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우병 보도 'PD 수첩' 법정 공방 2라운드

광우병 보도 'PD 수첩' 법정 공방 2라운드

뉴시스 | 기사입력 2008.10.27 19: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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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광우병 논란의 시발점이 된 MBC PD수첩에 대한 법정 공방이 다시 시작됐다.
서울 남부지법 민사16부(양현주 부장판사)는 27일 오후 시민과 함께하는 변호사들(시변) 등 국민소송인단이 제기한 '광우병 보도' PD수첩에 대한 공개 변론을 열었다.

시변 등은 지난달 4일 PD수첩 방송 때문에 피해를 입었다고 주장하는 2469명을 원고로 하는 국민소송인단을 모집, 1인당 100만원씩 모두 24억6900만원의 손해배상소송을 제기한 바 있다.

이날 변론에서 시변 측과 PD수첩 측은 광우병 보도를 둘러싸고 팽팽한 공방을 벌였다.
시변 측은 "법원에서 인정된 PD수첩의 허위 보도로 쇠고기 등 먹거리에 대한 불안감, 공포심으로 일상생활에서 건강권, 행복추구권이 침해당했다"며 "촛불집회 때문에 출퇴근 불편을 겪었으며 미국산 쇠고기에 대한 입장 때문에 가정과 학교, 직장에서 갈등이 빚어졌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PD수첩 측은 "이미 (잘못된 부분은) 후속보도가 실현됐고, PD수첩은 시사기획 프로그램으로 정부 정책을 비판하는 것"이라며 "정당한 목적에서 취재했기 때문에 객관성과 공정성을 잃은 것이 아니다"고 반박했다.

법원이 '허위'로 인정한 광우병 보도와 관련, PD수첩의 사과 방송에 대해서도 날선 공방이 오갔다.

시변 측은 "지상파 방송은 근본적으로 시청자에 대한 의무가 있다"면서 "시청자 사과의 문제가 적절하지 못했다는 것이 우리의 소송 이유"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PD수첩 측은 "진심으로 사과를 하고, 하지 않고는 양심의 자유"라며 "방송통신심의위원회의 권고사항을 그대로 이행했다"고 맞받아 쳤다.

재판부는 "방송의 허위성 여부는 다른 재판에서 이미 판단했던 부분"이라며 "이번 소송의 핵심은 원고와 피고의 손해에 대한 인과관계인 만큼 인관관계를 입증할 자료를 제출하라"고 요구했다.

앞서 서울 남부지법 민사합의 15부(김성곤 부장판사)는 지난 7월31일 농림수산식품부가 PD수첩을 상대로 낸 정정반론보도 청구소송에서 다우너 소(주저앉는 소)가 광우병 걸릴 가능성이 높다는 부분 등 일부분에 대해 정정 및 반론 보도하라고 판결했다.

한편, 재판부는 이날 심재철 의원이 광우병 보도와 관련해 PD수첩을 상대로 낸 5억원의 손해배상 청구소송에 대해서도 변론을 열었다.

심 의원 측은 '(심재철 의원이)'광우병 소의 모든 부위가 SRM이 아니므로 광우병 소의 등심스테이크를 먹어도 안전하다'고 말한 부분을 '전문가들이 들으면 큰일날 소리'라고 PD수첩에서 방송한 것을 놓고 "논란이 있는 부분을 단정적으로 보도하는 것은 심 의원을 악의적으로 비방하려는 목적이 있어 명예훼손"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PD수첩 측은 "언론의 입장에서는 조금이라도 위험성이 있으면 국민에게 알려야 하는게 언론의 사명"이라며 "언론의 역할을 충실히 수행한 보도를 보고 사실이 왜곡됐다고 하는 것은 가당치 않다"고 반박했다.

재판부는 이날 양측의 1차 변론을 들은 뒤, 다음 달 25일 오후 1시50분부터 두 사건에 대한 2차 변론을 함께 열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