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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드라마 절반 ‘불륜’ 늪에 빠지다

AziMong 2010. 8. 18. 01:29

한국 드라마 절반 ‘불륜’ 늪에 빠지다

한겨레 | 입력 2010.08.17 20:30 | 수정 2010.08.17 20:40 | 누가 봤을까? 50대 여성, 광주

 

[한겨레] 지상파 96개 방영물 분석


주부층 시청률 확보 수단


다양성 저해 등 부작용 초래

한국 드라마의 불륜 편식증이 도를 넘어서고 있다.

최근 한국드라마 10개 중 5개가 '불륜'을 주된 소재로 다룬 것으로 파악됐다. < 한겨레 > 대중문화팀이 지난해 1월 이후(종영 기준)부터 최근까지 1년7개월여간 문화방송·에스비에스·한국방송 등 지상파 방송 3사에서 방영된 드라마(사극 제외) 96개의 내용을 조사·분석한 결과, 불륜 구도가 중심이거나 부분적으로 포함된 드라마는 모두 56개로 58.3%에 이르렀다. ▶관련기사 24면

불륜 구도가 포함된 드라마 56개 가운데 불륜 갈등이 줄거리의 핵심 또는 주요 축을 이루는 작품은 < 수상한 삼형제 > (KBS 2TV) < 분홍립스틱 > (MBC) < 아내의 유혹 > (SBS) 등 47개(83.9%)였다. 또 불륜이 등장인물의 성격 등에 부분적 배경으로 그려진 경우는 < 아직도 결혼하고 싶은 여자 > (MBC) < 제빵왕 김탁구 > (KBS 2TV) < 천만번 사랑해 > (SBS) 등 9개(16.1%)로 파악됐다. 특히 주부들이 주로 시청하는 아침·일일드라마의 불륜 소재 의존도는 각각 13개 작품 중 12개(92%), 11개 작품 중 10개(90%)로 절대적인 비중을 차지했다. 주말드라마는 26개 작품 중 12개, 수목드라마는 15개 작품 중 7개로 각각 46%였으며, 월화드라마는 18개 중 6개로 33%였다. 방송사별로는 에스비에스가 36개 중 18개, 문화방송이 32개 중 16개로 각각 50%였고, 한국방송이 29개 중 14개로 48%의 비율을 보였다.

불륜 소재는 2000년대 초반만 해도 한국방송 < 부부클리닉-사랑과 전쟁 > 과 에스비에스 < 금요드라마 > 등 중년 취향 드라마에 주로 등장했으나 최근 2~3년 전부터 온 가족이 보는 주말드라마뿐 아니라 젊은층 대상의 트렌디물에까지 퍼지고 있다.

드라마에서 불륜 소재가 확산되는 것은 주요 시청층인 40대 이상 주부들을 의식하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이들이 가장 공감하고 관심 갖는 내용이 불륜이라는 방송사 쪽 판단이 강하게 작용하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에스비에스 < 아내의 유혹 > (2008년 11월~2009년 5월) 이후 불륜 중심의 자극적 드라마들이 잇따라 높은 시청률을 올리면서, 익숙한 불륜 코드에 기대려는 방송사 시청률 전략이 되풀이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그러나 불륜 드라마 범람은 실제 생활의 과장·왜곡된 내용을 근거로 주부들의 피해의식을 지나치게 강조할 뿐 아니라, 다양한 드라마의 발전을 저해하는 요소라는 자성의 목소리가 방송사 내부에서도 제기되고 있다.

한국방송 드라마국의 한 간부는 "시청률을 좇아 대개 돈 많은 일부 소수의 이야기인 불륜 사건들을 모든 가정의 이야기처럼 묘사하는 것은 문제"라며 "드라마 제작의 방향 전환이 절실한 시점"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