느낌있는 뿌리깊은 이야기
육담관2 본문
이야기에 나타난 성의 관심은 하층민들의 삶과 직결되어 있는 관념으로 볼 수
있다. 이러한 이야기군에 대한 논의가 별로 진행되지 못했다는 사실은 우리의
사회적 도덕관념과도 무관할 수 없지만, 무엇보다도 개방된 공간에서 논의하기
를 꺼리는 학문적 태도와 직접적인 관련이 있다. 그러나 이러한 이야기들에 대
해 그 내용의 문제보다는 그러한 이야기가 전승되어올 수 있었던 배경에 주목해
야만 한다. 현재도 새로운 이야기들은 만들어 사람들에 의해 전해지고 있다. 하
지만 현재의 이야기들은 당대의 사회적인 배경에 토대를 두고 만들어진 것이다.
과거시대에는 그러한 여유로움보다는 직접적인 삶의 바탕에서 형성된 것이라는
점에서 웃음으로만 치부하기 어렵게 한다.
유교적인 도덕관념으로는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내용들, 여성기를 자신의 시
아버지에게 보여줌으로서 기지와 웃음을 만드는 여성기담의 형태들이 과연 우리
에게 무엇을 전해주고자 했는가를 생각할 때, 그것들이 단지 웃음만을 위해 존
재했을 것으로 보기는 어렵다. 그 내용을 통해 전달하고자 했던 의미들은 보다
근본적인 요소가 있을 것으로 짐작되기 때문이다. 특히 성교육적인 차원에서 논
의되어야 할 성교육담의 유형들은 조상들의 재치가 스며들어 있으며, 그런 이야
기의 전달을 통해서 사당 등의 교육기관이 해결하지 못했던 부분들을 해결할 수
있었다.
이러한 이야기들의 형태는 이 글에서 논의된 내용만이 전승되고 있는 것은 아
니다. 성기를 매개로 한 이야기들도 많이 남아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것은 짧
은 단문 형태의 속성을 취하고 있는 우스개이야기의 속성이 강하다. 결국 이들
의 이야기까지를 성이야기의 요소로 다루어야 할 것인가의 문제가 남아있는데,
이 글에서는 그러한 문제를 추후의 과제로 남겨두고자 한다.
이 글은 이야기를 전승시켜왔던 우리 조상들의 의식지향에 초점을 맞추고자
하였다. 성을 대상으로 삼은 이야기가 단순히 흥미와 웃음만을 위해서 존재했다
는 식으로 결론을 짓지 않으려는 것이 본인의 생각인 때문이다. 앞으로 다양한
이야기의 유형들을 통해서 성에 대한 우리 민족의 본질적인 사고와 의식들을 추
출하는 작업을 계속할 예정이다.
도련임뎅이라 맛나 보자구나. 사랑 사랑 ㄴ간간 사랑이야. 안이 그것도 나는 실
소. 그러면 너 죽어 될 것 잇다. 너는 죽어 방ㅇ 확이 되고 나는 죽어 방ㅇ고가
되야 경신연 경신월 경신일 경신시의 강ㅌ공 조각 방ㅇ 그져 떨구덩 찍커들난
날린 줄 알여무나. 사랑 사랑 ㄴ 사랑 니 간간 사랑이야.
춘향이 하난 마리 실소 그것도 ㄴ 안이 될나요. 엇지하야 그 마린야. 나는 항
시 엇지 이ㅅ이나 후ㅅ이나 밋틔로만 될난잇ㄱ. ㅈ미업셔 못쓰거소. 그러면 너
주거 우로 가계 하마. 너는 죽어 독ㅁ 웃짝이 되고 나는 죽어 밋짝되야 이필청
춘 홍안미ㅅ더리 셤셤옥수로 밋ㄸ을 잡고 슬슬 두르면 쳔원지방격으로 휘휘 도
라가거던 나린 줄을 알여무나. 실소. 그것도 안이 될나요. 우의로 ㅅ긴 거시 부
ㅇ나게만 ㅅ기엿소. 무슨 연의 원슈로셔 일ㅅ 한구먹이 더하니 아무것도 나는
실소. 그러면 너 죽어 될 것 잇다. 너는 죽어 명사십이 ㅎ당화가 되고 나는 죽어
나부되야 나는 네 꼿송이 물고 너는 ㄴ 수염 물고 춘풍이 건듯 불거던 너울너울
춤을 추고 노라 보자. 사랑 사랑 ㄴ 사랑이야. ㄴ 간간 사랑이지. 이리 보아도
ㄴ 사랑 져리 보와도 사랑이 모도 ㄴ 사랑갓틔면 사랑 걸여 살 슈 잇나. 어허둥
둥 ㄴ 사랑ㄴ 에뻐 ㄴ 사랑이야. 방긋방긋 웃는 거슨 화중왕 모란화가 하로밤
세우뒤에 밤만 피고자 ?便? 아물리 보와도 ㄴ 사랑 ㄴ 간간이로구나. (열녀춘향
수절가)
14. 봉ㅅ 드러가 안즈며 한는 말이, "네 일이야 ㅎ 말 업다. 장처나 만져보ㅈ."
츈향이 두 다리를 글너 뵈니 판슈놈이 음흉ㅎ여 당쳐는 만져보지 안코 두 숀으
로 콩이리 부터 치만지며 ㅎ는 말이, "어불ㅅ 몹시 ㅊ구나. 김ㅍ두가 치드냐 니
ㅍ두가 치드냐 바른 ㄷ로 일너라. ㄴ게 굿날 바드러 오거든 곳 졀멸일을 갈회여
줄 거시니 그 셜치는 ㄴ가 ㅎ여쥬마." ㅎ고 이리 만지며 져리 만지며 졈졈 드러
가다가 정 속을 꼭 찌르니, 츈향이 분을 못 이긔여 바로 ㅃ를 치려다가 졈을 잘
아니 할가 ㅎ여 능쳐 이른 말이, "봉ㅅ님, 우리 부형과 죠흔 벗으로 단니던니 ㄴ
의 운슈 불ㅎㅎ여 부친이 먼저 기셰ㅎ시니 봉ㅅ님은 부형과 죠흔 벗지라 상업시
그리 마르시고 졈이나 잘하여 쥬오." 판ㅅ놈이 말눈치 아라듯고, "네 말이 올타.
우리 ㅅ긔가 셰교뿐 아니라 비슥 ㅊ분이 되나니 엇지하면 복상칠촌이 되난 법
ㅎ니라." (경판본)
15. 술 부어 들고 권주가 할 졔 외면하고, "잡으시오 잡으시오. 니 술 한 잔 자
브시면 천만년이나 막문투식 하올이다." 사또 "술 마시 좃타." 산적꼿치을 빼여
질겅질겅 씹으면 "요년 이것 마조 물어라." "고기 먹을 쥴 몰나요." 입 가으로
부연 물을 흘이면서 "요연 입 한 번 맛초자." 기생연 이러서면 욕지기하며 "간밤
지난 밤 꿈자리가 사납던이 망측한 꼴을 다 보겟네." (이고본)
<심청가>
1. 천연한 말좇이제. ...중략... 원원이 좋은 약은 동삼 웃수 없을너구. 공교히
젊었을 제 두 뿌리 먹었더니 지금도 초저녁의 그것이 일어나면 물동우꾼 당기도
록 그저 뻣뻣하였거든. (신재효본)
2. 인물이 일색이요 젊어서 동삼먹고 그것이 장탱불사하는 봉사님으로 말 몰
려라 둥덩둥덩. (신재효본)
3. 예 나난 우리 자당이 오입하신 아씨로서 서방님 세분인데 고씨 이씨 정씨
지요. 나를 배어 낳으신 후의 성을 쓸 줄 몰라 노염없이 하노라고 서의 성 한
편씩을 떼다 글자 만들고서 삼수로 본 씨요. (신재효본)
4. 주장군은 눈없이도 여인네 옥문관을 밤마닥 일쑤 찾제. (신재효본)
5. 이내 몸 방애 되고 주장군이 고가 되어 각씨님네 보지확을 밤낮으로 찧었
으면 다른 물 아니 쳐도 보리방애 절로 익제. (신재효본)
6. 이 방애 저 방애 다 바리고 월침침 야삼경의 우리 님 혼자 와서 가죽방애
만 찧난다. (신재효본)
<수궁가>
1. 해구ㄴ 신이 너머 조아 그 녀석이 세상을 나가면 용두질노 세월을 보낼 터
이요 세상에서 살임을 살 터이오니 그런 음남의 아들놈을 웃지 일국 당대사를
보내리오. (이선유본)
2. 내 자지도 네 목같아 서면 들어가고 앉으면 나오기로 주부에게 척숙되제.
(신재효본)
3. 재넘어 남성이가 내집을 자조 단기니 내 간 새이에 남성이 색기 배렷다.
(이선유본)
<적벽가>
1. 내 나이 이만하니 신부 다룰 줄을 모르는게 아니로되 피차 늙어 가는 것이
잔 수인사 찾지 말고 어서 벗고 누워 자세. 신부 대답 아니하고 가만히 앉았기
에 뒤로 안고 얼른 벗겨 잔뜩 안고 드러누워 그러할 줄 알았더면 곧 시작 하였
을 새 고생하던 이야기며 살림살이할 걱정을 한참 수작한 연후에 두 무릎 정히
꿇고 신부 양각 곱게 들고 주장군을 잘 바수어 옥문관에 당도하니 사면은 다 막
히고 한가운데 수렁이라. 들어갈까 물러날까 한찬 진퇴하느라니 영취하는 천아
성이 사면에서 뙤뙤하며 염치없는 우리 기총 방문차고 달려들어 상투잡아 일으
키어 뺨을 치며 하는 말이 계명 군령 모르관듸 이 짓이 웬 짓이냐. 구박 출문
돌아오니 벗었던 옷 못 입어서 손의 들고 따라와서 이때까지 못갔더니 내 설움
은 고사하고 주장군이 더 서러워 이때까지 눈물방울 대강대강 떨우치니 이왕 시
작한 일이나 필역하고 왔더라면 조금이나 서러울 내 아들놈 있겠느냐. (신재효
본)
<변강쇠가>
1. 이상히도 생기었다 맹랑히도 생기었다 늙은 중의 입일난지 털은 돋고 이난
업다 소나기를 맞았던지 언덕집게 파이었다 콩밭 팥밭 지내던지 돔부꽃이 비치
었다 도끼날을 맞았던지 금바르게 터져 있다 생수처 옥답인지 물이 항상 괴어
있다 무슨 말을 하려관대 음질음질 하고 있노 천리행룡 내려오다 주먹바위 신통
하다 만경창파 조갤런지 서를 삐쭘 빼었으며 임실 곡감 먹었던지 곡감씨가 장물
이요 만첩산중 으름인지 제라 절로 벌어졌다 연계탕을 먹었던지 닭의 벼슬 비치
었다 파명당을 하였던지 더운 짐이 그저난다 제 무엇이 즐거워서 반튼 웃어 두
었구나 곡감 있고 으름 있고 조개 있고 연계 있고 제사장은 걱정없다. (신재효
본)
2. 이상히도 생기었네 맹랑히도 생기었네 전배사령 서려난지 쌍걸낭을 늦게
달고 오군문 군뇌던가 복덕이를 붉게 쓰고 냇물가에 불방안지 떨구덩 떵 끄덕인
다 송아치 말뚝인지 털 고삐를 둘렀구나 감기를 얻었던지 맑은 코난 무슨 일꼬
성정도 혹독하다 화 곧 나면 눈물난다 어린 아이 병일난지 젖은 어찌 게웠으며
제사에 쓴 숭어인지 꼬쟁이 굶이 그저 있다 뒷 절 큰 방 노승인지 민대가리 둥
글린다 소년인사 다 배웠다 꼬박꼬박 절을 하네 고추 찧던 절굿댄지 검붉기난
무슨 일꼬 칠팔월 알밤인지 두쪽 한데 붙어 있다 물방아 절굿대며 쇠고삐 걸랑
등물 세간살이 걱정없네 (신재효본)
3. 제 계집 두 다리를 양편으로 딱 벌리고 오목한 그 구멍을 기웃이 굽어보며,
밖은 검고 안은 불고 정녕한 부엌이쇠 빠끔빠끔 하난 것은 조왕 동증 정녕 났
제. 제 기물 보이면서, 불끈 불끈 하난 수가 목신 동증 정녕 났제. 가난한 살림
살이 굿하고 경 읽것나. 목신하고 조왕하고 사화를 붙여보세. (신재효본)
<배비장전>
1. 글랑은 염려마오. 이팔가인체사소하니 요간장검참우부라, 수연불견인두락이
나 암리초군골수구라 하였으니, 계집은 커녕 아이들 비역이나 하게 되면 가막쇠
아들일세. (김삼불 교주본)
2. 나으리님 양각산중 주장군 줌 반만 베어주오. ...중략... 나으리 가신 후에 독
숙공방 수심할 제 비어 두기 허하오니 문지기 삼아 두었으면 일부당관에 만부막
개라, 어느 놈이 범하오리까. 근들 아니 다정하오. (김삼불 교주본)
3. 이 같은 좋은 음식을 보내셔서 잘 먹었습니다 하고, 또, 무례한 말씀이오나,
천생양하고 지생음하니, 음양배합은 인개유지라, 방탕한 화류객이 홀등차산하여
탐화봉접의 마음을 지지우지지하옵소서, 하고 여쭈어라. (김삼불 교주본)
4. 전략...부득장춘 절로 늙어 홍안이 백수되면 시호시호 부재래라. 다시 젊기
어려워라. 상사고에 깊이 든 병 신농씨 백초약이 무령하도다. 낭자 일신 양각산
중 보신탕 약을 빌려 도중고객을 살리소서. (김삼불 교주본)
5. 업궤신 자지가 장질병에 약이라니, 사다가 자지만 베고 놓겠읍네. (김삼불
교주본)
<왈자타령>
1. 왜목 안고 입 맞츄며 셔로 안고 보는 모양 쵸ㅅ편월 졍신이라. ...중략... 교
쵸보ㄷ 비겨 띄고 벽화관을 너을 시워 ㅅ각봉의 안쳐시면 쳔ㅅ션여로 안이 보넌
놈은 그 졔미을 붓틀 놈이로다. ㅅ랑 ㅅ랑 ㅅ랑이야. (박순호 소장 게우사)
2. 무슉의 알외는 말ㅅ 몹쓸 놈으로 아르시면 쳔벌나려 쥬기시고, 져 연놈이
죄 잇거든 이 뒨물 ?? 그르시 씹과 죠지 ?嬖? 셔거 고ㅈ리가 골게 ㅎ면 금시 보
게 ㅎ옵쇼셔. (박순호 소장본 게우사)
육담이 해학적인 표현으로 되어 있는 경우에 웃음을 유발하는 방식을 정리해
보면 다음과 같다.
첫째, 한문체가 변용되어 희화적인 의미로 사용되는 경우이다. 천자문이나 시
경, 대학은 한문에 대한 기초적인 소양을 익히기에 적합한 책이거나 유가적 이
념을 담은 경전이다. 그런데 여기에 나오는 내용이 모두 사랑의 감정을 나타내
는 표현으로 변용되어 사용되고 있다(<춘향가>의 3, 5, 6, 7, 13). 이성에 대한
성애를 한문식 표현으로 드러내는 경우도 있는데, 이는 문자속을 과시하려는 의
도도 있지만 연정을 직접적으로 드러내지 않고 은근하게 표현하는 일종의 간접
화법이라 할 수 있다(<배비장전> 3, 4).
둘째, 육담을 통해 자신이 스스로를 웃음거리로 만드는 경우이다. 춘향은 방자
와 육담을 주고 받음으로써 요조숙녀로서의 이미지에 타격을 받으며(<춘향가>
4), 이도령과 춘향은 아직 어린 나이임에도 불구하고 노골적인 성애를 주고 받음
으로써 철부지 소년으로서의 이도령과 요염한 모습으로서의 춘향이라는 형상을
보여주고 있다(<춘향가> 12). 이도령과 월매는 배를 맞대는 문제로 웃음거리가
되며(<춘향가> 8), 점잖아야 할 심봉사는 사리판단을 할 줄 모르고 색에 탐닉하
는 인물이 되어 웃음거리가 된다(<심청가>1, 4, 5, 6). 배비장은 윤리의식이 철저
한 인물로 나오면서도 비속한 육담을 써서 권위를 실추시킨다(<배비장전> 1).
셋째, 육담을 통해 상대를 웃음거리로 만드는 경우이다. 이도령은 어사가 된
뒤 남원으로 내려오는 길에 남의 무덤을 춘향의 무덤으로 잘못 알고 통곡하다가
봉변을 당할 뻔 한다(<춘향가> 11). 애랑은 떠나가는 정비장으로부터 온갖 물건
을 다 빼앗으면서 정비장을 웃음거리로 만들고 있다(<배비장전> 2).
이몽룡은 비록 춘향을 고난으로부터 구원해 주는 인물이기는 하지만, 춘향과
사랑을 나누는 작품의 전반부에서는 철부지다운 이미지도 지니고 있다. 심봉사
는 처자를 잃고 앞을 보지 못하는 몹시 딱한 인물이어서 동정을 받을 처지에 있
지만, 동기야 어찌되었든 딸을 팔아 눈을 뜨려 했다는 점에서 일단 웃음거리가
될 소지를 지니고 있다. 배비장 역시 경직된 윤리의식의 소유자로서 인간미가
부족하다는 평가를 받을 수 있다. 이처럼 이들은 기본적으로 어떤 결점을 지니
고 있는 공통점이 있고, 바로 그러한 결점이 육담으로 표현되면서 각 인물이 지
니고 있는 결점이 드러나거나 ㄱ정되는 결과를 가져오게 되는 것이다. 그러나
이들이 지니고 있는 결점은 사회에서 용인될 수 없는 성질의 것은 아니라는 점
에서 치명적인 약점이 되지는 않는다. 그렇기 때문에 해학적인 육담을 통해 웃
음거리가 된 인물은 끝까지 공격을 받지 않는다. 다음 항목에서 다루겠지만, 이
몽룡이나 배비장이 어느 국면에서는 풍자의 대상이 되기도 하지만, 궁극적으로
화해의 상태로 돌아가게 되는 것은 바로 이런 이유 때문이다. 한편 육체와 밀착
된 이러한 육담은 엄숙주의를 지양하고 욕망의 참모습을 드러내 보여주고 있다
는 점에서 경직된 유교문화에 대한 반문화로서의 의미를 가진다고 할 수 있다.
있다. 이러한 이야기군에 대한 논의가 별로 진행되지 못했다는 사실은 우리의
사회적 도덕관념과도 무관할 수 없지만, 무엇보다도 개방된 공간에서 논의하기
를 꺼리는 학문적 태도와 직접적인 관련이 있다. 그러나 이러한 이야기들에 대
해 그 내용의 문제보다는 그러한 이야기가 전승되어올 수 있었던 배경에 주목해
야만 한다. 현재도 새로운 이야기들은 만들어 사람들에 의해 전해지고 있다. 하
지만 현재의 이야기들은 당대의 사회적인 배경에 토대를 두고 만들어진 것이다.
과거시대에는 그러한 여유로움보다는 직접적인 삶의 바탕에서 형성된 것이라는
점에서 웃음으로만 치부하기 어렵게 한다.
유교적인 도덕관념으로는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내용들, 여성기를 자신의 시
아버지에게 보여줌으로서 기지와 웃음을 만드는 여성기담의 형태들이 과연 우리
에게 무엇을 전해주고자 했는가를 생각할 때, 그것들이 단지 웃음만을 위해 존
재했을 것으로 보기는 어렵다. 그 내용을 통해 전달하고자 했던 의미들은 보다
근본적인 요소가 있을 것으로 짐작되기 때문이다. 특히 성교육적인 차원에서 논
의되어야 할 성교육담의 유형들은 조상들의 재치가 스며들어 있으며, 그런 이야
기의 전달을 통해서 사당 등의 교육기관이 해결하지 못했던 부분들을 해결할 수
있었다.
이러한 이야기들의 형태는 이 글에서 논의된 내용만이 전승되고 있는 것은 아
니다. 성기를 매개로 한 이야기들도 많이 남아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것은 짧
은 단문 형태의 속성을 취하고 있는 우스개이야기의 속성이 강하다. 결국 이들
의 이야기까지를 성이야기의 요소로 다루어야 할 것인가의 문제가 남아있는데,
이 글에서는 그러한 문제를 추후의 과제로 남겨두고자 한다.
이 글은 이야기를 전승시켜왔던 우리 조상들의 의식지향에 초점을 맞추고자
하였다. 성을 대상으로 삼은 이야기가 단순히 흥미와 웃음만을 위해서 존재했다
는 식으로 결론을 짓지 않으려는 것이 본인의 생각인 때문이다. 앞으로 다양한
이야기의 유형들을 통해서 성에 대한 우리 민족의 본질적인 사고와 의식들을 추
출하는 작업을 계속할 예정이다.
고소설에 나타난 육담의 의식과 세계관 - {심청전}.{춘향전}을 중심으로 - 황
패강(단국대 명예교수)
1. '육담'과 사회적 의의
생활 일상에서 우리가 쓰고 있는 '육담'이란 말이 과연 학술용어로 이미 수용
되었는지 혹은 수용될 수 있는 것인지 아직은 확신할 수가 없다. '육담'으로 지
칭하는 '이야기'는 흔히 허물없는 사람끼리 비공식적인 자리에서 부담없이 주고
받는, 성관계에 관련된 이야기들이다. 우리말 사전에서 '육담'을 정의한 내용을
보자
* 1.음담 등과 같은 야비한 이야기, 2.품격이 낮은 말(이희승, {국어대사전}, 민
중서관, 1961)
* 꾸밈없이 속되고 투박스럽게 하는 말. 음담 따위와 같이 야비한 이야기(한글
학회, {우리말 큰 사전}, 어문각, 1994)
* 남녀의 육체적 관계와 관련된 야비하고 품격이 낮은 말이나 이야기({조선말
대사전}, 사회과학출판사, 1992)
*(남녀관계와 관련된) 노골적이고 품격이 낮은 말이나 이야기(사회과학원언어
학연구소, {현대조선말사전}, 과학, 백과사전출판사, 1981)
육담은 그 내용이 남녀간의 성관계에 관련되고, 그 언표는 품격이 낮고 비속
하다고 본 점에서, 남북한 사전들의 정의는 일치하고 있다. 육담은 흔히 말하는
'음담패설'과 크게 다를 것이 없다는 생각이 든다. 남녀간의 애정을 성의 감정적
측면이라 한다면, 성의 감각적 측면은 에로티시즘이라 할 수 있다.(주1:cf. Andre
Morali-Daninos, SOCIOLOGIE DES RELATIONS SEXUELLES, Presses Universitaires
de France, 1963{trans. 궁원신, {성관계의 사회학}, 백수사, 동경, 1973, 23쪽})
'육담'의 세계는 성의 감각적 측면인 에로티시즘에 가깝다고 하겠다. 성에 대한
감정적 측면(애정)은 곧잘 미화하고, 고상화하면서도, 그 감각적 측면(에로티시
즘)은 비외, 부도덕한 것으로 금기시한, 해 오랜 문화를 우리는 가지고 있다. '애
정'에 관한 언표나 형상화는 미적 평가를 받는 반면에 에로티시즘에 관한 언표
나 형상화는 비속하다 못해 추잡하다는 비난을 받았다. 설사 그 언표나 조사 자
체 품위를 과히 잃지 않았더라도 내용의 에로티시즘 때문에 비속한 언표나 조사
로 간주되어 버리는 형편이었다. 인습적 의미에서 도덕적인 사회에서는 성에 대
한 감각적 행위와 또 그것을 표현하는 일, 모두가 금기에 속했다.(주2:조선의 안
정복, 홍직필, 이덕무 등은 소설의 '음헌', '음예'을 아래와 같이 비판하고, 이를
삼가고 금할 것을 말했다. 착서불가이불신 착음헌소설 불각유류탕지의{안정복,
[순암집]}, 지고언비자 시개음예불경지설 이부여불지도출어진안 인이돈사 기반도
패덕함종비출 자조가엄금언비{홍직필, [매산잡식]}, 연의소설 작간회음 불가접목
절금자제 물사착지{이덕무, [사소절]}) 정상적인 부부관계일지라도 성의 감각적
측면에 경도하거나 성의 감각적 측면에서의 노출은 여전히 금계의 대상으로 인
식되었다. 성의 기능을 애정이나 쾌락으로서가 아니라, 번식에 국한해야 한다는,
경직된 일방적 도그마가 엄연히 작용하고 있었다. 지나친 에로티시즘이 성을 병
적인 기교화로 몰아가는 것도 문제이나, 성의 기능을 번식의 목적에 국한하는
것도 문제다. 만약에 그렇다면, 인간 문화에서 사회적 생산과 무관한 행동은 해
서 안된다고 해야 할 것이다.(주3: cf. Andre Morali-Daninos, op.cit., 24쪽) 성의
양측면인, 정신적 성질(애정)과 동물적 성질(에러티시즘)은 결코 서로 용납 못할,
대립적인 사실은 아니다. 그 어느 편도 다른 편과 결합하지 않고서는 완전한 성
숙을 이룰 수 없기 때문이다. 최선의 남녀관계는 자유 안에서 두려움 없이 육체
와 정신이 동등하게 합성하는 것이다.(주4:cf. Bertrand Russell, Merriage and
Moral,{trans. 시촌준, [결혼론], 각천서점, 동경, 1967, 196쪽) 그리하여 애정이면
서 쾌락이기도 한 성은 그로 인하여 완전한 생식행위이기도 한 것이다.(주5:cf.
Andre Morali-Daninos, op. cit., 32쪽)
절벽같은 봉건적 조선왕조사회에서, 문학은 다른 사회적 금기에 대하여 그랬
던 것처럼 성에 관한 사회적 금기에 대하여도 이를 과감히 파기하였다. 이른바
'육담'은 문학이 감행한, 성에 관한 금기 파기의, 한 실현이었다고 하겠다. 문학
특히 소설은 통념화된 '사회적 금기'를 파기함으로써 그 때마다 독자 앞에 신천
지를 열어 왔다. 독자는 소설에서 '금기파기'를 체험하며, 이 과정에서 카타르시
스, 곧 심리적 해방감을 맛본다. 육담이 주는 체험도 이에서 벗어나지 않는다.(주
6:육담류의 정신적 정화작용에 대하여 아래와 같이 토로한 것을 볼 수 있다. 아
래의 [소림집설]은 주로 육담을 집성한 문헌이다. '간혹 풍치에 관계된다고 할지
모르나, 이들 외설에도 가이 경속될만한 자료가 적지 않아... 그 기발한 활계, 해
학, 이비 등설은 수하를 물론하고 - 담하고 나면 파안일소 엄동설한중에 뜨러운
계강차나 하일염천 피서중에 서늘한 제호탕 일완을 마신 것보다도 오히려 더 흉
금이 상쾌하고 두뇌가 명랑하여 가위 각수, 성수, 파수, 어면 등 말이 과시 명불
허전이라 하겠다.' {[민속자료 소림집설], 1958, [간행사] 수적산방 설향노부 서})
육담을 통해 독자는 일찍이 경험못한 새로운 체험-금단의 열매를 따 먹는-을 가
지며, 안에 있어 드러나지 않았던, 또 다른 나, 혹은 참 나의 모습을 발견하게
된다. 개체에 있어서 에로티시즘의 표현형태는 그의 인격을 형성하는, 다른, 어
떤, 근본적 특성보다도 본질적이며, 불가결한 것으로 보는 견해도 있다.(주7:cf.
