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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쇠고기 의혹]美축산업계 ‘막강 로비력’

AziMong 2008. 5. 20. 12:15
[美쇠고기 의혹]美축산업계 ‘막강 로비력’
입력: 2008년 05월 20일 02:34:38
 
ㆍ협회 출신 인사들 고위관료에 대거 포진…공화당 등에 업은 ‘비프벨트’ 농무부 장악

한·미 쇠고기 협상을 계기로 미국 축산업계의 막강한 로비력이 새삼 주목받고 있다.

지난 2월 이명박 대통령 취임식에 참석키 위해 방한한 미국 특사단에 미국 축산육우협회 회장이 포함된 것이 단적인 사례다. 우리 정부와 쇠고기 협상을 벌일 때도 미국 축산업계 관계자들이 자국 정부 대표단과 면밀히 대응 전략을 논의하는 모습이 포착되기도 했다.

◇ 광우병 특정위험물질(SRM)도 제외시켜=미국은 세계 최대의 축산국가로 축산업계 출신 인사가 농무부의 핵심 자리에 포진해 있다. 대표적인 인사는 미국 농무부의 척 램버트 차관보로 미국 축산육우협회(NCBA)에서 15년가량 일한 경력이 있다.

그는 2006년부터 한국 정부를 상대로 등뼈의 횡돌기를 SRM에서 제외시키라고 강력히 요구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결국 지난달 한·미 쇠고기 협상 결과 우리 정부는 경추·흉추·요추의 극돌기, 경추의 횡돌기 등을 SRM에서 제외하기로 미국과 합의했다.

최근 미국 CNN 방송도 “미국의 검역체제가 붕괴되고 있다”고 비판하면서 “가장 강력한 쇠고기 로비 단체인 미국 축산협회 출신 인사가 농무부의 고위직에 대거 포진해 있다”고 지적한 바 있다. 미 농무부에는 축산업계 출신의 고위 관료가 5명이나 있으며, 육류 포장업체들의 로비는 농무부 고위 관료 출신들이 맡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민 건강을 위한 수의사연대 박상표 정책국장은 “이 같은 ‘회전문’ 인사 시스템으로 쇠고기의 안전성을 위협하는 O157 병원성 대장균 및 리스테리아균 식중독, 광우병 등과 같은 재앙이 일어나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 미국 공화당, ‘비프 벨트’ 이해 대변=현재 집권 중인 미국의 공화당은 전통적으로 ‘비프 벨트’(beef belt)의 경제적 이해를 대변하고 있는 것으로 평가받는다.

‘비프 벨트’는 텍사스, 캘리포니아, 몬태나, 사우스다코타, 네브래스카, 캔자스, 오클라호마, 위스콘신, 아이오와, 미주리 등 쇠고기 산업이 발달한 지역을 일컫는다. ‘비프 벨트’의 경제권은 초국적 농식품 독점기업이 실질적으로 장악하고 있다.

2003년 미국에서 광우병이 발생해 축산업이 큰 타격을 받은 경험도 로비력 강화로 이어졌을 것이라는 분석이 제기된다. 당시 미국의 쇠고기 가격은 15%가량 폭락하면서 목장을 경영하는 축산농가뿐만 아니라 동물약품, 사료, 도축장, 육류 가공 및 수출업체, 육류 유통업체, 외식산업 등 관련산업에 막대한 영향을 미쳤다.

타이슨 푸드, 카길 등 초국적 농축산 독점기업의 타격도 심했다. 이에 따라 미국 정부와 의회는 미국 육우협회를 비롯해 타이슨 푸드, 카길 등 초국적 농식품 기업의 요구를 수용해 한국에 쇠고기 시장 전면 개방을 압박해왔다고 볼 수 있다.

지난해 11월 한·미 양국이 수입위생조건 개정을 위한 협상이 벌이고 있을 때 미국 육류업계 대표 7명이 과천 정부청사를 방문해 농림부 관계자들을 만나 쇠고기 전면 개방을 요구한 적도 있다.

농림수산식품부 관계자는 “미국과 쇠고기 협상을 하다 보면 미국 축산업계의 ‘힘’을 알게 된다”고 말했다.

<오관철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