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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블로그에서 펌] 어윤대 교육이라니, 출교생들이 울고 있다

AziMong 2008. 2. 18. 08:48

어윤대 교육이라니, 출교생들이 울고 있다


새 정부 교육과학부 장관으로 어윤대 전 고려대 총장이 내정됐다고 한다. 이는 새 정부의 교육관에 심각한 문제가 있음을 보여준다. 단지 당선인과 코드가 같다는 이유만으로 어윤대 씨에게 교육을 맡기는 건 부적절하다.


어윤대 씨는 2005년 7월 25일에 "대학교 입장에서는 최소한 1천500만 원의 등록금은 받아야 학교 운영이 가능하다"라고 발언한 바 있다. 학교운영의 편의보다 등록금 부담 절감이 더 중요하다는 인식이 없는 걸로 보인다.


당시 누리꾼들의 항의가 빗발치자 고려대 홍보팀측은 개인의 소신일 뿐이라고 말했다.(오마이뉴스 2005-07-25) 그런 소신을 갖는 분이 국가교육을 책임진다는 건 어불성설이다. 그때 고대 총학생회는 이미 우리나라 대학생들이 등록금 때문에 충분히 고통 받고 있다며 공개서한을 발표했는데, 그 제목이 아래와 같았다.


“당신의 한 마디가 서민의 가슴에 대못을 박았습니다.“


아무래도 어윤대 씨를 초대 교육과학부 장관에 임명하려는 이명박 당선인은 서민의 가슴에 또 한번 대못을 박으려는 것 같다.


국정브리핑에 따르면 어윤대 씨는 2008년 내신강화 입시안 저항의 선봉장 역할을 했다. 2004년 8월에 입시안이 발표되자마자 미국방문 중이던 어윤대 당시 고대 총장이 “고교 간 학력 격차를 입시에 반영하는 것은 당연하다”고 발언했다는 것이다. 국정브리핑은 이를 ‘포성은 미국 뉴욕에서 울렸다.’라고까지 표현했다.(국정브리핑 2007-09-14) 일류대들의 공격이 얼마나 거셌는가를 짐작케 하는 표현이다.


2008년 입시안은 나쁜 정책이다. 내신강화는 아무 것도 해결해주지 않는다. 왜냐하면 한국교육의 문제는 대학서열체제와 일류대의 학벌권력에 있는데 내신강화는 중고등학교 부문을 가리키고 있기 때문이다.


2008년 입시안이 특별히 나쁜 이유는 이것이 대학입시자유화 정책이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정부가 일류대들에게 졌다. 정책기조가 자유화인 이상 일류대들을 국가가 규제할 방법이 없었던 것이다. 노무현 정부는 일류대들과 ‘말싸움’만 했다.


어윤대 씨가 2008년 입시안을 반대했던 이유는 자유화의 정도를 더욱 강하게 하라는 것이었다. 대학이 어떻게 전형을 하든 국가는 ‘말로라도’ 견제하지 말아달라는 주문이었다. 그러면서 고교등급제를 시사하는 발언을 했다. 그후 고려대는 비교내신제, 차등내신제 등 특목고 중상층들에게 혜택이 돌아가는 전형방식을 추진했다. 서민의 가슴에 대못을 박았던 것이다.


고려대 2008년 입시 특목고 우대 노골화

[한겨레 2007-02-28]


이명박 정부는 김대중·노무현 정부보다 훨씬 강한 자유화를 추진한다. 당연히 지금까지보다 훨씬 심화된 교육파탄의 신천지가 전개될 것이다. 어윤대 씨는 입시경쟁의 문제나 허리가 휘는 국민의 교육비 부담보다 대학자율성을 훨씬 중요한 가치로 여기는 것 같다. 그가 2008년 입시안에 저항한 이유가 그것을 말해준다.


한국 교육의 과제는 입시경쟁 완화, 교육비 부담 완화, 교육격차-양극화 완화이지 맹목적인 대학자율성 확대가 아니다. 새 정부의 엉뚱한 교육 코드가 엉뚱한 문제의식을 가진 교육과학부 장관을 낳으려 하고 있다.


어윤대 씨는 2006년 말에 고려대 총장 자격심사에서 탈락했다. 탈락 이유를 전하는 기사는 이런 내용이다.


‘지나치게 효율성만을 강조, 자본에 휘둘리며 대학의 순수성을 훼손시켰다는 내부의 불만 ... 국문과에 영어강의를 도입하려는 발상, 지난해 5월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의 명예박사 학위 수여 논란, 지난 4월 사상 초유의 재학생 ‘출교 사태’ 등 ... 문과대의 한 교수는 “어총장이 지나치게 효율성만을 강조하면서 대학의 순수성이 심각하게 훼손됐다”면서...‘

[경향신문 2006-11-14]


그야말로 코드의, 코드에 의한, 코드를 위한 인사다. 어윤대 씨는 마치 이명박 교육정책의 선구자 같다. 그렇다면 이명박 당선인의 교육정책도 결국엔 국민에 의해 ‘탈락’될 것인가?


박용운 교수(고려대 한국사학과)는 “대학의 총장이라면 국가의 동량이 될 사람을 키우는 큰 이념을 가지고 있어야 하는데 어총장은 너무 현실적이고 기업이 원하는 인재만을 양성하려 했다”라고 지적했다.

[경향신문 2006-11-14]


기본적으로 ‘출교’라는 사상초유의 교육파괴적 사태가 있었던 때의 총장이다. 출교라는 것은 그 학생의 존재 자체를 부정하는 것으로서 군사독재 시절에도 없던 처분이었다. 출교당한 학생들은 일관되게 고려대의 욕심, 학교와 자본의 결탁을 반대하던 학생들이었다. 그런 학생들을 출교시켰을 때의 총장에게 어떻게 국가교육을 맡긴단 말인가? 출교생들은 그후 천막에서 2년째 농성생활하면서 심신이 파괴돼 수술까지 한 학생도 나왔다. 교육은 고사하고라도 이게 사람에게 할 짓인가?


나는 과거에 출교사태 관련 글을 쓰면서 삼성 이건희 회장의 명예박사 수여식을 방해한 것도 한 이유가 되지 않았겠느냐고 추측했었다. 그땐 확증이 없었기 때문에 단지 추측할 수밖에 없었다. 2007년 말에 서울지방법원은 출교가 교육을 포기하는 것이라며 무효판결을 내렸다. 고려대 측은 항소했다. 이때 ‘삼성 이건희 회장 명예박사학위 수여식 반대 폭력시위사건‘이 출교의 한 이유로 항소이유서에 명기되면서 추측은 사실로 드러났다.


결국 교육 위에 자본이 군림하는 상황을 출교사태가 보여준 것이었다. 국문과에 영어강의 도입이라니, 이것은 국어 위에 영어가 군림하는 상황을 예시한 것일까?


새 정부 청와대에서 교육을 맡을 이주호 의원은 경제학과 출신이다. 내각에서 교육을 맡을 어윤대 전 총장은 경영학과 출신이다. 교육은 어디로 갔는가? 이제 우리나라는 돈만 벌면 모든 게 다 용서가 되는 나라인가? 돈이 교육 위에 군림하는 세상은 결국 돈 가진 자가 군림하는 나라를 만들 것이다. 새 정부의 교육관, 대단히 위험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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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년 4월 20일 항의 삭발. 출교생 강영만씨가 출교생 김지윤씨의 머리카락을 자르고 있다. ⓒ민중의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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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학생이 삭발한 출교생 안형우씨를 부둥켜 안고 울고 있다. ⓒ민중의소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