Andre Morali-Daninos, op.cit., 24쪽)
본고는 조선왕조사회에서 비교적 넓은 독자층을 확보해 왔다고 할 수 있는 두
고전소설-{심청전}과 {춘향전}에서 육담의 문제를 다루되, 이를 통해, 문학에서
육담이 갖는 내밀한 의식과 세계관을 살펴 보려고 한다.
패강(단국대 명예교수)
1. '육담'과 사회적 의의
생활 일상에서 우리가 쓰고 있는 '육담'이란 말이 과연 학술용어로 이미 수용
되었는지 혹은 수용될 수 있는 것인지 아직은 확신할 수가 없다. '육담'으로 지
칭하는 '이야기'는 흔히 허물없는 사람끼리 비공식적인 자리에서 부담없이 주고
받는, 성관계에 관련된 이야기들이다. 우리말 사전에서 '육담'을 정의한 내용을
보자
* 1.음담 등과 같은 야비한 이야기, 2.품격이 낮은 말(이희승, {국어대사전}, 민
중서관, 1961)
* 꾸밈없이 속되고 투박스럽게 하는 말. 음담 따위와 같이 야비한 이야기(한글
학회, {우리말 큰 사전}, 어문각, 1994)
* 남녀의 육체적 관계와 관련된 야비하고 품격이 낮은 말이나 이야기({조선말
대사전}, 사회과학출판사, 1992)
*(남녀관계와 관련된) 노골적이고 품격이 낮은 말이나 이야기(사회과학원언어
학연구소, {현대조선말사전}, 과학, 백과사전출판사, 1981)
육담은 그 내용이 남녀간의 성관계에 관련되고, 그 언표는 품격이 낮고 비속
하다고 본 점에서, 남북한 사전들의 정의는 일치하고 있다. 육담은 흔히 말하는
'음담패설'과 크게 다를 것이 없다는 생각이 든다. 남녀간의 애정을 성의 감정적
측면이라 한다면, 성의 감각적 측면은 에로티시즘이라 할 수 있다.(주1:cf. Andre
Morali-Daninos, SOCIOLOGIE DES RELATIONS SEXUELLES, Presses Universitaires
de France, 1963{trans. 궁원신, {성관계의 사회학}, 백수사, 동경, 1973, 23쪽})
'육담'의 세계는 성의 감각적 측면인 에로티시즘에 가깝다고 하겠다. 성에 대한
감정적 측면(애정)은 곧잘 미화하고, 고상화하면서도, 그 감각적 측면(에로티시
즘)은 비외, 부도덕한 것으로 금기시한, 해 오랜 문화를 우리는 가지고 있다. '애
정'에 관한 언표나 형상화는 미적 평가를 받는 반면에 에로티시즘에 관한 언표
나 형상화는 비속하다 못해 추잡하다는 비난을 받았다. 설사 그 언표나 조사 자
체 품위를 과히 잃지 않았더라도 내용의 에로티시즘 때문에 비속한 언표나 조사
로 간주되어 버리는 형편이었다. 인습적 의미에서 도덕적인 사회에서는 성에 대
한 감각적 행위와 또 그것을 표현하는 일, 모두가 금기에 속했다.(주2:조선의 안
정복, 홍직필, 이덕무 등은 소설의 '음헌', '음예'을 아래와 같이 비판하고, 이를
삼가고 금할 것을 말했다. 착서불가이불신 착음헌소설 불각유류탕지의{안정복,
[순암집]}, 지고언비자 시개음예불경지설 이부여불지도출어진안 인이돈사 기반도
패덕함종비출 자조가엄금언비{홍직필, [매산잡식]}, 연의소설 작간회음 불가접목
절금자제 물사착지{이덕무, [사소절]}) 정상적인 부부관계일지라도 성의 감각적
측면에 경도하거나 성의 감각적 측면에서의 노출은 여전히 금계의 대상으로 인
식되었다. 성의 기능을 애정이나 쾌락으로서가 아니라, 번식에 국한해야 한다는,
경직된 일방적 도그마가 엄연히 작용하고 있었다. 지나친 에로티시즘이 성을 병
적인 기교화로 몰아가는 것도 문제이나, 성의 기능을 번식의 목적에 국한하는
것도 문제다. 만약에 그렇다면, 인간 문화에서 사회적 생산과 무관한 행동은 해
서 안된다고 해야 할 것이다.(주3: cf. Andre Morali-Daninos, op.cit., 24쪽) 성의
양측면인, 정신적 성질(애정)과 동물적 성질(에러티시즘)은 결코 서로 용납 못할,
대립적인 사실은 아니다. 그 어느 편도 다른 편과 결합하지 않고서는 완전한 성
숙을 이룰 수 없기 때문이다. 최선의 남녀관계는 자유 안에서 두려움 없이 육체
와 정신이 동등하게 합성하는 것이다.(주4:cf. Bertrand Russell, Merriage and
Moral,{trans. 시촌준, [결혼론], 각천서점, 동경, 1967, 196쪽) 그리하여 애정이면
서 쾌락이기도 한 성은 그로 인하여 완전한 생식행위이기도 한 것이다.(주5:cf.
Andre Morali-Daninos, op. cit., 32쪽)
절벽같은 봉건적 조선왕조사회에서, 문학은 다른 사회적 금기에 대하여 그랬
던 것처럼 성에 관한 사회적 금기에 대하여도 이를 과감히 파기하였다. 이른바
'육담'은 문학이 감행한, 성에 관한 금기 파기의, 한 실현이었다고 하겠다. 문학
특히 소설은 통념화된 '사회적 금기'를 파기함으로써 그 때마다 독자 앞에 신천
지를 열어 왔다. 독자는 소설에서 '금기파기'를 체험하며, 이 과정에서 카타르시
스, 곧 심리적 해방감을 맛본다. 육담이 주는 체험도 이에서 벗어나지 않는다.(주
6:육담류의 정신적 정화작용에 대하여 아래와 같이 토로한 것을 볼 수 있다. 아
래의 [소림집설]은 주로 육담을 집성한 문헌이다. '간혹 풍치에 관계된다고 할지
모르나, 이들 외설에도 가이 경속될만한 자료가 적지 않아... 그 기발한 활계, 해
학, 이비 등설은 수하를 물론하고 - 담하고 나면 파안일소 엄동설한중에 뜨러운
계강차나 하일염천 피서중에 서늘한 제호탕 일완을 마신 것보다도 오히려 더 흉
금이 상쾌하고 두뇌가 명랑하여 가위 각수, 성수, 파수, 어면 등 말이 과시 명불
허전이라 하겠다.' {[민속자료 소림집설], 1958, [간행사] 수적산방 설향노부 서})
육담을 통해 독자는 일찍이 경험못한 새로운 체험-금단의 열매를 따 먹는-을 가
지며, 안에 있어 드러나지 않았던, 또 다른 나, 혹은 참 나의 모습을 발견하게
된다. 개체에 있어서 에로티시즘의 표현형태는 그의 인격을 형성하는, 다른, 어
떤, 근본적 특성보다도 본질적이며, 불가결한 것으로 보는 견해도 있다.(주7:cf.
Andre Morali-Daninos, op.cit., 24쪽)
본고는 조선왕조사회에서 비교적 넓은 독자층을 확보해 왔다고 할 수 있는 두
고전소설-{심청전}과 {춘향전}에서 육담의 문제를 다루되, 이를 통해, 문학에서
육담이 갖는 내밀한 의식과 세계관을 살펴 보려고 한다.
2. 한국고전소설의 육담
우리 고소설의 경우, 주제 차원에서 육담이 다루어진 경우는 현재 찾아보기
어렵다.(주8:Giovanni Jacopo Casanova de Seingalt(1725-1798)의 {회상록}(12권,
1826-1838), David Herbert Lawrence(1885-1930)의 "Lady Chatterley's Lover"
(1928) 등은 에로티시즘을 주제화한 작품으로 보인다.) 다만 연희의 마당에서 흥
행된 판소리계 소설 가운데 더러 예외적으로 육담을 주제화한 작품이 있다.(주9:
대표적인 사례로 신재효의 {변강쇠가}를 들 수 있다. cf. 신재효 찬저.강한영 해
제, {신재효판소리전집}, 연세대 인문과학연구소, 1969, 변1-변37쪽) 그러나, 대개
는 단순한 소재, 단편적인 삽화 형식으로 작품 가운데 육담이 수용(개입, 개재)
된 것을 볼 수 있다. 아래의 예들이 이에 속한다고 하겠다.
1. 심봉사 ㄷ쇼ㅎ고 아기삿철 만쳐보니 손이 나루ㅂ 지ㄴ듯 문듯 지ㄴ가니, 아
ㅁ도 무근 죠ㄱ가 힛조ㄱ 나안나부.(주10:{심ㅊ젼}{완판 을사}, 최운식, {심청전},
시인사, 1984, 28쪽)
2. 이 년(ㅅ빙덕어미)의 입버르장이가 또?? 아ㄹ버릇과 갓타여 ?鞭? 반ㄸ도 노
지 안이ㅎ랴고 ㅎ는 년이라....총각 유인ㅎ기, 졔반 악증을 다 겸ㅎ여 그러ㅎ되,
심봉사는 여러ㅎ 주린 판이라 그 ㅈ의 실낙은 잇셔 ㅇ모란 줄을 모르고...(후락)
(주11:Ibid., 108쪽)
3. 이ㄸ의 심봉사 잠을 ㄲ어 음융?? ㅅ각이 잇셔 엽풀 만져보니 ㅃ덕어미 업
거날, 손질을 ㄴ미러 보며, 여보소 ㅃ덕이네, 어ㄷ 갓난가? 종시 동정이 업고, ...
발셰 털속 조흔 황봉사의게 가셔 궁둥이 셰음을 ㅎ난듸 잇실 수가 엇지 잇난가.
(주12:Ibid., 126쪽)
4. ?彭仍? 방ㅇ집이 잇셔 여러 게집사ㄹ드리 방ㅇ ㅉ거늘 심봉사 피셔ㅎ랴 ㅎ
고 방ㅇ집 근을의 안자 쉬오더니, 여러 사ㄹ들이 심봉사를 보고, ...저리 안젓지
말고 방ㅇ 더러 ㅉ제. 심봉사 그제야 안마ㅇ의 헤아리되, 올쳬 양반의 ㄷ 종이
안이면 상놈의 좃집이로다 ㅎ고 긔롱이나 ㅎ여 보리라. ㄷ답ㅎ되, 천리타ㅎ의 발
섭ㅎ여 오난 사ㄹ다려 방ㅇ 찌으라 ㅎ기를 ㄴ 집안 어른다려 ㅎ듯 ㅎ니. 무엇시
나 좀 줄나면 찌여주졔. ㅇ고 그 봉사 음흉ㅎ여라. 주기는 무엇슬 주어. 점심이
나 어더 먹졔. 점심 어더먹으랴고 찌여 줄테관ㄷ. 글어ㅎ면 무엇슬 주어. 고기나
줄가? 심봉사 하하 우시며, 그것도 고기사 고기졔 마는 주기가 쉬우리라고. 줄지
안이 줄지 엇지압나. 방ㅇ나 찌코 보졔. 올체 그 말리 반허락이엿다. 방ㅇ여 올
나셔셔 떨구덩 떨구덩 쯔으면서 심봉사 지어ㄴ여 ㅎ는 말리, ...이 방ㅇ가 뉘 방
ㅇ가. 각덕?坪? 가죽방ㅇ가, 어유아방ㅇ요. ...방ㅇ 만든 졔도 보니 이상ㅎ도 이상
ㅎ다 사ㄹ을 비양턴가 두 달리를 벌여ㄴ여 옥빈홍안의 빈혀를 보니 ?? 허리여
잠찔넌네. 어유아 방ㅇ요....?愎貧? 놉피 밥고 오루락 ㄴ리락ㅎ는 양과 실눅벌눅
삣쭉삣쭉삣쭉 조ㄱ로다. 어유아 방ㅇ요. 얼시고 조을시고. 지아ㅈ자 조을시고. 흥
을 졔워 일ㅎ 노니 열어 ?坪鍛矗? 듯고 깔깔 우시며 ?膨? 말리, 에요 봉사, 그게
무신 소린고, 자셔이도 아네. 아ㅁ도 그리고 나왓나부. 그리로 나온게 안이라 ㅎ
여 보왓졔. 좌우 박장ㄷ소ㅎ더라.(주13:Ibid., 141-145쪽)
5. 그날 밤의 동품ㅎ 졔, ?萍? 조홀 고부여 두리 다 업난 눈이 벌덕 벌덕 ㅎ
듯ㅎ되 서로 알수 잇나. 사ㄹ은 두리나 눈은 ㅎㅎ면 네시로되 담ㅂ씨만치도 뵈
이지 안이ㅎ니 ㅎ일업셔 잠을 자고 이러나니, 주린 판이요 첫날밤이니 오직 조
흐랴만은 심봉사 수심으로 안ㅈ거늘, 안씨ㅁ인 부르되, ...(후략)(주14:Ibid., 148
쪽)
6. 이동령 옥지환 바다 금낭의 얼는 너코 츈향 보고 이른 말리, 야심인ㅈㅎ여
쁘니 잔말 말고 잠을 자ㅈ. ...반취ㅎ게 먹은 후의 분벽사창 집푼 밤의 두리 안고
도 놀고 업고도 놀고 보니, 이게 모도 다 사랑이로구나! ...온야, 츈향아, 우리 두
리 업움질이나 좀 ㅎ여보자. ㅇ고, 잡성시러워라! 업움질을 엇더케 ㅎ잔말리요.
너와 나와 활신 벗고, 등도 ㄷ고 ㅂ도 ㄷ면 마시 ?烹? 나제야. 나는 붓그려워 못
ㅎ것소. 어셔 버셔라. 어셔 버셔라. 나는 붓그려워 못벗것소. 에라, 이 게집아! 안
될 말리로다. 어셔 버셔라. 어셔 버셔라! 만첩청산 늘근 범이 살진 암ㅋ 무러다
노코 이는 ㅃ져 먹던 못ㅎ고 흐르렁 흐르렁 어루난듯 북ㅎ상의 황용이 여의주를
물고 ㅊ운간의 넘노난듯. 도련임 급?? 마ㅇ 와락 달여들어 츙(츈)향의 가는 허리
을 후리처 안고 저고리 풀며 바지 보션 다 벗겨 노와떠니 츈향이 못이긔여 이ㅁ
젼의도 구실땀이 송실송실. ㅇ고 잡성시러워라. 네가 뉘 간장을 녹일나고 이리
곱게 ㅅ겨난야. 여ㅂ라. 츈향아, 이리와 업피여라. 오슬 버신 게집아라 엇절주를
몰나 붓그려워 못전ㄷㄴ 아히를 업고 못ㅎ 소리가 업다. ㅇ고 츈향아, 네가 ㄴ
등의 업피쓰니 네 마ㅇ이 엇더?騙?. ?平ㅐ? 업시 좃소....탈 승짜 노ㄹ 드러보소.
...나는 탈 것 바이 업소 츈향ㅂ 자바 타고 탈 승짜로 만둥만둥 노라보자. 밤나지
로 세월 가는 줄 모로고 이 지경으로 노라노니 형용이 왼젼ㅎ리.(주15:{열녀츈향
슈절가라}(완판 33장본), 설성경, {춘향전}, 시인사, 1986, 54-64쪽)
7. 봉사 드러가 안즈며 ㅎ는 말이, 네 일이야 ㅎ말 업다. 장쳐나 만져보ㅈ. 츈
향이 두 다리를 글너 뵈니, 판슈놈이 음흉ㅎ여 당쳐는 만져 보지 안코 두숀으로
콩아리부터 치만지며 ㅎ는 말이...ㅎ고, 이리 만지며 져리 만지며 졈졈 드러가다
가 졍쇽을 꼭 찌르니, 츈향이 분을 못이긔며 바로 뺨을 치려다가 졈을 잘 아니
ㅎ가 ㅎ여 눙쳐 이른말이, ...봉ㅅ님은 부형과 다름업는지라 상업시 그리마르시고
졈이나 잘 ㅎ여쥬요.(주16:{츈향젼}{경판 17장본}, Ibid., 186쪽)
이상은 {심청전}과 {춘향전}에서 '육담'으로 간주할 만한 대목을 추려 본 것이
다. 1은 '여음'부위에 대한, 약간은 풍자적이면서 노골적인 묘사, '묵은 조개', '햇
조개'등 비속한 비유어를 쓰고 있다. '노골적이고 품격이 낮은 말이나 이야기'라
는 점에서 육담에 손색이 없다. 2도 '아래 버릇', '여러 해 주린 판', '털속 좋은',
'궁둥이 셈' 등 성과 관련된 비속한 말을 쓰고 있다. 4는 '방아', '방아질', '좃집',
'고기', '가죽 방아', '조개', '그리고 나왔다', '하여 보았다' 등 성에 관한 은유어를
쓰고 있다. 이 장면에서 허물없이 육담이 오갔던, 조선조 서민사회의, 생생한 삶
의 현장을 볼 수 있다. 5는 두 맹인의 초야 동침의 장면을 익살스럽게 그리고
있다. 6은 이동령과 춘향 양인간에 벌어진 '성희'를 장황하면서도 흥미진진하게
묘사하였다. 7은 눈 못보는 판수의, 음흉하나 본능적인 성적 호기심을 사실적으
로 묘사하였다.
우리 고소설의 경우, 주제 차원에서 육담이 다루어진 경우는 현재 찾아보기
어렵다.(주8:Giovanni Jacopo Casanova de Seingalt(1725-1798)의 {회상록}(12권,
1826-1838), David Herbert Lawrence(1885-1930)의 "Lady Chatterley's Lover"
(1928) 등은 에로티시즘을 주제화한 작품으로 보인다.) 다만 연희의 마당에서 흥
행된 판소리계 소설 가운데 더러 예외적으로 육담을 주제화한 작품이 있다.(주9:
대표적인 사례로 신재효의 {변강쇠가}를 들 수 있다. cf. 신재효 찬저.강한영 해
제, {신재효판소리전집}, 연세대 인문과학연구소, 1969, 변1-변37쪽) 그러나, 대개
는 단순한 소재, 단편적인 삽화 형식으로 작품 가운데 육담이 수용(개입, 개재)
된 것을 볼 수 있다. 아래의 예들이 이에 속한다고 하겠다.
1. 심봉사 ㄷ쇼ㅎ고 아기삿철 만쳐보니 손이 나루ㅂ 지ㄴ듯 문듯 지ㄴ가니, 아
ㅁ도 무근 죠ㄱ가 힛조ㄱ 나안나부.(주10:{심ㅊ젼}{완판 을사}, 최운식, {심청전},
시인사, 1984, 28쪽)
2. 이 년(ㅅ빙덕어미)의 입버르장이가 또?? 아ㄹ버릇과 갓타여 ?鞭? 반ㄸ도 노
지 안이ㅎ랴고 ㅎ는 년이라....총각 유인ㅎ기, 졔반 악증을 다 겸ㅎ여 그러ㅎ되,
심봉사는 여러ㅎ 주린 판이라 그 ㅈ의 실낙은 잇셔 ㅇ모란 줄을 모르고...(후락)
(주11:Ibid., 108쪽)
3. 이ㄸ의 심봉사 잠을 ㄲ어 음융?? ㅅ각이 잇셔 엽풀 만져보니 ㅃ덕어미 업
거날, 손질을 ㄴ미러 보며, 여보소 ㅃ덕이네, 어ㄷ 갓난가? 종시 동정이 업고, ...
발셰 털속 조흔 황봉사의게 가셔 궁둥이 셰음을 ㅎ난듸 잇실 수가 엇지 잇난가.
(주12:Ibid., 126쪽)
4. ?彭仍? 방ㅇ집이 잇셔 여러 게집사ㄹ드리 방ㅇ ㅉ거늘 심봉사 피셔ㅎ랴 ㅎ
고 방ㅇ집 근을의 안자 쉬오더니, 여러 사ㄹ들이 심봉사를 보고, ...저리 안젓지
말고 방ㅇ 더러 ㅉ제. 심봉사 그제야 안마ㅇ의 헤아리되, 올쳬 양반의 ㄷ 종이
안이면 상놈의 좃집이로다 ㅎ고 긔롱이나 ㅎ여 보리라. ㄷ답ㅎ되, 천리타ㅎ의 발
섭ㅎ여 오난 사ㄹ다려 방ㅇ 찌으라 ㅎ기를 ㄴ 집안 어른다려 ㅎ듯 ㅎ니. 무엇시
나 좀 줄나면 찌여주졔. ㅇ고 그 봉사 음흉ㅎ여라. 주기는 무엇슬 주어. 점심이
나 어더 먹졔. 점심 어더먹으랴고 찌여 줄테관ㄷ. 글어ㅎ면 무엇슬 주어. 고기나
줄가? 심봉사 하하 우시며, 그것도 고기사 고기졔 마는 주기가 쉬우리라고. 줄지
안이 줄지 엇지압나. 방ㅇ나 찌코 보졔. 올체 그 말리 반허락이엿다. 방ㅇ여 올
나셔셔 떨구덩 떨구덩 쯔으면서 심봉사 지어ㄴ여 ㅎ는 말리, ...이 방ㅇ가 뉘 방
ㅇ가. 각덕?坪? 가죽방ㅇ가, 어유아방ㅇ요. ...방ㅇ 만든 졔도 보니 이상ㅎ도 이상
ㅎ다 사ㄹ을 비양턴가 두 달리를 벌여ㄴ여 옥빈홍안의 빈혀를 보니 ?? 허리여
잠찔넌네. 어유아 방ㅇ요....?愎貧? 놉피 밥고 오루락 ㄴ리락ㅎ는 양과 실눅벌눅
삣쭉삣쭉삣쭉 조ㄱ로다. 어유아 방ㅇ요. 얼시고 조을시고. 지아ㅈ자 조을시고. 흥
을 졔워 일ㅎ 노니 열어 ?坪鍛矗? 듯고 깔깔 우시며 ?膨? 말리, 에요 봉사, 그게
무신 소린고, 자셔이도 아네. 아ㅁ도 그리고 나왓나부. 그리로 나온게 안이라 ㅎ
여 보왓졔. 좌우 박장ㄷ소ㅎ더라.(주13:Ibid., 141-145쪽)
5. 그날 밤의 동품ㅎ 졔, ?萍? 조홀 고부여 두리 다 업난 눈이 벌덕 벌덕 ㅎ
듯ㅎ되 서로 알수 잇나. 사ㄹ은 두리나 눈은 ㅎㅎ면 네시로되 담ㅂ씨만치도 뵈
이지 안이ㅎ니 ㅎ일업셔 잠을 자고 이러나니, 주린 판이요 첫날밤이니 오직 조
흐랴만은 심봉사 수심으로 안ㅈ거늘, 안씨ㅁ인 부르되, ...(후략)(주14:Ibid., 148
쪽)
6. 이동령 옥지환 바다 금낭의 얼는 너코 츈향 보고 이른 말리, 야심인ㅈㅎ여
쁘니 잔말 말고 잠을 자ㅈ. ...반취ㅎ게 먹은 후의 분벽사창 집푼 밤의 두리 안고
도 놀고 업고도 놀고 보니, 이게 모도 다 사랑이로구나! ...온야, 츈향아, 우리 두
리 업움질이나 좀 ㅎ여보자. ㅇ고, 잡성시러워라! 업움질을 엇더케 ㅎ잔말리요.
너와 나와 활신 벗고, 등도 ㄷ고 ㅂ도 ㄷ면 마시 ?烹? 나제야. 나는 붓그려워 못
ㅎ것소. 어셔 버셔라. 어셔 버셔라. 나는 붓그려워 못벗것소. 에라, 이 게집아! 안
될 말리로다. 어셔 버셔라. 어셔 버셔라! 만첩청산 늘근 범이 살진 암ㅋ 무러다
노코 이는 ㅃ져 먹던 못ㅎ고 흐르렁 흐르렁 어루난듯 북ㅎ상의 황용이 여의주를
물고 ㅊ운간의 넘노난듯. 도련임 급?? 마ㅇ 와락 달여들어 츙(츈)향의 가는 허리
을 후리처 안고 저고리 풀며 바지 보션 다 벗겨 노와떠니 츈향이 못이긔여 이ㅁ
젼의도 구실땀이 송실송실. ㅇ고 잡성시러워라. 네가 뉘 간장을 녹일나고 이리
곱게 ㅅ겨난야. 여ㅂ라. 츈향아, 이리와 업피여라. 오슬 버신 게집아라 엇절주를
몰나 붓그려워 못전ㄷㄴ 아히를 업고 못ㅎ 소리가 업다. ㅇ고 츈향아, 네가 ㄴ
등의 업피쓰니 네 마ㅇ이 엇더?騙?. ?平ㅐ? 업시 좃소....탈 승짜 노ㄹ 드러보소.
...나는 탈 것 바이 업소 츈향ㅂ 자바 타고 탈 승짜로 만둥만둥 노라보자. 밤나지
로 세월 가는 줄 모로고 이 지경으로 노라노니 형용이 왼젼ㅎ리.(주15:{열녀츈향
슈절가라}(완판 33장본), 설성경, {춘향전}, 시인사, 1986, 54-64쪽)
7. 봉사 드러가 안즈며 ㅎ는 말이, 네 일이야 ㅎ말 업다. 장쳐나 만져보ㅈ. 츈
향이 두 다리를 글너 뵈니, 판슈놈이 음흉ㅎ여 당쳐는 만져 보지 안코 두숀으로
콩아리부터 치만지며 ㅎ는 말이...ㅎ고, 이리 만지며 져리 만지며 졈졈 드러가다
가 졍쇽을 꼭 찌르니, 츈향이 분을 못이긔며 바로 뺨을 치려다가 졈을 잘 아니
ㅎ가 ㅎ여 눙쳐 이른말이, ...봉ㅅ님은 부형과 다름업는지라 상업시 그리마르시고
졈이나 잘 ㅎ여쥬요.(주16:{츈향젼}{경판 17장본}, Ibid., 186쪽)
이상은 {심청전}과 {춘향전}에서 '육담'으로 간주할 만한 대목을 추려 본 것이
다. 1은 '여음'부위에 대한, 약간은 풍자적이면서 노골적인 묘사, '묵은 조개', '햇
조개'등 비속한 비유어를 쓰고 있다. '노골적이고 품격이 낮은 말이나 이야기'라
는 점에서 육담에 손색이 없다. 2도 '아래 버릇', '여러 해 주린 판', '털속 좋은',
'궁둥이 셈' 등 성과 관련된 비속한 말을 쓰고 있다. 4는 '방아', '방아질', '좃집',
'고기', '가죽 방아', '조개', '그리고 나왔다', '하여 보았다' 등 성에 관한 은유어를
쓰고 있다. 이 장면에서 허물없이 육담이 오갔던, 조선조 서민사회의, 생생한 삶
의 현장을 볼 수 있다. 5는 두 맹인의 초야 동침의 장면을 익살스럽게 그리고
있다. 6은 이동령과 춘향 양인간에 벌어진 '성희'를 장황하면서도 흥미진진하게
묘사하였다. 7은 눈 못보는 판수의, 음흉하나 본능적인 성적 호기심을 사실적으
로 묘사하였다.
