부랄 자지 좆두 굉징히 큰 뇜이 뒤졌느니라" 하구 지나가. [청중:웃음]
그러더니 마지막에 있는 세쨋눔이 떡 와 딜여다보더니, 요걸 탁 치더니,
"옳다. 우리 아버지 약을 하나 구했구나". 그라거든. [청중:아이구]
그라먼서 앉어서 하는 소리가 뭬라구 하능고 하니,
"우리 아버지가 무슨 병이 들어가지구 팔년을 고생을 해서 좋다는 약을 죄 해다 멕여두 안 낫는데, 이 객사한 눔에 부랄 자지를 벼다 �아 멕이면 우리 아버지 벵이 났는다"능겨. [청중:웃음]
아 이뇜이 가만히 눈 깜구 들으니께 지와집이서 떠낭 건 아무것두 아니구 아 큰놈을 또 하나 만냈어. [청중:웃음] [테이프 뒤집음] 됐어 인저?(녹음이 되느냐는 물음임) [조사자:예] 그래 인저 이뇜이
"하두 우리 아버지 좋은 약을 구했으니, 하두 반가우니, 담배나 한 대 태운다"구 그랴, 드러눠 들으니께.
아 그런디 저뇜이 담배를 내는 긴지 주머니서 칼을 내는 겐지 봐야겄어. [청중:웃음] 그래 겉눈을 깜구서 속눈을 쪼끔 뜨군 저눔만 노리구 보능겨. 아 자지를 빈다구 허니께. [청중:웃음] 하하. 아 이늠이 [웃으며] 주머니서 내더니만 담배를 뿌시럭 뿌시럭 담배불 톡톡톡 태우더니만 다 태우더니 톡톡 털더니만 주머니다 �더니 아닌 게 아니라 주머니 뿌시럭거리더니 아 주머니칼 이만항 거, 시퍼런 걸 떨쳐 든다 이거여. [청중:웃음] 아 그런데 우리가 뭘 비먼, 칼이 먼저 안 갑니다. 손이 가 쥔 담에야 칼이 야중이 가요. 그래서 저늠 손 올 때만 기달리구 정신을 바짝 차리구 저눔만 노리구 보능겨. 아니나 달러? 쪼끔 있더니 아 이느무 한짝 손이 와서 느닷없이 와서 쓱 쥐넌디 고만 일어나먼서
"[큰 소리로] 너 이늠 워떤 놈이 남에 부랄 자질 빌라구 하느냐?"
그러니께 [청중:웃음] 아 빌라구 하던 뇜이 놀래가지구
"왁!"
하더니 나자빠진단 말여. [청중:웃음] 아 그럴 일 아녀? 놀랠 거 아녀? [청중:웃음] 아 요놈을 꼭 붙들었단 말여. 꼭 붙들고는,
"너 이녀석. 연전에 우리 아버지가 이 나 두러눈, 두러눈 자리서 객사해서 돌아가셨는데, 우리 아버지 신체를 가질러 와보니께 워떤 눔이 우리 아버지 부랄 자지를 싹 벼갔어. [청중:웃음] 그래서 우리 아버지를 갖다 장사를 지냈는데, 부랄 자지두 �능 걸 갖다 장사를 지냈어. [청중:웃음] 그래 내 거기 포원이 돼서 우리 아버지 부랄 자지 벼간 놈을 붙들라구 내가 와 두러눴는데, 니눔이 우리 아버지 부랄 자지 벼간 눔이 분명한 늠이니께 우리 아버지 부랄 자지 벼강 거 내놓라"구.
아 요놈을 막 족치네. [청중:웃음] 그라니께 그눔이,
"나는 츰으루 그랬지, 그런 일이 �다"구.
"이눔아, 여러 말 말어. 네뇜이 우리 아버지 부랄 자지 벼간 놈이 확실햐. 그러니께 우리 아버지 부랄 자지 벼강 거 내놔."
이라니께 아 이늠이 아니라네.
"여러 말 말라"
구 바짝 족치니께, 게 이눔에게서두 돈 천 냥이 나왔어. [청중:웃음]
"얘 이자식아. 돈 천냥 가지구 워디 가 우리 아버지 부랄 자지를 사? 그러니께 안 되여 이눔아." [청중:계속 웃음]
아 그라니께, 또 할 수 �으니께 이늠이 또 이천냥이 나왔어. 아 가만히 생각을 하니께 이천냥만 가지먼 또 이늠 가지구서 그느무 기생년한테 한번 갖다 온 데니께 이게 쏜살같이 가거던. 그럼 또 가서 행실낼 거 같어.
"그래 이천냥 내라."
그라니께,
"아 이 밤중이 돈 이천냥이 워딨느냐? 내 은행에다 이천냥 예금해 놨으니께 날이 새서 해가 뜨먼 은행 직원이 오먼 내 은행에 가 내가 이천원 찾아줄테니께 그걸랑 그럭허라"구.
