느낌있는 뿌리깊은 이야기
장애인 등치는 장애협회 본문
장애인 등치는 장애협회
MBC | 입력 2009.05.06 22:48 | 수정 2009.05.06 22:51 | 누가 봤을까? 50대 남성, 제주
◀ANC▶
장애인 복지를 위해 설립된 장애인 협회가 장애인들에게 돌아가야 할 각종 지원금을 고스란히 가로채왔습니다.
장애인들에게 일은 일대로 시켰습니다.
장인수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VCR▶
경기도 시흥시에 있는
한국지체장애인 협회 시흥지회입니다.
이 협회는
장애인 고용과 장애인 복지를 위해
지난 2006년 시화공단에
복사 용지와 학용품을 만드는
공장을 세웠습니다.
시흥시는
장애인 복지를 지원하는 취지에서
공장 부지를 무상으로 빌려주고
매년 1200만 원의 운영비까지
지원하고 있습니다.
노동부도 이곳의 장애인 20여 명에게
1명당 매달 30만 원에서 많게는 90만 원까지
고용지원금을 지급하고 있습니다.
그래서인지 이곳 장애인들의 노동 생산성은
높은 편입니다.
◀SYN▶ 공장 관계자
"남들은 장애인들이라고 하면
일을 못할 거라고 생각하는데
일은 더 정확해요."
그런데 이상하게 이곳 장애인 근로자들은
월급을 제대로 받지 못하고 있습니다.
매달 정부로부터 60만 원의 지원금을 받은
염종복 씨의 월급 통장입니다.
보통 70만 원대의 월급이 입금되는데
곧바로 4,50만 원이
시흥시 장애인협회로 빠져 나갔습니다.
한 달 내내 일하고 지원금 60만 원은커녕
30만 원도 못 받아온 것입니다.
심지어 어떤 달은 73만 원을
월급으로 주고는, 73만 원 전부를
통째로 빼간 달도 있습니다.
◀SYN▶ 염종복/중증 지체장애인
"대들면 뭐라고 하면서 '귀싸대기'를
때리고 그러니까... [항의하면요?]
예. 와가지고 때린 다니까요, 따귀를.
왜 너까지 항의를 하냐고..."
이곳에서 일하는 다른 장애인들도
대부분 비슷한 상황입니다.
이에 대해 협회 측은 장애인들이
'자발적'으로 냈다고 주장합니다.
◀SYN▶ 시흥시 장애인협회 사무국장
"그때는 그런 거(정부 지원금) 안 받고도
일 한다고 그랬다니까. 안 가고.
그래서 그때 아마 소일거리 하면
그일 한 것만큼만 줬을 거예요.
[월급 전부도 그러면 이 사람이
다 자발적으로 냈다는 건가요?]
그건 제가 잘 모르겠는데요."
이 협회의 비리는 여기서 그치지 않습니다.
지원금을 더 타내기 위해
일하지도 않은 사람들을
지원금 대상자로 신고했습니다.
◀SYN▶ 시흥시 장애인협회 공장 간부
"[김00 씨나 최00 씨나 홍00 씨니 이런 분들은
여기서 일하지 않은 걸로 알고 있는데요?]
예. 그분들은 여기하고 관계없어요."
얼마 전까지 이 협회 간부로 일했던 인사도
각종 비리를 인정합니다.
◀SYN▶ 시흥시 장애인협회 전 부회장
"장애인들 '가라'로 해서 고용보험에서 타먹고
시에서 보조 나온 거 다 타먹고, 그 다음에
공공근로 가지고 가짜로 해서 다 타먹고..."
이 같은 문제점을 뒤늦게 파악한 시흥시는
올해 초 이 공장에 대해
폐쇄 명령을 내렸습니다.
하지만 협회장은
해당 관청의 행정명령에 대해
안하무인격입니다.
◀SYN▶ 양 모 씨/시흥시 장애인협회 회장
"우리 식구들한테 (공장을) 폐쇄시킨다
그랬대. 계장 따위가 뭔데 지가 지 맘대로
폐쇄를 시켜. 그 친구는 당연히 혼나야..."
협회장이 왜 이처럼 행정관청을 무시하는지는
담당 공무원의 반응을 보면
이해할 수 있습니다.
◀SYN▶ 시흥시청 담당 공무원
"멱살 잡고 팽개치고, 책상 들고 의자 들어
던지려 하고, 욕하고...
[여기(시청 사무실)에서요?]
그렇죠. 참 대단한 사람들이에요."
지금도 이 협회에 매달 3천만 원씩을
꼬박꼬박 지원하는 관할 지방노동청도
무기력하기는 마찬가집니다.
◀SYN▶ 경인지방노동청 관계자
"[그럼 장애인 본인들한테 전화는 안 하나요?
실제로 받으셨는지?]
저희가 그것까지 개인별로 확인해야 맞다는
말을 지금 하고 계신 건가요?
점검을 그런 식으로까지 나간다는 건
좀 말이 안 되는 것 같지 않으세요?"
결국 정부의 무관심 속에
엉뚱한 사람들이 장애인 지원금을 챙기는 사이
많은 장애인들은 하소연할 곳 없이
묵묵히 일만 할 수밖에 없습니다.
MBC 뉴스 장인수입니다.
(장인수 기자 mangpoboy@naver.com)
'.....Live(삶터)' 카테고리의 다른 글
PD수첩을 보고 법전을 뒤졌습니다. 참고하세요. (0) | 2009.06.03 |
---|---|
'인간' 노무현의 글들…"저를 버리셔야 합니다" (0) | 2009.05.24 |
한국인 여고생 美 '최고의 영예' 거머쥐다(종합) (0) | 2009.05.07 |
강호순 '장모집 방화살해' 혐의 어떻게 밝혔나 (0) | 2009.04.22 |
<연쇄살인범 강호순 사건 일지> (0) | 2009.04.2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