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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메모]한·미동맹 ‘청구서’ 내밀기 시작한 미국
경향신문 | 손제민 | 정치부 | 입력 2010.08.03 22:03 | 누가 봤을까? 30대 남성, 서울
"강력한 동맹국으로서 우리 두 나라는 북한과 이란의 핵확산 위협에서 나오는 공통의 위험에 직면해 있다." 3일 한국을 떠난 로버트 아인혼 미 국무부 북한·이란 제재 전담조정관이 전날 기자간담회에서 한 말이다. 아인혼 일행이 북한과 이란 문제를 엮어서 한국 정부와 논의했다고 하자, 애초 천안함 사건 대응과 대북 추가제재 방안을 협의하러 온다고 믿었던 사람들은 일순간 의아해했다.
아인혼 조정관은 간담회 내내 대북 추가 금융제재에 대해 기존에 알려진 것보다 한발짝도 더 나아가지 않은 구상을 내놓았다. 대신 절반 가까운 시간을 한국이 이란 핵 제재에 동참해야 할 당위성을 말하는 데 할애했다. 그는 이용준 외교통상부 차관보와의 1시간 면담에서도 30분가량 이란 핵 제재 얘기를 했다고 한다.
정부는 유엔 회원국으로서 이란 핵을 제재하는 일련의 유엔 안보리 결의를 준수하고, 비슷한 취지의 미국 국내법도 존중한다는 입장이다. 이미 제재에 동참해 희생했던 이란과의 거래도 적지 않았음을 들어 원유 수입과 같은 정상적 무역거래는 영향을 받지 않아야 한다고 강조했다고 한다.
하지만 이번 간담회를 통해 미국의 눈높이는 더 높음이 분명해졌다. 유럽연합이 취한 수준으로 이란에 대한 에너지산업 투자와 운송, 금융거래 등을 제재하는 흐름에 한국도 동참하라는 권고였다.
정부는 미국으로부터 추가적인 요구가 없었다고 밝혔지만, '속앓이'를 감추지 못하는 분위기다. 정부 소식통은 "미국 은행에 대한 접근이 거부되든, 이란과 거래가 끊어지든 기업이 알아서 계산기를 두드려 판단해야 한다. 일부 기업들은 이란과 거래하는 대안적인 루트를 찾아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한·미동맹 관계가 지금보다 더 좋을 수 없다." 요즘 자주 듣는 정부 당국자들의 자화자찬이 섞인 말이다. 한·미가 잘 지내는 것은 중요하다. 하지만 동맹에는 비용이 따른다. 이란 핵 제재 동참 요구는 그래서 미국이 요구한 '청구서'이다. 미국이 한국에 기대하는 국제적 이슈에 대한 협조는 무궁무진하다. 또 어떤 청구서가 날아올까.
아인혼 조정관은 간담회 내내 대북 추가 금융제재에 대해 기존에 알려진 것보다 한발짝도 더 나아가지 않은 구상을 내놓았다. 대신 절반 가까운 시간을 한국이 이란 핵 제재에 동참해야 할 당위성을 말하는 데 할애했다. 그는 이용준 외교통상부 차관보와의 1시간 면담에서도 30분가량 이란 핵 제재 얘기를 했다고 한다.
정부는 유엔 회원국으로서 이란 핵을 제재하는 일련의 유엔 안보리 결의를 준수하고, 비슷한 취지의 미국 국내법도 존중한다는 입장이다. 이미 제재에 동참해 희생했던 이란과의 거래도 적지 않았음을 들어 원유 수입과 같은 정상적 무역거래는 영향을 받지 않아야 한다고 강조했다고 한다.
하지만 이번 간담회를 통해 미국의 눈높이는 더 높음이 분명해졌다. 유럽연합이 취한 수준으로 이란에 대한 에너지산업 투자와 운송, 금융거래 등을 제재하는 흐름에 한국도 동참하라는 권고였다.
정부는 미국으로부터 추가적인 요구가 없었다고 밝혔지만, '속앓이'를 감추지 못하는 분위기다. 정부 소식통은 "미국 은행에 대한 접근이 거부되든, 이란과 거래가 끊어지든 기업이 알아서 계산기를 두드려 판단해야 한다. 일부 기업들은 이란과 거래하는 대안적인 루트를 찾아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한·미동맹 관계가 지금보다 더 좋을 수 없다." 요즘 자주 듣는 정부 당국자들의 자화자찬이 섞인 말이다. 한·미가 잘 지내는 것은 중요하다. 하지만 동맹에는 비용이 따른다. 이란 핵 제재 동참 요구는 그래서 미국이 요구한 '청구서'이다. 미국이 한국에 기대하는 국제적 이슈에 대한 협조는 무궁무진하다. 또 어떤 청구서가 날아올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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