"그런데 날이 새머는 나는 뻘거딩인데 너는 옷을 입었지 않느냐?"
그런데 그 밤엔 순령꾼이면, 여름이두 그 밤이먼 날이 찹니다. 날이 차니께 그 순래꾼이 의복을 두 벌씩 껴입구 나왔더랴. [청중:웃음] 그래서
"난 뻘거딩이니께 너 이놈 의복 한벌 벗어다구." [청중:웃음]
그래 그놈의 의복을 한 벌을 벳겨서 그 뻘거딩이가 입으니께 인저 뻘거딩이는 면했다 이거여. 게 이늠을 딱 붙잡구서는 날 새기를 기다려서, 날이 새서 해가 이만침 떠서 와야 은행 직원이 다 출근해 있잖어? 그래 은행을 가보니께, 인제 얘기니께 그렇지, [청중:웃음] 가보니께 이늠이 이천냥 예금해 논 게 있더랴. [청중:웃음]
그래 이천냥을 찾어서 그늠은 그늠대루 가구 이늠을 가졌다 이거여. 이 인저 이느무 그 순래꾼한테 �어입은 늠의 의복이 거 남루하잖어? 아 돈 있겄다, 옷전에 가 또 옷을 좋은 걸 하는데 여 도포이다 올뜨기 망건에 호박풍에 통녕갓이다 해서 싹 해 씨구, 돈 이천냥 하나 쓰지두 않구 주머니다 �구는 인저 거기를 찾아가능겨.
아 가니께 이 여자는 거기서 떨어지던 날 그놈을 보지두 않구 그늠이 분명 떨어져 거기 뒈졌으리라 허구서 사람 둘을 사다가 밥을 해먹이구 있어,
"이 우리 창문 너머 어떤 사람이 와 죽었는데, 거기 놔두먼 썩어서 냄새가 드러우니 당신네들이 그거 치워주며는 아주 품삯 돈은 후히 줄티니께 묻어 달라"구.
게 밥을 해서 멕여서놓구서 이 사람네가 거기를 돌어가 보니께 있긴 뭐가 있어? 니미 내뺀 눔이 아무두 �지. 그래 인저 �다구 그러니께 그때 기생년이가 떡허니 보니께루 아 이늠이 또 달아나서 어디루 �단 말여.
'이 뻘거딩이루 워디루 달아났을까?' 싶어. '아 그러나 이늠이 죽지 않구 살었이먼 여기를 또 찾어올티니께 이거 단도리헤야지 안 되겄다'구.
그때서 단도리를 하는데 그때는 요리상을 차려두 먼저보다 더 잘 차려놔, 여기다. 요릿상 둬 상 차려서 놓고, 이라구 또 이늠이 원제 올라나 모르겄으니께 그 창문을 떠받쳐놓구 날마두 먹으먼 창문 배깥으루 내려다보능겨. 그늠이 오나 안 오나.
아니나 달러? 을마 있다가 보니께 아 그늠이 저기 오는데, 이렇게 보니께 아 밤에 뻘거딩이루 뗘간, 나간 녀석이 오는 데 보니께 좋은 도포이다 올뜨기 망건에 통녕갓이다 해 썼는데 [청중:웃음] 햇볏이 났는데 이 갓양테가 옻칠을 해서루 그 햇볕에 뻔쩍 뻔쩍 뻔쩍하구 오거든.
'참 시상에 저늠이 내기는 굉쟁히 잘 난 눔이다. 아닌 밤중이 뻘거딩이루 나간 눔이 저렇게 좋은 의책을 입구서 오니 [청중:웃음] 참 나기는 난 눔이다.'
그래 먼젓번에 겪은 데라 쏜살같이 들어왔어, 여기를. 여기 들와 보니 또 먼저와 같지 뭐여. 이 창 때미 못 나려가. 아 그래 그때는 여자가 요릿상 해농 거 상보를 훌떡 열어�히더니마는 아주 개개복진허구 먼저 유가 아녀, 비능 게.
"이제는 다신 그런 일 �을 테구, 그러니께 좌우간 그 칼을 이리 내려주머는 와서 이 술 한 잔 먹구, 여기 있는 음석(음식) 먹구, 다문 십분이래두 당신 품안에 앵겼다가 그 칼 내가 주걸랑 그때는 찔러 죽이슈. 그라먼 내 죽은 고혼이 인제는 한이 �우. 한이 �우."