3. '육담'에 나타난 의식과 세계관
고전소설이 널리 제작되고, 유통되던 시대는 성리학 일변도의 유교주의가 지
배하던 조선왕조로서, 삼강오륜 외의, 다른 어떤 교학이나 사상도 취할 것이 없
는 외도로서 배척되었다. 이처럼 경직된 사회의 저변에서 '육담'같은 이색의 문
학이 나온 것은 매우 놀라운 일이다. 그러나, 사실을 말한다면, 역설적이기는 하
나 경직된 사회일수록 '육담'이 내포한 이질의 의식(구속 모르는 자유분방)이 절
실히 요청되었다고 하겠다. 물론 그 언표와 이야기는 세련되지 못하고, 내용 또
한 다분히 조잡하고 저속한 것임에 틀림 없으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금기'를 깨
고, 감히 말하고 이야기하는, 그 내적 계기가 된 자유 추구의 정신은 소중한 것
이 아닐 수 없다.
위의 인용 4는 육담이 서민들의 생활현실에서 자연스럽게 생성되고, 향유되고
있는 과정과 그 분위기를 생생하게 재현해 보이고 있다. 비록 심봉사와 아낙들
은 이 때 서로 초면의 낯설은 사이임에도 불구하고, 육담을 매개로 하여 서로간
에 자연스럽게 이질감을 해소하고, 마침내 일체감을 형성하고 있다. 여기에는 현
실적인 죄책감이나 거짓과는 무관한 밝은 웃음이 있을 뿐이다. {심청전}의 이
장면은 그 중 순수하고, 전형적인 육담의 '마당'을 보여 주고 있다. 격식이나 명
분에 매인 봉건사회의 인간에게 본능적인 인간성을 일깨워 주고 있는 육담의 시
도는 한 시대를 앞으로 열어가는 중요한 의식과 연결되어 있다고 하겠다.
경판본 {춘향전}에서 춘향의 점을 치러 옥사 안에 불려 간 판수가 춘향의 장
처를 만져 본다며 장처와는 무관한 부위를 어루만지는 장면(7)은 소설의 본줄거
리와는 별 상관도 없는 군더더기로, 오히려 비장한 옥중장면을 희화화하여 작품
의 흐름을 끊었다고 비판받을 만한 대목이다. 작품상의 이와같은 불용의와 조잡
성에도 불구하고, 이 작품은 일견 '염치없고 음흉한 판수의 짓거리'를 묘사함으
로써 감히 당대의 지엄한 '성적 표현의 금기'를 깨뜨리고 있음을 간과해서는 안
될 것이다. 주인공 춘향으로 하여금 기생의 신분으로 양반 청년 이도령과 결혼
하게 함으로써 '신분상의 금기'를 깨뜨리고, 판수로 하여금 위와 같은 짓거리를
하게 함으로써 불가언의 '성적 금기'를 깨뜨리고 있는 것이 {춘향전}이다.
가문 계승이나 종족 번식을 떠나서는 달리 성관계를 생각할 수 없었던 기성의
문화에 대하여, 쾌락의 원리를 끌어들인 '육담'은 비록 그 제약적 조건(주17:사회
적으로 '외설'로 비난의 대상이 될 수 있고, 표현면에서 다른 주제나 소재와는
달리 수사상의 여러 가지 제약을 생각할 수 있다.)에도 불구하고, 성에 관한 한
복안적 시야를 열어놓았으며, 엄연한 본능적 인간성의 뿌리마저 인위적으로 무
화시켜 온, 조선사회의 오랜 인습의 벽을 허무는데 일조하였다.
고전소설이 널리 제작되고, 유통되던 시대는 성리학 일변도의 유교주의가 지
배하던 조선왕조로서, 삼강오륜 외의, 다른 어떤 교학이나 사상도 취할 것이 없
는 외도로서 배척되었다. 이처럼 경직된 사회의 저변에서 '육담'같은 이색의 문
학이 나온 것은 매우 놀라운 일이다. 그러나, 사실을 말한다면, 역설적이기는 하
나 경직된 사회일수록 '육담'이 내포한 이질의 의식(구속 모르는 자유분방)이 절
실히 요청되었다고 하겠다. 물론 그 언표와 이야기는 세련되지 못하고, 내용 또
한 다분히 조잡하고 저속한 것임에 틀림 없으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금기'를 깨
고, 감히 말하고 이야기하는, 그 내적 계기가 된 자유 추구의 정신은 소중한 것
이 아닐 수 없다.
위의 인용 4는 육담이 서민들의 생활현실에서 자연스럽게 생성되고, 향유되고
있는 과정과 그 분위기를 생생하게 재현해 보이고 있다. 비록 심봉사와 아낙들
은 이 때 서로 초면의 낯설은 사이임에도 불구하고, 육담을 매개로 하여 서로간
에 자연스럽게 이질감을 해소하고, 마침내 일체감을 형성하고 있다. 여기에는 현
실적인 죄책감이나 거짓과는 무관한 밝은 웃음이 있을 뿐이다. {심청전}의 이
장면은 그 중 순수하고, 전형적인 육담의 '마당'을 보여 주고 있다. 격식이나 명
분에 매인 봉건사회의 인간에게 본능적인 인간성을 일깨워 주고 있는 육담의 시
도는 한 시대를 앞으로 열어가는 중요한 의식과 연결되어 있다고 하겠다.
경판본 {춘향전}에서 춘향의 점을 치러 옥사 안에 불려 간 판수가 춘향의 장
처를 만져 본다며 장처와는 무관한 부위를 어루만지는 장면(7)은 소설의 본줄거
리와는 별 상관도 없는 군더더기로, 오히려 비장한 옥중장면을 희화화하여 작품
의 흐름을 끊었다고 비판받을 만한 대목이다. 작품상의 이와같은 불용의와 조잡
성에도 불구하고, 이 작품은 일견 '염치없고 음흉한 판수의 짓거리'를 묘사함으
로써 감히 당대의 지엄한 '성적 표현의 금기'를 깨뜨리고 있음을 간과해서는 안
될 것이다. 주인공 춘향으로 하여금 기생의 신분으로 양반 청년 이도령과 결혼
하게 함으로써 '신분상의 금기'를 깨뜨리고, 판수로 하여금 위와 같은 짓거리를
하게 함으로써 불가언의 '성적 금기'를 깨뜨리고 있는 것이 {춘향전}이다.
가문 계승이나 종족 번식을 떠나서는 달리 성관계를 생각할 수 없었던 기성의
문화에 대하여, 쾌락의 원리를 끌어들인 '육담'은 비록 그 제약적 조건(주17:사회
적으로 '외설'로 비난의 대상이 될 수 있고, 표현면에서 다른 주제나 소재와는
달리 수사상의 여러 가지 제약을 생각할 수 있다.)에도 불구하고, 성에 관한 한
복안적 시야를 열어놓았으며, 엄연한 본능적 인간성의 뿌리마저 인위적으로 무
화시켜 온, 조선사회의 오랜 인습의 벽을 허무는데 일조하였다.
판소리에 나타난 육담의 미적 특질과 기능(김기형 : 서남대 교수)
1. 머리말
그동안 금기시되어 왔던 '성'에 관련된 담론이 언론이나 각종 영상매체 등을
통해 공공연하게 논의되고 상품화되며 일상생활 속에 자리잡은 지는 이미 오래
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정작 이에 관한 학문적 논의는 별다른 진전없이 답보상태
를 면치 못했다고 할 수 있다. 그런데 근래에 들어와 우리 문화에 나타난 '성'의
문제나 육담 그리고 욕설 등을 학술발표회의 논의 주제로 채택하여 활발한 토론
을 벌이는 현상이 목도되고 있다.(주1:그 대표적인 사례를 들면 다음과 같다. 1.
한국문화인류학회 제28차 학술발표회, '한국문화의 성'[1996년 5월 31일-6월 1일,
전북대학교 후생관 강당], 2.민속학회 제4회 하계발표대회, '육담에 나타난 의식
과 세계관'[1996년 7월 5일-7월 6일, 강릉선교장], 3.광주 민학회 창립 10주년 기
념 학술발표회, '욕을 살립시다'[1996년 10월 12일, 광주 금호문화회관]) 그러면
비슷한 시기에 비슷한 주제가 학술발표회장에서 논의되는 현상이 우연에서 비롯
된 것일까. 여기에는 어떤 필연적인 곡절이 있을 것이다. 사실 우리 사회에는 문
화의 이중구조라고 부를 만한 현실, 즉 도덕적 엄숙주의가 지배하는 '낮의 문화'
와 욕망이 지배하는 '밤의 문화'가 공존해 있으며, 경우에 따라 서로 다른 윤리
적 기준을 적용시키는 이중 잣대가 존재한다. 이와 같은 문화의 이중구조는 '낮
퇴계 밤퇴계'라는 말에서도 알 수 있듯이 상당히 오랜 역사를 가지고 있다. 우리
나라의 대표적인 유학자이면서 높은 수준의 사상을 펼쳐 보인 이퇴계 선생도 밤
에는 뭇여성과의 사랑에 아낌없이 열정을 바쳤다 하는데, 그렇다고 하여 후세에
이퇴계 선생의 되덕성을 의심하여 그가 이룩해 놓은 업적을 평가절하하는 일은
결코 일어나지 않았던 것이다. 윤리와 욕망의 경계를 뚜렷이 구분했으면서도 둘
의 관계를 대립적으로만 이해하지 않았기 때문이 아닌가 한다. 그러면서도 욕망
을 겉으로 드러내고 표현하는 일에 대해서는 소극적이었던 것이 오랜 사회적 관
습이었다면 오늘날에 와서는 욕망의 적극적 표출이 용인되는 방향으로 사회가
변모해 가고 있는 것이다. 이런 현실 속에서 이면에 감추어진 인간의 진실된 모
습을 탐색하고 이의 본질을 구명해 보려는 시도가 학계를 통해 이루어진 것이라
고 생각한다.(주2:자칫하면 학계의 이런 노력이 세태의 흐름에 영합하는 것이 아
닌가 하는 의구심을 불러일으킬 수도 있겠으나, 시대의 요구에 부응한다는 측면
에서 본다면 부정적으로 평가할 일은 아니라고 본다.)
본고에서 다루고자 하는 주제는 판소리에 나타난 육담의 미적 특질과 기능이
다. 판소리에는 국문체와 한문체 즉, 민중언어와 상층언어가 혼용되어 나타나는
데, 한문체를 이용한 육담도 어느정도 들어 있어서 율식층이 아니면 이해하기
곤란한 대목도 없지는 않으나, 육담은 기본적으로 민중언어의 범주에 속한다. 그
래서 민중언어라는 관점에서 육담의 성격을 규정하고 그 역사적 변모양상을 살
펴보고자 한다. 판소리 사설에 나타난 육담의 미적 특질을 살펴 보는 자리에서
는, 판소리 사설뿐만 아니라 판소리계 소설까지 논의의 대상자료로 삼으려 한다.
물론 공연물인 판소리의 사설과 기록물인 판소리계 소설 사이에는 존재 방식의
차이에서 오는 변별적 특질이 내재해 있을 것이다. 그러나 판소리 향유층과 판
소리계 소설 독자층, 판소리 사설과 판소리계 소설 사이에는 이질성보다는 동질
성이 많다. 그리고 비록 독서물화되는 과정에서 판소리 사설의 변모가 야기되었
겠지만 그러한 변모를 근본적인 것으로 간주하기는 어렵기 때문에, 판소리게 소
설까지 망라할 때 논의가 더욱 풍부해질 수 있을 것이다. 또한 판소리는 공연예
술이기 때문에 공연현장에서 육담이 어떤 기능을 하는가를 살피는 것도 중요한
연구과제이다.
1. 머리말
그동안 금기시되어 왔던 '성'에 관련된 담론이 언론이나 각종 영상매체 등을
통해 공공연하게 논의되고 상품화되며 일상생활 속에 자리잡은 지는 이미 오래
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정작 이에 관한 학문적 논의는 별다른 진전없이 답보상태
를 면치 못했다고 할 수 있다. 그런데 근래에 들어와 우리 문화에 나타난 '성'의
문제나 육담 그리고 욕설 등을 학술발표회의 논의 주제로 채택하여 활발한 토론
을 벌이는 현상이 목도되고 있다.(주1:그 대표적인 사례를 들면 다음과 같다. 1.
한국문화인류학회 제28차 학술발표회, '한국문화의 성'[1996년 5월 31일-6월 1일,
전북대학교 후생관 강당], 2.민속학회 제4회 하계발표대회, '육담에 나타난 의식
과 세계관'[1996년 7월 5일-7월 6일, 강릉선교장], 3.광주 민학회 창립 10주년 기
념 학술발표회, '욕을 살립시다'[1996년 10월 12일, 광주 금호문화회관]) 그러면
비슷한 시기에 비슷한 주제가 학술발표회장에서 논의되는 현상이 우연에서 비롯
된 것일까. 여기에는 어떤 필연적인 곡절이 있을 것이다. 사실 우리 사회에는 문
화의 이중구조라고 부를 만한 현실, 즉 도덕적 엄숙주의가 지배하는 '낮의 문화'
와 욕망이 지배하는 '밤의 문화'가 공존해 있으며, 경우에 따라 서로 다른 윤리
적 기준을 적용시키는 이중 잣대가 존재한다. 이와 같은 문화의 이중구조는 '낮
퇴계 밤퇴계'라는 말에서도 알 수 있듯이 상당히 오랜 역사를 가지고 있다. 우리
나라의 대표적인 유학자이면서 높은 수준의 사상을 펼쳐 보인 이퇴계 선생도 밤
에는 뭇여성과의 사랑에 아낌없이 열정을 바쳤다 하는데, 그렇다고 하여 후세에
이퇴계 선생의 되덕성을 의심하여 그가 이룩해 놓은 업적을 평가절하하는 일은
결코 일어나지 않았던 것이다. 윤리와 욕망의 경계를 뚜렷이 구분했으면서도 둘
의 관계를 대립적으로만 이해하지 않았기 때문이 아닌가 한다. 그러면서도 욕망
을 겉으로 드러내고 표현하는 일에 대해서는 소극적이었던 것이 오랜 사회적 관
습이었다면 오늘날에 와서는 욕망의 적극적 표출이 용인되는 방향으로 사회가
변모해 가고 있는 것이다. 이런 현실 속에서 이면에 감추어진 인간의 진실된 모
습을 탐색하고 이의 본질을 구명해 보려는 시도가 학계를 통해 이루어진 것이라
고 생각한다.(주2:자칫하면 학계의 이런 노력이 세태의 흐름에 영합하는 것이 아
닌가 하는 의구심을 불러일으킬 수도 있겠으나, 시대의 요구에 부응한다는 측면
에서 본다면 부정적으로 평가할 일은 아니라고 본다.)
본고에서 다루고자 하는 주제는 판소리에 나타난 육담의 미적 특질과 기능이
다. 판소리에는 국문체와 한문체 즉, 민중언어와 상층언어가 혼용되어 나타나는
데, 한문체를 이용한 육담도 어느정도 들어 있어서 율식층이 아니면 이해하기
곤란한 대목도 없지는 않으나, 육담은 기본적으로 민중언어의 범주에 속한다. 그
래서 민중언어라는 관점에서 육담의 성격을 규정하고 그 역사적 변모양상을 살
펴보고자 한다. 판소리 사설에 나타난 육담의 미적 특질을 살펴 보는 자리에서
는, 판소리 사설뿐만 아니라 판소리계 소설까지 논의의 대상자료로 삼으려 한다.
물론 공연물인 판소리의 사설과 기록물인 판소리계 소설 사이에는 존재 방식의
차이에서 오는 변별적 특질이 내재해 있을 것이다. 그러나 판소리 향유층과 판
소리계 소설 독자층, 판소리 사설과 판소리계 소설 사이에는 이질성보다는 동질
성이 많다. 그리고 비록 독서물화되는 과정에서 판소리 사설의 변모가 야기되었
겠지만 그러한 변모를 근본적인 것으로 간주하기는 어렵기 때문에, 판소리게 소
설까지 망라할 때 논의가 더욱 풍부해질 수 있을 것이다. 또한 판소리는 공연예
술이기 때문에 공연현장에서 육담이 어떤 기능을 하는가를 살피는 것도 중요한
연구과제이다.
2. 판소리에 있어서 육담의 민중언어적 성격과 역사적 변모 양상
판소리는 본래 민중의 예술로 출발하였다. 판소리 공연의 주체인 광대나 그
향융층의 신분적 성격을 볼 때, 이 점은 명백히 드러난다. 그러던 것이 19세기에
들어와 양반, 중인, 부호층이 주요 향유층으로 등장하면서, 판소리는 전계층적인
애호를 받는 민족예술로 변모되어 갔다. 민족예술 가운데, 지역성을 탈피하고 향
유층의 확대를 가져오며 전문예술로 성장한 예는 판소리밖에 없을 것이다. 이러
한 역사적인 전개과정 속에서, 판소리는 음악적으로나 사설의 면에서 많은 변화
를 가지게 되었다. 음악적인 면에서 보면, 진양조의 개발이라든가 조의 분화 그
리고 창법의 다양화 등이 이루어지면서 음악적인 표현영역이 훨씬 넓어지게 되
었다. 사설의 면에서 보면, 더늠의 첨가나 삽입가요의 수용 등을 통해 사설이 확
대되어 나갔다.
여기서 주목되는 것은 이러한 변모를 통하여 형성된 판소리 사설에는 민중언
어와 상층의 언어가 공존하고 있다는 점이다. 일반적으로 언어에는 그 언어를
사용하는 계층의 생활상이나 세계관 등이 반영되기 마련이다. 그래서 계층간에
사용하는 언어에는 일정한 차별성이 존재한다. 그런데 판소리에는 민중언어와
상층의 언어가 공존하고 있는 것이다. 상층언어가 공식문화를 반영하는 권위적
인 언술이나 전아하고 규범적인 언어를 의미한다면, 민중언어는 비공식문화를
반영하는 욕설이나 상소리와 같은 비속한 언어나 말장난 그리고 허리 아래의 신
체부위와 관련된 성적인 표현 등을 말한다. 그리고 상층언어와 민중언어를 구분
하는 문제는 국문체인가 한문체인가 하는 것과도 일정한 연관성이 있다. 조선은
훈민정음 창제이후 후기에 이르기까지 한 개의 랑그와 국문과 한문이라는 두 개
의 빠롤을 가지고 있었다. 한문문화권 속에서 자국의 언어가 지배적인 표현언어
로 자리잡지 못한 상황에서 한문은 상층 사대부의 표현언어로서 그 기능을 다해
왔던 것이다. 따라서 국문을 사용했는가 한문을 사용했는가가 민중언어와 상층
언어를 구분하는 기준의 하나가 될 수 있다. 그렇다고 해서 국문체는 민중언어
이고 한문체는 상층언어라는 등식이 언제나 성립하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조선
조에 국문으로 된 내간체나 시조는 본래 상층의 문학양식이었으며, 판소리에서
보이는 한문체 가운데에는 오히려 민중언어로 기능하는 경우가 허다하기 때문이
다. 이처럼 민중언어와 상층언어를 나누는 것이 다분히 도식적임에도 불구하고
서로 변별되는 특질을 지니고 있는 것 또한 사실이다. 판소리는 기본적으로 혼
효문체적 성격을 지니고 있다고 하겠다.(주3:판소리 사설의 혼효문체적 성격에
대해서는 심재기 교수가 다음의 논문에서 이미 검토한 바 있다. 심재기, "판소리
사설의 혼효문체적 특성," 백영 정병욱 선생 환갑기념논총[신구문화사, 1982]. 이
논문에서 그가 주목한 것은 국문체와 한문체의 결합양상이었으며, 이를 '혼효현
상'으로 명명하여 해석하였다. 본고에서는 기본적으로 심재기 교수의 개념을 수
용하여 논의를 전개하고자 한다. 그러나 본고에서 주목하고자 하는 판소리 사설
의 혼효문체적 성격은 민중언어와 상층언어의 공존을 말하는 것이다.) 그렇지만
판소리 사설에 있어서 그 공존의 양상이 작품에 따라 다르게 나타나며, 비중으
로 볼 때 민중언어가 압도적으로 많다고 할 수 있다. 판소리가 민중언어적 성격
을 강하게 지니고 있는 이유는 그 출발에 있어서의 민중적 성격으로 말미암는
것이다. 그리고 일상적 민중의 언어 속에 전래의 속담, 재담, 육담, 소담, 욕설 등
이 자연스럽게 등장하여 서민적 체취를 사실적으로 보여주고 있다.(주4:인권환,
"욕설의 심층의미" 고대신문 [1976년 10월 12일 763호]) 자료가 온전하게 남아있
지 않아서 초기 판소리의 모습이 어떠했는지 정확히 알 수는 없지만, 후대에 비
해 민중언어의 비중이 보다 강했을 것으로 생각된다. 1873년 정현석이 신재효에
게 보낸 <증동리신군서>라는 글에 다음과 같은 대목이 들어 있다.
속창을 두루 들어보니 이야기에 근리하지 않은 것이 많고, 말 또한 간혹 무론
하다. 하물며 광대가 글을 아는 것이 매우 적어 높낮이가 뒤바뀌고 미친 듯이
소리를 질러대어, 열을 들으면 한 둘을 알아듣기가 어렵다. 또한 머리를 흔들고
눈을 이리저리 굴리며 온몸을 어지럽게 흔들어, 차마 똑바로 보기 어려운 바가
있다. 이런 폐단을 고치려면 가사의 속되고 패리한 것을 없애 문자로써 윤색하
여 그 사정을 형용하여, 일편의 문리가 잘 이어지고 말을 우아하고 단정하게 하
라 ... 후략(주5:역청속창 서사다불근리 견어역혹무륜 황창지식자심소 고저도착
광호ㅇ 청기십구어 막효기일이 ㅇ요두전목 전신난황 유불인정시 욕혁시폐 선장
가사 거기비리패리자 윤색이문자 형용기사정 사일편문리접속 언어아정 일후략)
속창이란 판소리를 말한다. 여기서 지적하고 있는 중요한 사항은 첫째, 광대가
무식하다는 점이며, 둘째, 사설이 속되고 이치에 어그러지는 것이 많다는 점이
다. 그래서 이를 문자로 윤색하여 문리가 통하게 할 필요가 있음을 요구하고 있
는데, 문자는 한문체를 지칭하는 것으로 보인다. 비리패리와 문리아정이 서로 대
립적인 의미로 쓰이고 있는데, 이것이 곧 민중언어와 상층언어의 특징을 단적으
로 표현한 것으로 이해해도 좋을 듯하다. 이 글이 쓰여진 시기는 이미 19세기
후반으로, 양반.중인.부호층이 이미 판소리의 주요 향수층으로 자리잡고 있던 때
이다. 그러니까 판소리 사설에도 이들의 영향력 행사가 가능하던 시점이고, 정현
석은 그러한 요구가 어떤 성격의 것인지를 잘 보여주는 사례이다.
한편으로 정현석의 이러한 언급은 당시까지의 판소리에는 '속되고 이치에 어
그러진' 표현이 많았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는데, 이는 본래 판소리는 민중언어적
성격이 강하였다는 사실을 역설적으로 입증해주는 것이다. 판소리 사설의 가장
중요한 민중언어적 특질은 재담에서 찾을 수 있겠다. 재담은 판소리 사설 전반
에 걸쳐 나타나는데, <홍보가>의 경우는 그 자체를 '재담소리'라고 일컬을 정도
이며, 실전 판소리의 경우에도 재담적 성격이 강하게 나타난다. 또한 판소리 사
설에는 쓸데없이 하는 허담, 술마시고 하는 주담, 실없이 하는 객담, 화내어 하
는 분담, 농지거리로 하는 희담, 성적인 표현으로 된 걸쭉한 육담 등이 상당히
많이 등장한다. 이러한 말들은 대부분 민중적 정서를 잘드러내 주는 비공식문화
적 언어들인 것이다. 재담 이외에 민중언어적 성격을 잘 보여주는 것으로, 욕설,
말장난, 문맥에 따라 적절하게 수용된 민요.잡가.무가와 같은 민속예술 등이 있
다. 판소리에는 또한 한시나 시조 그리고 12가사와 같은 사대분의 문화양식이
수용되어 있기도 하다.(주6:판소리에 나타난 이러한 현상에 대해서는 다음의 논
저에서 상세하게 밝힌 바 있다. 전경욱, 춘향전의 사설형성 원리 [고려대 민족문
화연구소, 1990]) 이처럼 판소리에 다양한 문학양식이 수용될 수 있었던 이유는
판소리가 지닌 개방적 성격에서 비롯한다. 판소리는 단형서사체에서 출발하여,
문맥에 따라 필요한 표현들을 다른 문학양식에서 적절하게 수용하여 다채로운
작품세계를 구축해 나갔던 것이다.
판소리에는 또한 상층의 언어도 많이 들어 있다. 특히 <적벽가>의 경우 <삼
국지연의>의 규정성 속에서 작품이 형성되었기 때문이겠지만, 한문투의 표현뿐
만 아니라 전아하고 규범적인 언어가 상대적으로 많이 나온다. <적벽가>가 중
세사회에 있어서 상층에게 가장 인기가 있었던 이유는 이러한 문체적인 특징에
서도 찾을 수 있겠다. 그러나 앞에서도 언급한 바 있듯이, 기본적으로 한문체가
식자층의 언어이기는 하지만, 그러나 한문체의 표현이 모두 상층의 언어는 아니
다. 이에 대해서는 심재기 교수와 성현경 교수가 검토한 바 있다. 심재기 교수는
판소리 사설에 나타난 국문체는 일상구어의 성격을 띠는 단일한 것으로 파악하
여 더 이상 논의하지 않은 대신, 한문체에 대해서는 고전한문체, 일상한문체, 의
식한문체, 운률한문체, 의사한문체, 이두한문체로 나누어 각각의 특징을 설명하
였다. 그리고 한문체는 한문의 소양을 갖춘 사람만이 감흥을 느낄 수 있는 표현
으로서 판소리 사설에 반영된 양반들의 영향력을 보여주는 것으로 해석하였다.
(주7:심재기, 앞의 논문, 228-233면) 성현경 교수는 심재기 교수의 논의를 비판적
으로 검토하면서, 고전한문체, 일상한문체, 의식한문체, 운률한문체는 한문현토체
라 해야 맞으며, 이두한문체는 이두문체로서 중인층의 언어이고, 의사한문체 역
시 엄밀한 의미에서 상층계급의 언어라기 보다는 하층의 것으로 전이 변모된 것
으로서, 변용문체를 이루고 있는 것으로 파악하였다. 결국 그가 강조하고자 한
내용의 핵심은 판소리 문학이 민중의 언어 내지는 민중의 문체로 되어 있다는
점이다. 그러면서도 그는 판소리 사설의 형성이 광대의 힘만으로 이룩된 것이
아니고 식자층의 참여 속에서 가능하게 되었다는 점을 지적하고 있다.(주8:성현
경, "이고본 춘향전 연구", 판소리 연구3 [판소리 학회, 1992], 54-57면) 그가 판
소리 사설의 민중언어적 특질을 강조할 수 잇었던 이유는 연구대상으로 삼은
<이고본 춘향가>가 지니고 있는 강렬한 민중성 때문이기도 한데, 그렇다 하더
라도 한문현토체이든 변용문체이든 한문을 이용한 표현언어는 기본적으로 한자
에 소양이 있는 사람만이 이해할 수 있다는 사실을 간과해서는 안된다. 이 점은
그도 인정했던 바이지만, 광대들만의 힘으로 사설이 이룩된 것은 아니고 식자층
의 영향력이 분명히 있었기 때문에, 한시라든가 고사성어 그리고 한자를 이용한
헌문 등과 같은 한문체가 판소리에 수용될 수 있었던 것이다. 오늘날까지 전승
되고 있는 판소리 사설 가운데 광범위하게 확인되는 오자나 탈자의 대부분이 한
자로 된 고사성어나 한시구 등에 집중되어 있는 이유는 배움이 짧은 광대가 의
미도 모르고 부르며 구전심수한 데 그 원인이 있는 것이다.
