느낌있는 뿌리깊은 이야기
'인간' 노무현의 글들…"저를 버리셔야 합니다" 본문
2009-05-24 00:54 CBS경제부 정영철 기자
▶1-4-1 기사 내용
노 전 대통령은 자신을 향하는 '박연차 수사'가 본격화한 이후 홈페이지 '사람사는 세상'에 수차례의 글을 올렸다. 23일 서거 전에 남긴 유서는 생애 마지막이자 검찰 수사와 관련된 최후의 입장을 정리한 글이 됐다.이 글들은 검찰 수사 이전에 쓰인 글들과 달리 전직 대통령으로서의 '정치인'이 아닌 '인간' 노무현 입장을 담고 있다. 거침없이 자신의 의견을 피력했던 것과는 사뭇 달랐다.
검찰 수사를 전후에 심경에 많은 변화가 있었음을 읽을 수 있는 대목이다.
후원 자인 강금원창 창신 섬유 회장이 구속되자 지난 4월 17일에는 '강금원이라는 사람'이라는 글을 통해 "강회장은 '모진 놈' 옆에 있다가 버락을 맞은 것이다. 이번이 두 번째다. 미안한 마음 이루 말할 수가 없다"며 인간적인 안타까움을 표출했다.
그는 이글에서 강회장과의 인연을 길게 서술하고 마지막에 '면목없는 사람 노무현'이라는 말로 다시한번 미안한 마음을 나타냈다.
검찰 수사가 노 전 대통령 자신을 향해 진행되고, 스스로가 언론의 취재대상으로 떠오르자 부담감과 함께 불편함을 호소하기도 했다. 지난 4월 21일에 쓴 '저희 집 안뜰을 돌려주세요'라는 제목의 글은 인간적인 권리를 돌려달라는 내용이었다.
그는 여기서 "창문을 열어 놓을 수 있는 자유, 마당을 걸을 수 있는 자유, 이런 정도의 자유는 누리고 싶다. 그런데 저에게는 지금 이만한 자유가 보장이 되지 않다. 카메라가 집안을 들여다보고 있기 때문입니다"라고 했다.
세상과 소통했던 '사람세상' 홈페이지에 4월 22일 올린 마지막 글에서 노전 대통령은 상처난 도덕적 자존심과 함께 자괴감을 고스란히 드러냈다.
"제기 이미 인정한 사실만으로도 저는 도덕적 명분을 잃었다. 우리가 이곳에서 무슨 이야기를 하더라도 사람들은 공감하지 않을 것이다....이제 제가 말할 수 있는 공간은 오로지 사법적 절차만 하나만 남아 있는 것 같다."
그는 지지자들에게 "노무현은 여러분이 추구하는 가치의 상징이 될 수가 없다. 자격을 상실한 것입니다"라며 "여러분은 저를 버리셔야 합니다"고까지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사람세상'의 문을 닫는 게 좋겠다고 끝맺었다. 그후 세상과 거리를 멀리한 노전대통령은 "너무 슬퍼하지 마라. 삶과 죽음이 모두 자연의 한 조강 아니겠는가'라는 마지막 말을 남기고 영원히 세상을 등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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