개개복진하구 빌어. 그래야 인젠 아주 도분이 잔뜩 났어, 이늠이. [청중:웃음]
"네년한테 속어두 한번 속지 내가 두번 세번 속느냐? 이번 또 속으먼 세번째 속능 게다. [청중:웃음] 인젠 안 된다. 인젠 찔러 죽인다"능겨. [청중:웃음]
그럴 거 아녀, 이치가? 아 그라니께루 이년이 별 수단 다해야, 인제는. 안 들어먹어. 안 들어먹으니께 그때서는 이느무 여자가 의복을 죄 홀랑 벗었어. 홀랑 벗구 뻘거딩이루 그놈 앞에다 이렇게 내놓구서는 서서는 개개복진하구 비능겨. 아 이늠이 그라다 보니께 시간이 흘러 가지구 먹은 술두 다 깨구 말여, 아 저느무 술을 보니께 그늠두 먹구 싶구, 그느무 여자를 얼굴을 보니께 얼굴두 예쁘구, 아 이년 뻘개벗구 이늠 보지를 내놨는데 털이 시커먼 걸 내놨네. [청중:웃음] 아 그눔을 보고 나니께 자지가 또 이럭하구 일어났네. [청중:웃음] 아 이라니께루 아 이게 자연히 또 죽일 맴이 또 �어져. [청중:웃음]
'예이 빌어먹을, 내가 남자루 생겨가지구 지까짓느무거 칼 내려주구 저년 죽이구 싶으먼, 저년 한번 정자나무 밑이서 또 산다구 했으니께 저년 한번 그늠이나 한 번 해보구 그라구 인제 찔러 죽인다'구. [청중:웃음]
아 칼을 냈단 말유. 아 그래 이 칼 갖다 떡 갖다 감춰놓고는 문을 따놨어. 또 나려가서 술을 먹구 밥을 해다 또 먹구 이라다 보니께 밤이 또 오래 됐는데 아 그때는,
"잘 때가 됐으니 잡시다."
허더니 요이불을 아랫목에다 쭉 깔더니마는 아 여자가 먼저 활활 빨개벗더니 이불 속으루 쑥 들어가. 그라먼서
"어이 옷 벗구 잠자리 보구 이리 오라"능겨.
아 그란데 이 녀석이 저느무 여자가 자다가 무슨 지랄 할지 알 수가 있어야지, [청중:웃음] 아주 두어번 속어 놨으니. [청중:웃음] 아 그래 무서워서 돈 이천냥 �은 놈 그눔조차 의복 입은 채 그냥 가서 그느무 여자 옆에 가서 드러눴기는 드러눴는데, 그느무 여자 건드려 보두 못하구 그냥 뜬눈으루 밤을 새웠어. [청중:웃음] 그런데 여자는 한없이 잠을 콜콜 잘 자. 그래 이건 잘 거 다 잤어. 그라다 날을 새웠단 말여. 뜬눈으루 새웠어. 자다가 무슨 지랄을 할지 몰러서. [청중:웃음]
그래 날 딱 새니께 나가더니 아침상 밥을 떡 해왔는데, 둘이서 밥을 다 먹구 상을 치운 뒤에 여자가, 옛날이 여자덜 화장품이 뭐 있우? 그냥 아주까리 지름에, 뭐 지름�이 더 있우? 결국은 그라구 분하구 더 있어? 밀가루 같은 분. 아 그러구 머리를 빗구 밀가루 같은 분칠을 얼굴이다 딱딱 하구 나더니마는 그때서 물어.
"당신은 지와집이서 워느 정도 워터게 해서 나왔우?"
게 그래 그 돈 삼천냥 �어 가지구 나왔다는 애길 딱 하구,
"나는 그 집이서 그 시집 갈란, 그 귀한 의복을 훔쳐온 게 한 가지 나리두구 그때 묶어온 채 그냥 집이 가만히 둥겨. 그러니께 이걸 그 집이 돌려줘야 할테니께 나는 그 이불 보팅이 이구 당신 그 돈 삼천냥 전해주러 갑시다."
그래서 여자 남자가 그 집을 찾아가능겨. 그 집을 찾어가니께 발써 세월이 흘러서 그 바둑 두던 영감은 죽구 �구, 그, 그 집이 또 돈 있으니께 그 딸을 결혼까지 해농 걸 그냥 두겄어? 우티게 해서 시집을 보내구. 그래 거기 가서 그 여자한테 사과 얘기를 하구
"이거 죽을 죄를 졌습니다."
이라구서 이불 보텡이 되루 주구 돈 삼천냥 그 여자한테 전해주구, 이라구 중간에서 자지 비두 않은 눔 이천원을 줄라구 하는데, 아 이늠은 주소성명두 안 적어넣구 그냥 돈만 뺏구 그냥 헤어져갔으니 워떤 놈인지 알들 못해 못 전해줬어. [청중:웃음] 그 사람두 돈을 줄라구 드는데 알들 못헤야. 그래 돈두 못 전해주구.
그래 와가지구서는 그 여자가 그때서 그라능겨.
"당신을 죽일라구 한 것이 아니라 당신 배짱을 보구 월마나 인격이 잘 났나 그 배알 좀 뽑어볼라구 내가 너무 했우. 그러니께 인젠 앞으루 그런 일은 �우. 그러니께 나하구 인전 평생 삽시다."
이래가지구 아 그 이선달뇜이 밥 처먹구 똥만 싸구 가만히 앉아가지구 그느무 여자가 아주 대주능 걸 아주 호의호식으로 잘 먹구 잘 살다 죽었대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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