지금까지 판소리의 혼효문체적 성격, 즉 민중언어와 상층언어의 공존양상에
대해 살펴 보았다. 그런데 역사적으로 볼 때, 초기에 강하게 나타났던 민중언어
적 성격이 후대로 내려 오면서 점차 그 비중이 약화되어 왔다고 할 수 있다. 그
러한 조짐은 이미 신재효에게서도 어느정도 발견된다. 신재효의 <남창 춘향가>
와 <동창 춘향가>를 비교해 보면, <동창 춘향가>는 골계적이고 외설스러운 대
목을 거의 그대로 간직하고 있는데 비해 <남창 춘향가>에는 외설스러운 대목이
많이 소거되어 있음을 알 수 있다. 당대에 불리던 사설에 입각하여 정리한 것이
<동창 춘향가>이고 신재효의 의식이 투영되어 양반지향적 개작의 산물이 <남창
춘향가>라는 기존 연구 성과(주9:김흥규, "신재효 개작 춘향가의 판소리사적 위
치", 한국학보10 [일지사, 1978])에 비추어 볼 때, 신재효의 사설 정리작업을 통
해 일차적으로 민중언어적 성격이 약화되었다고 볼 수 있다.
본래 12마당이었던 것이 7마당이 실전되고 5마당만 전승에서 살아남은 원인도
이와 관련하여 생각해 볼 수 있다. 실전 판소리는 전반적으로 '철저하게 세속적
인 세계의 극히 희극적으로 강조된 표현'으로 되어 있어 비장의 요소가 박약하
다.(주10:김흥규, "판소리에 있어서의 비장", 구비문학3 [한국정신문화연구원 어문
학연구실, 1980]) 바로 이러한 점 때문에 19세기 중반에 판소리의 주요 향유층으
로 등장한 양반, 중인, 부호층의 취향에 부합하지 못하고 결국 전승에서 탈락하
고 만 사실은(주11:김흥규, 앞의 논문, 28-36면) 판소리에 있어서 재담적 요소,
다시 말하면 민중언어적 성격이 강한 작품이 도태되고 말았다는 것을 의미한다.
또한 20세기 초에 이르러 여성 창자가 대거 출현하면서 골계적인 표현이나 외
설스러운 사설이 축소 내지 삭제되는 현상이 생겨났다. 최초의 여성명창으로 알
려진 진체선 이후 허금파, 강소향, 이화중선, 김녹주, 김초향, 박녹주, 김여란 등
다수의 여성명창이 등장하였는 바, 배역의 분화를 통해 연극적 양식을 지향하던
창극에 있어서 극중 여성인물 역을 맡을 수 있다는 점에서 여성명창이 기여한
바 적지 않으나, 판소리 자체의 전승에는 또 다른 변화요인으로 작용하였던 것
이다. 본래 판소리는 남성 명창의 전유물이었다. 여성 창자는 아무래도 남성 창
자보다 연창능력이 떨어지기 때문에 판소리의 토막소리화를 촉진하였으며, 또한
센 소리나 어려운 대목보다는 계면을 위주로 한 고운 목으로 쉬운 소리 대목을
즐겨 부르는 현상이 생기게 된 것이다. 그러나 본고의 주제와 관련하여 주목해
야 할 사실은 앞에서도 잠깐 언급한 것처럼, 여성 명창이 등장함으로 해서 판소
리에 있어서 민중언어적 성격이 상당히 약화되었다는 점이다. 박동진 명창의 다
음과 같은 언급은 이를 분명하게 뒷받침해 주고 있다.
우리 판소리는 여자들이 하기 때문에, 그 참 외설적인 거, 그 남자들만이 들을
수 있는 그 세계, 옛날에 사랑방에서 앉아 가지고, 부인들은 판소리를 듣지 못했
거든요. 내외하느라고요, 감히 들을라고 도 안하고요. 그러니께 사랑방에서 남자
들끼리만 소리를 하고 이래 놓으니께, 그 잡탕소리며 뭐 그런 것이, 민요는 물론
이요 판소리에는 굉장히 많았습니다. 그래서 <배비장타령>이라든지 또한 <변강
쇠타령>이라든지 이런 걸 그땐 한창 했었는데, 여자들이 소리를 배우고 나니까
그거를 감히 할 수가 없단 말이에요. 여자 얼굴로서는 부끄럽고 면구스럽고 그
래 안해가지고 그냥 젖혀 놔 버렸어요. 그래 그것이 사장이 되고 말았거든요. ㅆ
어요.(주12:1993년 9월 19일, 박동진의 국악당 소극장 공연 중에서)
<배비장타령>이나 <변강쇠타령>과 같은 실전 판소리의 실전 원인의 하나로
여성창자의 등장을 꼽을 수 있겠거니와, 현전 판소리에 있어서도 여성 창자가
재담소리나 외설스러운 대목을 축소 내지 삭제시킨 사례를 확인할 수 있다. 그
대표적인 예로 박녹주의 <홍보가>를 들 수 있다. 박녹주는 동편제 명창인 김정
문으로부터 <흥보가>를 전수받았다. 그러나 그녀는 '놀보가 제비 후리러 나가는
대목'까지만 배웠고, 그 뒷부분인 '놀보 박타령'은 배우지 않았다. 왜냐하면 '놀보
박타령'은 그야말로 재담소리이고 깆은 발림을 곁들여 골계적이 표현을 소화해
내야 하기 때문에 여성으로서 부르기가 난처했기 때문이다. 뿐만 아니라 박녹주
<홍보가>에는 '홍보 밥타령'도 들어 있지 않다. '홍보 밥타령'은 홍보가 제비 박
에서 나온 쌀로 지은 밤을 공처럼 만들어 공중에 던져놓고 받아먹는다는 익살스
러운 내용으로, 휘모리로 불리면서 골계적인 웃음을 자아내는 이 대목이 여성이
부르기에 적합치 않다고 하여 뺀 것이다. 박녹주의 <홍보가>를 역시 김정문으
로부터 배운 강도근의 <홍보가>와 비교해 보면, 강도근의 <홍보가>에는 육담이
나 골계적이고 외설스러운 대목이 상당히 많이 있음을 알 수 있다. 이처럼 같은
스승으로부터 배웠으면서도 여러 대목에서 차이가 생겨난 일차적인 원인은 여성
이냐 남성이냐에서 찾을 수 있겠다.
판소리는 본래 민중의 예술로 출발하였다. 판소리 공연의 주체인 광대나 그
향융층의 신분적 성격을 볼 때, 이 점은 명백히 드러난다. 그러던 것이 19세기에
들어와 양반, 중인, 부호층이 주요 향유층으로 등장하면서, 판소리는 전계층적인
애호를 받는 민족예술로 변모되어 갔다. 민족예술 가운데, 지역성을 탈피하고 향
유층의 확대를 가져오며 전문예술로 성장한 예는 판소리밖에 없을 것이다. 이러
한 역사적인 전개과정 속에서, 판소리는 음악적으로나 사설의 면에서 많은 변화
를 가지게 되었다. 음악적인 면에서 보면, 진양조의 개발이라든가 조의 분화 그
리고 창법의 다양화 등이 이루어지면서 음악적인 표현영역이 훨씬 넓어지게 되
었다. 사설의 면에서 보면, 더늠의 첨가나 삽입가요의 수용 등을 통해 사설이 확
대되어 나갔다.
여기서 주목되는 것은 이러한 변모를 통하여 형성된 판소리 사설에는 민중언
어와 상층의 언어가 공존하고 있다는 점이다. 일반적으로 언어에는 그 언어를
사용하는 계층의 생활상이나 세계관 등이 반영되기 마련이다. 그래서 계층간에
사용하는 언어에는 일정한 차별성이 존재한다. 그런데 판소리에는 민중언어와
상층의 언어가 공존하고 있는 것이다. 상층언어가 공식문화를 반영하는 권위적
인 언술이나 전아하고 규범적인 언어를 의미한다면, 민중언어는 비공식문화를
반영하는 욕설이나 상소리와 같은 비속한 언어나 말장난 그리고 허리 아래의 신
체부위와 관련된 성적인 표현 등을 말한다. 그리고 상층언어와 민중언어를 구분
하는 문제는 국문체인가 한문체인가 하는 것과도 일정한 연관성이 있다. 조선은
훈민정음 창제이후 후기에 이르기까지 한 개의 랑그와 국문과 한문이라는 두 개
의 빠롤을 가지고 있었다. 한문문화권 속에서 자국의 언어가 지배적인 표현언어
로 자리잡지 못한 상황에서 한문은 상층 사대부의 표현언어로서 그 기능을 다해
왔던 것이다. 따라서 국문을 사용했는가 한문을 사용했는가가 민중언어와 상층
언어를 구분하는 기준의 하나가 될 수 있다. 그렇다고 해서 국문체는 민중언어
이고 한문체는 상층언어라는 등식이 언제나 성립하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조선
조에 국문으로 된 내간체나 시조는 본래 상층의 문학양식이었으며, 판소리에서
보이는 한문체 가운데에는 오히려 민중언어로 기능하는 경우가 허다하기 때문이
다. 이처럼 민중언어와 상층언어를 나누는 것이 다분히 도식적임에도 불구하고
서로 변별되는 특질을 지니고 있는 것 또한 사실이다. 판소리는 기본적으로 혼
효문체적 성격을 지니고 있다고 하겠다.(주3:판소리 사설의 혼효문체적 성격에
대해서는 심재기 교수가 다음의 논문에서 이미 검토한 바 있다. 심재기, "판소리
사설의 혼효문체적 특성," 백영 정병욱 선생 환갑기념논총[신구문화사, 1982]. 이
논문에서 그가 주목한 것은 국문체와 한문체의 결합양상이었으며, 이를 '혼효현
상'으로 명명하여 해석하였다. 본고에서는 기본적으로 심재기 교수의 개념을 수
용하여 논의를 전개하고자 한다. 그러나 본고에서 주목하고자 하는 판소리 사설
의 혼효문체적 성격은 민중언어와 상층언어의 공존을 말하는 것이다.) 그렇지만
판소리 사설에 있어서 그 공존의 양상이 작품에 따라 다르게 나타나며, 비중으
로 볼 때 민중언어가 압도적으로 많다고 할 수 있다. 판소리가 민중언어적 성격
을 강하게 지니고 있는 이유는 그 출발에 있어서의 민중적 성격으로 말미암는
것이다. 그리고 일상적 민중의 언어 속에 전래의 속담, 재담, 육담, 소담, 욕설 등
이 자연스럽게 등장하여 서민적 체취를 사실적으로 보여주고 있다.(주4:인권환,
"욕설의 심층의미" 고대신문 [1976년 10월 12일 763호]) 자료가 온전하게 남아있
지 않아서 초기 판소리의 모습이 어떠했는지 정확히 알 수는 없지만, 후대에 비
해 민중언어의 비중이 보다 강했을 것으로 생각된다. 1873년 정현석이 신재효에
게 보낸 <증동리신군서>라는 글에 다음과 같은 대목이 들어 있다.
속창을 두루 들어보니 이야기에 근리하지 않은 것이 많고, 말 또한 간혹 무론
하다. 하물며 광대가 글을 아는 것이 매우 적어 높낮이가 뒤바뀌고 미친 듯이
소리를 질러대어, 열을 들으면 한 둘을 알아듣기가 어렵다. 또한 머리를 흔들고
눈을 이리저리 굴리며 온몸을 어지럽게 흔들어, 차마 똑바로 보기 어려운 바가
있다. 이런 폐단을 고치려면 가사의 속되고 패리한 것을 없애 문자로써 윤색하
여 그 사정을 형용하여, 일편의 문리가 잘 이어지고 말을 우아하고 단정하게 하
라 ... 후략(주5:역청속창 서사다불근리 견어역혹무륜 황창지식자심소 고저도착
광호ㅇ 청기십구어 막효기일이 ㅇ요두전목 전신난황 유불인정시 욕혁시폐 선장
가사 거기비리패리자 윤색이문자 형용기사정 사일편문리접속 언어아정 일후략)
속창이란 판소리를 말한다. 여기서 지적하고 있는 중요한 사항은 첫째, 광대가
무식하다는 점이며, 둘째, 사설이 속되고 이치에 어그러지는 것이 많다는 점이
다. 그래서 이를 문자로 윤색하여 문리가 통하게 할 필요가 있음을 요구하고 있
는데, 문자는 한문체를 지칭하는 것으로 보인다. 비리패리와 문리아정이 서로 대
립적인 의미로 쓰이고 있는데, 이것이 곧 민중언어와 상층언어의 특징을 단적으
로 표현한 것으로 이해해도 좋을 듯하다. 이 글이 쓰여진 시기는 이미 19세기
후반으로, 양반.중인.부호층이 이미 판소리의 주요 향수층으로 자리잡고 있던 때
이다. 그러니까 판소리 사설에도 이들의 영향력 행사가 가능하던 시점이고, 정현
석은 그러한 요구가 어떤 성격의 것인지를 잘 보여주는 사례이다.
한편으로 정현석의 이러한 언급은 당시까지의 판소리에는 '속되고 이치에 어
그러진' 표현이 많았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는데, 이는 본래 판소리는 민중언어적
성격이 강하였다는 사실을 역설적으로 입증해주는 것이다. 판소리 사설의 가장
중요한 민중언어적 특질은 재담에서 찾을 수 있겠다. 재담은 판소리 사설 전반
에 걸쳐 나타나는데, <홍보가>의 경우는 그 자체를 '재담소리'라고 일컬을 정도
이며, 실전 판소리의 경우에도 재담적 성격이 강하게 나타난다. 또한 판소리 사
설에는 쓸데없이 하는 허담, 술마시고 하는 주담, 실없이 하는 객담, 화내어 하
는 분담, 농지거리로 하는 희담, 성적인 표현으로 된 걸쭉한 육담 등이 상당히
많이 등장한다. 이러한 말들은 대부분 민중적 정서를 잘드러내 주는 비공식문화
적 언어들인 것이다. 재담 이외에 민중언어적 성격을 잘 보여주는 것으로, 욕설,
말장난, 문맥에 따라 적절하게 수용된 민요.잡가.무가와 같은 민속예술 등이 있
다. 판소리에는 또한 한시나 시조 그리고 12가사와 같은 사대분의 문화양식이
수용되어 있기도 하다.(주6:판소리에 나타난 이러한 현상에 대해서는 다음의 논
저에서 상세하게 밝힌 바 있다. 전경욱, 춘향전의 사설형성 원리 [고려대 민족문
화연구소, 1990]) 이처럼 판소리에 다양한 문학양식이 수용될 수 있었던 이유는
판소리가 지닌 개방적 성격에서 비롯한다. 판소리는 단형서사체에서 출발하여,
문맥에 따라 필요한 표현들을 다른 문학양식에서 적절하게 수용하여 다채로운
작품세계를 구축해 나갔던 것이다.
판소리에는 또한 상층의 언어도 많이 들어 있다. 특히 <적벽가>의 경우 <삼
국지연의>의 규정성 속에서 작품이 형성되었기 때문이겠지만, 한문투의 표현뿐
만 아니라 전아하고 규범적인 언어가 상대적으로 많이 나온다. <적벽가>가 중
세사회에 있어서 상층에게 가장 인기가 있었던 이유는 이러한 문체적인 특징에
서도 찾을 수 있겠다. 그러나 앞에서도 언급한 바 있듯이, 기본적으로 한문체가
식자층의 언어이기는 하지만, 그러나 한문체의 표현이 모두 상층의 언어는 아니
다. 이에 대해서는 심재기 교수와 성현경 교수가 검토한 바 있다. 심재기 교수는
판소리 사설에 나타난 국문체는 일상구어의 성격을 띠는 단일한 것으로 파악하
여 더 이상 논의하지 않은 대신, 한문체에 대해서는 고전한문체, 일상한문체, 의
식한문체, 운률한문체, 의사한문체, 이두한문체로 나누어 각각의 특징을 설명하
였다. 그리고 한문체는 한문의 소양을 갖춘 사람만이 감흥을 느낄 수 있는 표현
으로서 판소리 사설에 반영된 양반들의 영향력을 보여주는 것으로 해석하였다.
(주7:심재기, 앞의 논문, 228-233면) 성현경 교수는 심재기 교수의 논의를 비판적
으로 검토하면서, 고전한문체, 일상한문체, 의식한문체, 운률한문체는 한문현토체
라 해야 맞으며, 이두한문체는 이두문체로서 중인층의 언어이고, 의사한문체 역
시 엄밀한 의미에서 상층계급의 언어라기 보다는 하층의 것으로 전이 변모된 것
으로서, 변용문체를 이루고 있는 것으로 파악하였다. 결국 그가 강조하고자 한
내용의 핵심은 판소리 문학이 민중의 언어 내지는 민중의 문체로 되어 있다는
점이다. 그러면서도 그는 판소리 사설의 형성이 광대의 힘만으로 이룩된 것이
아니고 식자층의 참여 속에서 가능하게 되었다는 점을 지적하고 있다.(주8:성현
경, "이고본 춘향전 연구", 판소리 연구3 [판소리 학회, 1992], 54-57면) 그가 판
소리 사설의 민중언어적 특질을 강조할 수 잇었던 이유는 연구대상으로 삼은
<이고본 춘향가>가 지니고 있는 강렬한 민중성 때문이기도 한데, 그렇다 하더
라도 한문현토체이든 변용문체이든 한문을 이용한 표현언어는 기본적으로 한자
에 소양이 있는 사람만이 이해할 수 있다는 사실을 간과해서는 안된다. 이 점은
그도 인정했던 바이지만, 광대들만의 힘으로 사설이 이룩된 것은 아니고 식자층
의 영향력이 분명히 있었기 때문에, 한시라든가 고사성어 그리고 한자를 이용한
헌문 등과 같은 한문체가 판소리에 수용될 수 있었던 것이다. 오늘날까지 전승
되고 있는 판소리 사설 가운데 광범위하게 확인되는 오자나 탈자의 대부분이 한
자로 된 고사성어나 한시구 등에 집중되어 있는 이유는 배움이 짧은 광대가 의
미도 모르고 부르며 구전심수한 데 그 원인이 있는 것이다.
지금까지 판소리의 혼효문체적 성격, 즉 민중언어와 상층언어의 공존양상에
대해 살펴 보았다. 그런데 역사적으로 볼 때, 초기에 강하게 나타났던 민중언어
적 성격이 후대로 내려 오면서 점차 그 비중이 약화되어 왔다고 할 수 있다. 그
러한 조짐은 이미 신재효에게서도 어느정도 발견된다. 신재효의 <남창 춘향가>
와 <동창 춘향가>를 비교해 보면, <동창 춘향가>는 골계적이고 외설스러운 대
목을 거의 그대로 간직하고 있는데 비해 <남창 춘향가>에는 외설스러운 대목이
많이 소거되어 있음을 알 수 있다. 당대에 불리던 사설에 입각하여 정리한 것이
<동창 춘향가>이고 신재효의 의식이 투영되어 양반지향적 개작의 산물이 <남창
춘향가>라는 기존 연구 성과(주9:김흥규, "신재효 개작 춘향가의 판소리사적 위
치", 한국학보10 [일지사, 1978])에 비추어 볼 때, 신재효의 사설 정리작업을 통
해 일차적으로 민중언어적 성격이 약화되었다고 볼 수 있다.
본래 12마당이었던 것이 7마당이 실전되고 5마당만 전승에서 살아남은 원인도
이와 관련하여 생각해 볼 수 있다. 실전 판소리는 전반적으로 '철저하게 세속적
인 세계의 극히 희극적으로 강조된 표현'으로 되어 있어 비장의 요소가 박약하
다.(주10:김흥규, "판소리에 있어서의 비장", 구비문학3 [한국정신문화연구원 어문
학연구실, 1980]) 바로 이러한 점 때문에 19세기 중반에 판소리의 주요 향유층으
로 등장한 양반, 중인, 부호층의 취향에 부합하지 못하고 결국 전승에서 탈락하
고 만 사실은(주11:김흥규, 앞의 논문, 28-36면) 판소리에 있어서 재담적 요소,
다시 말하면 민중언어적 성격이 강한 작품이 도태되고 말았다는 것을 의미한다.
또한 20세기 초에 이르러 여성 창자가 대거 출현하면서 골계적인 표현이나 외
설스러운 사설이 축소 내지 삭제되는 현상이 생겨났다. 최초의 여성명창으로 알
려진 진체선 이후 허금파, 강소향, 이화중선, 김녹주, 김초향, 박녹주, 김여란 등
다수의 여성명창이 등장하였는 바, 배역의 분화를 통해 연극적 양식을 지향하던
창극에 있어서 극중 여성인물 역을 맡을 수 있다는 점에서 여성명창이 기여한
바 적지 않으나, 판소리 자체의 전승에는 또 다른 변화요인으로 작용하였던 것
이다. 본래 판소리는 남성 명창의 전유물이었다. 여성 창자는 아무래도 남성 창
자보다 연창능력이 떨어지기 때문에 판소리의 토막소리화를 촉진하였으며, 또한
센 소리나 어려운 대목보다는 계면을 위주로 한 고운 목으로 쉬운 소리 대목을
즐겨 부르는 현상이 생기게 된 것이다. 그러나 본고의 주제와 관련하여 주목해
야 할 사실은 앞에서도 잠깐 언급한 것처럼, 여성 명창이 등장함으로 해서 판소
리에 있어서 민중언어적 성격이 상당히 약화되었다는 점이다. 박동진 명창의 다
음과 같은 언급은 이를 분명하게 뒷받침해 주고 있다.
우리 판소리는 여자들이 하기 때문에, 그 참 외설적인 거, 그 남자들만이 들을
수 있는 그 세계, 옛날에 사랑방에서 앉아 가지고, 부인들은 판소리를 듣지 못했
거든요. 내외하느라고요, 감히 들을라고 도 안하고요. 그러니께 사랑방에서 남자
들끼리만 소리를 하고 이래 놓으니께, 그 잡탕소리며 뭐 그런 것이, 민요는 물론
이요 판소리에는 굉장히 많았습니다. 그래서 <배비장타령>이라든지 또한 <변강
쇠타령>이라든지 이런 걸 그땐 한창 했었는데, 여자들이 소리를 배우고 나니까
그거를 감히 할 수가 없단 말이에요. 여자 얼굴로서는 부끄럽고 면구스럽고 그
래 안해가지고 그냥 젖혀 놔 버렸어요. 그래 그것이 사장이 되고 말았거든요. ㅆ
어요.(주12:1993년 9월 19일, 박동진의 국악당 소극장 공연 중에서)
<배비장타령>이나 <변강쇠타령>과 같은 실전 판소리의 실전 원인의 하나로
여성창자의 등장을 꼽을 수 있겠거니와, 현전 판소리에 있어서도 여성 창자가
재담소리나 외설스러운 대목을 축소 내지 삭제시킨 사례를 확인할 수 있다. 그
대표적인 예로 박녹주의 <홍보가>를 들 수 있다. 박녹주는 동편제 명창인 김정
문으로부터 <흥보가>를 전수받았다. 그러나 그녀는 '놀보가 제비 후리러 나가는
대목'까지만 배웠고, 그 뒷부분인 '놀보 박타령'은 배우지 않았다. 왜냐하면 '놀보
박타령'은 그야말로 재담소리이고 깆은 발림을 곁들여 골계적이 표현을 소화해
내야 하기 때문에 여성으로서 부르기가 난처했기 때문이다. 뿐만 아니라 박녹주
<홍보가>에는 '홍보 밥타령'도 들어 있지 않다. '홍보 밥타령'은 홍보가 제비 박
에서 나온 쌀로 지은 밤을 공처럼 만들어 공중에 던져놓고 받아먹는다는 익살스
러운 내용으로, 휘모리로 불리면서 골계적인 웃음을 자아내는 이 대목이 여성이
부르기에 적합치 않다고 하여 뺀 것이다. 박녹주의 <홍보가>를 역시 김정문으
로부터 배운 강도근의 <홍보가>와 비교해 보면, 강도근의 <홍보가>에는 육담이
나 골계적이고 외설스러운 대목이 상당히 많이 있음을 알 수 있다. 이처럼 같은
스승으로부터 배웠으면서도 여러 대목에서 차이가 생겨난 일차적인 원인은 여성
이냐 남성이냐에서 찾을 수 있겠다.
3. 판소리 사설에 나타난 육담의 미적 특질
육담의 개념을 어떻게 정의할 것인가에 대해서는 논자에 따라 약간씩 차이가
있다. 김동욱은 익살, 재담 등도 육담에 포함하여, 가벼운 휴모어나 윗트가 육담
에 들어갈 것이라고 하였다.(주13:김동욱, 증보 춘향전 연구[연세대 출판부,
1976], 339면) 육담의 범위를 상당히 포괄적으로 설정한 셈인데, 박갑수 역시 김
동욱의 개념정의를 수용하여 춘향전에 나타난 해학적 표현을 검토한 논문에서
육담을 고찰한 바 있다.(주14:박갑수, "춘향전의 해학적 표현[하]", 아세아 여성연
구20 [숙명여대 아사에 여성문제연구소, 1981], 161-182면) 임석재는, 육담은 남
녀간의 색정이나 성생활, 그리고 이와 관련된 사항이나 현상을 소재로 한 이야
기라고 정의하였다.(주15:임석재, '육담',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17 [한국정신문
화연구원, 1991], 193면)
그러니까 육담의 개념을 재담, 익살까지 포함하여 광의로 설정할 것인가 아니
면 성적인 표현과 관련된 외설스러운 이야기로 한정할 것인가가 문제이다. 그런
데 판소리 사설 가운데에는 육담이라는 용어가 여러 번 나온다. 그 용례의 검토
를 통해 육담의 개념을 살펴 보겠다.
1. 안짝은 제 글자요 밖짝은 육담이라. (신재효본, <남창 춘향가>)
2. 양반의 사랑가라 사설이 유식하여 웃음집이 적다 하고 짓멋진 도령님이 육
담 장난으로 너름새해 가면서 판사귐을 하난듸 이런 야단이 없어 (신재효본,
<동창 춘향가>)
3. 방자놈 바다들고 문장이라 일컷던이 글 네자을 모르시요. 이거슨 무슨 자
요. 기러기 안짜다. 소인은 무시하니 육담으로 알외이다. (이고본 <춘향가>)
4. 그러면 바로 육담으로 하여. ...중략... 이내 몸 방애 되고 주장군이 고가 되
어 갔님네 보지확을 밤낮으로 찧었으면 다른 물 아니쳐도 보리방애 절로 익제.
(신재효본, <심청가>)
1은 '십장가'에 대한 서술자의 논평으로, '육담'은 '제글자'에 반해 일탈된 표현
이라는 의미로 쓰이고 있다. 그런데 밖짝의 표현 중에, "십채낱 딱 붙이니 십벌
지목 믿지 마오 십은 아니 줄 터이요"와 같은 외설스러운 대목이 있다. 2, 3, 4에
서도 모두 마찬가지로 성적인 표현이 등장하는 대목에서 '육담'이라는 용어를 사
용하고 있다. 따라서 본고에서는 임석재의 개념 정의를 수용하여, 기본적으로 성
적인 표현을 담고 있는 이야기를 육담의 범주에 포함시켜 논의를 전개하고자 한
다. 그러니까 육담의 가장 중요한 본질적 요소는 바로 '성'에 있는 것이다. 그런
데 성적인 표현은 공식문화적 언어가 아니라 비공식문화적 언어에 해당한다. 점
잖음, 체면, 일상성, 관념적 윤리, 차려 입기, 덕망 등이 공식문화적 속성을 지닌
'낮의 모습'이라면, 비속함, 내밀한 욕망, 일탈, 알몸, 엿보기 등은 비공식문화적
속성을 지닌 '밤의 모습'이다. '낮'에는 밝음이 지배하지만 겉으로 드러나는 모습
에만 관심을 집중할 뿐 참모습을 보여주기가 쉽지 않은 반면에, '밤'에는 어둠이
지배하여 음흉하게 야유하고 놀리고 비웃기도 하지만 인간의 내면에 간직하고
있는 참모습을 드러내기에 안성맞춤의 기회를 제공하기도 한다.
