느낌있는 뿌리깊은 이야기
일순간에 무너진 ‘곽의 진술’ 본문
[한겨레21] '표적수사' vs '일반적 뇌물 사건' 팽팽한 대립 속에 시작했지만 갑작스런 곽영욱씨 진술 번복으로 검찰 큰 타격
지난 3월8일 오후 2시,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법 311호 법정. 피고인 한명숙의 뇌물 수수 혐의에 대한 첫 공판이 열렸다.
한명숙 전 국무총리가 원고지 21장 분량의 긴 모두 발언을 읽어 내려갔다.
"곽영욱씨가 '살려주세요 검사님, 저 죽을지도 모릅니다'라고 애원하는 처절한 모습을 봤습니다. '한명숙 표적수사'에 얼마나 모진 고초를 당했으면 그런 터무니없는 거짓 진술을 했을까 하는 생각에 안타깝고 동정이 갔습니다. 약점을 잡아 받아낸 진술 하나로 몰아붙인 수사의 허구가 명명백백히 밝혀지리라 믿습니다."
좀처럼 깨질 것 같지 않았던 팽팽함
모두 발언이 끝나자, 한 전 총리를 기소한 서울중앙지검 권오성 특수2부장이 즉각 반박했다.
"의도를 가진 표적수사라고 하는데, 수사했던 이태관 검사는 특수2부에서 가장 막내 검사입니다. 우연히 (관련) 진술이 나와서 수사를 시작한 것이고, 확실하지 않으면 수사할 생각도 없었습니다. 표적수사가 아니라, 분명한 공기업 사장 취임 관련 뇌물 수사입니다."
공판 시작부터 팽팽한 대결이 펼쳐졌다. 처음엔 이런 긴장감이 좀처럼 깨질 것 같지 않았다. 공판 시작 전 세 차례 열렸던 준비기일 때도 마찬가지였다. 한 전 총리 쪽 변호인단은 곽영욱 전 대한통운 사장의 증권거래법 위반 혐의 내사 기록 제출을 줄기차게 요구했다. 곽 전 사장이 횡령한 회삿돈으로 주식거래를 했는데, 검찰이 '범죄 수익'인 이 돈을 회수하지 않은 배경에는 모종의 거래가 있었던 게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한 것이다.
검찰도 물러서지 않았다. "이 재판과 관련이 없고, 증언을 방해할 우려가 있으며, 언론 보도로 곽 전 사장의 명예가 훼손될 수 있다"는 이유를 들며 기록 제출을 거부했다. 재판부가 "모든 의심을 해소하는 게 검찰에도 유리한데 공개를 거부하는 게 납득이 안 된다"며 변호인 손을 들어줬지만, 이걸 두고 누구도 균형이 깨졌다고 평가하지는 않았다.
한 전 총리가 돈을 받았다는 점을 입증할 증인인 곽 전 사장은 첫 공판 때 "검찰의 공소사실을 모두 인정한다"고 말했고, 한 전 총리 쪽은 "공소사실을 모두 부인한다"고 했다. "돈을 줬다"는 곽 전 사장의 진술이 진짜냐 가짜냐를 놓고 지루한 법정 공방이 벌어질 것임을 예고하는 듯했다.
예상은 빗나갔다. 불과 사흘 뒤인 3월11일 오전부터 열린 2차 공판에서 균형은 깨졌다. 서서히 진행된 것도 아니고, 한꺼번에 무너졌다. 균형이 무너진 순간의 법정 풍경은 이랬다.
검사:
"오찬장에서 식사한 뒤 (돈을 줬다는 상황과 관련된) 일을 다 이야기해보세요."
곽영욱:
"(나와 한 전 총리, 정세균 장관, 강동석 전 장관이) 동시다발적으로 나가며, 제가 조금 늦게 나가면서 봉투를 의자에 놓고 나왔습니다." (방청석 웅성웅성)
판사:
"(놀라며) 뭐라고요?"
곽영욱:
"장관 둘 나가고, 뒤에 인사 좀 하고 나왔습니다."
판사:
"인사가 무슨 뜻이죠?"
곽영욱:
"포켓에 넣어둔 돈, 내가 밥 먹던 의자에 놓고 나왔습니다."
