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가 누구의 손에서, 어떻게 운영되는가에 따라
한 국가의 운명과 국민의 삶이 달라집니다.
다시말하면 ,사회경제적 민주주의를 이룬 복지공동체로 거듭나기도 하고,
사회적 양극화와 극단적인 부패로 썩어 문드러지는 공동체로 전락할 수도 있습니다.
언론의 자율성과 객관성이라는 언론 본연의 역사적 책무가 정치권력과
자본 앞에 무너지면 이는 '언론의 거세'에서 끝나는 게 아닙니다.
그것은 여론의 거세이자 진실과 정의의 거세이며 민주공화국
'대한민국의 거세'입니다.
결국 언론과 권력이 결탁하면 피해는 국민들에게
고스란히 돌아올 것입니다.
[베를루스코니]
그는 이탈리아의 최고 권력자이자 최고의 부자이기도 하다
그리고 그의 정치성공의 기반은 ‘방송장악’에 있다.
그는 방송을 정치에 이용한 이탈리아 최초의 정치인으로 거론된다.
그는 이탈리아의 언론 재벌이자 94억 달러의 재산을 가져 <포브스>가 추정한
세계 90위의 부호이기 때문이다.
그는 이탈리아의 전국 7대 TV 네트워크 중 3개를 소유한 핀인베스트 그룹의
소유주로서 이탈리아 전체 시청자의 절반을 확보하면서 막대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120억 달러에 달하는 자산 가치로 평가되는 비상장 지주회사 핀인베스트
그룹에는 이탈리아 최대의 TV 네트워크'메디아셋'을 비롯해 이탈리아의 최대
출판사 '몬다도리', 금융서비스그룹 '메디올라눔', 명문 축구클럽 AC 밀란의
구단주, 메두사영화제작사 등이 포함돼 있다.
[베를루스코니의 재임]
4년 창당 100일만에 총리가 돼 세상을 놀라게 했고,
재선에 성공해 이탈리아 최초의 3선 총리 자리를 차지했다.
올해 71세인 베를루스코니는 조세 포탈과 부패, 직권 남용 등 많은 혐의로 각종
소송에 시달리고 있고, 총리 재임 당시의 친재벌적 국정 운영에 대한 비판에도
이탈리아 국민들은 다시 면죄부를 주었다. '
경제살리기'를 공약으로 내걸고 베를루스코니의 자유국민당이 주축이 된 우파연합에게
상원과 하원 모두 과반수를 획득하도록 지지를 보낸 것이다.
베를루스코니는 두 가지 기록을 세웠다.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지난 63년 간 차기 정부까지 합해서 63번째 정부가 들어설 만큼
'평균 1년짜리 총리'가 양산된 가운데 유일하게 5년 임기를 채운 총리(2001~2006년)
라는 기록에 이어, 유일하게 3번째 총리라는 기록을 추가했다.
그의 재선의 비결은 두가지로 뽑을 수 있다.
첫째, 좌파정권의 무능함을 부각시킨 파상공세. 그는 눈물과 피와 세금을 말하는
좌파보다는 ‘세금을 줄이고 국민을 더 부유하게 만들 수 있는 자신에 대한
지지를 호소했다.
둘째, ‘경제살리기’ 자신이 어려운 여건에서 성공한 점을 부각시키고, 국민들도
성공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러한 그의 선동은 이탈리아의 표심을 사로잡았다.
그는 40%의 지지로 어렵지 않게 재선에 성공했다.
특히 금융과 패션의 중심지인 부자도시 밀라노에서는 80%의 압도적 지지를 받았다.
이러한 선거전략으로 인해 좌파의 무능과 분열을 더 큰 '죄'로 본 이탈리아
국민들은 '차악의 대안'으로 베를루스코니를 선택한 것으로 해석된다.
[베를루스코니의 언론장악]
미디어세트 세 개 채널과 공영방송에서 일하는 사람들은 모두 직간접적으로
베를루스코니에 의해 통제되고 있다.
방송업계는 모두 실어증과 공포에 사로잡혀 있으며 모두 스스로 검열하고 있다
결국 이탈리아 방송은 그의 서슬퍼런 칼날 앞에 무릎 끓을 수밖에 없었다.
국영방송 채널 3개 모두 베를루스코니가 장악하면서 똑같은 논조의 방송을
하고 있다 .
■ 총리만들기
<미디어세트>는 총선에서 두 가지 사회적 이슈를 집중보도했다.
첫째로 집시에 대한 부정적 이미지 보도로 ‘불안감’을 조성해 보수의 표심을
흡수했다.
다른 한편으로는 이탈리아 좌파의 텃밭인 남부농업지역의 표를 분산시키기는
이슈들을 제기했다. 세계 3대 미항인 나폴리의 ‘쓰레기대란’과 ‘다이옥신 치즈’
문제 등을 집중보도 했다.
