느낌있는 뿌리깊은 이야기
강원의 육담 - -털 값 본문
강원의 육담 - -털 값
여름날 두 내우가 밭에서 일을 한 뒤 냇가에서 목욕하고 집으로 왔는데 "여보게, 냇가에 담궈 놓은 노쌈(삼베) 못 봤는가?" 하며 이웃 사람이 와서 "냇가에서부터 자네 집까지 노쌈에서 흘러내린 물자욱이 있는데 안 가져갔단 말인가?" 이러더래. 털이 긴 마누라의 거기에서 떨어진 물자욱이라 할 수도 없고…. 그래서 노쌈 값을 생다지로 물어줬지.
그러고 나서 부애가 나서 마누라한테 분풀이를 했네. 욕을 얻어먹은 마누라는 가위로 긴 털을 잘라서 걸금터미에 버렸네. 이튿날 돼지를 잃어버린 사람이 "자네 왜 우리 돼지 잡아먹었는가?" 하면서 걸금터미에 있는 털을 가르키는 게 아닌가. 남편은 그게 돼지털이 아니고 마누라 털이라 할 수도 없어서 하는 수 없이 또 돼지 값을 물어줬지. 마누라 털이 길어서 노쌈 값, 돼지 값을 이래 다 물어줬지 뭐. (자료제공 ; 강릉민속문화연구소)
어느 마을에나 다 그러했듯 필자의 동네에도 매우 아름다운 처녀가 한 명 있었다. '있었다'에서 이미 느끼셨겠지만 이 얘기는 지난 시절 삽화 한 토막이다. 그 예쁜 처녀에게 동네 모든 남정네들이 염정(艶情)을 품은 것은 말할 필요 없을 터. 우리 동네뿐 아니라 이웃 동네 사내들까지 마을 어귀를 뻔질나게 드나들었는데, 알고 보니 처녀애가 예쁜 것은 물론 '달라고' 하는 사내들에게 비교적 '잘 주는' 편이었던 모양이다.
애석하게도 필자만 그 사실을 몰랐다. 그리하여 그 처녀와 만나 보지 못한 사내란 근동에서 필자 단 한 사람뿐이었다. 필자가 고고하게 구름 위를 걷는 고답파(高踏派)였다는 게 아니라 영 '꼬시는' 재주가 없어 그리됐다. 주변머리 없는 성격을 스스로 탄식하는 중에 떠도는 소문은 아, 처녀의 아름답고 도톰한 바로 거기에 치모가 단 한 올도 없더라는 얘기였다.
바람을 타고 날아온 이 비의적(秘意的) 소문에 필자는 더욱 속을 태우며 '털 없는 그녀'를 만나 보기 바랬으나, 지금까지 우리 동네 그 처녀애뿐 아니라 평생 단 한 번도 그런 여자를 만나지 못했다. 이 무슨 재수 없고 복 없는 사내더냐!
장 폴 사르트르가 "털이 없고 잔인하고 악의에 찬 짐승"이라며 인간을 무지하게 욕해댔지만, 털 없는 여자는 또 얼마나 잔인하고 기막힌 느낌일까 보냐. 여체의 신비스럽고 아름다운 '비너스의 동산' 아래로 미끄러져 내려가던 사내의 손이 아무 거리낌 없고 장애 없이 곧 바로 붉은 음핵에 닿고 부풀어오른 음순을 스친 뒤 마침내 촉촉하게 젖어든 질에 빠져들 때….
사내들이란 꼭 그곳의 털이 아니라 여인네의 아름다운 눈썹을 보고도 이미 마음이 녹아 내리곤 한다. 항우의 부인 우(虞) 미인을 보고 시인은 "단청으로 그려내고 백옥으로 깎아낸 듯, 팔자아미(八字蛾眉) 예쁜 양은 구름 속의 먼 산이요, 옥빈홍안(玉紅顔) 고운 양은 초경산(初更山) 반달이라." 하지 않았나. 거기다가 숱이 많고 보드라운 눈썹을 '미청(眉淸)'이라 하여 요염하고 섹시하다 여기지 않았던가. 하물며 음모(陰毛)임에랴.