판사:
"식탁이 아니라 의자요?"
곽영욱:
"네, 제가 앉았던 자리."
판사:
"의자에 놓는 걸 본 사람 있어요?"
곽영욱:
"없죠."
판사:
"한 전 총리한테 (봉투를) 보여주고 놨어요?"
곽영욱:
"어떻게 보여줘요. 바로 놓고 왔습니다."
판사:
"그 봉투를 누가 가지고 갔는지 보셨어요?"
곽영욱:
"못 봤죠."
검찰이 제출한 조서를 보면, 곽 전 사장은 검찰 조사 때 당시 상황을 이렇게 진술했다. "다른 사람들이 먼저 나갔고, 한명숙이 식당 출입문만 열고 (먼저 나간 사람들에게) 인사를 했고, 나는 맨 나중까지 남아 있다가 다른 사람들이 다 나간 후에 가져간 돈봉투 2개를 꺼내 한명숙에게 주고 자리를 나왔다."
검찰에서 한 진술을 법정에서 번복해버린 셈이다. 더구나 곽 전 사장은 법정에서 수사 과정의 고통을 호소해 검찰을 당혹스럽게 했다.
"무서웠다" "고통스럽다" 진술도 검찰에 불리
"징그럽게, 무섭게 조사하니까 (육체적으로 힘들어) 죽고 싶었다." "검사가 호랑이보다 무서웠다." "아침 8~9시에 나와 구치소 첫 버스를 타고 검찰청 구치감에서 대기하다가 밤 12시까지 조사받았다. 조사가 끝난 뒤 면담을 하자고 해서 면담을 했다. 면담할 때 변호사는 없었다." "새벽 1~2시까지 면담하고 구치소에 돌아가면 새벽 3시쯤 된다. 구치소에서 아침 5시쯤이면 기상해야 해 몸이 많이 힘들었다. 심장 수술 때문에 찬 데서 잠을 자기 힘든데, 새벽 늦게 들어가 추운 구치소에서 지내는 것이 고통스러웠다."
곽 전 사장의 이런 진술은 재판부에 개인적인 고통을 호소한 것일 뿐, 검찰 수사에 문제제기를 한 것은 아니다. 하지만 법조계에선 이런 진술이 검찰에 불리하게 작용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본다. 서울중앙지검의 한 부장판사는 "조사받는 사람의 심신 상태 등에 비춰봤을 때 무리한 수사를 했다는 정황이 인정되면 진술의 신빙성을 판단하는 데 주요 근거가 될 수 있다"면서 "더구나 곽 전 사장의 진술이 오락가락하고 있어 담당 판사도 그 부분에 대해 자세히 물어본 것 같다"고 분석했다.
검찰이 한 전 총리 쪽의 유죄를 입증할 수 있는 유리한 정황증거로 자신했던 부분도 오히려 검찰의 발목을 잡는 모양새로 흐르고 있다. 검찰이 지난 3월8일과 11일 공판에서 제시한 또 다른 의혹은 두 가지다. '한 전 총리가 여성부 장관을 지내던 시절 곽 전 사장이 998만원짜리 일제 혼마 골프채 세트를 사줬다'는 것과, '한 전 총리가 출마했던 2004년 총선 때 곽 전 사장이 선거자금 1천만원을 줬다'는 내용이다. 이 두 가지 사실로 미뤄볼 때 한 전 총리가 5만달러를 뇌물로 받을 만큼 두 사람이 친하다는 점을 입증하겠다는 계산이었다. 권오성 특수2부장은 11일 공판 시작 전 "한명숙 피고인이 '곽영욱과 친밀한 사이가 아니었다'고 주장하는데, 골프채와 1천만원을 받았음에도 친밀한 사이가 아니란 것인지 아니면 받았는지 여부를 알려줄 수 없다는 것인지 입장을 밝혀달라"며 공세를 취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런 두 쟁점에 대해서도 곽 전 사장은 공판에서 오락가락한 진술을 거듭해, 오히려 자신의 진술에 대한 신빙성을 더 떨어뜨려놓았다.