육담은 한마디로 말하면 '밤의 언어'이다. 그렇기 때문에 육담은 그 자체에 웃
음을 유발할 수 있는 요인을 함축하고 있다. 드러내놓기는 어렵지만 호기심 속
에서 은밀하게 관심을 기울이게 되는 '성'을 소재로 한 이야기이기 때문이다. 육
담은 시간과 장소에 따라 또한 그것이 이야기되는 상황의 맥락에 따라 서로 다
른 의미를 지닌다. 상대방을 야유하고 비웃거나 혹은 스스로가 자신의 권위를
추락시키는 기능을 수행할 때, 육담은 골계적인 표현이 된다. 그리고 그 웃음이
화해의 웃음이냐 공격적인 웃음이냐에 따라 해학과 풍자로 나뉘어진다. 해학인
가 풍자인가를 판단하는 절대적인 기준을 세우기는 어렵다. 그것은 작중인물이
작품에서 긍정적으로 평가받는가 부정적으로 평가받는가에 따라 결정되는 경우
가 많다.
또한 육담은 인간의 본성을 억악하는 윤리에 대항하여 타고난 욕망을 긍정하
는 의미로 사용되기도 한다. 본고는 이러한 측면을 에로티즘이라는 관점에서 접
근하고자 한다.
육담의 개념을 어떻게 정의할 것인가에 대해서는 논자에 따라 약간씩 차이가
있다. 김동욱은 익살, 재담 등도 육담에 포함하여, 가벼운 휴모어나 윗트가 육담
에 들어갈 것이라고 하였다.(주13:김동욱, 증보 춘향전 연구[연세대 출판부,
1976], 339면) 육담의 범위를 상당히 포괄적으로 설정한 셈인데, 박갑수 역시 김
동욱의 개념정의를 수용하여 춘향전에 나타난 해학적 표현을 검토한 논문에서
육담을 고찰한 바 있다.(주14:박갑수, "춘향전의 해학적 표현[하]", 아세아 여성연
구20 [숙명여대 아사에 여성문제연구소, 1981], 161-182면) 임석재는, 육담은 남
녀간의 색정이나 성생활, 그리고 이와 관련된 사항이나 현상을 소재로 한 이야
기라고 정의하였다.(주15:임석재, '육담',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17 [한국정신문
화연구원, 1991], 193면)
그러니까 육담의 개념을 재담, 익살까지 포함하여 광의로 설정할 것인가 아니
면 성적인 표현과 관련된 외설스러운 이야기로 한정할 것인가가 문제이다. 그런
데 판소리 사설 가운데에는 육담이라는 용어가 여러 번 나온다. 그 용례의 검토
를 통해 육담의 개념을 살펴 보겠다.
1. 안짝은 제 글자요 밖짝은 육담이라. (신재효본, <남창 춘향가>)
2. 양반의 사랑가라 사설이 유식하여 웃음집이 적다 하고 짓멋진 도령님이 육
담 장난으로 너름새해 가면서 판사귐을 하난듸 이런 야단이 없어 (신재효본,
<동창 춘향가>)
3. 방자놈 바다들고 문장이라 일컷던이 글 네자을 모르시요. 이거슨 무슨 자
요. 기러기 안짜다. 소인은 무시하니 육담으로 알외이다. (이고본 <춘향가>)
4. 그러면 바로 육담으로 하여. ...중략... 이내 몸 방애 되고 주장군이 고가 되
어 갔님네 보지확을 밤낮으로 찧었으면 다른 물 아니쳐도 보리방애 절로 익제.
(신재효본, <심청가>)
1은 '십장가'에 대한 서술자의 논평으로, '육담'은 '제글자'에 반해 일탈된 표현
이라는 의미로 쓰이고 있다. 그런데 밖짝의 표현 중에, "십채낱 딱 붙이니 십벌
지목 믿지 마오 십은 아니 줄 터이요"와 같은 외설스러운 대목이 있다. 2, 3, 4에
서도 모두 마찬가지로 성적인 표현이 등장하는 대목에서 '육담'이라는 용어를 사
용하고 있다. 따라서 본고에서는 임석재의 개념 정의를 수용하여, 기본적으로 성
적인 표현을 담고 있는 이야기를 육담의 범주에 포함시켜 논의를 전개하고자 한
다. 그러니까 육담의 가장 중요한 본질적 요소는 바로 '성'에 있는 것이다. 그런
데 성적인 표현은 공식문화적 언어가 아니라 비공식문화적 언어에 해당한다. 점
잖음, 체면, 일상성, 관념적 윤리, 차려 입기, 덕망 등이 공식문화적 속성을 지닌
'낮의 모습'이라면, 비속함, 내밀한 욕망, 일탈, 알몸, 엿보기 등은 비공식문화적
속성을 지닌 '밤의 모습'이다. '낮'에는 밝음이 지배하지만 겉으로 드러나는 모습
에만 관심을 집중할 뿐 참모습을 보여주기가 쉽지 않은 반면에, '밤'에는 어둠이
지배하여 음흉하게 야유하고 놀리고 비웃기도 하지만 인간의 내면에 간직하고
있는 참모습을 드러내기에 안성맞춤의 기회를 제공하기도 한다.
육담은 한마디로 말하면 '밤의 언어'이다. 그렇기 때문에 육담은 그 자체에 웃
음을 유발할 수 있는 요인을 함축하고 있다. 드러내놓기는 어렵지만 호기심 속
에서 은밀하게 관심을 기울이게 되는 '성'을 소재로 한 이야기이기 때문이다. 육
담은 시간과 장소에 따라 또한 그것이 이야기되는 상황의 맥락에 따라 서로 다
른 의미를 지닌다. 상대방을 야유하고 비웃거나 혹은 스스로가 자신의 권위를
추락시키는 기능을 수행할 때, 육담은 골계적인 표현이 된다. 그리고 그 웃음이
화해의 웃음이냐 공격적인 웃음이냐에 따라 해학과 풍자로 나뉘어진다. 해학인
가 풍자인가를 판단하는 절대적인 기준을 세우기는 어렵다. 그것은 작중인물이
작품에서 긍정적으로 평가받는가 부정적으로 평가받는가에 따라 결정되는 경우
가 많다.
또한 육담은 인간의 본성을 억악하는 윤리에 대항하여 타고난 욕망을 긍정하
는 의미로 사용되기도 한다. 본고는 이러한 측면을 에로티즘이라는 관점에서 접
근하고자 한다.
3-1. 골계로서의 육담
3-1-1. 해학으로서의 육담
<춘향가>
1. 이러ㅌ시 탄식ㅎ며 시절을 도라보니 ㄸ맛ㅊ 삼춘이다. 초목군ㅅ 지물이 ㄱ
유이자락이라. 떡갈남긔 속닙나고 노고질이 놉히 떳다. 건넌 산의 아ㅈ랑이 끼이
고 잔띄잔띄 속닙 나고 달바조 찡찡 울고 삼년 묵은 말 가죽은 외용죄용 소ㄹㅎ
고, 션동아 군복ㅎ고 거동ㅊ녜ㅎ라 가로, ㅊㄱ고리 신 샹토 ㅉ고 동ㄴ 얼운 ㅊㅈ
보고, 괴양이 셩ㅈㅎ고 ㅅ집하고, 암ㄲ 셔답ㅊ고 월후ㅎ고 너구리 넛 손ㅈ보고,
둑겁이 외손ㅈ 보고, 다람이 용ㄱ치고, 과부 기지ㄱ켤졔, 니도령의 ㅁ음이 홍글
항글ㅎ여 불승탕졍이라. (남원고사)
2. 또?? 네가 그런 셔방 ?篇? 셩겨시면 남원 활양 네게 침노할 리 읍고, 남원
거시 다 네 거실다. ㅅ창이 네 광이요, 관ㅊ이 부억키라. 은 씨랴면 은 씨고, 금
씨랴면 금실 테이, 명ㅅ이 기ㅅ되여 이련 조흔 ㄸ을 만나 여울 피리 낙싯박 낫
덧 한 숀 뚝 떼여 멱고 고만 두라무나. 네 덕에 소연 슈로하여 보ㅈ. 츈향이 증
ㅅㅎ여 ㅎ연 말리, 증 그리 욕심나거던 네 어미나 후려다 녹코 띄여 멱그라무나.
우리 어먼이난 올레 일흔 둘살일다. (고대본)
3. 우리 두리 맛나시니 만날 봉ㅈ 비졈이오, ㅂ년가약 ㅁㅈ시니 ㅁ질 결ㅈ 비
졈이오, 우리 두리 누어시니 누울 와ㅈ 비졈이오, 우리 두리 버셔시니 버ㅅ 탈ㅈ
비졈이오, 우리 두리 덥허시니 덥흘 부ㅈ 비졈이오, 금일 침상 즐겨시니 즐길 낙
ㅈ 비졈이오, 우리 두리 입 맛초니 법즉 녀ㅈ 비졈이오, 우리 두리 ㅂ 다히니 ㅂ
복ㅈ 비졈이오, 네 아ㄹ 구버보니 오목 요ㅈ 비졈이오, ㄴ 아ㄹ 구버보니 ㄴ밀
철ㅈ 비졈이오, 두 몸이 ?? 몸 되니 모들 합ㅈ 비졈이오, 나아갈 진 물너날 퇴ㅈ
줄 빈ㅈ 비졈이오, 조흘 호ㅈ ㅅ 산ㅈ 물 슈ㅈ 다 비졈이라. (남원고사)
4. 춘향이가 깜짝 놀라 추천줄의 둑여날여와 눈 흘기며 욕을 하되, 에고 망칙
해라. 제미* 개*으로 열두다섯번 나온 년석 누깔은 어름의 잣바진 경풍한 쇠누
깔갓치 최생원의 호패구역갓치 또 뚜러진 년석이 대갈이는 어러 동산의 문달래
따먹든 덩덕새 대갈리갓튼 년석이 소리는 생고자 색기갓치 몹시 질너 하맛트면
애보가 떠러질 번 하엿지. 방자놈 한참 듯다가 어니업서 이애 이 지집아년나. 입
살리 부드러워 욕은 잘한다만는, 내말을 들어보와라. 무악관 처녀가 도야지타고
기추쏘는 것도 보고, 소가 발톱의 봉선화 들리고 장의 온 것도 보고, 고양이가
성적하고 시집가는 것도 보고, 쥐귀역의 홍살문 세고 초헌이 들낙날낙하는 것도
보고 암캐 월우하여 서답창것도 보와시되 어린 아희년이 애뽀 잇단 말은 너한테
첨 듯겟다. 애고 저 년석 말곳치는 것좀 보게. 사람 직개 네 애뽀라던냐. 그럼
무어시랜노. 낙태할 번 한댓지. 더군단아 십삭이 찻는냐. 낙태라던냐, 낙성이랫
지. 어린 년이 피아말 궁둥이 둘너대듯 잘둘넌다마는, (이고본)
5. 하도낙서 잠간 보니 일월성신 별 진 원앙 침 비취 금 활활 벗고 잘 숙 양
각을 번적 들고 사양말고 벌 열 ...중략... 네입 내입 마조대니 양구상합 법중 녀
(이고본)
6. 관관저귀 재하지주로다. 요조숙녀 차자가자. ...중략... '대학지도는 재명명'하
며 명명이도 오라던니, 니건 원코 형코 니코 정코. 춘햐이코 내코 한데 대니 조
코. (이고본)
7. 한줄이 두줄이 되고 글짜마다 뒤뵈인 하눌 천자 큰 대되고, 따지 못지 되
고, 날 닐리 눈목이 되고, 묘할 묘자 요자 보소, 춘향일시 분명하다. 천자 감자
되고, 맹자 탱자가 되고, 시전은 사전니요, 서전은 딴전이오, 논어는 이어되고, 주
역은 우역이오, 주용은 도롱용이라. 이글 익다가는 밋친 놈니 되갯고나. (이고본)
8. 여보 그리하면 관게할가, 내배나 맛대여 보세. 그만두게 쓸데 업데. 늘근이
배는 소함읍데. 춘향어머니 눈치알고 어허 닌제 알게고나. 늘거지면 쓸대업지.
죽는 거시 슬지 안어도 늑는 거시 더욱 슬다. 그리하면 나는 간다. 너의끼리 하
여보라. 떨떠리고 건너간다. (이고본)
9. 에라 이년 변시럽다. 이별도 남달으다. 기생이라 하는 거시 이별거기 늙는
이라. 나도 소시 구실하제 대부를 세량이면 손까락이 압퍼 못세겟다. 압문으로
불너들여 뒤문으로 손짓하되 눈물은 컨이와 코물도 안나더라. (이고본)
10. "저 어러 기생들을 차례로 안치라." 동헌 뜰 너른 마당 줄줄이 안쳐 놋코,
"저년 나이 몃살인다." "소녀 나는 일곱살이요." "조런 방정마진 년, 몃살부터 친
구보완노." "네 살의 구실 들어 다섯살부터 수청하엿소." "요년 장니 조달하엿다.
못쓰겠다. 내모러라. 또 조년은 몃살인고." 홍도가 나올 줄리고 퇴박만은 거슬보
고 나올 훨적 늘여, "소녀은 아흔 다섯살이오." "아 인년 날보덤 왕존장이로고나.
아서라, 내 모러라. 저년은 코가 엇지 저리 큰야. 못쓰겠다. 내모러라. 저년은 눈
이 실눈이라. 겁은 반폰어치 업겟다. 내모러라. 저년은 얼골리 푸르이 색탐 만아
서방 잡겟다. 내보내라. 내모러라. 저년은 저만이 숙붓터 미련하여 못쓰겟다. 저
년은 입이 저리 클제야 거긔는 대단하겟다. 내모러라." 똥덕이 얼근 얼골 맵시를
내랴 하고 분 닷되 물 두동니 치릅의 반죽하여 얼골의 맥질하고 되배하고 횟발
을 안고 안저시이 엉거름이 벌러저서 조각조각 떠러진이, "저년 밧비 내모러라.
상방의 빈대 터지개따. 그 만흔 기생 하나 눈의 든는 년이 업단 말인가. 여보아
라. 춘향을 밧비 대령시키되 만일 지완하는 폐단 닛거든 절박 착내하라." (이고
본)
11. "형님, 저것 좀 보오. 어머니 초빙에서 엇던 사람이 데굴데굴 궁굴면서 춘
향아, 춘향아 하며 저리 설이 운니 야단낫소. 어머니 일흠이 춘향이요." 맛상제가
하는 말이, "춘짜는 들엇는이라. 왼삼촌 한 분니 난봉으로 집 떠난 지 십년이라
던니 니제야 왓나부다." "외삼촌 갓트면 일흠을 브부르잇가." "아모려나 올너가
보자." "큰일낫소. 형님은 모르리다. 나얼여서 철 모를 제, 형님은 향청의 가고
자근 형은 장의 가고, 나 혼자 인노라니가 엇든 사람 들어오매 어머니가 안방의
들여 안치고 가진 음식 먹이던이, 널더러 사랑 보라 하시기로 사랑의 나와 문
구역으로 둘이 안고 맹꽁씨름 하던이 뒤문으로 나갑데다. 말이 낫시니 말이지,
어머니가 행실은 아조 고약하옵데다. 그놈이 와서 저 발광하는 거시지. 내 올너
가서 꽁문을 분질너 보내이라." (이고본)
12. 도련임 춘향 오슬 벽기려 할 졔 넘놀면서 어룬다. 만ㅊㅊ산 늘근 범이 살
짐 암ㅋ를 무러다 노코 이는 업셔 먹든 못ㅎ고 흐르릉 흐르릉 아웅 어루난 듯,
북ㅎ 흑용이 여의쥬를 입으다 물고 ㅊ운ㅊ학이 난쵸을 물고셔 오송간의 늠노난
듯 츈향의 가는 허리를 후려쳐 다담숙 안고 지지ㄱ 아드득 떨며 귀빱도 쪽쪽 빨
며 입셔리도 쪽쪽 빨면서 주홍갓턴 셔을 물고 오ㅅ 단청 순금안장의 쌍거쌍ㄴ
비들키갓치 꾹꿍 꿍꿍 으흥거려 뒤로 돌여 담쑥 안고 져셜 쥐고 발발 떨며 져고
리 초ㅁ 바지 속것까지 활신 벽겨 노니 춘향이 북그리워 한편으로 잡치고 안져
슬졔, 도련임 답답하여 가만이 살펴보니 얼골이 복짐ㅎ야 구실땀이 송실송실 안
자꾸나. (열녀춘향수절가)
13. 너난 죽어 글자 되되 따 지자 그늘 음자 아ㄴ 쳐ㅉ 계집 여ㅉ 변이 되고,
나는 죽어 글ㅉ 되되 하날 쳔ㅉ 하날 건 졔ㅇ비 부 사나 남 아들 자 몸이 되야
계집 여변의다 딱 붓치면 조을 호ㅉ로 만나 보자. 사랑 사랑 사랑 ㄴ 사랑 또
너 죽어 될 것 잇다. 너는 죽어 물이 되되 은하수 폭포수 만경창ㅎ수 ㅊ계수 옥
계수 일ㄷ 장강 더져 두고 칠연ㄷ한 가물 ㄸ도 일ㅅ 진진 쳐져 잇난 음양수란
무리 되고, 나는 죽어가ㅅ가 되되 두견조도 될나 말고 요지 일월 ㅊ죠 ㅊ학 ㅂ
학이며 ㄷ봉조 그린 ㅅ가 될나 말고 쌍기쌍ㄴ 떠날 줄 모르난 원앙조란 ㅅ가 되
야 녹수의 원앙격으로 어화둥둥 떠놀거든 날인 줄을 알여무나. 사랑 사랑 ㄴ 간
간 ㄴ 사랑이야. 안이 그것도 나 안이 될나요. 그러면 너 죽어 될 것 잇다. 너는
죽어 경쥬 인경도 된다 말고 전주 인경도 될나 말고 송도 인경도 될나 말고 장
안 종노 인경되고, 나는 죽어 인경마치 되야 삼십삼쳔 이십팔숙을 응하야 질마
ㅈ 봉화 세자루 꺼지고 남산 봉화 두자루 꺼지면 인경 첫마듸 치난 소ㄹ 그져
뎅뎅 칠 ㄸ마닥 다른 사람 듣기여는 인경소ㄹ로만 알어도 우리 속으로는 춘향뎅
3-1-1. 해학으로서의 육담
<춘향가>
1. 이러ㅌ시 탄식ㅎ며 시절을 도라보니 ㄸ맛ㅊ 삼춘이다. 초목군ㅅ 지물이 ㄱ
유이자락이라. 떡갈남긔 속닙나고 노고질이 놉히 떳다. 건넌 산의 아ㅈ랑이 끼이
고 잔띄잔띄 속닙 나고 달바조 찡찡 울고 삼년 묵은 말 가죽은 외용죄용 소ㄹㅎ
고, 션동아 군복ㅎ고 거동ㅊ녜ㅎ라 가로, ㅊㄱ고리 신 샹토 ㅉ고 동ㄴ 얼운 ㅊㅈ
보고, 괴양이 셩ㅈㅎ고 ㅅ집하고, 암ㄲ 셔답ㅊ고 월후ㅎ고 너구리 넛 손ㅈ보고,
둑겁이 외손ㅈ 보고, 다람이 용ㄱ치고, 과부 기지ㄱ켤졔, 니도령의 ㅁ음이 홍글
항글ㅎ여 불승탕졍이라. (남원고사)
2. 또?? 네가 그런 셔방 ?篇? 셩겨시면 남원 활양 네게 침노할 리 읍고, 남원
거시 다 네 거실다. ㅅ창이 네 광이요, 관ㅊ이 부억키라. 은 씨랴면 은 씨고, 금
씨랴면 금실 테이, 명ㅅ이 기ㅅ되여 이련 조흔 ㄸ을 만나 여울 피리 낙싯박 낫
덧 한 숀 뚝 떼여 멱고 고만 두라무나. 네 덕에 소연 슈로하여 보ㅈ. 츈향이 증
ㅅㅎ여 ㅎ연 말리, 증 그리 욕심나거던 네 어미나 후려다 녹코 띄여 멱그라무나.
우리 어먼이난 올레 일흔 둘살일다. (고대본)
3. 우리 두리 맛나시니 만날 봉ㅈ 비졈이오, ㅂ년가약 ㅁㅈ시니 ㅁ질 결ㅈ 비
졈이오, 우리 두리 누어시니 누울 와ㅈ 비졈이오, 우리 두리 버셔시니 버ㅅ 탈ㅈ
비졈이오, 우리 두리 덥허시니 덥흘 부ㅈ 비졈이오, 금일 침상 즐겨시니 즐길 낙
ㅈ 비졈이오, 우리 두리 입 맛초니 법즉 녀ㅈ 비졈이오, 우리 두리 ㅂ 다히니 ㅂ
복ㅈ 비졈이오, 네 아ㄹ 구버보니 오목 요ㅈ 비졈이오, ㄴ 아ㄹ 구버보니 ㄴ밀
철ㅈ 비졈이오, 두 몸이 ?? 몸 되니 모들 합ㅈ 비졈이오, 나아갈 진 물너날 퇴ㅈ
줄 빈ㅈ 비졈이오, 조흘 호ㅈ ㅅ 산ㅈ 물 슈ㅈ 다 비졈이라. (남원고사)
4. 춘향이가 깜짝 놀라 추천줄의 둑여날여와 눈 흘기며 욕을 하되, 에고 망칙
해라. 제미* 개*으로 열두다섯번 나온 년석 누깔은 어름의 잣바진 경풍한 쇠누
깔갓치 최생원의 호패구역갓치 또 뚜러진 년석이 대갈이는 어러 동산의 문달래
따먹든 덩덕새 대갈리갓튼 년석이 소리는 생고자 색기갓치 몹시 질너 하맛트면
애보가 떠러질 번 하엿지. 방자놈 한참 듯다가 어니업서 이애 이 지집아년나. 입
살리 부드러워 욕은 잘한다만는, 내말을 들어보와라. 무악관 처녀가 도야지타고
기추쏘는 것도 보고, 소가 발톱의 봉선화 들리고 장의 온 것도 보고, 고양이가
성적하고 시집가는 것도 보고, 쥐귀역의 홍살문 세고 초헌이 들낙날낙하는 것도
보고 암캐 월우하여 서답창것도 보와시되 어린 아희년이 애뽀 잇단 말은 너한테
첨 듯겟다. 애고 저 년석 말곳치는 것좀 보게. 사람 직개 네 애뽀라던냐. 그럼
무어시랜노. 낙태할 번 한댓지. 더군단아 십삭이 찻는냐. 낙태라던냐, 낙성이랫
지. 어린 년이 피아말 궁둥이 둘너대듯 잘둘넌다마는, (이고본)
5. 하도낙서 잠간 보니 일월성신 별 진 원앙 침 비취 금 활활 벗고 잘 숙 양
각을 번적 들고 사양말고 벌 열 ...중략... 네입 내입 마조대니 양구상합 법중 녀
(이고본)
6. 관관저귀 재하지주로다. 요조숙녀 차자가자. ...중략... '대학지도는 재명명'하
며 명명이도 오라던니, 니건 원코 형코 니코 정코. 춘햐이코 내코 한데 대니 조
코. (이고본)
7. 한줄이 두줄이 되고 글짜마다 뒤뵈인 하눌 천자 큰 대되고, 따지 못지 되
고, 날 닐리 눈목이 되고, 묘할 묘자 요자 보소, 춘향일시 분명하다. 천자 감자
되고, 맹자 탱자가 되고, 시전은 사전니요, 서전은 딴전이오, 논어는 이어되고, 주
역은 우역이오, 주용은 도롱용이라. 이글 익다가는 밋친 놈니 되갯고나. (이고본)
8. 여보 그리하면 관게할가, 내배나 맛대여 보세. 그만두게 쓸데 업데. 늘근이
배는 소함읍데. 춘향어머니 눈치알고 어허 닌제 알게고나. 늘거지면 쓸대업지.
죽는 거시 슬지 안어도 늑는 거시 더욱 슬다. 그리하면 나는 간다. 너의끼리 하
여보라. 떨떠리고 건너간다. (이고본)
9. 에라 이년 변시럽다. 이별도 남달으다. 기생이라 하는 거시 이별거기 늙는
이라. 나도 소시 구실하제 대부를 세량이면 손까락이 압퍼 못세겟다. 압문으로
불너들여 뒤문으로 손짓하되 눈물은 컨이와 코물도 안나더라. (이고본)
10. "저 어러 기생들을 차례로 안치라." 동헌 뜰 너른 마당 줄줄이 안쳐 놋코,
"저년 나이 몃살인다." "소녀 나는 일곱살이요." "조런 방정마진 년, 몃살부터 친
구보완노." "네 살의 구실 들어 다섯살부터 수청하엿소." "요년 장니 조달하엿다.
못쓰겠다. 내모러라. 또 조년은 몃살인고." 홍도가 나올 줄리고 퇴박만은 거슬보
고 나올 훨적 늘여, "소녀은 아흔 다섯살이오." "아 인년 날보덤 왕존장이로고나.
아서라, 내 모러라. 저년은 코가 엇지 저리 큰야. 못쓰겠다. 내모러라. 저년은 눈
이 실눈이라. 겁은 반폰어치 업겟다. 내모러라. 저년은 얼골리 푸르이 색탐 만아
서방 잡겟다. 내보내라. 내모러라. 저년은 저만이 숙붓터 미련하여 못쓰겟다. 저
년은 입이 저리 클제야 거긔는 대단하겟다. 내모러라." 똥덕이 얼근 얼골 맵시를
내랴 하고 분 닷되 물 두동니 치릅의 반죽하여 얼골의 맥질하고 되배하고 횟발
을 안고 안저시이 엉거름이 벌러저서 조각조각 떠러진이, "저년 밧비 내모러라.
