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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古典(고전)

고려여걸

AziMong 2007. 4. 14. 22:34
고려 왕실 계보도를 디비다 보면 황당한 장면이 굴비처럼 나옴다.


그중 첫번째가 “개차반 결혼 풍습”임다.

태조가 왕권을 강화한답시고 울나라 재벌들처럼 이리저리 겹사돈 맺은 탓에

족보 제대로 따지려면 게이트사건 비자금 추적만큼이나 어리버리 해짐다.

광종의 경우 이복여동생과 혼인한 것도 모자라 조카와도 결혼했을 정도임다.



두번째가 “막가파 섹스 윤리”임다.

고려를 무너뜨린 조선이 건국의 정당성을 주장하기 위해

고려시대의 성문란을 악의적으로 부풀렸다는 측면도 있슴다만…..

왕후는 둥기와 놀아나고, 왕후의 아들은 동성연애에 탐닉하다가

끝내 왕권을 뺏기는 그런 허접스런 사건은 고려에서나 볼 수 있는 일임다.



오늘의 쥔공은…… 기둥서방과 놀아난 “헌애왕후”가 되겠슴다.


고려 5대 임금인 경종은 날라리성 쭉빵 자매를 부인으로 삼아

언니를 헌애왕후, 동생은 헌정왕후로 임명했는데…..


이 두자매는 훗날 남편인 경종이 죽자마자 캬바레로 직빵 달려가

싱싱하게 물오른 둥기 한놈씩 건식해서 세월아네월아 지내죠.



부인을 다섯명씩이나 거느렸던 경종은 자식농사는 젬병이었는지

헌애왕후에게서 아들 한놈만 달랑 건지고 숨을 거두게 되는데

그때 그 아들넘의 나이가 겨우 두 살….

그래서 경종은 사촌동생에게 왕위를 물려주라는 유언을 함다.

이 사촌동생이 고려의 정치체제를 완성시켰다는 그 유명한 성종되겠슴다.



졸지에 6대 임금이 된 성종에게는 골치 아픈일이 기다리고 있었으니

사촌형수인 헌애왕후 헌정왕후의 꽃뱀사건이 터져버린 검다.

하여튼 권력 좀 잡았다싶으면 친인척 문제가 젤루 골치 아픈가 봄다.



태생적으로 온몸이 끈적한 헌정왕후는 호시탐탐 캬바레 물을 체크하다가

에퉤퉤 침 뱉고 코가 왕따시만한 넘을 딱 집어 건졌는데….

그넘은 태조왕건의 여덟번째 아들인 ‘왕욱’……

그러니까 왕후의 삼촌뻘 되죠.

어케 그럴수가 있냐구요?….

아까 말씀 드렸죠? 고려 풍습은 개차반이라구요.



이들의 불륜 소문이 성종에게 보고되자 성종은 곧바로 왕욱을 귀양보냄다.

뭐 인척이랍시고 어정쩡하게 봐주는 거 없이 화끈하게 잘라버린거죠.



헌정왕후는 불륜의 산물인 아들을 낳고는 산욕으로 그만 세상을 뜨는데

아들의 이름이 ‘왕순’인데 이 아이의 이름을 잘 기억해 두십시오.

뒤에 자주 등장하는 이넘이 훗날 대통을 이어 받게 되니 세상사 참 묘하죠.



헌정왕후의 불륜사건을 정리하고 한숨 돌리려는 찰나

이번에는 헌애왕후가 바통터치를 하며 말썽을 피움다.

성격이 포악하고 음탕하기로 이름높은 헌애왕후는

남편인 경종에게서 낳은 아들 교육은 본체만체 내팽개치고

"김치양"이라는 제비족과 만고땡 놀아나느라 정신없슴다.

이 김치양이라는 넘도 사실 왕후의 외척이니... 한마디로 콩가루 집안임다.



보고를 받은 성종은 이번에도 얄짤없이 김치양을 귀양보냄다.

뭐 악의적 언론보도니 어쩌니 감싸질 않고 단칼에 보낸 검다……화끈하죠?

그런데 이 화끈무쌍한 성종이 후사없이 그만 덜컥 세상을 뜨게 되자

헌애왕후의 아들이 자동빵으로 왕이 되고 (이넘이 7대 임금인 목종임다)

김치양은 물건 빠딱 세우고 왕궁으로 컴백해서 왕후를 흠씬 녹여 줌다.



이때부터는 헌애왕후와 김치양의 꾸리꾸리한 세상이 전개됨다.

왕후는 아들인 목종의 나이가 어리다는 구실을 내세워 수렴청정을 하고

김치양은 왕후의 권세를 등에 업고 주요 실권을 모두 장악해 버림다.