음모를 우리말로 '거웃'이라 한다. 남자는 다이아몬드형이지만 여자는 역삼각형으로 돋아난다. "여자의 음모가 마치 억새풀같이 우거져 있으면 도깨비라도 나올 것 같아 싫고, 그렇다고 민둥산 같은 '빈대골풀무'도 싫고. 그저 알맞게 윤이 나고 보드라운 거웃 사이로 비너스의 언덕, 그 백옥 같은 살결이 눈청(嫩晴)처럼 얼비치는 그런 거웃이 살송곳을 분기탱천케 한다"고 비뇨기과 전문의 남재만 씨는 주장한다. 대부분의 여자들이 여기에 속하니 털이 너무 많거나 털이 너무 없다 생각하여 속상해 하지 마시라.
'색을 좋아하는 여자는 털이 없다(好色無毛)'라는 말이 있다. 음양오행에서 오른 쪽은 여자 즉 음(陰)의 방향이고, 또 색으로 말하자면 오른 쪽이 백(白)이라, 그리하여 아마도 '백XX가 호색하다'는 속설이 생겨났을 것이다. 한 걸음 더 나아가 '털 없는 그것은 기막힌 맛'이라는 소문도 났을 것이고. 이 경우 혹 누가 "재수 없다"고 주장했다면 자기 혼자 그런 여자를 즐기려고 퍼트린 헛소문일 것이란 역설 그리고 그 역설의 역설이 세상에 널리 퍼져 나아갔을 것이다.
그렇다 하여 위의 육담처럼 털이 너무 많아 낭패 보는 일이야 있었을라구. 백문이 불여일견이라지만 '없는 여자'를 경험해 보지 못한 필자의 경우 스스로 포기 및 자족하고 보니 털이 많아도 그저 마냥 좋기만 하더라. 오늘은 여기까지인데…. 아, 예쁜 동네 처녀는 어떻게 됐냐고? 어느 해 가을 대처로 나갔던 처녀가 한 사내를 달고 집으로 돌아왔는데, 며칠 뒤 그 사내와 곧바로 결혼해 버렸다. 처녀의 집 지붕 위에서 이엉을 갈던 사내의 크고 시커먼 거시기가 삼베 바지 속에서 덜렁거리는 실루엣을 본 기억이 지금도 생생하다.
여름날 두 내우가 밭에서 일을 한 뒤 냇가에서 목욕하고 집으로 왔는데 "여보게, 냇가에 담궈 놓은 노쌈(삼베) 못 봤는가?" 하며 이웃 사람이 와서 "냇가에서부터 자네 집까지 노쌈에서 흘러내린 물자욱이 있는데 안 가져갔단 말인가?" 이러더래. 털이 긴 마누라의 거기에서 떨어진 물자욱이라 할 수도 없고…. 그래서 노쌈 값을 생다지로 물어줬지.
그러고 나서 부애가 나서 마누라한테 분풀이를 했네. 욕을 얻어먹은 마누라는 가위로 긴 털을 잘라서 걸금터미에 버렸네. 이튿날 돼지를 잃어버린 사람이 "자네 왜 우리 돼지 잡아먹었는가?" 하면서 걸금터미에 있는 털을 가르키는 게 아닌가. 남편은 그게 돼지털이 아니고 마누라 털이라 할 수도 없어서 하는 수 없이 또 돼지 값을 물어줬지. 마누라 털이 길어서 노쌈 값, 돼지 값을 이래 다 물어줬지 뭐. (자료제공 ; 강릉민속문화연구소)
어느 마을에나 다 그러했듯 필자의 동네에도 매우 아름다운 처녀가 한 명 있었다. '있었다'에서 이미 느끼셨겠지만 이 얘기는 지난 시절 삽화 한 토막이다. 그 예쁜 처녀에게 동네 모든 남정네들이 염정(艶情)을 품은 것은 말할 필요 없을 터. 우리 동네뿐 아니라 이웃 동네 사내들까지 마을 어귀를 뻔질나게 드나들었는데, 알고 보니 처녀애가 예쁜 것은 물론 '달라고' 하는 사내들에게 비교적 '잘 주는' 편이었던 모양이다.