상방의 빈대 터지개따. 그 만흔 기생 하나 눈의 든는 년이 업단 말인가. 여보아
라. 춘향을 밧비 대령시키되 만일 지완하는 폐단 닛거든 절박 착내하라." (이고
본)
11. "형님, 저것 좀 보오. 어머니 초빙에서 엇던 사람이 데굴데굴 궁굴면서 춘
향아, 춘향아 하며 저리 설이 운니 야단낫소. 어머니 일흠이 춘향이요." 맛상제가
하는 말이, "춘짜는 들엇는이라. 왼삼촌 한 분니 난봉으로 집 떠난 지 십년이라
던니 니제야 왓나부다." "외삼촌 갓트면 일흠을 브부르잇가." "아모려나 올너가
보자." "큰일낫소. 형님은 모르리다. 나얼여서 철 모를 제, 형님은 향청의 가고
자근 형은 장의 가고, 나 혼자 인노라니가 엇든 사람 들어오매 어머니가 안방의
들여 안치고 가진 음식 먹이던이, 널더러 사랑 보라 하시기로 사랑의 나와 문
구역으로 둘이 안고 맹꽁씨름 하던이 뒤문으로 나갑데다. 말이 낫시니 말이지,
어머니가 행실은 아조 고약하옵데다. 그놈이 와서 저 발광하는 거시지. 내 올너
가서 꽁문을 분질너 보내이라." (이고본)
12. 도련임 춘향 오슬 벽기려 할 졔 넘놀면서 어룬다. 만ㅊㅊ산 늘근 범이 살
짐 암ㅋ를 무러다 노코 이는 업셔 먹든 못ㅎ고 흐르릉 흐르릉 아웅 어루난 듯,
북ㅎ 흑용이 여의쥬를 입으다 물고 ㅊ운ㅊ학이 난쵸을 물고셔 오송간의 늠노난
듯 츈향의 가는 허리를 후려쳐 다담숙 안고 지지ㄱ 아드득 떨며 귀빱도 쪽쪽 빨
며 입셔리도 쪽쪽 빨면서 주홍갓턴 셔을 물고 오ㅅ 단청 순금안장의 쌍거쌍ㄴ
비들키갓치 꾹꿍 꿍꿍 으흥거려 뒤로 돌여 담쑥 안고 져셜 쥐고 발발 떨며 져고
리 초ㅁ 바지 속것까지 활신 벽겨 노니 춘향이 북그리워 한편으로 잡치고 안져
슬졔, 도련임 답답하여 가만이 살펴보니 얼골이 복짐ㅎ야 구실땀이 송실송실 안
자꾸나. (열녀춘향수절가)
13. 너난 죽어 글자 되되 따 지자 그늘 음자 아ㄴ 쳐ㅉ 계집 여ㅉ 변이 되고,
나는 죽어 글ㅉ 되되 하날 쳔ㅉ 하날 건 졔ㅇ비 부 사나 남 아들 자 몸이 되야
계집 여변의다 딱 붓치면 조을 호ㅉ로 만나 보자. 사랑 사랑 사랑 ㄴ 사랑 또
너 죽어 될 것 잇다. 너는 죽어 물이 되되 은하수 폭포수 만경창ㅎ수 ㅊ계수 옥
계수 일ㄷ 장강 더져 두고 칠연ㄷ한 가물 ㄸ도 일ㅅ 진진 쳐져 잇난 음양수란
무리 되고, 나는 죽어가ㅅ가 되되 두견조도 될나 말고 요지 일월 ㅊ죠 ㅊ학 ㅂ
학이며 ㄷ봉조 그린 ㅅ가 될나 말고 쌍기쌍ㄴ 떠날 줄 모르난 원앙조란 ㅅ가 되
야 녹수의 원앙격으로 어화둥둥 떠놀거든 날인 줄을 알여무나. 사랑 사랑 ㄴ 간
간 ㄴ 사랑이야. 안이 그것도 나 안이 될나요. 그러면 너 죽어 될 것 잇다. 너는
죽어 경쥬 인경도 된다 말고 전주 인경도 될나 말고 송도 인경도 될나 말고 장
안 종노 인경되고, 나는 죽어 인경마치 되야 삼십삼쳔 이십팔숙을 응하야 질마
ㅈ 봉화 세자루 꺼지고 남산 봉화 두자루 꺼지면 인경 첫마듸 치난 소ㄹ 그져
뎅뎅 칠 ㄸ마닥 다른 사람 듣기여는 인경소ㄹ로만 알어도 우리 속으로는 춘향뎅
도련임뎅이라 맛나 보자구나. 사랑 사랑 ㄴ간간 사랑이야. 안이 그것도 나는 실
소. 그러면 너 죽어 될 것 잇다. 너는 죽어 방ㅇ 확이 되고 나는 죽어 방ㅇ고가
되야 경신연 경신월 경신일 경신시의 강ㅌ공 조각 방ㅇ 그져 떨구덩 찍커들난
날린 줄 알여무나. 사랑 사랑 ㄴ 사랑 니 간간 사랑이야.
춘향이 하난 마리 실소 그것도 ㄴ 안이 될나요. 엇지하야 그 마린야. 나는 항
시 엇지 이ㅅ이나 후ㅅ이나 밋틔로만 될난잇ㄱ. ㅈ미업셔 못쓰거소. 그러면 너
주거 우로 가계 하마. 너는 죽어 독ㅁ 웃짝이 되고 나는 죽어 밋짝되야 이필청
춘 홍안미ㅅ더리 셤셤옥수로 밋ㄸ을 잡고 슬슬 두르면 쳔원지방격으로 휘휘 도
라가거던 나린 줄을 알여무나. 실소. 그것도 안이 될나요. 우의로 ㅅ긴 거시 부
ㅇ나게만 ㅅ기엿소. 무슨 연의 원슈로셔 일ㅅ 한구먹이 더하니 아무것도 나는
실소. 그러면 너 죽어 될 것 잇다. 너는 죽어 명사십이 ㅎ당화가 되고 나는 죽어
나부되야 나는 네 꼿송이 물고 너는 ㄴ 수염 물고 춘풍이 건듯 불거던 너울너울
춤을 추고 노라 보자. 사랑 사랑 ㄴ 사랑이야. ㄴ 간간 사랑이지. 이리 보아도
ㄴ 사랑 져리 보와도 사랑이 모도 ㄴ 사랑갓틔면 사랑 걸여 살 슈 잇나. 어허둥
둥 ㄴ 사랑ㄴ 에뻐 ㄴ 사랑이야. 방긋방긋 웃는 거슨 화중왕 모란화가 하로밤
세우뒤에 밤만 피고자 ?便? 아물리 보와도 ㄴ 사랑 ㄴ 간간이로구나. (열녀춘향
수절가)
14. 봉ㅅ 드러가 안즈며 한는 말이, "네 일이야 ㅎ 말 업다. 장처나 만져보ㅈ."
츈향이 두 다리를 글너 뵈니 판슈놈이 음흉ㅎ여 당쳐는 만져보지 안코 두 숀으
로 콩이리 부터 치만지며 ㅎ는 말이, "어불ㅅ 몹시 ㅊ구나. 김ㅍ두가 치드냐 니
ㅍ두가 치드냐 바른 ㄷ로 일너라. ㄴ게 굿날 바드러 오거든 곳 졀멸일을 갈회여
줄 거시니 그 셜치는 ㄴ가 ㅎ여쥬마." ㅎ고 이리 만지며 져리 만지며 졈졈 드러
가다가 정 속을 꼭 찌르니, 츈향이 분을 못 이긔여 바로 ㅃ를 치려다가 졈을 잘
아니 할가 ㅎ여 능쳐 이른 말이, "봉ㅅ님, 우리 부형과 죠흔 벗으로 단니던니 ㄴ
의 운슈 불ㅎㅎ여 부친이 먼저 기셰ㅎ시니 봉ㅅ님은 부형과 죠흔 벗지라 상업시
그리 마르시고 졈이나 잘하여 쥬오." 판ㅅ놈이 말눈치 아라듯고, "네 말이 올타.
우리 ㅅ긔가 셰교뿐 아니라 비슥 ㅊ분이 되나니 엇지하면 복상칠촌이 되난 법
ㅎ니라." (경판본)
15. 술 부어 들고 권주가 할 졔 외면하고, "잡으시오 잡으시오. 니 술 한 잔 자
브시면 천만년이나 막문투식 하올이다." 사또 "술 마시 좃타." 산적꼿치을 빼여
질겅질겅 씹으면 "요년 이것 마조 물어라." "고기 먹을 쥴 몰나요." 입 가으로
부연 물을 흘이면서 "요연 입 한 번 맛초자." 기생연 이러서면 욕지기하며 "간밤
지난 밤 꿈자리가 사납던이 망측한 꼴을 다 보겟네." (이고본)
<심청가>
1. 천연한 말좇이제. ...중략... 원원이 좋은 약은 동삼 웃수 없을너구. 공교히
젊었을 제 두 뿌리 먹었더니 지금도 초저녁의 그것이 일어나면 물동우꾼 당기도
록 그저 뻣뻣하였거든. (신재효본)
2. 인물이 일색이요 젊어서 동삼먹고 그것이 장탱불사하는 봉사님으로 말 몰
려라 둥덩둥덩. (신재효본)
3. 예 나난 우리 자당이 오입하신 아씨로서 서방님 세분인데 고씨 이씨 정씨
지요. 나를 배어 낳으신 후의 성을 쓸 줄 몰라 노염없이 하노라고 서의 성 한
편씩을 떼다 글자 만들고서 삼수로 본 씨요. (신재효본)
4. 주장군은 눈없이도 여인네 옥문관을 밤마닥 일쑤 찾제. (신재효본)
5. 이내 몸 방애 되고 주장군이 고가 되어 각씨님네 보지확을 밤낮으로 찧었
으면 다른 물 아니 쳐도 보리방애 절로 익제. (신재효본)
6. 이 방애 저 방애 다 바리고 월침침 야삼경의 우리 님 혼자 와서 가죽방애
만 찧난다. (신재효본)
<수궁가>
1. 해구ㄴ 신이 너머 조아 그 녀석이 세상을 나가면 용두질노 세월을 보낼 터
이요 세상에서 살임을 살 터이오니 그런 음남의 아들놈을 웃지 일국 당대사를
보내리오. (이선유본)
2. 내 자지도 네 목같아 서면 들어가고 앉으면 나오기로 주부에게 척숙되제.
(신재효본)
3. 재넘어 남성이가 내집을 자조 단기니 내 간 새이에 남성이 색기 배렷다.
(이선유본)
<적벽가>
1. 내 나이 이만하니 신부 다룰 줄을 모르는게 아니로되 피차 늙어 가는 것이
잔 수인사 찾지 말고 어서 벗고 누워 자세. 신부 대답 아니하고 가만히 앉았기
에 뒤로 안고 얼른 벗겨 잔뜩 안고 드러누워 그러할 줄 알았더면 곧 시작 하였
을 새 고생하던 이야기며 살림살이할 걱정을 한참 수작한 연후에 두 무릎 정히
꿇고 신부 양각 곱게 들고 주장군을 잘 바수어 옥문관에 당도하니 사면은 다 막
히고 한가운데 수렁이라. 들어갈까 물러날까 한찬 진퇴하느라니 영취하는 천아
성이 사면에서 뙤뙤하며 염치없는 우리 기총 방문차고 달려들어 상투잡아 일으
키어 뺨을 치며 하는 말이 계명 군령 모르관듸 이 짓이 웬 짓이냐. 구박 출문
돌아오니 벗었던 옷 못 입어서 손의 들고 따라와서 이때까지 못갔더니 내 설움
은 고사하고 주장군이 더 서러워 이때까지 눈물방울 대강대강 떨우치니 이왕 시
작한 일이나 필역하고 왔더라면 조금이나 서러울 내 아들놈 있겠느냐. (신재효
본)
<변강쇠가>
1. 이상히도 생기었다 맹랑히도 생기었다 늙은 중의 입일난지 털은 돋고 이난
업다 소나기를 맞았던지 언덕집게 파이었다 콩밭 팥밭 지내던지 돔부꽃이 비치
었다 도끼날을 맞았던지 금바르게 터져 있다 생수처 옥답인지 물이 항상 괴어
있다 무슨 말을 하려관대 음질음질 하고 있노 천리행룡 내려오다 주먹바위 신통
하다 만경창파 조갤런지 서를 삐쭘 빼었으며 임실 곡감 먹었던지 곡감씨가 장물
이요 만첩산중 으름인지 제라 절로 벌어졌다 연계탕을 먹었던지 닭의 벼슬 비치
었다 파명당을 하였던지 더운 짐이 그저난다 제 무엇이 즐거워서 반튼 웃어 두
었구나 곡감 있고 으름 있고 조개 있고 연계 있고 제사장은 걱정없다. (신재효
본)
2. 이상히도 생기었네 맹랑히도 생기었네 전배사령 서려난지 쌍걸낭을 늦게
달고 오군문 군뇌던가 복덕이를 붉게 쓰고 냇물가에 불방안지 떨구덩 떵 끄덕인
다 송아치 말뚝인지 털 고삐를 둘렀구나 감기를 얻었던지 맑은 코난 무슨 일꼬
성정도 혹독하다 화 곧 나면 눈물난다 어린 아이 병일난지 젖은 어찌 게웠으며
제사에 쓴 숭어인지 꼬쟁이 굶이 그저 있다 뒷 절 큰 방 노승인지 민대가리 둥
글린다 소년인사 다 배웠다 꼬박꼬박 절을 하네 고추 찧던 절굿댄지 검붉기난
무슨 일꼬 칠팔월 알밤인지 두쪽 한데 붙어 있다 물방아 절굿대며 쇠고삐 걸랑
등물 세간살이 걱정없네 (신재효본)
3. 제 계집 두 다리를 양편으로 딱 벌리고 오목한 그 구멍을 기웃이 굽어보며,
밖은 검고 안은 불고 정녕한 부엌이쇠 빠끔빠끔 하난 것은 조왕 동증 정녕 났
제. 제 기물 보이면서, 불끈 불끈 하난 수가 목신 동증 정녕 났제. 가난한 살림
살이 굿하고 경 읽것나. 목신하고 조왕하고 사화를 붙여보세. (신재효본)
<배비장전>
1. 글랑은 염려마오. 이팔가인체사소하니 요간장검참우부라, 수연불견인두락이
나 암리초군골수구라 하였으니, 계집은 커녕 아이들 비역이나 하게 되면 가막쇠
아들일세. (김삼불 교주본)
2. 나으리님 양각산중 주장군 줌 반만 베어주오. ...중략... 나으리 가신 후에 독
숙공방 수심할 제 비어 두기 허하오니 문지기 삼아 두었으면 일부당관에 만부막
개라, 어느 놈이 범하오리까. 근들 아니 다정하오. (김삼불 교주본)
3. 이 같은 좋은 음식을 보내셔서 잘 먹었습니다 하고, 또, 무례한 말씀이오나,
천생양하고 지생음하니, 음양배합은 인개유지라, 방탕한 화류객이 홀등차산하여
탐화봉접의 마음을 지지우지지하옵소서, 하고 여쭈어라. (김삼불 교주본)
4. 전략...부득장춘 절로 늙어 홍안이 백수되면 시호시호 부재래라. 다시 젊기
어려워라. 상사고에 깊이 든 병 신농씨 백초약이 무령하도다. 낭자 일신 양각산
중 보신탕 약을 빌려 도중고객을 살리소서. (김삼불 교주본)
5. 업궤신 자지가 장질병에 약이라니, 사다가 자지만 베고 놓겠읍네. (김삼불
교주본)
<왈자타령>
1. 왜목 안고 입 맞츄며 셔로 안고 보는 모양 쵸ㅅ편월 졍신이라. ...중략... 교
쵸보ㄷ 비겨 띄고 벽화관을 너을 시워 ㅅ각봉의 안쳐시면 쳔ㅅ션여로 안이 보넌
놈은 그 졔미을 붓틀 놈이로다. ㅅ랑 ㅅ랑 ㅅ랑이야. (박순호 소장 게우사)
2. 무슉의 알외는 말ㅅ 몹쓸 놈으로 아르시면 쳔벌나려 쥬기시고, 져 연놈이
죄 잇거든 이 뒨물 ?? 그르시 씹과 죠지 ?嬖? 셔거 고ㅈ리가 골게 ㅎ면 금시 보
게 ㅎ옵쇼셔. (박순호 소장본 게우사)
육담이 해학적인 표현으로 되어 있는 경우에 웃음을 유발하는 방식을 정리해
보면 다음과 같다.
첫째, 한문체가 변용되어 희화적인 의미로 사용되는 경우이다. 천자문이나 시
경, 대학은 한문에 대한 기초적인 소양을 익히기에 적합한 책이거나 유가적 이
념을 담은 경전이다. 그런데 여기에 나오는 내용이 모두 사랑의 감정을 나타내
는 표현으로 변용되어 사용되고 있다(<춘향가>의 3, 5, 6, 7, 13). 이성에 대한
성애를 한문식 표현으로 드러내는 경우도 있는데, 이는 문자속을 과시하려는 의
도도 있지만 연정을 직접적으로 드러내지 않고 은근하게 표현하는 일종의 간접
화법이라 할 수 있다(<배비장전> 3, 4).
둘째, 육담을 통해 자신이 스스로를 웃음거리로 만드는 경우이다. 춘향은 방자
와 육담을 주고 받음으로써 요조숙녀로서의 이미지에 타격을 받으며(<춘향가>
4), 이도령과 춘향은 아직 어린 나이임에도 불구하고 노골적인 성애를 주고 받음
으로써 철부지 소년으로서의 이도령과 요염한 모습으로서의 춘향이라는 형상을
보여주고 있다(<춘향가> 12). 이도령과 월매는 배를 맞대는 문제로 웃음거리가
되며(<춘향가> 8), 점잖아야 할 심봉사는 사리판단을 할 줄 모르고 색에 탐닉하
는 인물이 되어 웃음거리가 된다(<심청가>1, 4, 5, 6). 배비장은 윤리의식이 철저
한 인물로 나오면서도 비속한 육담을 써서 권위를 실추시킨다(<배비장전> 1).
셋째, 육담을 통해 상대를 웃음거리로 만드는 경우이다. 이도령은 어사가 된
뒤 남원으로 내려오는 길에 남의 무덤을 춘향의 무덤으로 잘못 알고 통곡하다가
봉변을 당할 뻔 한다(<춘향가> 11). 애랑은 떠나가는 정비장으로부터 온갖 물건
을 다 빼앗으면서 정비장을 웃음거리로 만들고 있다(<배비장전> 2).
이몽룡은 비록 춘향을 고난으로부터 구원해 주는 인물이기는 하지만, 춘향과
사랑을 나누는 작품의 전반부에서는 철부지다운 이미지도 지니고 있다. 심봉사
는 처자를 잃고 앞을 보지 못하는 몹시 딱한 인물이어서 동정을 받을 처지에 있
지만, 동기야 어찌되었든 딸을 팔아 눈을 뜨려 했다는 점에서 일단 웃음거리가
될 소지를 지니고 있다. 배비장 역시 경직된 윤리의식의 소유자로서 인간미가
부족하다는 평가를 받을 수 있다. 이처럼 이들은 기본적으로 어떤 결점을 지니
고 있는 공통점이 있고, 바로 그러한 결점이 육담으로 표현되면서 각 인물이 지
니고 있는 결점이 드러나거나 ㄱ정되는 결과를 가져오게 되는 것이다. 그러나
이들이 지니고 있는 결점은 사회에서 용인될 수 없는 성질의 것은 아니라는 점
에서 치명적인 약점이 되지는 않는다. 그렇기 때문에 해학적인 육담을 통해 웃
음거리가 된 인물은 끝까지 공격을 받지 않는다. 다음 항목에서 다루겠지만, 이
몽룡이나 배비장이 어느 국면에서는 풍자의 대상이 되기도 하지만, 궁극적으로
화해의 상태로 돌아가게 되는 것은 바로 이런 이유 때문이다. 한편 육체와 밀착
된 이러한 육담은 엄숙주의를 지양하고 욕망의 참모습을 드러내 보여주고 있다
는 점에서 경직된 유교문화에 대한 반문화로서의 의미를 가진다고 할 수 있다.
3-1-2. 풍자로서의 육담
<춘향가>
1. 방자놈 ㄷ답ㅎㄷ, "으라, ㅊㅊ 이맛보계. 피ㅊ 평발 아희드리 야심ㅈ의 긔롱
ㅎ니 무어시 망발이며, ㅈㄴ 뒤ㅎ 냥반 두 ㅈ 뼈 부ㅊ나." "말이 이러ㅎ니 쳐증
일셔. 그리 말소." "쇽담의 니ㄹ기ㄹ 시로뼈 가ㄴㄷ ㄱ ㄸ로기ㄴ 졔격이라 하려
니와, ㅈㄴ 계집ㅎ라 가ㄴㄷ 나ㄴ 무ㅅ 짝으로 ㄸ라가단 말인가." 니도령 니론
말이, "네 말이 모도 졍외지언이르고나. 담을 ㅃ고 벽을 쳐도 이 판의ㄴ 그리 아
니 ㅎㄴ니라. ㄴ가 그리 ㅅ소ㅎ냐. 네 비위의 아니 맛나 보고나. ㅇ고 ㄴ 아들이
야. 오소의 빕드기ㄴ 외탁ㅎ여 그러?彭?. 방ㅈ 동ㅅ아 어셔 가ㅈ." (남원고사)
2. 방자놈 바다들고 문장이라 일컷던이 글 네자을 모르시요. 이거슨 무슨 자
요. 기러기 안짜다. 소인은 무식하니 육담으로 알외이다. 무론 기러기 물보고 오
라는 안짜요. 이거슨 무신 자요. 나비 접자다. 탐화광접이 꼿보고 오라는 접자요.
이거슨 무슨 자요. 게 해자다. 게는 궁글 따라 오라는 해짜요. 또 이거슨 무신
자요. 비둘기 구짜다. 관관저구 재하지주라, 요조숙녀 차저와서 금실우지 질기자
는 구짜요. 이도령니 그 말을 듯고 그놈 맹낭하다. 이 자식 건너가서 수작이 장
왕하여시니 웃국을 질넌나부다. 천첩의 무상피나 형제간의 될 말이요. (이고본)
3. 엇던 때는 새*하듯 깝짜이듯 깜짝깜짝하다가 엇던 때는 비마진 쇠눈 금적
이듯 금적금적 하니 알 수 없습데다. 에라 훌레 개자식 고만 두어라. 내가 봄마.
(이고본)
4. 이녀석 네 어미 씹이다. 우리 압시 좃시요. 그 좇 같다 개씹의 박아라. (동
창 신재효본)
5. 이도령 하는 말이, "할미 그는 남녀 마오. 사또도 소시의 우리 압집니 꾀쇠
누임 친하여 가지고 개구녁 출닙하다가 울타리 가지의 눈통이을 걸커미여 겻뚜
대기가 엿태 인내. 념녀말고 들어가세." (이고본)
6. 십채낱 딱 붙이니 십벌지목 믿지 마오 십은 아니 줄 터이요. (남창 신재효
본)
7. 구관의 아들인가, 난창의 아들인가. 그런 기생 결년하고 두고 가서 닐거 무
소식인이 그런 개자식이 인나. (이고본)
<심청가>
1. 남녀 유별하단 말은 삼척동자 다 아난듸 여인네만 모인 곳의 의관을 한 자
식이 불문곡직 달려드니 그 제 어머 붙을 놈 눈망울을 집어내제. (신재효본)
<홍보고>
1. 박살할 놈, 그 노릇 아니하여도 밤이면 대고 파니 다른 일 할 틈 있어야제.
계집년 생긴 것이 눈이 벌써 음녀거든. (신재효본)
2. 애고 애고 좆 꼴리어 암만해도 못참것다. 놀보계집 뒷물시켜 수청으로 대령
하라. (신재효본)
<적벽가>
1. 여보시오 승상님, 장졸을 다 죽이고 좃만 차고 가는 터에 무슨 좋은 일이
있어 저다지 웃으시오. (신재효본)
<변강쇠가>
1. 계집이 허락 후에 청석관을 처가로 알고 둘이 손질 마주 잡고 바위 위의
올라가서 대사를 지내난듸 신랑 신부 두 연놈이 이력이 찬 것이라 이런 야단이
없것구나. 멀끔한 대낮에 연놈이 훨씩 벗고 매사니 뽄 장난할 제 (신재효본)
2. 연놈 장난 이러할 제 재미있난 그 노릇이 한 두번만 될 수 있나. 재행턱 삼
행턱을 당일에 다한 후에 살림살이 살 걱정 둘이 앉아 의논한다. (신재효본)
<배비장전>
1. 나으리도 남의 말씀 수이 마옵소서. 애랑의 은은한 태도와 연연한 안색을
보시면 오목 요자에 움을 무어 게다가 세간살이를 하오리다. (김삼불 교주본)
2. 예, 눈은 반상이 다르니까 소인의 눈이 나리 눈보담 무디어 저런 비례의 것
이 아니 뵈옵니다마는, 마음도 반상이 달라 나리 마음은 소인보담 컴컴하고 음
탐하여 남녀유별 체면도 모르고 규중처녀 은근히 목욕하는 것을 욕심내어 눈을
쏘아 구경한단 말씀이오니까. 근래 서울 양반들, 양반 자제하고 계집이라면 체면
없이 욕심낼 데 아니낼 데 분간없이 함부로 덤벙이다 봉변도 많이 당합디다. 유
부가인 약수에 목욕하면 허물없이 일가친천 은근히 묻었다가 무례한 타인 남자
버릇없는 눈치 알고 일시에 냅다치면 꼼짝없이 보리만 탈 것이니, 저 여자 볼
생각 생의도 마오. (김삼불 교주본)
3. 나리 소견 바이 없소. 밤중에 유부녀 통간 가오면서 금의야행으로 저리 하
고 가다가는 될 일도 못될 것이니, 그 의관 다 벗으시오. (김삼불 교주본)
4. 양반 양반 무슨 양반이야. 행실이 좋아야 양반이지. 양반이면 남녀유별 예
의염치도 모르고 남의 여인네 발가벗고 일하는 데 와서 말이 무슨 말이며, 싸라
기밥 먹고 병풍 뒤에서 낮잠 자다 왔나 초면에 반말이 무슨 말이여. 참 듣기 싫
군. 어서 가소. (배비장전)
<왈자타령>
1. 그ㄷ는 ㅈ난넌치 무슨 여망 바랄 망졍 슈달피라 ㅈ ㅎ트며, ㅁ야미라 입 마
글가. 읍다 읍다, 돈니 읍ㄷ. 쓰잘 것도 원 읍고나. 안아 옛다 만반진슈, 안아 옛
다 의복 호ㅅ, 쥐씹도 날 곳 읍ㄷ. (박순호 소장 게우사)
육담이 풍자적인 의미로 쓰일 때, 그 대부분은 지체높은 인물을 웃음거리로
만들어 조롱하는 형태로 나타난다. 이도령은 <춘향가>에서 두가지 모습을 지닌
인물로 나온다. 철부지 악동의 모습과 고난에서 춘향이를 구해주는 구원자로서
의 모습이 그것이다. 작품의 전반부에서 이도령은 악동의 모습을 잘 보여준다.
춘향을 만나기 위해 방자로부터 갖은 놀림과 수모를 당하는 모습을 통해 이도령
은 우스꽝스러운 인물로 전락한다(<춘향가> 1, 2). 체통을 지키지 못하고 색에
탐닉하는 이도령 때문에 아버지조차도 놀림의 대상이 된다(<춘향가> 3). 마침내
이도령과 방자 사이에 놓여있는 신분적 위계질서마저 무너져서 이도령과 방자는
맞상대가 되어 욕설을 주고 받기도 한다(<춘향가> 4). 오입장이인 이도령이 춘
향을 두고 한양으로 올라간 뒤 춘향의 고난이 시작되는데, 춘향이는 <십장가>
에서 적나라한 육담을 통해 변학도에게 항거한다(<춘향가>의 6>. 춘향을 고난
에 빠지게 한 이도령이 남원민중으로부터 야유를 받는 것은 당연하다(<춘향가>
의 7>.
조조는 경박한 인품의 소유자로, 무고한 민중을 전쟁터에 끌어들여 안정적인
삶을 박탈한 위정자이다. 게다가 그는 적벽대전에서 패배한 이후에도 판단착오
를 거듭하여 자신의 부하로부터도 공격을 받는다(<적벽가> 1).