목종은 이름만 왕이지 뭐 지맘대로 할 수 있는 건 최통 만큼도 없슴다.



목종도 나름대로는 김치양을 제거하려고 태클을 걸어봤으나

그때마다 번번히 엄마인 헌애왕후가 너죽고 나죽자고 설쳐대는 통에

에라이 이런 썩어빠진 정치에는 다시는 발 안 담글란다고 포기해 버린 뒤

바람난 엄마에게 앙갚음이라도 하듯 남색에 푸욱 빠져 헤롱대기 시작함다.



목종의 첫번째 동성애 상대는 ‘유행간’이라는 하급관리임다.

이들은 ‘장국영과 탕탕’ 저리 가랄 정도로 노바닥 붙어 다니고

목종은 ‘유행간’에게 왕궁 조회를 관장하는 직책을 선물하죠.

"유행간"은 선물에 대한 답례로 왕이 가장 좋아하는 걸 증정함다.

그게 뭐냐구여?....발해 출신의 힘좋은 "유충정"이란 동성애자를 앵긴검다.



유행간, 유충정 두넘은 5공 쓰리허를 능가할 정도의 끗발을 튕기며 다님다.

권력의 이동을 쥐새끼처럼 잘도 냄새맡는 대신들은 그들 밑으로 꼬이고

궁중은 목종의 애인 유행간과 왕후의 애인 김치양의 전투장이 돼 버림다.

예나 지금이나 권력의 줄서기는 단 한 발자욱도 진보된게 없슴다 그려.



그러던 차에 왕후와 김치양 사이에서 아들이 생기면서 사건은 꼬임다.

"김치양"의 방중술에 밤마다 수십번씩 까무라치며 넋이 나간 왕후는

목종이 남색에 빠져 헬렐레하며 뻑하면 자기에게 엉까는게 꼴 사나워서

"김치양"과의 사이에서 낳은 아들을 목종의 다음 왕으로 앉히려 하는데…


그러다보니 걸리적거리는 이름이 하나 있었으니…..다름아닌 "왕순"임다.

아까 말씀 드렸죠?……이름 잘 기억해두라는 그 ‘왕순’….

헌애왕후의 동생 헌정왕후가 불륜으로 낳은 자식이기는 해도

어쨌던 현재로서는 목종 다음의 1순위 지명자가 바로 ‘왕순’이올시다.

찬물도 아래위가 있듯이 개떡같은 계보도에도 순서가 있나 봄다.



그러니 김치양의 아들을 1 순위자로 올려 놓기 위해서

헌애왕후와 김치양은 왕순을 찍어 내기로 짝짝 손바닥 마주치고는

12살의 왕순을 머리 빡빡 밀어 삼각산 기슭의 작은 암자로 보낸 뒤

비밀리에 자객단을 급파해 암살을 몇번 시도했었는데

만만히 봤던 노털 주지스님인 ‘진관대사’의 방해로 실패를 거듭함다.



그럴즈음... 동성애에 탐닉하던 목종이 에이즈에 걸려 골골 앓게 됨다.

언제 꼴깍할지 모르는 목종은 제딴에는 후계자를 확실히 한답시고

‘왕순’을 후계자로 지명하고 이 유언을 확실히 보장해주기 위해

전방 백골부대장인 ‘강조’장군을 불러들여 보호를 하도록 했는데……



은인자중하던 군부는 정치권의 신물나는 권력싸움에 신물이 나있던터라

서울에 입성하자마자 12.12 사태를 일으키며 궁궐을 접수한 뒤

김치양, 유행간등을 즉살하고, 왕후는 귀양보내고, 목종마저 살해해 버림다.



기세등등한 ‘강조’장군은 “나도 이젠 킹메이커야…” 으스대며

왕실 계보도를 쭈욱 펼쳐놓고 이넘저넘 만만한 넘으로 고르다가

옳거니 이넘 정도면 코드도 맞고 도구로 쓸 수 있겠다 싶어

삼각산 암자에 숨어 지내던 ‘왕순’을 8대 임금 현종으로 앉히게 됨다.



세월이 흘러 ‘강조’는 거란과의 전쟁에서 목숨을 잃게 되고

현종은 강감찬 장군의 맹활약으로 거란을 대파하며 그럭저럭 왕 노릇함다.

눈치 빠른 분들은 다 아시겠지만

현종이 암자에 숨어 살 때 목숨을 구해줬던 진관대사의 공덕을 기려

절 이름을 "진관사"로 명했고, 그 후 마을도 "진관동"이라 불렀다 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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