변호인단은 공판에서 "한 전 총리는 여성부 장관 때 (곽 전 사장과) 점심 식사를 한 뒤 골프숍에 간 것은 맞다고 인정한다. 골프채를 권하기에 거듭 거절하고 '성의로 받겠다'며 모자만 하나 들고 나왔다고 말한다"며 곽 전 사장의 기억을 물었다. 이에 곽 전 사장은 "그날 한 전 총리를 어떻게 만났고 무슨 이야기를 했는지 기억이 나지 않고, 골프숍에 있었던 것만 기억이 난다. 사준 것은 기억나는데 한 전 총리가 골프채를 가지고 갔는지는 기억이 안 난다"고 증언했다. 재판장이 "골프채를 산 날이 수요일인데, 장관이 근무하는 날 낮에 나와서 골프채 풀세트로 사들고 가는 게 이상하지 않냐. 배달을 시킨 것이냐"고 물었지만, 곽 전 사장은 역시 "기억이 안 난다"고 답했다.
2004년 총선 때 돈을 줬다는 부분의 진술도 모호했다. 그는 법정에서 "당시 1천만원을 주려고 (회사) 관리본부장과 함께 (선거사무실에) 갔는데 손님이 많아서 문 안쪽을 살짝 열어보고 그냥 돌아왔다"면서 "이후 개인적으로 한 전 총리와 식사를 하면서 그 돈을 줬는지, 아니면 회사에 반환했는지, 아니면 그냥 제가 썼는지는 확실히 기억이 나지 않는다"고 말했다.
아직은 재판 초기… 또 다른 변수는 장담 못해
이런 상황에서도 앞으로 이어지는 재판에서 지금껏 예상하지 못한 다른 변수가 불거질 가능성은 여전히 남아 있다. 전체 재판 일정에서 보면 아직 시작에 불과한 것도 사실이다. 남은 기간 동안 한 전 총리의 혐의를 입증할 결정적인 증거나 진술이 나올 수도 있다. 그러나 지금껏 진행돼온 공판 과정만 놓고 보면, 상황이 검찰한테 매우 불리하게 전개되는 것만은 분명해 보인다. 적어도 법관의 시각이 아닌 일반인의 상식 수준에서 보면 그렇다는 말이다.
지난 3월8일 오후 2시,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법 311호 법정. 피고인 한명숙의 뇌물 수수 혐의에 대한 첫 공판이 열렸다.
"곽영욱씨가 '살려주세요 검사님, 저 죽을지도 모릅니다'라고 애원하는 처절한 모습을 봤습니다. '한명숙 표적수사'에 얼마나 모진 고초를 당했으면 그런 터무니없는 거짓 진술을 했을까 하는 생각에 안타깝고 동정이 갔습니다. 약점을 잡아 받아낸 진술 하나로 몰아붙인 수사의 허구가 명명백백히 밝혀지리라 믿습니다."
좀처럼 깨질 것 같지 않았던 팽팽함
모두 발언이 끝나자, 한 전 총리를 기소한 서울중앙지검 권오성 특수2부장이 즉각 반박했다.
"의도를 가진 표적수사라고 하는데, 수사했던 이태관 검사는 특수2부에서 가장 막내 검사입니다. 우연히 (관련) 진술이 나와서 수사를 시작한 것이고, 확실하지 않으면 수사할 생각도 없었습니다. 표적수사가 아니라, 분명한 공기업 사장 취임 관련 뇌물 수사입니다."
공판 시작부터 팽팽한 대결이 펼쳐졌다. 처음엔 이런 긴장감이 좀처럼 깨질 것 같지 않았다. 공판 시작 전 세 차례 열렸던 준비기일 때도 마찬가지였다. 한 전 총리 쪽 변호인단은 곽영욱 전 대한통운 사장의 증권거래법 위반 혐의 내사 기록 제출을 줄기차게 요구했다. 곽 전 사장이 횡령한 회삿돈으로 주식거래를 했는데, 검찰이 '범죄 수익'인 이 돈을 회수하지 않은 배경에는 모종의 거래가 있었던 게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한 것이다.
검찰도 물러서지 않았다. "이 재판과 관련이 없고, 증언을 방해할 우려가 있으며, 언론 보도로 곽 전 사장의 명예가 훼손될 수 있다"는 이유를 들며 기록 제출을 거부했다. 재판부가 "모든 의심을 해소하는 게 검찰에도 유리한데 공개를 거부하는 게 납득이 안 된다"며 변호인 손을 들어줬지만, 이걸 두고 누구도 균형이 깨졌다고 평가하지는 않았다.