배비장은 애랑에게 혹한 정비장의 모습을 비웃으며 자신은 절대로 여색에 빠
지는 일이 없을 것이라고 장담하지만, 이미 인간의 내면에 자리잡고 있는 욕망
이 얼마나 강렬한 것인가를 잘 알고 있는 방자에 의해 놀림을 받는다(<배비장
전> 1). 그리고 마침내 애랑의 미모에 넋을 잃은 배비장은 더 이상 정남이 아니
다(<배비장전> 2, 3). 정남으로 자처하고 다른 사람을 비웃던 그가 애랑의 미색
에 빠져 곤욕을 치른 후 육자로 나오는 길에 고기잡던 여인에게 양반행세를 하
다가 또한번 곤욕을 치른다(<배비장전> 4).
육감이 풍자적인 의미를 가질 때, 상하가 뒤바.뀌며 가치는 전도된다. 이 때
허리 아래에 관련된 신체부위나 욕설은 상대의 가치나 지위 혹은 허위의식을 무
너뜨리는 효과적인 무기로 등장하게 되는 것이다.
<춘향가>
1. 방자놈 ㄷ답ㅎㄷ, "으라, ㅊㅊ 이맛보계. 피ㅊ 평발 아희드리 야심ㅈ의 긔롱
ㅎ니 무어시 망발이며, ㅈㄴ 뒤ㅎ 냥반 두 ㅈ 뼈 부ㅊ나." "말이 이러ㅎ니 쳐증
일셔. 그리 말소." "쇽담의 니ㄹ기ㄹ 시로뼈 가ㄴㄷ ㄱ ㄸ로기ㄴ 졔격이라 하려
니와, ㅈㄴ 계집ㅎ라 가ㄴㄷ 나ㄴ 무ㅅ 짝으로 ㄸ라가단 말인가." 니도령 니론
말이, "네 말이 모도 졍외지언이르고나. 담을 ㅃ고 벽을 쳐도 이 판의ㄴ 그리 아
니 ㅎㄴ니라. ㄴ가 그리 ㅅ소ㅎ냐. 네 비위의 아니 맛나 보고나. ㅇ고 ㄴ 아들이
야. 오소의 빕드기ㄴ 외탁ㅎ여 그러?彭?. 방ㅈ 동ㅅ아 어셔 가ㅈ." (남원고사)
2. 방자놈 바다들고 문장이라 일컷던이 글 네자을 모르시요. 이거슨 무슨 자
요. 기러기 안짜다. 소인은 무식하니 육담으로 알외이다. 무론 기러기 물보고 오
라는 안짜요. 이거슨 무신 자요. 나비 접자다. 탐화광접이 꼿보고 오라는 접자요.
이거슨 무슨 자요. 게 해자다. 게는 궁글 따라 오라는 해짜요. 또 이거슨 무신
자요. 비둘기 구짜다. 관관저구 재하지주라, 요조숙녀 차저와서 금실우지 질기자
는 구짜요. 이도령니 그 말을 듯고 그놈 맹낭하다. 이 자식 건너가서 수작이 장
왕하여시니 웃국을 질넌나부다. 천첩의 무상피나 형제간의 될 말이요. (이고본)
3. 엇던 때는 새*하듯 깝짜이듯 깜짝깜짝하다가 엇던 때는 비마진 쇠눈 금적
이듯 금적금적 하니 알 수 없습데다. 에라 훌레 개자식 고만 두어라. 내가 봄마.
(이고본)
4. 이녀석 네 어미 씹이다. 우리 압시 좃시요. 그 좇 같다 개씹의 박아라. (동
창 신재효본)
5. 이도령 하는 말이, "할미 그는 남녀 마오. 사또도 소시의 우리 압집니 꾀쇠
누임 친하여 가지고 개구녁 출닙하다가 울타리 가지의 눈통이을 걸커미여 겻뚜
대기가 엿태 인내. 념녀말고 들어가세." (이고본)
6. 십채낱 딱 붙이니 십벌지목 믿지 마오 십은 아니 줄 터이요. (남창 신재효
본)
7. 구관의 아들인가, 난창의 아들인가. 그런 기생 결년하고 두고 가서 닐거 무
소식인이 그런 개자식이 인나. (이고본)
<심청가>
1. 남녀 유별하단 말은 삼척동자 다 아난듸 여인네만 모인 곳의 의관을 한 자
식이 불문곡직 달려드니 그 제 어머 붙을 놈 눈망울을 집어내제. (신재효본)
<홍보고>
1. 박살할 놈, 그 노릇 아니하여도 밤이면 대고 파니 다른 일 할 틈 있어야제.
계집년 생긴 것이 눈이 벌써 음녀거든. (신재효본)
2. 애고 애고 좆 꼴리어 암만해도 못참것다. 놀보계집 뒷물시켜 수청으로 대령
하라. (신재효본)
<적벽가>
1. 여보시오 승상님, 장졸을 다 죽이고 좃만 차고 가는 터에 무슨 좋은 일이
있어 저다지 웃으시오. (신재효본)
<변강쇠가>
1. 계집이 허락 후에 청석관을 처가로 알고 둘이 손질 마주 잡고 바위 위의
올라가서 대사를 지내난듸 신랑 신부 두 연놈이 이력이 찬 것이라 이런 야단이
없것구나. 멀끔한 대낮에 연놈이 훨씩 벗고 매사니 뽄 장난할 제 (신재효본)
2. 연놈 장난 이러할 제 재미있난 그 노릇이 한 두번만 될 수 있나. 재행턱 삼
행턱을 당일에 다한 후에 살림살이 살 걱정 둘이 앉아 의논한다. (신재효본)
<배비장전>
1. 나으리도 남의 말씀 수이 마옵소서. 애랑의 은은한 태도와 연연한 안색을
보시면 오목 요자에 움을 무어 게다가 세간살이를 하오리다. (김삼불 교주본)
2. 예, 눈은 반상이 다르니까 소인의 눈이 나리 눈보담 무디어 저런 비례의 것
이 아니 뵈옵니다마는, 마음도 반상이 달라 나리 마음은 소인보담 컴컴하고 음
탐하여 남녀유별 체면도 모르고 규중처녀 은근히 목욕하는 것을 욕심내어 눈을
쏘아 구경한단 말씀이오니까. 근래 서울 양반들, 양반 자제하고 계집이라면 체면
없이 욕심낼 데 아니낼 데 분간없이 함부로 덤벙이다 봉변도 많이 당합디다. 유
부가인 약수에 목욕하면 허물없이 일가친천 은근히 묻었다가 무례한 타인 남자
버릇없는 눈치 알고 일시에 냅다치면 꼼짝없이 보리만 탈 것이니, 저 여자 볼
생각 생의도 마오. (김삼불 교주본)
3. 나리 소견 바이 없소. 밤중에 유부녀 통간 가오면서 금의야행으로 저리 하
고 가다가는 될 일도 못될 것이니, 그 의관 다 벗으시오. (김삼불 교주본)
4. 양반 양반 무슨 양반이야. 행실이 좋아야 양반이지. 양반이면 남녀유별 예
의염치도 모르고 남의 여인네 발가벗고 일하는 데 와서 말이 무슨 말이며, 싸라
기밥 먹고 병풍 뒤에서 낮잠 자다 왔나 초면에 반말이 무슨 말이여. 참 듣기 싫
군. 어서 가소. (배비장전)
<왈자타령>
1. 그ㄷ는 ㅈ난넌치 무슨 여망 바랄 망졍 슈달피라 ㅈ ㅎ트며, ㅁ야미라 입 마
글가. 읍다 읍다, 돈니 읍ㄷ. 쓰잘 것도 원 읍고나. 안아 옛다 만반진슈, 안아 옛
다 의복 호ㅅ, 쥐씹도 날 곳 읍ㄷ. (박순호 소장 게우사)
육담이 풍자적인 의미로 쓰일 때, 그 대부분은 지체높은 인물을 웃음거리로
만들어 조롱하는 형태로 나타난다. 이도령은 <춘향가>에서 두가지 모습을 지닌
인물로 나온다. 철부지 악동의 모습과 고난에서 춘향이를 구해주는 구원자로서
의 모습이 그것이다. 작품의 전반부에서 이도령은 악동의 모습을 잘 보여준다.
춘향을 만나기 위해 방자로부터 갖은 놀림과 수모를 당하는 모습을 통해 이도령
은 우스꽝스러운 인물로 전락한다(<춘향가> 1, 2). 체통을 지키지 못하고 색에
탐닉하는 이도령 때문에 아버지조차도 놀림의 대상이 된다(<춘향가> 3). 마침내
이도령과 방자 사이에 놓여있는 신분적 위계질서마저 무너져서 이도령과 방자는
맞상대가 되어 욕설을 주고 받기도 한다(<춘향가> 4). 오입장이인 이도령이 춘
향을 두고 한양으로 올라간 뒤 춘향의 고난이 시작되는데, 춘향이는 <십장가>
에서 적나라한 육담을 통해 변학도에게 항거한다(<춘향가>의 6>. 춘향을 고난
에 빠지게 한 이도령이 남원민중으로부터 야유를 받는 것은 당연하다(<춘향가>
의 7>.
조조는 경박한 인품의 소유자로, 무고한 민중을 전쟁터에 끌어들여 안정적인
삶을 박탈한 위정자이다. 게다가 그는 적벽대전에서 패배한 이후에도 판단착오
를 거듭하여 자신의 부하로부터도 공격을 받는다(<적벽가> 1).
배비장은 애랑에게 혹한 정비장의 모습을 비웃으며 자신은 절대로 여색에 빠
지는 일이 없을 것이라고 장담하지만, 이미 인간의 내면에 자리잡고 있는 욕망
이 얼마나 강렬한 것인가를 잘 알고 있는 방자에 의해 놀림을 받는다(<배비장
전> 1). 그리고 마침내 애랑의 미모에 넋을 잃은 배비장은 더 이상 정남이 아니
다(<배비장전> 2, 3). 정남으로 자처하고 다른 사람을 비웃던 그가 애랑의 미색
에 빠져 곤욕을 치른 후 육자로 나오는 길에 고기잡던 여인에게 양반행세를 하
다가 또한번 곤욕을 치른다(<배비장전> 4).
육감이 풍자적인 의미를 가질 때, 상하가 뒤바.뀌며 가치는 전도된다. 이 때
허리 아래에 관련된 신체부위나 욕설은 상대의 가치나 지위 혹은 허위의식을 무
너뜨리는 효과적인 무기로 등장하게 되는 것이다.
3-2. 에로티즘으로서의 육담
'성적 결합'이 사회의 안정성을 유지하려는 윤리적인 덕목과 부딪칠 때 야유와
비난의 대상이 되지만, 억압의 체계로 다가오는 윤리에 대항해서는 인간해방의
의미를 갖는다. 에로티즘은 성기, 항문 등 밖으로 열려있는 육체의 언어를 통해
'나'와 '타인'을 '하나'로 묶어 세운다. 그래서 에로티즘은 '발가벗기'를 지향하며,
이 때 육체는 연속성을 향해 열린다. '발가벗기'는 폐쇄적인 상태를 벗어나서 존
재의 가장 내밀한 곳까지 들추어 내어 나와 타인과의 연속성을 가능하게 해 준
다.(주16:죠르쥬 바따이유, 에로티즘[민음사, 1994], 9-25면 참조. 죠르쥬 바따이유
는 에로티즘을 육체의 에로티즘, 심정의 에로티즘, 신성의 에로티즘으로 나누어
설명하였다. 육담에서 보이는 에로티즘은 육체의 에로티즘이라 할 수 있다.) 육
담 가운데에는 이러한 에로티즘적 성격을 나타내 주는 경우가 있다.
1. 옥같은 저 미인을 벌게벗겨 안고 앉아, 짜긋짜긋 내 사랑 자질자질 내 사랑
입을 쪽쪽 맞추면서 애겨 내 꿀항아리, 하문을 따독따독 애겨 내 반찬찬합, 무슨
양념 그리하여 왼갓 맛이 다 들었노. (신재효본 동창 춘향가)
2. 업자 업자 내 등의 업자. 베라 베라 내팔을 베라. 춘광이 부도 옥문관, 네
옥문을 열어볼까, 자언거수 승거산 네 배 타고 놀아볼까. (신재효본 동창 춘향
가)
3. 창ㅎ의 잉어갓치 굼실굼실 ㄴ려가셔 물가의 졉붓 셔며 끈을 글너쵸마버셔
졉ㅊ졉ㅊ 넌짓 ㄱ여 암상ㅇ 집어 언고 고름 글러 조고리 버셔 벽도지의 졉어 글
고 끈을 끌어 허리띄 벼셔 돌돌 말아 한편의 노코 쇽것 버셔 암상의 졉어 언고
바ㄹ의 옷 날일ㄱ 됴약돌도 덤벅 집어 가만이 지지너 녹코 사면을 살펴 보다가
물의 풍덩 뚜이 드려 물 한쥼 덤벅 집어 양쥬질도 하여 보며, 물 한쥼 덤벽 집
어 도화 갓튼 두 귀밋ㅌ 홀낭홀낭 씨셔 보며, 물 한쥼 덤벅 집어 연ㅈ갓튼 ㅈ통
이올 왕시미 마누라 풋나물 쥬무르듯 쥬물넝쥬물넝 씨셔보며, 물 한쥼 덤벅 지
버 옥 갓튼 목안지을 칠팔월의 가지ㅆ덧 뽀도독 뽀도독 모ㄹ 한쥼 덤벅 ㅈ어 양
숀의 갈어 쥐고, "ㅇ비 밥이 만흔야, 어미 밥이 마흔야." 꼿 ?遍塚? 직근 꺽거 입
의도 덤셕 물려보며 버들잎도 쥴루룩 훌터 물의도 풍덩 드리치고, 물그림ㅈ 드
러ㄷ 보고, "네가 곤야, ㄴ가 곳지." (고대본 춘향가)
4. 내 나이 이만하니 신부 다룰 줄을 모르는게 아니로되 피차 늙어가는 것이
잔 수인사 찾지 말고 어서 벗고 누워 자세. 신부 대답 아니하고 가만히 앉았기
에 뒤로 안고 얼른 벗겨 잔뜩 안고 드러누워 그러할 줄 알았더면 곧 시작 하였
을 새 고생하던 이야기며 살림살이할 걱정을 한참 수작한 연후에 두 무릎 정히
꿇고 신부 양각 곱게 들고 주장군을 잘 바수어 옥문관에 당도하니 사면은 다 막
히고 한가운데 수렁이라. 들어갈까 물러날까 한참 진퇴하느라니 영취하는 천아
성이 사면에서 뙤뙤하며 염치없는 우리 기총 방문차고 달려들어 상투잡아 일으
키어 뺨을 치며 하는 말이 계명 군령 모르관듸 이 짓이 웬 짓이냐. 구박 출문
돌아오니 벗었던 옷 못 입어서 손의 들고 따라와서 이때까지 못갔더니 내 설움
은 고사하고 주장군이 더 서러워 이때까지 눈물방울 대강대강 떨우치니 이왕 시
작한 일이나 필역하고 왔더라면 조금이나 서러울 내 아들놈 있겠느냐. (신재효본
적벽가)
5. 맑은 물 한 줌 옥수로 담쑥 쥐어 분길같은 양수를 칠팔월 가지 씻듯 보도
독 씻어 보고 청계하엽 만발한데 푸른 연잎 뚝 떼어서 맑은 물 담쑥 떠서 호치
단순 물어다가 양치질도 솰솰하며 왁토하여 뿜어도 보고 물 한 줌을 덤벅 쥐어
연적같은 젖퉁이도 씻어 보고, 버들잎도 주르륵 훑어 내어 석양풍에 펄펄 날려
만수 잔잔 흐르는 물에 훨훨 띄워도 보고 홍홍난만 꽃도 따서 입에 담뿍 물어도
보고 ...중략... 농춘파에 우루렁출렁 목욕하는 저 거동 손도 씻고 발도 씻고 등,
배, 가슴, 젖도 씻고, 예도 씻고 게도 씻고 한찬 이리 목욕할 제 (김삼불 교주본
배비장전)
6. 양인이 의복을 활활 벗고 원앙금에 두 몸이 한 몸 되어 사랑 동포 좋을씨
고. 풍류없는 네 발춤이 삼경 달에 춤을 춘다. 대단 이불 속으로 일진풍이 일어
나며 양각산중 알심못에 일목주료이 굽이치며 백화담담 물견친다. (김삼불 교주
본 배비장전)
1과 2는 이도령과 춘향의 사랑을 묘사한 대목이다. 입을 맞추고 성기를 다독
거리며 하나가 되어 가는 성애의 모습에서 충만한 봄향기가 느껴진다. 3.은 춘향
의 목욕장면이고 5는 애랑의 목욕장면을 묘사한 것이다. 발가벗은 여체를 '훔쳐
보기'는 육체의 언어를 표현하고 싶은 강렬한 욕망을 불러일으키며 대상과 하나
가 되기를 꿈꾸게 만든다. 결국 이도령과 배비장은 춘향과 애랑에게 사랑의 감
정을 느끼게 된다. 특히 배비장은 여색에 빠지지 않겠다고 다짐했음에도 불구하
고, 애랑의 목욕장면을 보는 순간 주체할 수 없는 사랑의 감정에 휩싸이게 된다.
본원적 욕망이 경직된 윤리이념을 압도한 것이다. 4는 <적벽가>의 군사설움타
령의 한 대목인데, 이 대목은 해학으로서의 육담에서도 다룬 바 있다. 성행위야
말로 가장 강렬한 욕구의 하나인데, 전쟁이 이를 가로막고 있으니 원통하기 이
를데 없는 것이다. 그런데 성행위에 대한 묘사는 질펀하게 그려져 있어, 에로티
즘을 강렬하게 불러일으키고 있다.
이상에서 살펴본 에로티즘으로서의 육담은 육체에 가장 밀착된 언어로 되어
있으면서, 인간이 지닌 생득적인 욕망은 긍정해야 마땅하다는 의식을 보여주고
있다.
'성적 결합'이 사회의 안정성을 유지하려는 윤리적인 덕목과 부딪칠 때 야유와
비난의 대상이 되지만, 억압의 체계로 다가오는 윤리에 대항해서는 인간해방의
의미를 갖는다. 에로티즘은 성기, 항문 등 밖으로 열려있는 육체의 언어를 통해
'나'와 '타인'을 '하나'로 묶어 세운다. 그래서 에로티즘은 '발가벗기'를 지향하며,
이 때 육체는 연속성을 향해 열린다. '발가벗기'는 폐쇄적인 상태를 벗어나서 존
재의 가장 내밀한 곳까지 들추어 내어 나와 타인과의 연속성을 가능하게 해 준
다.(주16:죠르쥬 바따이유, 에로티즘[민음사, 1994], 9-25면 참조. 죠르쥬 바따이유
는 에로티즘을 육체의 에로티즘, 심정의 에로티즘, 신성의 에로티즘으로 나누어
설명하였다. 육담에서 보이는 에로티즘은 육체의 에로티즘이라 할 수 있다.) 육
담 가운데에는 이러한 에로티즘적 성격을 나타내 주는 경우가 있다.
1. 옥같은 저 미인을 벌게벗겨 안고 앉아, 짜긋짜긋 내 사랑 자질자질 내 사랑
입을 쪽쪽 맞추면서 애겨 내 꿀항아리, 하문을 따독따독 애겨 내 반찬찬합, 무슨
양념 그리하여 왼갓 맛이 다 들었노. (신재효본 동창 춘향가)
2. 업자 업자 내 등의 업자. 베라 베라 내팔을 베라. 춘광이 부도 옥문관, 네
옥문을 열어볼까, 자언거수 승거산 네 배 타고 놀아볼까. (신재효본 동창 춘향
가)
3. 창ㅎ의 잉어갓치 굼실굼실 ㄴ려가셔 물가의 졉붓 셔며 끈을 글너쵸마버셔
졉ㅊ졉ㅊ 넌짓 ㄱ여 암상ㅇ 집어 언고 고름 글러 조고리 버셔 벽도지의 졉어 글
고 끈을 끌어 허리띄 벼셔 돌돌 말아 한편의 노코 쇽것 버셔 암상의 졉어 언고
바ㄹ의 옷 날일ㄱ 됴약돌도 덤벅 집어 가만이 지지너 녹코 사면을 살펴 보다가
물의 풍덩 뚜이 드려 물 한쥼 덤벅 집어 양쥬질도 하여 보며, 물 한쥼 덤벽 집
어 도화 갓튼 두 귀밋ㅌ 홀낭홀낭 씨셔 보며, 물 한쥼 덤벅 집어 연ㅈ갓튼 ㅈ통
이올 왕시미 마누라 풋나물 쥬무르듯 쥬물넝쥬물넝 씨셔보며, 물 한쥼 덤벅 지
버 옥 갓튼 목안지을 칠팔월의 가지ㅆ덧 뽀도독 뽀도독 모ㄹ 한쥼 덤벅 ㅈ어 양
숀의 갈어 쥐고, "ㅇ비 밥이 만흔야, 어미 밥이 마흔야." 꼿 ?遍塚? 직근 꺽거 입
의도 덤셕 물려보며 버들잎도 쥴루룩 훌터 물의도 풍덩 드리치고, 물그림ㅈ 드
러ㄷ 보고, "네가 곤야, ㄴ가 곳지." (고대본 춘향가)
4. 내 나이 이만하니 신부 다룰 줄을 모르는게 아니로되 피차 늙어가는 것이
잔 수인사 찾지 말고 어서 벗고 누워 자세. 신부 대답 아니하고 가만히 앉았기
에 뒤로 안고 얼른 벗겨 잔뜩 안고 드러누워 그러할 줄 알았더면 곧 시작 하였
을 새 고생하던 이야기며 살림살이할 걱정을 한참 수작한 연후에 두 무릎 정히
꿇고 신부 양각 곱게 들고 주장군을 잘 바수어 옥문관에 당도하니 사면은 다 막
히고 한가운데 수렁이라. 들어갈까 물러날까 한참 진퇴하느라니 영취하는 천아
성이 사면에서 뙤뙤하며 염치없는 우리 기총 방문차고 달려들어 상투잡아 일으
키어 뺨을 치며 하는 말이 계명 군령 모르관듸 이 짓이 웬 짓이냐. 구박 출문
돌아오니 벗었던 옷 못 입어서 손의 들고 따라와서 이때까지 못갔더니 내 설움
은 고사하고 주장군이 더 서러워 이때까지 눈물방울 대강대강 떨우치니 이왕 시
작한 일이나 필역하고 왔더라면 조금이나 서러울 내 아들놈 있겠느냐. (신재효본
적벽가)
5. 맑은 물 한 줌 옥수로 담쑥 쥐어 분길같은 양수를 칠팔월 가지 씻듯 보도
독 씻어 보고 청계하엽 만발한데 푸른 연잎 뚝 떼어서 맑은 물 담쑥 떠서 호치
단순 물어다가 양치질도 솰솰하며 왁토하여 뿜어도 보고 물 한 줌을 덤벅 쥐어
연적같은 젖퉁이도 씻어 보고, 버들잎도 주르륵 훑어 내어 석양풍에 펄펄 날려
만수 잔잔 흐르는 물에 훨훨 띄워도 보고 홍홍난만 꽃도 따서 입에 담뿍 물어도
보고 ...중략... 농춘파에 우루렁출렁 목욕하는 저 거동 손도 씻고 발도 씻고 등,
배, 가슴, 젖도 씻고, 예도 씻고 게도 씻고 한찬 이리 목욕할 제 (김삼불 교주본
배비장전)
6. 양인이 의복을 활활 벗고 원앙금에 두 몸이 한 몸 되어 사랑 동포 좋을씨
고. 풍류없는 네 발춤이 삼경 달에 춤을 춘다. 대단 이불 속으로 일진풍이 일어
나며 양각산중 알심못에 일목주료이 굽이치며 백화담담 물견친다. (김삼불 교주
본 배비장전)
1과 2는 이도령과 춘향의 사랑을 묘사한 대목이다. 입을 맞추고 성기를 다독
거리며 하나가 되어 가는 성애의 모습에서 충만한 봄향기가 느껴진다. 3.은 춘향
의 목욕장면이고 5는 애랑의 목욕장면을 묘사한 것이다. 발가벗은 여체를 '훔쳐
보기'는 육체의 언어를 표현하고 싶은 강렬한 욕망을 불러일으키며 대상과 하나
가 되기를 꿈꾸게 만든다. 결국 이도령과 배비장은 춘향과 애랑에게 사랑의 감
정을 느끼게 된다. 특히 배비장은 여색에 빠지지 않겠다고 다짐했음에도 불구하
고, 애랑의 목욕장면을 보는 순간 주체할 수 없는 사랑의 감정에 휩싸이게 된다.
본원적 욕망이 경직된 윤리이념을 압도한 것이다. 4는 <적벽가>의 군사설움타
령의 한 대목인데, 이 대목은 해학으로서의 육담에서도 다룬 바 있다. 성행위야
말로 가장 강렬한 욕구의 하나인데, 전쟁이 이를 가로막고 있으니 원통하기 이
를데 없는 것이다. 그런데 성행위에 대한 묘사는 질펀하게 그려져 있어, 에로티
즘을 강렬하게 불러일으키고 있다.
이상에서 살펴본 에로티즘으로서의 육담은 육체에 가장 밀착된 언어로 되어
있으면서, 인간이 지닌 생득적인 욕망은 긍정해야 마땅하다는 의식을 보여주고
있다.
4. 공연현장에서의 육담의 기능
판소리는 고수의 북반주에 따라서 명창이 소리를 하고 청중은 추임새를 넣으
며 판을 짜 나가는 공연예술이다. 그리고 판소리는 창과 아니리의 교직으로 이
루어져 있는바, 창과 아니리는 각각 고유의 역할과 기능을 가지고 있다는 점에
서 그 우열을 가릴 수 없을 정도로 똑같이 중요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역사적
으로 볼 때, 아니리보다는 창을 중시하는 경향이 존재해 왔음을 부인할 수 없다.
아니리를 중심으로 판을 짜 나가는 광대는 이른바 '재담 광대' 혹은 '아니리 광
대'라고 하였는데, 이러한 명칭에는 광대를 폄하하는 의미가 내포되어 있었던 것
이다. 그렇지만 서사적인 이야기를 창으로 엮어 나가는 것이 판소리의 본질이라
고 할 때, 이야기를 중심으로 판을 짜 나가는 '아니리 광대' 역시 판소리의 본질
적인 속성을 잘 예술적으로 잘 구현한다는 측면에서 새롭게 평가할 필요가 있
다. 다시 말하면, '아니리 광대' 혹은 '재담 광대'야말로 골계적인 표현이나 재담
에 능숙한 창자라는 것이다. 단아한 몸가짐과 정제된 창법을 구사하는 보성소리
가 전성기를 구가하고 있는 오늘날, 자기만의 소리세계를 고집하며 일정한 영역
을 확보하고 있는 박동진 명창이 고령에도 불구하고 청중을 끌어 모을 수 있는
힘은 바로 그의 능숙한 재담 구사에서 비롯된 것이다. 대부분의 명창이 아니리
광대라는 말에 부정적인 견해를 가지고 있는데 비해 박동진 명창은 자신을 '아
니리 광대'라고 지칭하는 것에 대해서조차 긍정적으로 받아들이면서 오히려 판
소리에 있어서 아니리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아니리가 판소리의 반입니다. 좋은 노래도 10분만 들으면 듣기 싫은 거예요.