애석하게도 필자만 그 사실을 몰랐다. 그리하여 그 처녀와 만나 보지 못한 사내란 근동에서 필자 단 한 사람뿐이었다. 필자가 고고하게 구름 위를 걷는 고답파(高踏派)였다는 게 아니라 영 '꼬시는' 재주가 없어 그리됐다. 주변머리 없는 성격을 스스로 탄식하는 중에 떠도는 소문은 아, 처녀의 아름답고 도톰한 바로 거기에 치모가 단 한 올도 없더라는 얘기였다.
바람을 타고 날아온 이 비의적(秘意的) 소문에 필자는 더욱 속을 태우며 '털 없는 그녀'를 만나 보기 바랬으나, 지금까지 우리 동네 그 처녀애뿐 아니라 평생 단 한 번도 그런 여자를 만나지 못했다. 이 무슨 재수 없고 복 없는 사내더냐!
장 폴 사르트르가 "털이 없고 잔인하고 악의에 찬 짐승"이라며 인간을 무지하게 욕해댔지만, 털 없는 여자는 또 얼마나 잔인하고 기막힌 느낌일까 보냐. 여체의 신비스럽고 아름다운 '비너스의 동산' 아래로 미끄러져 내려가던 사내의 손이 아무 거리낌 없고 장애 없이 곧 바로 붉은 음핵에 닿고 부풀어오른 음순을 스친 뒤 마침내 촉촉하게 젖어든 질에 빠져들 때….
사내들이란 꼭 그곳의 털이 아니라 여인네의 아름다운 눈썹을 보고도 이미 마음이 녹아 내리곤 한다. 항우의 부인 우(虞) 미인을 보고 시인은 "단청으로 그려내고 백옥으로 깎아낸 듯, 팔자아미(八字蛾眉) 예쁜 양은 구름 속의 먼 산이요, 옥빈홍안(玉紅顔) 고운 양은 초경산(初更山) 반달이라." 하지 않았나. 거기다가 숱이 많고 보드라운 눈썹을 '미청(眉淸)'이라 하여 요염하고 섹시하다 여기지 않았던가. 하물며 음모(陰毛)임에랴.
음모를 우리말로 '거웃'이라 한다. 남자는 다이아몬드형이지만 여자는 역삼각형으로 돋아난다. "여자의 음모가 마치 억새풀같이 우거져 있으면 도깨비라도 나올 것 같아 싫고, 그렇다고 민둥산 같은 '빈대골풀무'도 싫고. 그저 알맞게 윤이 나고 보드라운 거웃 사이로 비너스의 언덕, 그 백옥 같은 살결이 눈청(嫩晴)처럼 얼비치는 그런 거웃이 살송곳을 분기탱천케 한다"고 비뇨기과 전문의 남재만 씨는 주장한다. 대부분의 여자들이 여기에 속하니 털이 너무 많거나 털이 너무 없다 생각하여 속상해 하지 마시라.
'색을 좋아하는 여자는 털이 없다(好色無毛)'라는 말이 있다. 음양오행에서 오른 쪽은 여자 즉 음(陰)의 방향이고, 또 색으로 말하자면 오른 쪽이 백(白)이라, 그리하여 아마도 '백XX가 호색하다'는 속설이 생겨났을 것이다. 한 걸음 더 나아가 '털 없는 그것은 기막힌 맛'이라는 소문도 났을 것이고. 이 경우 혹 누가 "재수 없다"고 주장했다면 자기 혼자 그런 여자를 즐기려고 퍼트린 헛소문일 것이란 역설 그리고 그 역설의 역설이 세상에 널리 퍼져 나아갔을 것이다.
그렇다 하여 위의 육담처럼 털이 너무 많아 낭패 보는 일이야 있었을라구. 백문이 불여일견이라지만 '없는 여자'를 경험해 보지 못한 필자의 경우 스스로 포기 및 자족하고 보니 털이 많아도 그저 마냥 좋기만 하더라. 오늘은 여기까지인데…. 아, 예쁜 동네 처녀는 어떻게 됐냐고? 어느 해 가을 대처로 나갔던 처녀가 한 사내를 달고 집으로 돌아왔는데, 며칠 뒤 그 사내와 곧바로 결혼해 버렸다. 처녀의 집 지붕 위에서 이엉을 갈던 사내의 크고 시커먼 거시기가 삼베 바지 속에서 덜렁거리는 실루엣을 본 기억이 지금도 생생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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