좌파의 텃밭은 흔들렸다. '이탈리아를 쓰레기처럼 망친 좌파 정권'에 등을
돌리게 만든 것이다.
자신이 소유한 민영방송을 이용한 정권재창출!
이것이 '최초의 3선 총리 탄생'의 비결이다.
■ 홍위병 역할 -민주주의 파괴
<미디어세트>는 권력유지 이외에도 심지어 '사주의 불법행위' 옹호하기 위한
'홍위병' 역할도 마다하지 않았다
98년 그는 뇌물과 탈세 혐의로 징역형이 선고받았다.
그러자 <미디어세트>는 사주의 불법을 옹호하기 위해 사법부를 맹렬히 비판했다.
진실을 가린채 좌파에 의한 ‘정치적 고소’이자 좌파판사에 의한 부당한 재판으로
매도했다.
즉 자기 소유의 미디어로 사법부에게 융단 폭격을 가해 결국 여론을 반전시킨다.
이처럼 방송사를 소유한 절대권력은 '권력획득을 위한 선거'와 '사주의 불법행위
옹호' 등 다양한 방법으로 방송 '사유화'를 통해 민주주의를 파괴하고 있다.
■ 미디어 정치
정치세력간의 민주적 경쟁이 아니라 TV를 비롯한 미디어를 장악한
특정 정치세력이 부속물인 연예계까지 이용해 권력을 장악하는,
이른바 '미디어 정치'가 등장하기 시작한다
이탈리아판 레이건에 축구로 노동자 이미지까지 얹은 베를루스코니는
세 번의 선거에서 모두 전통적으로 좌파를 지지해 온 노동자 계층과 젊은
유권자들까지 '전향'시켜 압도적인 승리를 얻는다.
갖가지 오락과 선정성이 도배하는 미디어 프로그램 앞에 고단한 일상을
던져버리고, 정치에는 무관심하도록 한 고도의 정치 전략의 결과이다.
■ 새로운 뉴스보도 방침
집권 2기에는 공영방송을 장악한 이후 새로운 뉴스보도 방침이 탄생했다.
이른바 ‘샌드위치 뉴스’ 정치적 공방이 큰 사안에 대해 ‘정부-야당-여당’ 순으로
입장을 듣는 것이다.
야당의 입장도 방영되기에 얼핏 공정한 보도일 듯 싶지만 사실은 그렇지 않다.
시청자들은 ‘마지막 입장’을 옳게 느끼기 마련이다.
시청자들의 심리를 교묘히 이용한 것이다.
공정히 보도되지만 늘상 정부가 일방적으로 승리할 뿐이다. 정부 권력에게
‘사유화’된 방송으로 전락한 것이다.
■ 사실보도 왜곡
이탈리아에서는 ‘노동자의 시위’를 생중계한다.
2003년 베를루스코니는 이라크에 3천명을 파병하기로 결정했다.
반전여론이 거세지면서 로마에 300만명이 운집했다.
공영방송 RAI가 생중계 ‘반전시위’ 방송에 나설 차례다.
하지만, RAI의 생중계 방송차량의 시동은 걸리지 않았다.
총리의 측근들로 구성된 경영진이 기자들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생방송을
중단하기로 결정했기 때문이다.
■ 비판 언론인 손보기
비판적 언론에 재갈물리기도 감행됐다.
여당 측근 인사가 과반를 넘은 이사회는'비판적 언론인'에 대한 숙청을 감행했다.
이로 인해 RAI는 해직파문에 휩쓸렸다.
시사프로그램 진행자 ‘루타치’는 방송에서 출연자에게 베를루스코니의 부정과
비리를 캐물었다.
베를루스코니는 눈엣가시같은 ‘루타치’ 제거 작업에 돌입했다.
그를 범죄자로 매도하고 이사진에게 해고할 것을 강요했다.
새로운 이사진은 더 이상 이런 일이 발생되지 않도록 하기 바란다.”라고 공식
기자회견에서 밝혔다.
그는 '루타치' '비아지' '산토로' 등의 '숙청 대상자'를 직접 언급했다.
그 결과 루타치가 진행하던 시사프로그램은 폐지됐다.
이탈리아의 가장 존경받는 기자인 비아지도 5년간 방송출연을 하지 못했다.
산토로 역시 마찬가지 신세였다. 정권에 비판적인 언론인은 측근 이사회에
의해 언제든 쫓겨날 수 있는 것이다.
■ 정치인 손보기
언론인 매수와 협박은 기본이고, 그래도 꿈쩍 않는 언론인들과 야당의원들을
표적으로 정치 스캔들을 조작하여 요리한다.
