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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00조원 생물자원 확보세계는 전쟁중인데…

AziMong 2010. 10. 29. 17:58

700조원 생물자원 확보세계는 전쟁중인데…

매일경제 | 입력 2010.10.29 15:55 | 누가 봤을까? 30대 남성, 광주

 

#사례 1세계보건기구(WHO)에서 공인한 유일한 조류인플루엔자(AI) 치료제인 타미플루는 중국 토착 식물인 스타아니스에서 추출한 성분으로 개발됐다. 타미플루를 개발한 미국 길리어드사는 무명의 바이오 벤처기업에서 단박에 연매출 50억달러 대기업으로 도약했다.

#사례 2다국적기업 유니레버와 미국 제약회사 화이자는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만 나는 후디아라는 식물을 이용한 신약기술을 개발해 제품을 생산했다. 그러나 이 식물이 남아공 토속부족인 샌족(부시맨)이 주식으로 먹는 식물로 알려지면서 생산된 제품의 이익을 배분해야 하는 상황이 됐다.

◆ 생물자원 이젠 공짜로 못 쓴다

= 700조원 규모로 추정되는 생물유전자원 시장을 놓고 생물자원보유국과 기술보유국이 극한 대립을 보이고 있다. 지난 18일부터 일본 나고야에서 제10차 생물다양성 당사국 총회(COP10)가 열려 '생물유전자원의 접근 및 이익공유(ABS)' 의정서 합의를 시도했지만 각 나라 이해관계가 엇갈리면서 결국 성과 없이 끝났다.

생물다양성 협약은 크게 △생물다양성 보존 △지속가능한 이용 △접근과 이익공유 등 세 부분으로 이뤄지는데 생물다양성 보존과 지속가능한 이용은 '환경보호'라는 명분 아래 모든 나라가 쉽게 동의했다.

그러나 접근과 이익 공유에 있어서는 협약에 참여한 193개 나라 대표와 협상단 25명은 의정서 단어 하나마다 충돌하면서 격론을 벌였다. 단어 하나하나에 따라 의약품과 화장품 시장에 포함된 700조원이 나뉘기 때문이다.

ABS의 기본 원칙은 '생물유전자원은 그 값을 치르고 이용해야 한다'는 것이다. 해외 생물자원을 이용해 신약이나 화장품을 개발했을 때 개발특허는 기술보유국이 갖더라도 이익 일부를 생물자원보유국과 공유해야 한다는 얘기다.

생물유전자원은 주로 개발도상국에 풍부한 반면 이들은 더 이상 선진국에 생물유전자원을 공짜로 내주지 않으려 한다.

이병희 국립생물자원관 연구원은 "생물자원보유국은 생물유전자원을 최대한 확대하려 하고, 기술보유국은 범위를 제한하려고 한다"며 "이처럼 각 나라 이해관계가 얽히면서 예상대로 ABS 의정서 타결이 이뤄지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 한국 ABS 준비 수준 '낙제점'

= ABS가 타결된다면 해외 유전자원에 대한 접근이 어려워지고 의무적으로 이익을 공유하기 때문에 바이오산업을 미래성장동력으로 삼고 있는 우리나라에 큰 영향을 미칠 것이 분명하다. 그렇다면 우리나라 ABS 준비 수준은 어떨까. 이 연구원은 "지난해 환경부가 조사한 결과, 기업의 94.1%, 연구기관의 64.4%가 국제 동향을 모르고 있거나 구체적인 내용을 알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지적했다.

환경부 관계자는 "천연물 신약, 건강기능식품 등 바이오 제약과 식음료 원료로 사용되는 생물자원의 이익 배분에 대비하지 않을 경우 무방비 상태에서 생물자원 식민지화 또는 막대한 소송비용과 이익공유 비용이 초래될 수 있다"고 말했다.

국립생물자원관에 따르면 자원관 유전자원센터에서 보존ㆍ관리하고 있는 야생생물 3815종의 유전자원을 연구기관에 공개해 의약, 식용 등 소재개발에 활용하게 하고 있다. 또 지난 8월 국내에 자생하는 생물의 분류, 생태, 분포 등을 담은 '한국의 동ㆍ식물상'을 발간했다. 향후 21세기 생물자원 소유와 이용으로부터 발생될 수 있는 국제분쟁의 중요한 증거로 활용될 예정이다.

김종천 국립생물자원관장은 "생물주권 시대를 맞아 국내 생물자원을 조사ㆍ발굴ㆍ보존하는 게 기후변화 대응만큼 범국가적인 이슈가 되고 있다"며 "기업, 연구기관, 국민이 생물자원 이용 전반의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응할 수 있게 인식 제고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