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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우병 헛소문” 자료 학교배포…농수산부 제작 ‘美쇠고기 홍보물’ 본문
“광우병 헛소문” 자료 학교배포…농수산부 제작 ‘美쇠고기 홍보물’
경향신문 | 기사입력 2008.05.10 03:47
ㆍ"정부입장만 전달·계도" 비판
정부가 전국 초·중·고교에 미국산 쇠고기 수입을 옹호하는 홍보자료를 배포해 물의를 빚고 있다. 정부의 일방적인 주장이 교육 현장의 정치적 중립성을 훼손시키고 있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9일 교과부와 서울시교육청 등에 따르면 농림수산식품부는 A4 용지 1쪽 분량의 만화('엄마의 마음')를 비롯해 '광우병 괴담 10문 10답' '광우병 관련 질의응답' 등 세 가지 자료를 전국 16개 시·도교육청에 일제히 배포했다.
자료는 지역교육청을 거쳐 다음주까지 각 초·중·고교에 전달된다. 자료는 모두 농림수산식품부가 제작한 것으로 일선 학교 배포도 농수산부의 요청에 따라 이뤄졌다.
만화 '엄마의 마음'은 "우리나라에는 광우병 위험물질을 제거한 안전한 쇠고기만 들어온다" "동물성 사료를 금지한 이후 광우병이 없어지고 있다"며 한 주부의 광우병 우려를 "다 근거없는 헛소문"이라고 단정짓고 있다. "특정 유전자 하나가 광우병에 걸리게 할 수는 없다" "한국에서 추가로 안전한지 검역한다" "치매와 광우병은 다르다"는 등의 정부측 주장도 그대로 실렸다.
일선 학교에선 만화 등 자료들을 가정통신문으로 각 가정에 배포하거나 교실에 비치할 것으로 알려졌다.
만화는 또 외국의 농수산물 수입을 지지하고 옹호하는 내용으로 가득 차 있어 국내 축산농 보호에 앞장서야 할 우리 농수산부가 만든 자료라고 믿기 어려울 정도다.
교과부가 초·중·고교생들에 대한 교육적 영향을 고려하는 자체적 판단없이 이를 일선 학교에 그대로 전달한 점도 논란이 예상된다.
교과부는 자료 배포에 대해 "광우병에 대한 근거없는 오해와 불안감이 증폭돼 정확한 사실을 알리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박백범 교과부 대변인은 "학교에서 일방적으로 가르치기보다는 찬반토론용 자료 등으로 사용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서울시교육청 주남수 학교체육보건과장은 "광우병에 대한 정확한 과학적 데이터가 공개되기 전에는 자체적 계기수업은 하지 않을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경희대 성열관 교수(교육대학원)는 "사회적으로 이견이 있는 사안에 대해 한쪽 주장만 전달한다면 교육이 아닌 계몽"이라며 "교육의 중립성을 위반한 행동"이라고 지적했다.
함께하는 교육시민모임 김정명신 공동대표는 "계속 의문점이 나오는데 무조건 정부 말을 믿으라는 자료는 오히려 학생과 학부모를 혼란에 빠뜨리게 한다"며 "조금 시간이 걸리더라도 객관적으로 믿을 수 있는 사실을 알려주는 것이 정부가 취해야 할 태도"라고 말했다.
전교조 정진화 위원장은 "자료 배포 계획을 철회하라"고 요구했다.
< 최민영·임지선기자 >
정부가 전국 초·중·고교에 미국산 쇠고기 수입을 옹호하는 홍보자료를 배포해 물의를 빚고 있다. 정부의 일방적인 주장이 교육 현장의 정치적 중립성을 훼손시키고 있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9일 교과부와 서울시교육청 등에 따르면 농림수산식품부는 A4 용지 1쪽 분량의 만화('엄마의 마음')를 비롯해 '광우병 괴담 10문 10답' '광우병 관련 질의응답' 등 세 가지 자료를 전국 16개 시·도교육청에 일제히 배포했다.
↑ 정부가 초·중·고교생에게 미국산 쇠고기의 안전성을 홍보하기위해 만든 만화.
만화 '엄마의 마음'은 "우리나라에는 광우병 위험물질을 제거한 안전한 쇠고기만 들어온다" "동물성 사료를 금지한 이후 광우병이 없어지고 있다"며 한 주부의 광우병 우려를 "다 근거없는 헛소문"이라고 단정짓고 있다. "특정 유전자 하나가 광우병에 걸리게 할 수는 없다" "한국에서 추가로 안전한지 검역한다" "치매와 광우병은 다르다"는 등의 정부측 주장도 그대로 실렸다.
일선 학교에선 만화 등 자료들을 가정통신문으로 각 가정에 배포하거나 교실에 비치할 것으로 알려졌다.
만화는 또 외국의 농수산물 수입을 지지하고 옹호하는 내용으로 가득 차 있어 국내 축산농 보호에 앞장서야 할 우리 농수산부가 만든 자료라고 믿기 어려울 정도다.
교과부가 초·중·고교생들에 대한 교육적 영향을 고려하는 자체적 판단없이 이를 일선 학교에 그대로 전달한 점도 논란이 예상된다.
교과부는 자료 배포에 대해 "광우병에 대한 근거없는 오해와 불안감이 증폭돼 정확한 사실을 알리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박백범 교과부 대변인은 "학교에서 일방적으로 가르치기보다는 찬반토론용 자료 등으로 사용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서울시교육청 주남수 학교체육보건과장은 "광우병에 대한 정확한 과학적 데이터가 공개되기 전에는 자체적 계기수업은 하지 않을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경희대 성열관 교수(교육대학원)는 "사회적으로 이견이 있는 사안에 대해 한쪽 주장만 전달한다면 교육이 아닌 계몽"이라며 "교육의 중립성을 위반한 행동"이라고 지적했다.
함께하는 교육시민모임 김정명신 공동대표는 "계속 의문점이 나오는데 무조건 정부 말을 믿으라는 자료는 오히려 학생과 학부모를 혼란에 빠뜨리게 한다"며 "조금 시간이 걸리더라도 객관적으로 믿을 수 있는 사실을 알려주는 것이 정부가 취해야 할 태도"라고 말했다.
전교조 정진화 위원장은 "자료 배포 계획을 철회하라"고 요구했다.
< 최민영·임지선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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