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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古典(고전)

5대요녀

AziMong 2008. 4. 28. 21:55
장녹수, 정난정, 장희빈, 김개시, 나합부인, 어우동가
조선시대 5대 요녀라고 해서.....
1. 김개시(金介屎)

광해군 때의 상궁입니다. 이름이 개똥이인데 한자로 써서 개시(介屎)라고 했습니다. 광해군의 총애를 받았지만 후궁이 되지 못한 것은 아마 광해군의 아버지 선조 때부터의 궁녀였기 때문인 것 같습니다. 그래서 상궁 신분에 머물렀지만 어쨌든 임금의 총애를 받는 여자이니 막강한 권력을 가질 수 있었죠. 언젠가 어느 드라마에서는 상궁으로서 머리를 올리면서 중전보다 더 큰 가체를 얹었던 걸로 묘사하면서 그녀의 전횡을 표현하기도 했습니다. 뇌물 수수, 매관매직... 그러나 광해군이 주지육림에 파묻혀 폭정을 일삼았던 폭군이 아니었던 것처럼 김개시 역시 무조건 사악한 요녀는 아니었지도 모릅니다. 그래도 당시 사대부들 마음에 들지 않은 광해군이 폐위될 때 그녀 역시 참수당했습니다.


2. 나합(羅閤)

고종 때 막강한 권력을 휘둘렀던 세도가 안동 김씨 가문 아시죠? 그중 우두머리라 할 수 있는 김좌근의 소실입니다. 원래는 기생이었죠. 나합이란 건 이름이 아니라 별명입니다. 옛날 합하(閤下)라고 해서, 정1품의 고관들에게만 붙여주는 칭호가 있었습니다. 각하 비슷한 뜻이라고 생각하면 될 겁니다. 그런데 이 기생이 워낙 세도가 당당하여 그 '합'자를 붙여서 합부인이라고 부르게 된 겁니다. 고향이 나주라서 나주 합부인, 줄여서 나합이죠. 일설에는 자기 첩이 너무 설친다는 소문을 들은 김좌근이 "사람들이 너를 나합이라고 부른다며?" 하고 언짢은 듯 웃자, "합(閤)이 아니라 합(蛤, 조개. 아들을 낳으면 고추고 딸을 낳으면 조개잖아요. 여자를 뜻합니다)자를 붙여서 그렇게 부르는 겁니다"라고 변명했다는 이야기가 있습니다.


3. 어우동(於于同)

성종조의 승문원 지사였던 박윤창의 딸로 태어나서 종실 명문인 태강수 이동에게 출가한, 정4품 혜인(惠人)의 품작까지 받은 양반집 여자였습니다. <용재총화>에는 어우동, <실록>에는 어을우동(於乙于同), <송계만록>과 <대동시선>에는 어우동이라 나옵니다. 시댁이 종실이었으니, 족보를 따지면 태종 이방원의 둘째 아들이자 세종대왕의 바로 위 형님인 효령대군의 손주며느리가 됩니다. 그런데 어우동은 지나치게 색을 밝히는 게 탈이었습니다. 마음에 드는 사람과는 즉석에서 관계를 가졌고, 근친상간도 마다하지 않았다 합니다. 팔촌 시아주버니가 되는 수산수(守山守) 이기, 육촌 시아주버니인 방산수(方山守) 이난 등등. 결국 소박을 맞았는데 소박맞은 다음에는 아예 대놓고 난봉이었죠. 특히 마음에 드는 사람이 있으면 그의 팔뚝이나 몸에 먹물로 자신의 이름을 문신해두기까지 했지요. 전의감 생도였던 박강창은 팔뚝에, 서리 감의동은 등판에다가 이름을 새겨 넣었답니다. 어우동의 남성편력에는 병조판서 어유소, 직제학 노공필, 아전 오종연, 과거 합격생 홍찬 등... 줄줄이였죠. 게다가 아버지가 누구인지 모르는 번좌라는 딸까지 낳았다고 합니다. 결국 풍기문란죄로 탄핵되어 처형당합니다. 재미있는 것은 의금부의 문초과정에서 드러난 고위관리 등이 한결같이 어우동과의 관계를 부인했다는 거죠. 풍기문란이라고 여자를 잡아들였는데, 관계했다는 남자는 하나도 없는 우스운 상황...? 어쨌든 일이 커지면 더 망신이라는 생각에 의금부에서는 서둘러 처형해버림으로써 조선조 최대의 섹스 스캔들을 종료시켰습니다.

영화 <어우동>은 1985년 이장호 감독이 이보희, 안성기를 주연으로 만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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