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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올 선생 육두문자 논쟁1

AziMong 2006. 11. 20. 21:02
도올 선생 육두문자 논쟁1                   춘성 스님의 일화

지난주 금요일날 (2002.12.06) 드디어 도올 선생(좌측 사진)의 EBS 불교 특강 "도올 인도를 가다"가 대단원의 막을 내렸다.

근 넉달 동안 불교에 대해서 문외한인 대중들에게 알아듣기 쉽도록 강의를 하여 주신 도올 김용옥 선생의 노고에 이 자리를 빌어 감사 드리는 바이다.

우리 사회는 유독 이런 부분에서 예의가 없는 듯 하다. 자신보다 고견을 가지신 양반이 성심 성의껏 강의를 했으면, 인사치레라도 고맙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어야 하는 것 아닌가?

들을건 다 들어 놓고서 뭐가 그리 못마땅해 뿌루퉁하고 앉아들 있는건지 도무지 이해가 가지 않는다.

그나마 강의를 듣거나 책을 읽은 사람들이 뭐라 그러는건 이해가 간다. 제대로 알지도 못하는 사람들이 신문이나 잡지에서 본 몇 줄 읽은 후에 까는 거... 이건 정말 상식 이하의 행동 아닌가? 좀 겸허하게 살자. 그 분의 학문을 깔려면 그 분보다 더 많이 공부하고 더 치열하게 정진한 자가 아니고서는 자격이 주어지질 않는다는 것만 명확히 밝혀 두고 본 얘기로 넘어가겠다.


도올 선생의 강의는, 하실 때 마다 파격적인 언사와 제스춰로 사람들의 눈길을 끌고 계신데, 이번에는 소위 "육두문자 사건"으로 더더욱이나 그랬다.

도올 선생은 지난 11월 4일 방송분에서, 평생을 옷 한벌로 지낸 고승 춘성스님(1891∼1977)의 무소유 철학을 강의했는데, 춘성은 불경 `화엄경'을 거꾸로 외웠을 정도로 불교 교리에 해박한 스님이었고 걸쭉한 입담으로도 유명한 걸승이었다고 한다.  

하루는 산에서 나무를 베다가 작은 요사채를 만들고 있었는데, 사람들 신고가 들어와서 파출소에서 경찰이 나와 연행해 갔다고 한다.
육두문자 사건은 이때부터다.
파출소에 잡혀온 춘성 스님에게 경찰이 물었다.
"당신 주소가 뭐요?"
그러자 춘성은 "우리 엄마 보지다"라고 대답했다.
경찰이 속으로 이상한 사람 아닌가 해서 또 물었다고 한다.
"그럼 본적은 어디요?" 잠자코 듣고 있던 춘성 왈 "우리 아버지 좆대가리이다."
경찰은 춘성을 실성한 사람이라고 여기며 다시 돌려 보냈다고 하는데, 무사히 돌아온 춘서을 보고 사람들이 의아해 여기자 춘성 스님이 이렇게 말씀 하셨다고 한다.
"그 녀석들이...내 말을 못 말아 들어.."


도올 선생의 표현을 빌리자면, 이건 단순히 춘성의 육두문자가 아니라 그 분의 치열한 무소유 정신을 나타내는 촌철살인의 외침이었다는 것이다.

엄마의 보지에서 태어나고 아버지의 좆대가리에서 연유한 것 빼고는 이 세상에 아무것도 가진 것 없는 벌거숭이 춘성... 사람들이 왜 이것을 이해하지 못하냐는 춘성 스님의 울음이었다는 것이다.
그런데 이러한 표현이 아무 여과 장치없이 방송에 그대로 나간게 시시비비의 시발점이었다. 방송이 나가자 인터넷 게시판에는 커다란 논란이 벌어졌고 급기야 EBS는 이날 방송분에 대한 인터넷 다시보기 서비스를 중단했다.
 
마지막 강연에서 마이웨이를 열창하는 도올

사석에서도 하기 힘든 말을 공중파 방송에서 내보낼 수 있느냐서부터 부모님과 텔레비전을 보다가 얼굴을 들 수 없을 지경이 되었다는 사람들 등등...엄청난 비난의 글이 쏟아지는 한 편, 처음에는 춘성 스님이 돌았구나 싶었지만 도올 선생의 깊은 의미를 들으니 육두문자로도 감동을 줄 수 있다고 생각했다는 찬사까지 갑론을박이 벌어졌었고 강의가 모든 끝난 이 시점까지도 그 얘기들을 계속 하고 있다.
EBS 제작진은 그 강의와 관련해서 내보낼지 말아야 할지 고심했었다고 한다. 그러나 불교 철학의 무소유를 강조하는 차원에서 도올 선생이 춘성스님의 이런 일화를 꼭 소개하고 싶어하기에 방송 결정을 내렸다는 것이다.
여러 대중을 향해 이렇게 말씀하신 도올 선생도 선생이려니와 과감한 결단을 내리고 그대로 방송에 내보낸 EBS에게도 박수를 치고 싶다. 이런 용기와 과감한 결단성이 사회를 발전시키고 굴러가게 하는 원동력이 되기 때문이다.
이번 사건에서도 알 수 있듯이 사람들은 자지나 보지라는 말을 입에 담길 터부시 한다. 여자들은 더 그렇다. 하물며 좆과 씹에 이르러서야.....
다음 편에서는 우리가 왜 이런말을 곤혹스러워 하는지, 그리고 이러한 말들이 과연 무작정 터부시 해야 하는 말들인지를 상세히 알아보기로 하겠다. 기대 하시라....

 
'EBS 도올 인도를 만나다' 마지막 강의 모습
ps- 그냥 가기 섭섭하니...
이왕 얘기가 나온 김에 춘성 스님에 관한 일화 몇 개만 더 소개하고서 물러가겠다.
하나는 '청와대사건'으로 박대통령 시절에 춘성 스님이 육영수 여사 생일에 초대되어 간 적이 있었는데, 불자인 박대통령과 육여사가 법문을 청하자, 춘성 스님은 마이크 앞에 아무런 말도 않고 잠자코 있었다.

30분이 넘어서 결국 참가자들의 기다림이 한계점에 이르렀을 때 춘성 스님은 갑자기 "오늘은 영부인 어머니가 보지를 벌린 날이다" 라고 크게 소리를 지르고는 퇴장을 해버렸단다. 그 후로 청와대에선 다시는 춘성 스님을 부르지 않았다고 한다.
 
또 한가지 더...
어느 날 춘성스님이 열차여행을 하셨을 때의 일이다. 어떤 기독교 전도자들이 열차객실에서 '예수천당 불신지옥' 이란 피켓을 들고 큰소리로 외치며 지나가다가 마침 머리깎은 춘성 스님이 앉아 있으니 그 부근을 왔다갔다 하며 더욱 큰소리로 외쳐댔다.
"예수를 믿으라 그러면 구원을 얻으리라."
"예수는 우리를 위해 십자가에 못박혔다 3일 만에 부활했나니.."
이때 춘성 스님이 좌석에서 벌떡 일어나서 말했다.
"뭐~ 누가 죽었다 살아났다고? 이놈들아, 내 평생에 죽었다 살아난 것은 내 좆 밖에 못 봤다!!"
이 일갈에 승객들은 폭소를 터트리며 깔깔대고 웃어대니 그 전도자들은 혼비백산 사라졌다고 한다.

 
원본: 도올육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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