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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古典(고전)

캐츠비

AziMong 2007. 4. 17. 21:23
미국의 랜덤하우스 출판사가 선정한 20세기 영문소설 1백권을 보면
1위 율리시스, 2위 위대한 캐츠비, 3위 젊은 예술가의 초상, 4위 롤리타, 5위 멋진 신세계....

미국 로스트 제네레이션의 대표적 작가인 스콧 피츠제럴드의 소설 위대한 캐츠비는
1920년대 황폐한 물질문명속에서 아메리칸 드림이 붕괴되는 모습을 잘 묘사한 소설임다.

울나라 여성들이 좋아하는 무라카미 하루키란 넘은 스콧 피츠제럴드를 가리켜
"한동안 그만이 나의 스승이요, 대학이요, 문학동료였다" 라고 흠모했으며
"위대한 캐츠비를 세번 읽은 넘은 나와 친구가 될 수 있다" 고 격찬했고,
"내가 읽은 무수한 소설 중 오직 캐츠비만이 The novel 이다" 라고 까지 말해
골퍼들이 영국 오픈을 The open으로 숭상하는 것과 같은 점수를 준 바 있슴다.

이 스콧 피츠제럴드가 1918년에 운명처럼 만난 여인은 "젤다 세어"임다.
22살의 스콧과 17살의 젤다는 파티에서 만나 첫눈에 뻐억 가는데
젤다는 비록 지방이긴 하지만 사교계의 여왕으로 군림하며 방방 뜨고 있을 때였고
스콧은 대학 중퇴의 군인 신분인 소설 지망생으로 다소 꿀리는 상태였슴다.

그러나 신분이야 어쨌든 청춘남녀는 서로의 얼굴에 우선 끌리는 법
그 둘이는 틈나는 대로 데이트를 하면서 사랑을 밀고 땡기는데........

이 "젤다"라는 계집아이는 나이는 비록 중딩처럼 어리지만
어릴 때부터 발라당 까져 웬만한 남자덜을 구슬처럼 갖고 놀았던 뇨자임다.

그 시대 미국 상류층의 딸들은 대단히 엄격한 규칙을 준수해야 했슴다.
의자에 앉을 때는 몸을 위자 등에 붙이지 말고 발목을 교차시켜 앉는다,
외출할 때는 티끌 하나 없는 흰 장갑을 끼어야 한다,
아무리 더워도 장갑의 단추를 풀지 않는다 등등....

하지만 젤다는 그런 구속이나 규칙 따위를 깡그리 무시했슴다.
"법조계의 두뇌"라고 불릴만큼 엄격한 판사 아버지의 감시에도 불구하고
매일 밤 늦게 까지 나이트클럽에 가서 부킹에 열 올렸고
남자들과 함께 술마시고 엑스타시 먹고 담배를 피워댔으며
치크댄스(볼을 맞대고 추는 춤)와 목 키스에 열중하느라 매일 파스를 바꿔 붙여야 했슴다.

그런 날라리 젤다에게 앨라배마州는 너무나 좁았던 검다.
그러던 차에 만난 스콧은 그녀에게 새로운 세계로 가는 지름길였슴다.
그녀에게 있어 새로운 세계란 다름아닌
허영의 세계, 방탕의 세계, 낭비의 세계, 탐닉의 세계, 사치의 세계였슴다.

스콧이 발표한 소설 "낙원의 이쪽"이 경이적인 베스트 셀러가 되면서
스콧과 그의 어린 아내 젤다는 곧 최고 유명인의 반열에 오름다.
"뉴욕의 사정을 쥐뿔만큼도 모르는" 스콧이 시대의 대변자로 주목받았고
젤다도 flapper girl(건달 아가씨)라는 새로운 이미지의 여성상으로 급부상하면서
유력 신문에서는 그들 부부를 "1920년대의 이상 커플"로 일면에 싣기도 함다.

젤다로서는 물고기가 물을 만난 셈이고, 골퍼가 봄을 만난 격임다.
드레스를 입은 채 분수에 뛰어드는 행태를 보이지 않나
파티복 차림으로 택시 덮개위에 올라타 널부러 지질 않나.....

스콧 또한 한치의 양보없이 경쟁하듯 얼싸좋다 기행을 남발함다.
성냥 대신 지페에 불을 붙여 담배를 피워대고
연극 관람 도중 웃옷을 벗어 붙여 쫓겨나기도 하고.....