한 전 총리가 돈을 받았다는 점을 입증할 증인인 곽 전 사장은 첫 공판 때 "검찰의 공소사실을 모두 인정한다"고 말했고, 한 전 총리 쪽은 "공소사실을 모두 부인한다"고 했다. "돈을 줬다"는 곽 전 사장의 진술이 진짜냐 가짜냐를 놓고 지루한 법정 공방이 벌어질 것임을 예고하는 듯했다.
예상은 빗나갔다. 불과 사흘 뒤인 3월11일 오전부터 열린 2차 공판에서 균형은 깨졌다. 서서히 진행된 것도 아니고, 한꺼번에 무너졌다. 균형이 무너진 순간의 법정 풍경은 이랬다.
검사:
"오찬장에서 식사한 뒤 (돈을 줬다는 상황과 관련된) 일을 다 이야기해보세요."
곽영욱:
"(나와 한 전 총리, 정세균 장관, 강동석 전 장관이) 동시다발적으로 나가며, 제가 조금 늦게 나가면서 봉투를 의자에 놓고 나왔습니다." (방청석 웅성웅성)
판사:
"(놀라며) 뭐라고요?"
곽영욱:
"장관 둘 나가고, 뒤에 인사 좀 하고 나왔습니다."
판사:
"인사가 무슨 뜻이죠?"
곽영욱:
"포켓에 넣어둔 돈, 내가 밥 먹던 의자에 놓고 나왔습니다."
판사:
"식탁이 아니라 의자요?"
곽영욱:
"네, 제가 앉았던 자리."
판사:
"의자에 놓는 걸 본 사람 있어요?"
곽영욱:
"없죠."
판사:
"한 전 총리한테 (봉투를) 보여주고 놨어요?"
곽영욱:
"어떻게 보여줘요. 바로 놓고 왔습니다."
판사:
"그 봉투를 누가 가지고 갔는지 보셨어요?"
곽영욱:
"못 봤죠."
검찰이 제출한 조서를 보면, 곽 전 사장은 검찰 조사 때 당시 상황을 이렇게 진술했다. "다른 사람들이 먼저 나갔고, 한명숙이 식당 출입문만 열고 (먼저 나간 사람들에게) 인사를 했고, 나는 맨 나중까지 남아 있다가 다른 사람들이 다 나간 후에 가져간 돈봉투 2개를 꺼내 한명숙에게 주고 자리를 나왔다."
검찰에서 한 진술을 법정에서 번복해버린 셈이다. 더구나 곽 전 사장은 법정에서 수사 과정의 고통을 호소해 검찰을 당혹스럽게 했다.
"무서웠다" "고통스럽다" 진술도 검찰에 불리
"징그럽게, 무섭게 조사하니까 (육체적으로 힘들어) 죽고 싶었다." "검사가 호랑이보다 무서웠다." "아침 8~9시에 나와 구치소 첫 버스를 타고 검찰청 구치감에서 대기하다가 밤 12시까지 조사받았다. 조사가 끝난 뒤 면담을 하자고 해서 면담을 했다. 면담할 때 변호사는 없었다." "새벽 1~2시까지 면담하고 구치소에 돌아가면 새벽 3시쯤 된다. 구치소에서 아침 5시쯤이면 기상해야 해 몸이 많이 힘들었다. 심장 수술 때문에 찬 데서 잠을 자기 힘든데, 새벽 늦게 들어가 추운 구치소에서 지내는 것이 고통스러웠다."
곽 전 사장의 이런 진술은 재판부에 개인적인 고통을 호소한 것일 뿐, 검찰 수사에 문제제기를 한 것은 아니다. 하지만 법조계에선 이런 진술이 검찰에 불리하게 작용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본다. 서울중앙지검의 한 부장판사는 "조사받는 사람의 심신 상태 등에 비춰봤을 때 무리한 수사를 했다는 정황이 인정되면 진술의 신빙성을 판단하는 데 주요 근거가 될 수 있다"면서 "더구나 곽 전 사장의 진술이 오락가락하고 있어 담당 판사도 그 부분에 대해 자세히 물어본 것 같다"고 분석했다.
