느낌있는 뿌리깊은 이야기

이중간첩' 아버지 누명 벗긴 아들의 집념 본문

.....敎育(EDU)

이중간첩' 아버지 누명 벗긴 아들의 집념

AziMong 2009. 9. 16. 09:07

`이중간첩' 아버지 누명 벗긴 아들의 집념

[연합뉴스 2009-09-15 18:12]
 
"감개무량하다. 억울함 없도록 정보 투명해야 한다"


(서울=연합뉴스) 이상현 기자 = "시간이 너무 오래 걸렸습니다. 어안이 벙벙하
고 감개가 무량합니다"

50여 년 전 연락이 끊긴 아버지가 간첩 혐의로 사형당했다는 청천벽력 같은 소
식을 들은 지 3년 만에 국가가 증거를 조작해 아버지를 이중간첩으로 몰았다는 진실
화해위원회의 발표를 전해 들은 심한운(60)씨의 목소리는 몹시 떨렸다.

심씨는 1955년 북파공작원으로 북한에서 임무 수행 중 체포돼 대남간첩교육을
받고 남파돼 곧바로 자수했으나 민간인 수사권한이 없는 육군첩보부대(HID)에 의해
불법 구금당한 채 심문받다 사형당한 `특수임무수행자 심문규 이중간첩사건'에 연루
된 심문규씨의 아들이다.

심씨는 15일 연합뉴스와 전화통화에서 "아버지에 대한 정보를 확인하는데 정부
기관이 다들 협조를 꺼려 어려웠다"며 "이런 가운데 진실화해위 조사관들의 노력 덕
분에 진실이 밝혀져 아버지의 명예를 되찾을 수 있어 다행이다"라며 소감을 밝혔다.


심씨가 기억하는 어린 시절의 아버지는 언제나 멋지고 훌륭한 분이었다.

심씨는 "당시에는 군인 중 육군첩보부대가 으뜸이었다. 아버지가 나를 꼭 행복
하게 해줄 것이라고 생각했다"며 어린 시절을 회상했다.

하지만, 심씨가 7살이던 1955년부터 연락이 끊긴 아버지에 대한 자료를 찾던 심
씨가 2006년 과거 기록을 확인한 결과 아버지는 이중간첩 혐의로 이미 1961년 사형
당한 상태였다.

심씨는 "아버지가 간첩 혐의로 사형됐다는 이야기를 들었을 때 하늘이 무너지는
것 같았다"며 "기록만 그렇다 뿐이지 실제로는 여전히 활동하고 계신 것이 아닐까
생각했다"고 당시의 심정을 전했다.

하지만, 심씨는 쉽지 않을 것이라며 진실을 밝히는 것을 만류하는 사람도 있었
지만 "보상을 받기 위해서가 아니라 아버지의 명예를 되찾고 싶었다"며 진실화해위
에 진상 규명을 신청하는 것을 비롯해 여러 노력을 기울인 이유를 설명했다.

심씨는 "아버지가 연락이 끊긴 뒤 어머니가 돌아가시고, 남매들도 헤어지는 아
픔을 겪었다"며 "그래도 이제 진실이 밝혀져 위로가 되고 민주주의의 수혜자가 된
듯한 기분이다"고 말했다.

심씨는 이어 "북파 당시 아버지가 선발해 함께 간 사람들의 경우 아직 제대로
된 명예회복이 이뤄지지 않고 있는데 정부가 나서서 명예를 되찾아주고 가족의 한을
치유했으면 좋겠다"며 아버지 동료의 가족에 대한 걱정도 내비쳤다.

심씨는 "정부가 더는 억울한 사람이 생기지 않도록 정보를 투명하게 공개했으면
좋겠다"며 "아직 아버지 시신을 되찾지 못했는데 향후 정부에 돌려줄 것을 요구하겠
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