언론이든 국회든 가리지 않고 얼토당토않은 사건 등을 만들어 당사자를
청문회에 불러내도록 베를루스코니의 미디어들이 대서특필하고,
이를 정치권에서 다시 받아 확대재생산해 정적들을 차례로 제거하는 식이다
■ 가스파리 법
공영방송을 총리의 발 아래로 종속시키기 위해 재경부 장관에게 이사 추천권을
주는 법안이다. 이로써 다시 여당측 인사가 이사회의 과반을 차지하게 됐다..
신임 사장에서부터 국장들까지 대폭적인 교체가 예상된다고 한다.
RAI의 방송 노동자들은 '민주주의의 절대후퇴'를 심각히 걱정하고 있다.
초기 <미디어세트>를 운영해 왔던 사람은 이 문제를 이렇게 언급했다.
“미디어로부터 쫓겨날 수도 있다는 두려움. 언론계의 중요한 직위에 있는 사람은
누구도 총리에게 대항할 생각을 하지 못한다.
아래는 펌글입니다
다큐멘터리는 5월에 총선에서 승리한 베를루스코니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있습니다. 그는 이탈리아 역사상 첫번째로 3선에 성공한 총리가 되었죠. 베를루스코니가 어떤 사람이냐면, 이탈리아 최고 부자이자 이탈리아 미디어 권력을 쥐고 있는 사람이지요.
그는 이탈리아의 최대의 공영방송인 RAI의 소유주입니다. RAI의 이사 중 대다수가 그의 사람이지요. 마치 오늘날 KBS를 장악하려고 시도하는 MB를 보는 것 같죠?
그에게 표를 준 이탈리아인들 역시 MB에게 표를 준 한국인들의 논리와 비슷합니다. 성공한 기업인이라서 경제를 살릴 수 있을 거다 라는게 베를루스코니의 지지 이유죠.
베를루스코니의 재집권에는 미디어의 역할도 컸다고 합니다. 선거 즈음해서 집시에 대한 보도를 했는데, 좌파정권에서는 집시들의 지문채취를 반대했고, 베를루스코니가 속한 우파정당에서는 집시들의 지문채취를 원했죠. 이 시기에 집시들에 대한 부정적인 보도는 베를루스코니측에 유리하게 돌아갔습니다.(민족주의-전형적인 우파 논리죠. 개인적으로 우리나라의 민족주의도 좀 위험한 수준이 아닐까 싶습니다. 민족주의가 심화되면 파시스트가 되거든요.)
베를루스코니 정권은 이탈리아 최대의 공영방송 RAI를 '가스파리법'이라는 이름으로 여당측 인사가 RAI 이사회의 과반을 차지할 수 있는 법을 만들었죠. 이는 명백한 권력의 언론 장악이죠. 그리고 베를루스코니 정권은 그에게 비판적인 언론인들을 해직시킵니다.
베를루스코니는 MB처럼 부정부패로 얼룩진 인물입니다. 법원에서 자신에게 불리한 판결이 나자. 알파노 중재법이라는 것을 만들어서 법률적 면책특권을 부여해버리죠. 우리나라도 아직 이 수준까지 가지 않았지만, 현 정권에서 마음만 먹는다면 가능할 수도 있는 일 같습니다.
베를루스코니가 집권하고 MB정부처럼 기업과의 강한 유착을 보여줬죠. 부정부패 관련한 위법행위에 대해서 공소시효를 줄여버리기도 했습니다.
여튼, 이렇게 부정부패에 얼룩져 있고, 언론 장악을 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탈리아 역사상 최초로 3선에 성공하고, 두번째 총리 재임시절에 임기를 끝까지 채운 베를루스코니의 '경제 성장표'는 어떨까요? 경제적으로 나라를 강하게 만들었기 때문에 3선에 이른 것 아니었을까요?
베를루스코니가 집권한 2001년부터 이탈리아의 경제력은 오히려 감소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베를루스코니는 올해 5월에 다시 재집권했죠. 남에게 뭐라고 할 처지는 아니지만, 현재까지는 '한국'보다 더 정치적 후진국이 이탈리아 같습니다.(두 나라의 국민성이 비슷하다고 하죠.)
베를루스코니는 스포츠를 정치에 잘 활용하는 사람입니다. 방송에 있어서도 정치적인 이슈보다는 선정적인 내용을 많이 내면서 사람들이 정치에 무관심하는 쪽으로 유도하고 있지요. 베를루스코니는 정치가 이전에 유럽의 명문축구구단 AC밀란의 구단주입니다.(현재는 그의 아들이 AC밀란 구단주입니다.)
그는 처음 정당을 만들었을때 축구를 잘 활용했습니다. 이탈리아 사람들은 축구라는 스포츠에 아주 열정적이고, AC밀란의 홈구장은 8만명 이상의 관중을 수용할 수 있는 거대한 경기장이고, 팀에 적극적인 투자를 함으로써 그는 (그의 정치적 성향과는 거리가 있는)다수의 노동자들을 비롯한 빈민층 사람들에게 좋은 이미지를 가질 수가 있었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