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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안함 유가족 "해군, 최초 좌초 지점 설명했다"
가족 대표, KBS인터뷰서 "가족들에 해도 보여주며 설명"
해군이 실종자 가족들에게 설명하며 사용한 작전지도에 적혀진 메모. 실종자 가족이 핸드폰으로 촬영한 것을 '아시아경제'가 보도했다.ⓒ 신상철
해군이 천안함 사고 직후 최초 좌초 지점에 대해 이야기했다는 천안함 유가족의 증언이 5일 KBS 탐사보도 프로그램 '추적60분'을 통해 보도돼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추적60분'은 이날 방송된 <천안함, 무엇을 남겼나> 편에서 그간 '조중동' 등 주요 보수언론과 공중파 방송에서 배제돼 왔던 천안함 좌초설을 집중적으로 보도했다.
천안함 희생자 유가족 "해군이 분명 최초 좌초에 대해 설명했다"
'추적60분'은 <아시아경제>가 보도했던 '천안함 최초 좌초' 표시가 된 사진에 주목하면서 이 사진에 대해 박형준 유가족 대표와의 인터뷰를 내보냈다. 박 대표는 '최초 좌초' 표시와 관련 "해군 쪽에서 저희 가족들한테 설명을 해 줄 때 이런 해도를 갖고 설명을 해줬고, 이 위치에서 사고가 났으며, 함수 위치는 이 만큼 떨어져서 이쯤(최초 좌초 지점으로부터 남서쪽)에 있다고 말해줬다"고 증언했다.
천안함 유가족 대표인 박형준 씨는 5일 방송된 KBS '추적 60분'과의 인터뷰에서 해군에서 유가족들에게 해도를 보여주며 '최초 좌초지점'을 설명했다고 말했다.ⓒ KBS캡쳐
방송에서 공개된 이 자료사진은 사고 소식을 듣고 평택2함대사령부로 모인 희생자 가족들 앞에서 해군이 공개한 작전상황도이며, <아시아경제신문>이 지난 3월 27일 찍은 것이다. 이 사진에서 손가락이 가리키는 곳에는 '최초 좌초 6.4', '4'라고 표기돼 있다.
아울러 '추적 60분'은 <민중의소리>가 지난달 인터뷰 한 좌초 가능성을 지적한 전문가들의 인터뷰도 내보냈다.
신상철 민군합동조사단 야당추천 민간위원은 '추적 60분'과의 인터뷰에서 "(<아시아경제>가 보도한 사진이)2함대 사령부에서 희상자 가족들에게 설명한 명백한 증거자료"라며 "상황도를 펼쳐놓고 최초 좌초가 있었다는 것을 명기하고, 실제로 최초 좌초가 있었다고 본부에도 보고를 했으며, 해경에도 통보를 했다"고 강조했다.
'추적60분'은 또 이종인 알파잠수기술공사 대표의 말을 인용해 "암초에 부딪혀 파손이 시작됐고, 그곳에서 벗어나려다 결국 침몰했다"며 "폭발이라면 큰 손상이 생겨야 할 바닥에 작은 구멍이 뚫려 물이 샌다는 것은 좌초되면서 구멍이 뚫렸다는 증거미며, 함미 바닥에 선명한 스크래치는 좌초 후 이동을 할 때 생긴 흔적이라는 주장"이라고 보도했다.
이 대표는 선박구조와 안전구조 분야에서 30년 이상 활동해오며, 영국, 미국 등 6개 나라로부터 전문성을 인증 받은 해난구조 전문가다.
'추적60분'은 '최초 좌초 지점'이 표기된 사진에 대해 해군 측에 사실 확인을 했으며, 해군 관계자는 해군이 최초 좌초 표기를 한 것이 아니라고 반박했다.
이 관계자는 "해군에서 구조 탐색을 어떻게 하고 있는지 설명하는 그림이 있었는데, 그 해도를 당시 실종자 가족 한분이 빼앗아 자신이 판단했을 때 아마 '이렇게 됐을 것이다' 하고 쓴 것"이라며 "누구에게 듣고 최초 좌초 표시를 했다는데 그런 말을 했다는 사람은 '그런 이야기를 하지 않았다'고 밝혔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유가족이 '해군이 직접 좌초에 대해 설명했다'고 강조한 것에 비춰본다면, 해군 측의 이 같은 설명은 설득력을 얻기 힘들어 보인다.
'어뢰라면?'..."함체가 완전 찢어지고 승조원 고막 파열돼야"
'추적60분'은 민군 합동조사단이 잠정적으로 결론 내린 '외부 비접촉 폭발', 즉 '버블제트로 인한 파괴'에 대해서도 반론을 제기했다.
이종인 대표는 제작진과의 인터뷰에서 "폭발은 외부폭발이건 내부폭발이건 (함체가) 완전히 찢어져야 한다"며 "어뢰라면 그런식(천안함 절단면과 같이) 여유를 두고 뭔가를 남기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이 대표는 또 "근거리에서 폭발이 일어나면 코피가 나고 귀가 먹먹하고, 귀 방향에 따라 고막이 상하며, (눈 주위가) 찢어진다"며 "이번 사고 희생자들의 시신 훼손 정도나 생존자들의 상태를 봤을 때 폭발로 인한 침몰 정황이 드러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종인 알파잠수기술공사 대표ⓒ 민중의소리
천안함 생존 승조원들이 물기둥을 전혀 목격하지 않았다는 점에 대해서도 '추적60분'은 강하게 문제제기했다. 장창두 서울대학교 조선해양공학과 교수는 "(폭발이 측면에서 일어날 경우) 배가 경사가 져서 (물기둥이) 오른쪽으로 빠져나갈 수 있다"며 물기둥이 수평으로 퍼져나갔기 때문에 못봤을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추적60분'은 2008년 미국에서 있었떤 버블제트 폭발 실험 영상을 내보내 이 주장을 전면 반박했다. 이 영상에서 물기둥은 폭발 위치나 형태에 따라 옆으로 퍼져나가지만, 여전히 배를 덮을 만큼 높고 크게 솟구쳤다.
방송에서는 또 '어뢰 폭발설'의 주요 근거 중 하나인 사고 발생시 관측된 진도 1.4~1.5의 인공지진파 역시 버블제트로 인한 폭발과는 연관성이 없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배명진 숭실대 소리공학연구소장은 제작진과의 인터뷰에서 "버블제트형 기포 폭발에 의해 일어나는 폭발은 시차가 필요하지만 (천안함은 함체를) 치자 마자 자기공명주파수가 나와버렸다"며 "부딪히자마자 공명주파수가 얻어진다는 건 직격탄으로 볼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추적60분'은 이밖에도 ▲민군조사단이 참여 위원들의 명단을 공개하고 있지 않은 점 ▲군이 열상감지장비(TOD) 영상을 일부만 공개했다가 나중에 추가 공개를 했으며, 아직 비공개 영상이 있을 가능성이 농후하다는 점 ▲군사기밀 보장 등을 이유로 교신일지 및 KNTDS(해군전술지위통제시스템)을 공개하지 않은 점 등을 언급하며 군의 증거 은폐 의혹을 제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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