젤다는 신세대의 여왕으로서 모든 여성들이 동경하는 대상이 되고
단발, 진, 담배, 미니스커트, 재즈.....이른바 플래퍼 패션의 원조로 우뚝 섬다.
가정에 얽매이고 남편에게 봉사하는 당시의 여성들에게
젤다의 삶은 여성들에 대한 안티테제로 인식되는 신데렐라였슴다.

그러나 연일 계속되는 파티의 향락에 젖다보니 집안은 개판이 됨다.
스콧이 2,3일 걸려 쓴 글을 게재하면 샐러리맨 1년치 급여를 받는데도
수중에는 땡전 한 푼 없어 원고료를 미리 당겨서 받는 날이 늘어만 감다.

가정일에는 애시당초 손톱만큼도 관심없는 젤다의 머릿속에는
온통 먹고 마시고 춤추는 것만이 자리 잡고 있었고
그런 젤다에게 질새라 같이 놀아나는 스콧도 도찐개찐으로서
오로지 오늘만이 존재하는양 흥청망청 써 제끼는 나날이었슴다.

두사람을 궁지에 몰아 넣은 것은 돈도 돈이지만 애정의 결핍이었슴다.
밤이면 밤마다 벌어지는 환락과 찰나의 파티속에서 사랑을 느끼기는 커녕
두사람의 눈에는 서로의 결점이 점점 바위처럼 크게 보이기 시작했던 검다.

새로운 세상에서 기분전환이라도 하려고 프랑스로 간 그들은
처음에는 제법 우아하고도 품위있는 생활을 한답시고 똥폼잡슴다만
제 버릇 개 못준다고 이내 본색을 드러내고야 맘다.
권태를 못 이긴 젤다가 꼬랑지 살살 흔들고 프랑스 넘과 바람을 핀 검다.

그러나.......뭐든 젤다가 하면 스콧은 한 술 더 떠 꼬장을 부리는게 특기임다.
여봐란듯이 스콧은 17살의 할리우드 여배우와 놀아남다.
별반 이쁜 짓 한것도 없는 젤다가 입이 대빨 나와 따지고 들자
스콧은 정색을 하며 이렇게 말하면서 젤다에게 똥침을 날림다.
"그애는 그래도 한 사람의 몫을 충분히 하고 있어"

이때 쯤 젤다의 정신분열증은 그 조짐이 점점 심해져 가게 됨다.
스콧의 야심작 "위대한 캐츠비"의 판매가 예상을 훨씬 밑돌자
스콧은 자포자기에 빠져 친구들과 고주망태가 돼 밤을 새웠고
젤다는 그런 남편을 기다리며 쓸쓸히 밤을 지새는 날이 계속되면서
그녀 자신이 가장 혐오하는 "평범한 주부"가 되어 감에 몸서리침다.

그녀의 분열증은 상상 밖으로 악화된 것으로서
그 시기에 스콧에게 보낸 편지를 보면 상태를 잘 알 수 있슴다.

"이상한 것이 보여요.....
사람의 팔이 제멋대로 길게 보이기도 하고
그 얼굴이 마치 박제해놓은 것처럼 보이기도 해요.
그것들은 저쪽 멀리서 보였다가 갑자기 흐물흐물하게 보여요....."

젤다의 광기로 인한 정신병원의 입원과 퇴원 반복,
스콧은 한물간 작가로서 점점 문단에서 외면 받는 신세로 전락,
아내의 병원비, 딸의 교육비, 파산직전의 가정경제.......
스콧은 모르핀을 마시고 자살하지만 결국 토해내면서 그마저도 실패....
이제 그에게 남는 것은 비참함과 노여움뿐.

마지막으로 단 한번....단 한번만 기회가 온다면......
스콧은 그런 희망으로 할리우드에 가서 재기에 몸부림치지만
갑작스런 심장발작으로 숨을 거두게 되면서 끝내 그 소원을 이루지 못함다.

40대로 접어든 젤다는 예전의 찬란히 빛나던 아름다움은 사라진채
움푹 패인 눈, 야윈 볼, 희끗한 머리, 꺼칠한 피부의 노파로 변했고
젊은 시절의 사치생활은 오간데 없이 궁핍한 생을 영위하다가
1948년 병원에서 발생한 화재 때 불에 타 죽고 맘다.

오늘의 격언....
결혼은 미친 짓이다?
아니다....있을 때 잘하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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