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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네르바 석방 "앞으로도 글 쓰겠다"

AziMong 2009. 4. 20. 20:35

미네르바 석방 "앞으로도 글 쓰겠다"

노컷뉴스 | 입력 2009.04.20 18:51

 

[CBS사회부 심훈 기자]

20일 무죄를 선고받은 미네르바 박대성(31) 씨가 이날 오후 5시쯤 서울구치소에서 석방됐다. 지난해 12월 7일 서울중앙지검 마약조직범죄수사부에 긴급 체포된 지 100여일 만이다.

면바지와 티셔츠 차림의 박 씨는 매우 지친 표정으로 천천히 서울구치소 정문을 향해 걸어나왔다.

초조하게 아들을 기다리던 박 씨의 부모는 멀찌감치 박 씨의 모습이 나타나자 이내 알아 보고 안도의 한 숨을 내쉬었다.

미리 준비한 두부를 아들에게 먹이는 것도 잊지 않았다. 박 씨는 어머니가 건네준 두부 조각을 삼키면서, "괜찮다"고 오히려 부모를 위로했다.

몰려든 취재진을 보자 박 씨는 다소 놀란 표정이었지만, 담담하게 인터뷰에 응했다.

박 씨는 석방 소감을 묻는 질문에 "물의를 일으켜 죄송하다"며 "저의 (구속과 석방이) 개인의 권리와 민주주의를 생각하는 계기가 됐으면 하는 바람이다"라고 말했다. 이어 "나도 내가 될 줄 몰랐다"며 "이렇게 4달 동안 가둬 놓았는데 나도 내가 (권리를 침해당할 줄) 몰랐다"고 탄식했다.

또 정부가 원망스럽냐는 질문에는 "대통령 선거를 하지 않은 나도 공범이다"라며 "이제 뭔가 실천하고 참여하는 민주주의가 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날 무죄를 선고한 서울중앙지법 유영현 판사에 대한 감사의 말도 잊지 않았다.

박 씨는 이날 재판에 대해 "훌륭한 결정을 내려주신 판사님께 감사하다는 생각 뿐"이라며 "무죄를 예상하지는 못했지만 담담하게 재판에 임했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어 "검찰이 즉각 항소를 하겠지만 그 부분에 대해서도 적절히 대응하겠다"고 말했지만, "재판이 진행 중이므로 검찰에 대해서는 더 이상 얘기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박 씨는 향후 글을 쓰고 싶다는 포부도 밝혔다.

다시 인터넷에 글을 쓰겠느냐는 질문에 박 씨는 "나를 네 달 동안 갇혔다가 풀려났는데 뭐든 할 수 있는 것 아니냐"며 "집필 활동을 할 것이고 경제, 사회, 정치 등 분야를 가리지 않고 글을 쓰겠다"고 밝혔다.

박 씨는 짧은 인터뷰를 마친 뒤 박찬종 변호사 등과 함께 집으로 향했다. 박찬종 변호사는 "박 씨가 수감기간 중 잠을 못자 고생을 한데다 감기에 걸려 일단 휴식이 필요할 것"이라고 전했다.

이날 오후 서울중앙지법 형사5단독 유영현 판사는 전기통신기본법 위반 혐의로 구속 기소된 미네르바 박대성 씨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재판부는 판결문을 통해 "박 씨가 당시 게시글의 내용이 허위라는 인식하에서 그러한 글을 게재했다고 보기 어렵고, 공익을 해할 목적이 있었다고 인정할 만 한 증거도 없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