검찰이 한 전 총리 쪽의 유죄를 입증할 수 있는 유리한 정황증거로 자신했던 부분도 오히려 검찰의 발목을 잡는 모양새로 흐르고 있다. 검찰이 지난 3월8일과 11일 공판에서 제시한 또 다른 의혹은 두 가지다. '한 전 총리가 여성부 장관을 지내던 시절 곽 전 사장이 998만원짜리 일제 혼마 골프채 세트를 사줬다'는 것과, '한 전 총리가 출마했던 2004년 총선 때 곽 전 사장이 선거자금 1천만원을 줬다'는 내용이다. 이 두 가지 사실로 미뤄볼 때 한 전 총리가 5만달러를 뇌물로 받을 만큼 두 사람이 친하다는 점을 입증하겠다는 계산이었다. 권오성 특수2부장은 11일 공판 시작 전 "한명숙 피고인이 '곽영욱과 친밀한 사이가 아니었다'고 주장하는데, 골프채와 1천만원을 받았음에도 친밀한 사이가 아니란 것인지 아니면 받았는지 여부를 알려줄 수 없다는 것인지 입장을 밝혀달라"며 공세를 취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런 두 쟁점에 대해서도 곽 전 사장은 공판에서 오락가락한 진술을 거듭해, 오히려 자신의 진술에 대한 신빙성을 더 떨어뜨려놓았다.
변호인단은 공판에서 "한 전 총리는 여성부 장관 때 (곽 전 사장과) 점심 식사를 한 뒤 골프숍에 간 것은 맞다고 인정한다. 골프채를 권하기에 거듭 거절하고 '성의로 받겠다'며 모자만 하나 들고 나왔다고 말한다"며 곽 전 사장의 기억을 물었다. 이에 곽 전 사장은 "그날 한 전 총리를 어떻게 만났고 무슨 이야기를 했는지 기억이 나지 않고, 골프숍에 있었던 것만 기억이 난다. 사준 것은 기억나는데 한 전 총리가 골프채를 가지고 갔는지는 기억이 안 난다"고 증언했다. 재판장이 "골프채를 산 날이 수요일인데, 장관이 근무하는 날 낮에 나와서 골프채 풀세트로 사들고 가는 게 이상하지 않냐. 배달을 시킨 것이냐"고 물었지만, 곽 전 사장은 역시 "기억이 안 난다"고 답했다.
2004년 총선 때 돈을 줬다는 부분의 진술도 모호했다. 그는 법정에서 "당시 1천만원을 주려고 (회사) 관리본부장과 함께 (선거사무실에) 갔는데 손님이 많아서 문 안쪽을 살짝 열어보고 그냥 돌아왔다"면서 "이후 개인적으로 한 전 총리와 식사를 하면서 그 돈을 줬는지, 아니면 회사에 반환했는지, 아니면 그냥 제가 썼는지는 확실히 기억이 나지 않는다"고 말했다.
아직은 재판 초기… 또 다른 변수는 장담 못해
이런 상황에서도 앞으로 이어지는 재판에서 지금껏 예상하지 못한 다른 변수가 불거질 가능성은 여전히 남아 있다. 전체 재판 일정에서 보면 아직 시작에 불과한 것도 사실이다. 남은 기간 동안 한 전 총리의 혐의를 입증할 결정적인 증거나 진술이 나올 수도 있다. 그러나 지금껏 진행돼온 공판 과정만 놓고 보면, 상황이 검찰한테 매우 불리하게 전개되는 것만은 분명해 보인다. 적어도 법관의 시각이 아닌 일반인의 상식 수준에서 보면 그렇다는 말이다.
'.....時事(시사)' 카테고리의 다른 글
정치권 종교개입, 사실이라면 헌법파괴 행위 (0) | 2010.03.21 |
---|---|
KBS노조 "간부들, 강남 룸살롱에서 난잡한 파티" (0) | 2010.03.20 |
현실에 좌절하는 20대에게 (0) | 2010.03.17 |
(뇌관 PF대출)저축銀 고통의 시간 다가온다 (0) | 2010.03.17 |
공정택 '봐주기수사' 하던 검찰, 속 보인다 (0) | 2010.03.0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