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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펀드라도 가입하겠다” 큰소리 쳤지만…‘MB 주가’ -34%

AziMong 2008. 10. 26. 20:44
“펀드라도 가입하겠다” 큰소리 쳤지만…‘MB 주가’ -34%
[한겨레신문] 2008년 10월 26일(일) 오후 07:54   가| 이메일| 프린트
[한겨레] 무책임한 낙관론

투자자 혼란만 가중

이명박 대통령이 “펀드라도 가입하겠다”고 말한 뒤 주가가 34.1%나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대통령의 말을 믿고 주식을 산 사람이라면 한달여 만에 투자자금의 3분의 1을 허공에 날려보낸 셈이다.

이 대통령은 지난달 17일 리먼브라더스 사태가 터진 뒤 수석비서관 회의에서 금융위기설을 부인하면서 “나는 직접투자가 불가능하지만 간접투자 상품(펀드)이라도 사겠다”고 자신감을 표시했다. 지난해 11월1일의 고점(2085.45)에 비해 30% 이상 하락한 시점이라 ‘더 떨어지겠나’ 하는 계산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금융위기가 심화되면서 코스피지수는 지난달 17일 1425.26에서 지난 24일 938.75까지 하락했다. 시장평균 수익률을 지향하는 인덱스펀드에 가입했다면 34.13%의 손실을 봤다는 결과가 나온다. 코스닥지수는 더 심해 444.93에서 276.68로 37.8%나 하락했다.

현재 상황에서 어디를 둘러봐도 주가가 오를 조짐은 보이지 않는다. 더 큰 문제는 주가 하락의 진원지인 외국인 주식 순매도가 지난해부터 쉬지 않고 계속됐는데도 무책임한 낙관론으로 투자자들을 혼란시켰다는 점이다.

앞서 이 대통령은 지난해 12월 대선을 앞두고도 “주가가 저평가된 것은 정권 때문”이라며 “정권이 교체되면 내년에 (주가지수) 3000을 돌파하고 임기 안에 5000까지도 갈 수 있다”고 말해 입방아에 올랐다.

정부 당국자들의 무책임한 발언은 24일에도 계속됐다. 전광우 금융위원장이 이날 국회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조만간에 펀드에 가입할 생각”이라고 말했고, 임승태 금융위 사무처장은 한 걸음 더 나아가 “(주가는) 바닥을 찍고 길어도 1년이면 전 고점을 회복한다”며 “지금이야말로 주식을 사야 할 시기”라고 말했다.

주가는 언젠가 회복되기 마련이다. 하지만 대통령이나 정부 당국자가 투자심리 안정을 이유로 “주식을 사야 한다”는 식으로 말하는 것은 무책임하고 위험하다는 것이 공통된 지적이다. 한 증권사 투자전략팀장은 “투자전략가도 아닌 정부가 책임지지 못할 얘기를 함부로 해서는 곤란하다”며 “정부는 시장 불안의 원인인 환율상승과 외국인 주식매도 등에 대한 대책과 전망부터 내놓아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