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혁신과 관련한 강의와 이론의 대가인 Stephen Heppell 교수는 20세기의 공장식 학교교육 모델이 보다 창의적이고 상시적인 적응이 가능한 즉석 배움환경(agile learning environment)로 변화되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심지어는 지난 세기의 교육은 이미 종말을 고했으며, 새로운 배움의 세기가 도래했다고 이야기하는데, 그의 주장은 최근의 소셜 혁신과 어울리면서 점점 더 힘을 얻어가고 있다. 최근 FastCodesign 의 Trung Le 가 Stephen Heppell 과의 인터뷰한 내용이 공개된 것이 있어서, 그 중의 일부 답변내용을 요약하여 소개하고자 한다.
영국의 교육혁신과 관련한 시도
영국 정부는 최근 "미래의 교실 (Classrooms of the Future)" 프로젝트를 지원하고 있다. 2004년에는 이미 템즈강 인근 리치몬드의 Ingenium 이라는 교실을 만들었는데, 영국 정부는 이 프로젝트이 성과에 만족하여 앞으로 영국의 모든 고등학교를 다시 재건축하기로 하였다. 무려 600억 파운드(1080조원!)이 투여되는 "미래의 학교 (Schools for the Future)" 프로그램이 그것으로, 일단 초기에 진행된 몇몇 학교의 결과는 여러 가지로 갈린다고 한다. 일부 학교들은 정말 놀랄 정도로 미래지향적인 디자인과 설계를 지향하여 완전히 새로운 학교를 만들고 있고, 일부 학교들은 20세기식 학교 디자인을 조금 모던하고 번쩍이게 바꾸는 정도의 혁신을 보여주는데 그쳤다.
어쨌든 이런 노력의 결과로 학교의 복도가 사라지고, 변화는 시작되었다. 비록 새로운 영국정부가 이 프로젝트의 완전한 집행을 중단했지만, 현재도 새로운 학교와 "자유로운 학교(Free School)"에 대한 재정의와 실험을 지속적으로 지원하고 있으며, 일부 그룹에서는 정말 혁신적인 학교의 문을 열면서 큰 성공을 거두고 있다.
포틀랜드 아카데미와 평생교육
이런 새로운 교육혁신의 바람은 전세계로 퍼져가고 있다고 한다. 과거보다 많은 90~120명의 학급을 바탕으로 하는 새로운 수퍼클래스, 같은 나이별로 가르지 않고 서로 다른 나이의 사람들이 섞여서 배우는 환경, 학교안의 학교나 자신의 집을 베이스로 하는 학교 등 여러가지이다. 학교에서 교육활동 역시 프로젝트 기반의 작업, 전시를 중심으로 하는 평가, 협업기반의 학습 팀, 서로 다른 나이의 사람들이 상호 멘토링을 하고, 아이가 선생님이 되고 선생님이 학습자가 되는 등 다양한 활동들이 시도되고 있다.
영국 포틀랜드에는 몇몇 지역의 교장 선생님들이 정말 재미있는 교육적인 성과를 올리는 새로운 프로그램을 만들기 원했고, 해당 지역의 선생님, 학부모들, 그리고 아이들의 합의 하에 평생학교를 만들고 있다. 집을 기반으로 하여 유아에서부터 대학을 졸업한 성인까지 대상으로 하는 이 학교는 현재 300명 정도로 시작을 하였는데, 누구나 자신의 수준과 소질, 그리고 좋아하는 공부를 할 수 있다.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놀이성(playfulness)을 유지하면서도 시험은 투명하게 이루어지고, 평가하는 연습을 하는 것으로 학부모와 교사들이 이런 새로운 방식의 학습을 탐구하고 더 나은 모델을 찾아내서 유효한지 검증할 수 있도록 돕는 것에 초점을 맞춘다고 한다.
미래의 학습공간
Stephen Heppell 교수는 미래의 학습공간(3rd Millennium Learning Space)의 3가지 규칙을 다음과 같이 소개하고 있다.
- 3개 이상의 벽은 없다. 모든 공간은 완전히 열려있지 않지만, 공간에 다양한 면들을 갖추고 있다.
- 3개 이하의 초점이 있어서는 안된다. 그러므로, 교수자가 일방적으로 강의하는 것이 아니라, 다양한 그룹들이 같이 배우고 서로의 생각을 프리젠테이션해야 한다. 이를 위한 교실가구나 인테리어 등이 고려되어야 한다.
- 3명의 선생님, 어른들이 있을 수 있는 공간이어야 한다.
그 밖에도 24시간 아무때나 접근할 수 있고, 교실 바깥에서의 학습이 중요하고, 여러 나이의 학생들이 같이 생활하도록 도와줄 수 있는 환경을 고려해야 한다.
학교는 멋진 공간이 될 수 있다. 크리스마스를 위한 무엇인가를 제작하거나, 여러 연령대의 아이들이 모여서 멋진 뮤지컬을 준비하거나, 좋아하는 형들을 롤모델 삼아서 무엇인가를 배우거나, 동생들과 작업을 하면서 많은 것을 얻을 수 있다. 여러 작업들을 하나의 목표를 위해 다같이 협업하는 방법을 배우며, 일이 생각처럼 진척되지 않으면 주말에도 나와서 작업을 하고, 늦게까지 남아 있을지도 모른다. 그런 포텐셜이 있는 학교라는 공간이 현재는 같은 나이의 아이들에게 천편일률적인 지식만 주입하고, 시험이라는 것을 통해 지식을 테스트하기만 하며, 같은 나이의 친구들마저 경쟁자로 내몰고, 학교에 가기 싫어하는 아이들만 양산하고 있다. 학교에는 근본적인 혁신이 필요하다.
참고자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