그러니께 아니리가 거기서 나와 가주구서 좌중을 분위기도 전환하고, 또 자기가
쉬어야 돼요. 쉬는 동시에 창으로 못다한 근경을 그려주는 거예요.(주17:판소리
연구 2, "판소리 인간문화재 증언자료", 판소리학회[1991], 231면)
이처럼 아니리의 가치를 높이 평가하면서 재담소리에 능한 박동진 명창의 공
연을 사례로 삼아(주18:박동진 명창이 1993년 9월 19일 국악당 소극장에서 부른
<수궁가>를 분석 대상으로 삼는다.) 공연 현장에서 육담이 어떤 기능을 하는지
살펴 보겠다. 박동진 명창은 작품의 이야기 체계에 이미 존재하는 육담(주19:이
미 작품 속에 존재하고 있는 육담이 스승으로부터 물려받은 내력이 있는 사설이
라 할지라도 여기에는 재담과 이니리 구사에 능숙한 자질을 지니고 있는 박동진
명창이 손질하여 짜 넣은 것도 섞여 있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에다가 공연현장
에서 즉흥적으로 삽입한 사설을 더해 현장성을 잘 살리고 있다. 다음의 예를 보
자.
1. 호랭이 다리를 아드득 물고 어찌 뺑뺑이 돌아놨던지, -중략- (아니리) 어찌
물고 뺑뺑이를 막 돌아놨던지 호랭이 다리가 쇳전 반푼노리나 넉넉히 떨어졌던
가 보더라. -후략-(주20:박봉술<수궁가>, 뿌리깊은 나무 판소리[한국브리태니커
사, 1987]))
2. (아니리) 자라가 홀짝 뜀서 호랭이 거기를 콱 물어 씹었단 말이여. 본래 고
수 자네도 알지만은 자라 이빨은 옹니가 되가꼬 쇠처분도 직근직근 부러지는디,
호랭이 그 낭심줄 그 똥똥한 놈을 꽉물고 뺑뺑뺑뺑 돌아노니 호랭이가 겁이 나
갖고 대번 두 눈구녁에서 불이 확 쏟아지는디, -후략-(주21:박동진<수궁가>)
(밑줄 필자)
자라가 토끼를 찾아 육지에 왔다가 호랑이를 만나 봉변을 당하기 직전에 오히
려 목을 쑥 빼어 호랑이를 혼내주는 장면이다. 박봉술 명창은 자라가 호랑이의
다리를 물었다고 하고 거기에 덧붙는 재담도 별로 없다. 그런데 박동진 명창은
자라가 호랑이의 불알을 물었다고 하며 또한 고수에게 말을 건네면서 덧붙인 재
담이 상당히 해학적이다. 또한 박동진 명창은 육담이라고 하기는 어렵지만 욕설
과 같은 비속한 표현을 적절하게 구사하는 경우도 허다하다.
1. 아냐 모르냐 이 쌔려 죽일 놈아.
2. 소리는 드럽게 한다마는 북은 잘친다.(주22:박동진<수궁가>, 국악당 소극장
공연 [1993년 9월 19일])
두 경우 모두 박동진 명창의 고수에게 던진 말인데, 이와같은 표현은 박동진
명창의 공연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장면이다. 그런데 아니리로 표현되는 경우를
제외하고 판소리에서 육담이 표현되는 음악적 상황을 살펴보면, 장단은 주로 '중
모리' 내지는 '중중모리'로 불리며 조는 주로 우조로 불리는데 경우에 따라 계면
조와 설렁제로 불리기도 한다.(주23:사설과 장단 및 조의 결합양상에 대해서는
다음 논문에서 살핀 바 있다. 이보형, "판소리 사설의 극적 상황에 따른 장단.조
의 구성", 조동일.김홍규 편, 판소리의 이해 [창작과 비평사, 1978]) 이는 주로
'진양'과 '중모리'의 장단에 '계면조'가 결합하여 불리는 '비장'의 표현양상과는 구
별되는 특징인데, 육담이 본질적으로 골계미를 함축하고 있고 비장미와는 거리
가 멀다는 점에서 이러한 현상은 당연하다 할 것이다.
판소리 공연 현장에서 육담은 거의 예외없이 청중의 웃음을 유발시킨다. 박동
진 명창의 공연을 예로 들어 볼 때, 즉흥적으로든 본래 있던 이야기이든 그가
육담을 구사할 때마다 청중은 언제나 웃는 반응을 보였다. 웃음을 유발함으로써
청중과 명창의 거리는 더욱 가까워지고 청중은 판소리의 세계에 더욱 몰입하면
서 심리적 카타르시스를 맛보게 되는 것이다. 특히 박동진 명창은 맨 처음 소리
판을 이끌어 갈 때 혹은 판이 지루하게 느껴져 객석의 분위기가 산만하게 느껴
질 때 걸쭉한 욕지거리나 육담을 늘어놓았다. 이렇듯 공연 현장에서 육담은 판
의 분위기를 새롭게 하면서 역동적인 기운을 불러일으키는 기능을 수행하는 것
이다.
판소리는 고수의 북반주에 따라서 명창이 소리를 하고 청중은 추임새를 넣으
며 판을 짜 나가는 공연예술이다. 그리고 판소리는 창과 아니리의 교직으로 이
루어져 있는바, 창과 아니리는 각각 고유의 역할과 기능을 가지고 있다는 점에
서 그 우열을 가릴 수 없을 정도로 똑같이 중요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역사적
으로 볼 때, 아니리보다는 창을 중시하는 경향이 존재해 왔음을 부인할 수 없다.
아니리를 중심으로 판을 짜 나가는 광대는 이른바 '재담 광대' 혹은 '아니리 광
대'라고 하였는데, 이러한 명칭에는 광대를 폄하하는 의미가 내포되어 있었던 것
이다. 그렇지만 서사적인 이야기를 창으로 엮어 나가는 것이 판소리의 본질이라
고 할 때, 이야기를 중심으로 판을 짜 나가는 '아니리 광대' 역시 판소리의 본질
적인 속성을 잘 예술적으로 잘 구현한다는 측면에서 새롭게 평가할 필요가 있
다. 다시 말하면, '아니리 광대' 혹은 '재담 광대'야말로 골계적인 표현이나 재담
에 능숙한 창자라는 것이다. 단아한 몸가짐과 정제된 창법을 구사하는 보성소리
가 전성기를 구가하고 있는 오늘날, 자기만의 소리세계를 고집하며 일정한 영역
을 확보하고 있는 박동진 명창이 고령에도 불구하고 청중을 끌어 모을 수 있는
힘은 바로 그의 능숙한 재담 구사에서 비롯된 것이다. 대부분의 명창이 아니리
광대라는 말에 부정적인 견해를 가지고 있는데 비해 박동진 명창은 자신을 '아
니리 광대'라고 지칭하는 것에 대해서조차 긍정적으로 받아들이면서 오히려 판
소리에 있어서 아니리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아니리가 판소리의 반입니다. 좋은 노래도 10분만 들으면 듣기 싫은 거예요.
그러니께 아니리가 거기서 나와 가주구서 좌중을 분위기도 전환하고, 또 자기가
쉬어야 돼요. 쉬는 동시에 창으로 못다한 근경을 그려주는 거예요.(주17:판소리
연구 2, "판소리 인간문화재 증언자료", 판소리학회[1991], 231면)
이처럼 아니리의 가치를 높이 평가하면서 재담소리에 능한 박동진 명창의 공
연을 사례로 삼아(주18:박동진 명창이 1993년 9월 19일 국악당 소극장에서 부른
<수궁가>를 분석 대상으로 삼는다.) 공연 현장에서 육담이 어떤 기능을 하는지
살펴 보겠다. 박동진 명창은 작품의 이야기 체계에 이미 존재하는 육담(주19:이
미 작품 속에 존재하고 있는 육담이 스승으로부터 물려받은 내력이 있는 사설이
라 할지라도 여기에는 재담과 이니리 구사에 능숙한 자질을 지니고 있는 박동진
명창이 손질하여 짜 넣은 것도 섞여 있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에다가 공연현장
에서 즉흥적으로 삽입한 사설을 더해 현장성을 잘 살리고 있다. 다음의 예를 보
자.
1. 호랭이 다리를 아드득 물고 어찌 뺑뺑이 돌아놨던지, -중략- (아니리) 어찌
물고 뺑뺑이를 막 돌아놨던지 호랭이 다리가 쇳전 반푼노리나 넉넉히 떨어졌던
가 보더라. -후략-(주20:박봉술<수궁가>, 뿌리깊은 나무 판소리[한국브리태니커
사, 1987]))
2. (아니리) 자라가 홀짝 뜀서 호랭이 거기를 콱 물어 씹었단 말이여. 본래 고
수 자네도 알지만은 자라 이빨은 옹니가 되가꼬 쇠처분도 직근직근 부러지는디,
호랭이 그 낭심줄 그 똥똥한 놈을 꽉물고 뺑뺑뺑뺑 돌아노니 호랭이가 겁이 나
갖고 대번 두 눈구녁에서 불이 확 쏟아지는디, -후략-(주21:박동진<수궁가>)
(밑줄 필자)
자라가 토끼를 찾아 육지에 왔다가 호랑이를 만나 봉변을 당하기 직전에 오히
려 목을 쑥 빼어 호랑이를 혼내주는 장면이다. 박봉술 명창은 자라가 호랑이의
다리를 물었다고 하고 거기에 덧붙는 재담도 별로 없다. 그런데 박동진 명창은
자라가 호랑이의 불알을 물었다고 하며 또한 고수에게 말을 건네면서 덧붙인 재
담이 상당히 해학적이다. 또한 박동진 명창은 육담이라고 하기는 어렵지만 욕설
과 같은 비속한 표현을 적절하게 구사하는 경우도 허다하다.
1. 아냐 모르냐 이 쌔려 죽일 놈아.
2. 소리는 드럽게 한다마는 북은 잘친다.(주22:박동진<수궁가>, 국악당 소극장
공연 [1993년 9월 19일])
두 경우 모두 박동진 명창의 고수에게 던진 말인데, 이와같은 표현은 박동진
명창의 공연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장면이다. 그런데 아니리로 표현되는 경우를
제외하고 판소리에서 육담이 표현되는 음악적 상황을 살펴보면, 장단은 주로 '중
모리' 내지는 '중중모리'로 불리며 조는 주로 우조로 불리는데 경우에 따라 계면
조와 설렁제로 불리기도 한다.(주23:사설과 장단 및 조의 결합양상에 대해서는
다음 논문에서 살핀 바 있다. 이보형, "판소리 사설의 극적 상황에 따른 장단.조
의 구성", 조동일.김홍규 편, 판소리의 이해 [창작과 비평사, 1978]) 이는 주로
'진양'과 '중모리'의 장단에 '계면조'가 결합하여 불리는 '비장'의 표현양상과는 구
별되는 특징인데, 육담이 본질적으로 골계미를 함축하고 있고 비장미와는 거리
가 멀다는 점에서 이러한 현상은 당연하다 할 것이다.
판소리 공연 현장에서 육담은 거의 예외없이 청중의 웃음을 유발시킨다. 박동
진 명창의 공연을 예로 들어 볼 때, 즉흥적으로든 본래 있던 이야기이든 그가
육담을 구사할 때마다 청중은 언제나 웃는 반응을 보였다. 웃음을 유발함으로써
청중과 명창의 거리는 더욱 가까워지고 청중은 판소리의 세계에 더욱 몰입하면
서 심리적 카타르시스를 맛보게 되는 것이다. 특히 박동진 명창은 맨 처음 소리
판을 이끌어 갈 때 혹은 판이 지루하게 느껴져 객석의 분위기가 산만하게 느껴
질 때 걸쭉한 욕지거리나 육담을 늘어놓았다. 이렇듯 공연 현장에서 육담은 판
의 분위기를 새롭게 하면서 역동적인 기운을 불러일으키는 기능을 수행하는 것
이다.
5. 마무리
이상에서 판소리에 나타난 육담의 미적 특질과 공연현장에서의 기능에 대해
살펴 보았다.
육담은 기본적으로 민중언어적 성격을 지니고 있는데 역사적으로 점차 약화되
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육담은 골계의 범주에서 그 미적 특질을 구명할 수 있
는 바, 해학과 풍자의 두 측면으로 나누어 논의하였다. 또한 육담은 인간의 본성
을 긍정하는 에로티즘을 기저에 깔고 있다. 특히 육담은 공연현장에서 판의 분
위기를 환기시키며 청중의 웃음을 유발함으로써 심리적 카타르시스를 맛보게 한
다.
오늘날 판소리는 아니리보다는 창을 중시하고, 세련된 성음과 단아한 발림으
로 짜여진 소리에 청중은 더욱 갈채를 보내는 경향이 있다. 그리고 본래 판소리
의 멋이라 할 수 있는 걸쭉한 재담이나 육담은 점차 소거되는 방향으로 나아가
고 있다. 이른바 '고제 판소리'는 잔기교 대신 통성을 위주로 소리를 했고 근경
을 그리느라(주24:사설의 내용을 음악적으로 표현할 때 사실적으로 그려낸다는
의미로, 흔히 '이면에 맞게 소리한다'는 뜻이다) 발림도 멋들어지게 했으며 질펀
한 대목도 많았다고 한다. 판소리에서 육담이 살아날 때 소리판도 살아나는 것
이 아닐까.
이상에서 판소리에 나타난 육담의 미적 특질과 공연현장에서의 기능에 대해
살펴 보았다.
육담은 기본적으로 민중언어적 성격을 지니고 있는데 역사적으로 점차 약화되
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육담은 골계의 범주에서 그 미적 특질을 구명할 수 있
는 바, 해학과 풍자의 두 측면으로 나누어 논의하였다. 또한 육담은 인간의 본성
을 긍정하는 에로티즘을 기저에 깔고 있다. 특히 육담은 공연현장에서 판의 분
위기를 환기시키며 청중의 웃음을 유발함으로써 심리적 카타르시스를 맛보게 한
다.
오늘날 판소리는 아니리보다는 창을 중시하고, 세련된 성음과 단아한 발림으
로 짜여진 소리에 청중은 더욱 갈채를 보내는 경향이 있다. 그리고 본래 판소리
의 멋이라 할 수 있는 걸쭉한 재담이나 육담은 점차 소거되는 방향으로 나아가
고 있다. 이른바 '고제 판소리'는 잔기교 대신 통성을 위주로 소리를 했고 근경
을 그리느라(주24:사설의 내용을 음악적으로 표현할 때 사실적으로 그려낸다는
의미로, 흔히 '이면에 맞게 소리한다'는 뜻이다) 발림도 멋들어지게 했으며 질펀
한 대목도 많았다고 한다. 판소리에서 육담이 살아날 때 소리판도 살아나는 것
이 아닐까.
구비전승에 나타난 성적사유의 실상과 기물 타령 (김헌선 : 경기대 교수)
1. 머리말
본고는 구비전승 가운데 성적 사유를 표현한 자료를 대상으로 논의를 전개하
고자 한다. 흔히 이런 자료는 실제로 사적으로 즐기면서 공적으로 금기하는 것
이어서 과연 공적인 연구 주제가 될 수 있는가 하는 주저 때문에 학술적 접근이
거의 불가능한 영역이다. 그러나 성적 관계를 통해서 인간이 번식을 지속해왔듯
이 인간의 성적 관념은 번식의 수단으로서 뿐만 아니라 인류문화창조의 저층적
구실을 해왔다. 따라서 인간의 관념이해의 방식으로 성적표현이나 상징을 통해
서 접근하는 것은 또한 필요하고도 절실한 과제가 아닐 수 없다.
성적 관념을 표현하는 방식은 구체적인 자료에서부터 음담패설, 욕설, 성적 상
징을 구조적으로 결합하는 것 등으로 매우 다양하게 나타난다. 구체적인 표현물
에서부터 무형의 상징물 표현까지 그 종류가 다양하기 이를 데 없다. 따라서 광
범위한 영역을 유형별로 구분하자면 여러 가지가 되겠으나, 본고의 논거를 위해
서 임의적 분류를 시도하면 다음과 같다.
구비전승 : 말로 전승되는 욕설, 음담, 육담, 성적 상징과 표현, 전체 설화의
부분, 문헌전승 : 말로 전승되는 성적표현의 정착, 개인적으로 표현.창작된 창작
물, 물질전승 : 춘화(운우도, 춘위도, 성희도), 조각, 도자기, 성적표현과 상징, 신
앙적 표현물
1. 머리말
본고는 구비전승 가운데 성적 사유를 표현한 자료를 대상으로 논의를 전개하
고자 한다. 흔히 이런 자료는 실제로 사적으로 즐기면서 공적으로 금기하는 것
이어서 과연 공적인 연구 주제가 될 수 있는가 하는 주저 때문에 학술적 접근이
거의 불가능한 영역이다. 그러나 성적 관계를 통해서 인간이 번식을 지속해왔듯
이 인간의 성적 관념은 번식의 수단으로서 뿐만 아니라 인류문화창조의 저층적
구실을 해왔다. 따라서 인간의 관념이해의 방식으로 성적표현이나 상징을 통해
서 접근하는 것은 또한 필요하고도 절실한 과제가 아닐 수 없다.
성적 관념을 표현하는 방식은 구체적인 자료에서부터 음담패설, 욕설, 성적 상
징을 구조적으로 결합하는 것 등으로 매우 다양하게 나타난다. 구체적인 표현물
에서부터 무형의 상징물 표현까지 그 종류가 다양하기 이를 데 없다. 따라서 광
범위한 영역을 유형별로 구분하자면 여러 가지가 되겠으나, 본고의 논거를 위해
서 임의적 분류를 시도하면 다음과 같다.
구비전승 : 말로 전승되는 욕설, 음담, 육담, 성적 상징과 표현, 전체 설화의
부분, 문헌전승 : 말로 전승되는 성적표현의 정착, 개인적으로 표현.창작된 창작
물, 물질전승 : 춘화(운우도, 춘위도, 성희도), 조각, 도자기, 성적표현과 상징, 신
앙적 표현물
2. 성적사유의 구비전승적 층위
성적사유가 담겨진 구비전승은 무척 다양하다. 구비전승은 언어예술의 특징을
함축하고 있기 때문에 매우 신중하게 접근할 필요가 있다. 우선 언어예술은 일
방적으로 고차원적 표현이나 주제로만 한정하지 말자는 제안을 하고 싶다.
예술이 특정하게 현실을 반영하는 방식이긴 하지만, 언어예술이라는 점에서
구비전승은 폭넓은 담당층과 다기한 의식의 표현물이기 때문에 고차원과 저차원
의 다채로운 반영이나 변형을 나타내고 있는 점에 주목해야 마땅하다.
예컨대 봉산탈춤에는 재담의 다면적 면모가 두드러지는데, 우선 상극적인 언
어표현을 인용하도록 하겠다.
1. 영감 : (누운채로) 야아, 좋기는 정말 좋구나. 그놈의 곳이 험하기도 험하다.
솔잎이 좌우로 우거지고 산고곡심한데, ... 이년이 씹중방을 꺽어 놓겠다.
2. 미얄 : (한편에 서 있던 용산 삼개 털머리집을 가리키며) 이놈의 영감, 저렇
게 고운 년을 얻어두었으니까 나를 미워라고 흉만 내지. 이별하면 같이 이별하
고 미워하면 같이 미워하지, 어느 년의 씹에는 금테두리 했나. (이두현, 한국의
가면극, 일지사, 1980)
인용한 문면은 봉산탈춤 미얄과장의 두 대목이다. 영감의 말과 미얄의 말은
차마 머리를 들 수 없을 정도로 저속하고 외설스러운 욕설이다. 영감의 말은 점
잖게 나오다가 '씹중방'으로 바뀌면서 격해졌다. 미얄의 말 역시 양반의 영감의
배반과 덜머리집을 보고 분을 내면서 똑같은 여자임을 주장하는 말 가운데 다
같은 밑천임을 이렇게 강조한다. 탈춤의 재담은 난해하고 어려운 말과 쉽고도
상스러운 말이 함께 등장한다. 이 가운데 후자를 거세시킨다면 탈춤재담은 생명
을 잃고 예술적 가치를 잃는 것은 지극히 당연하다. 따라서 이러한 언어층위의
아정한 문체와 비속한 문체는 두 가지 모두 중시되어야 마땅하다. 비속한 문체
는 일상에서 감정적 표현, 특히 원색적인 모욕이나 감정의 저층을 표현을 할 때
에 쓰인다. 이때에 인간의 본질적인 면모가 다기하게 나타나는데 욕설이나 육담
이 두루 쓰이게 마련이다. 탈춤 재담에 보이는 미얄의 외설스러운 표현은 오히
려 인간다운 정감을 나타내는데, 훨씬 효용이 높은 표현이라고 할 수 있다. 탈로
얼굴을 가리자 사뭇 거침없는 표현과 행위가 가능해진 셈이다.
구비전승이 언어예술이므로 특정한 언어 층위나 의식을 고집하면서 고차원으
로 해석할 수 없다는 것이 이제 너무나 자명해졌다. 지금까지 모두 고차원의 표
현과 주제에 집착했으나, 이제는 저차원의 표현과 주제에 각도를 달리해서 논의
할 필요가 있다. 구비 전승 가운데 그 핵심이 변하지 않고, 줄곧 지속성을 은밀
하게 전승하고 있는 것이 곧 욕설을 위시한 저차원의 표현과 상징이라 하겠다.
또한 고차원의 표현과 주제 역시 저차원의 표현과 상징임을 암시와 은유를 통해
서 승화시킨 것임을 부인하기 어렵다.
성에 근거한 성적 사유의 구비전승적 층위를 시론적으로 구분하면 다음과 같
다.
ㄱ. 욕설
욕설은 성적 사유의 구비전승적 층위에 기본적 골격을 이룬다. 구비전승 가운
데 가장 단문이면서 인간의 기본의식과 정감을 알 수 있는 층위이다. 수수께끼
나 속담보다 훨씬 짧다. 예컨대 좇같이, 좇 같은 것, 좇나게, 씹새끼, 씹할년, 제
밀할, 니미할 등이 이러한 사례가 된다.
ㄴ. 속담과 수수께끼 및 속신어
욕설보다 직접적이거나 짧지 않은 것이다. 대단히 상징적이거나 은유적인 성
격을 지닌 구비전승적 층위이다. 예컨대 "볶은 콩과 여자는 곁에 두고 못잔다.",
"각시그루는 다홍치마 적에 앉힌다." 등이 적절한 예가 된다. "아침에 여자보면
재수가 없다." 등의 관념도 같은 차원에서 논의될 수 있는 것이다.
ㄷ. 육담
육담은 단형서사체이면서 밀도 짙은 성적 비유나 상징 및 은유를 사용한다는
점에 독자성이 있다. 또는 서사성이 없다 하더라도 일정한 계열체로 되어 있다
는 점에서 간절한 뜻이 담긴다. 언어유희나 성적 교감이 주된 내용이 된다.
ㄹ. 구미공식구로 된 성기 묘사
구비율문에서 일정한 단위로 엮어지면서 구비공식구를 갖추고 있는 것들이다.
예컨대 민요, 잡가, 판소리, 무가 등에서 발견되는 공식구들이 그러한 사례가 되
겠다. 특히 이러한 표현 단위들이 기물타령이라고 해서 본격적으로 다룰 필요를
느낀다.
ㅁ. 성적 사유가 변형되어 고차원의 화소로 남아 있는 사례
월경이 매우 중요한 상징으로 남아 있다. 특히 무가, 설화, 고소설 등에서 여
성이 남성주인공과 만나는 장면에서 성적 경혈이나 경도는 특징적으로 변형되어
나타난다. 우선 서사무가에서 "삼공본풀이", "세경본풍이", "바리공주" 등이 곧
그러한 장면을 함축하고 있는 사례이다. 설화에서 왕건, 이성계, 화성 제부도 최
씨녀, 김동지와 하단금의 설화, 문헌설화에서도 보이는 평강공주, 선화공주 등도
성장한 여성이 경혈로 등장하는 과정으로 나타난다. 불교설화에서도 원효가 만
난 백의관음(개짐 빠는 여인), 노힐부득과 달달박박이 만난 보살 등도 동일한 차
원으로 이해할 수 있는 것이다.
이상의 ㄱ, ㄴ, ㄷ, ㄹ, ㅁ은 각기 독립되어 존재하지 않는다. 서로 겹치기도 하
고 다른 문면에 삽입되어서 변용되고 복합되기 때문이다. 또한 ㄱ, ㄴ, ㄷ, ㄹ, ㅁ
과는 무관하게 또는 유관하게 행위전승과 더불어서 남아있는 층위도 설정할 수
있겠기 때문이다. 예컨대 궁중나인들이 육의전에 와서 상긋 웃으면서 검지를 구
부리면 크기에 따라 각좆(각신)을 팔았다든지, 손가락으로 성교를 흉내내거나 감
자먹이기 등도 오래도록 우리에게 남아있는 행위전승이라 할 수 있다. 그런데
이 방면의 연구가 미흡해서 아직은 행위전승의 실체가 안잡히고 있어서 안타깝
다.
ㄱ에서 ㅁ까지는 구비전승에 나타난 언어예술적 층위를 단계적으로 설명할 수
있는 좋은 틀을 제공하는 것이다. 우리가 구사하는 일상적 담화에서부터 복합적
인 구비전승물에 이르기까지 복잡다단하게 얽혀있는 모습을 확인할 수 있다. 구
비산문이든 구비율문이든 성적사유나 상징을 풍부하게 갖추고 있다. 인간의 겉
마음과는 다르게 인간의 속마음에 자리잡고 있는 무의식적 충동의 표현이 구비
전승에 드넓게 분포되고 있음을 확인하게 된다.
저차원적 언어표현이나 고차원적 언어표현은 둘다 소중하다. 지금까지 연구가
고차원적 언어표현이나 구조, 주제에 경도되었기 때문에 구비전승의 다양한 측
면이 폭넓게 드러나지 못했다고 생각한다. 따라서 저차원적인 언어표현도 무시
할 수 없다. 구비전승의 폭넓은 언어층위에 대한 언급에 유념하면서 다면적접근
을 시도할 필요가 있겠다.
성적사유가 담겨진 구비전승은 무척 다양하다. 구비전승은 언어예술의 특징을
함축하고 있기 때문에 매우 신중하게 접근할 필요가 있다. 우선 언어예술은 일
방적으로 고차원적 표현이나 주제로만 한정하지 말자는 제안을 하고 싶다.
예술이 특정하게 현실을 반영하는 방식이긴 하지만, 언어예술이라는 점에서
구비전승은 폭넓은 담당층과 다기한 의식의 표현물이기 때문에 고차원과 저차원
의 다채로운 반영이나 변형을 나타내고 있는 점에 주목해야 마땅하다.
예컨대 봉산탈춤에는 재담의 다면적 면모가 두드러지는데, 우선 상극적인 언
어표현을 인용하도록 하겠다.
1. 영감 : (누운채로) 야아, 좋기는 정말 좋구나. 그놈의 곳이 험하기도 험하다.
솔잎이 좌우로 우거지고 산고곡심한데, ... 이년이 씹중방을 꺽어 놓겠다.
2. 미얄 : (한편에 서 있던 용산 삼개 털머리집을 가리키며) 이놈의 영감, 저렇
게 고운 년을 얻어두었으니까 나를 미워라고 흉만 내지. 이별하면 같이 이별하
고 미워하면 같이 미워하지, 어느 년의 씹에는 금테두리 했나. (이두현, 한국의
가면극, 일지사, 1980)
인용한 문면은 봉산탈춤 미얄과장의 두 대목이다. 영감의 말과 미얄의 말은
차마 머리를 들 수 없을 정도로 저속하고 외설스러운 욕설이다. 영감의 말은 점
잖게 나오다가 '씹중방'으로 바뀌면서 격해졌다. 미얄의 말 역시 양반의 영감의
배반과 덜머리집을 보고 분을 내면서 똑같은 여자임을 주장하는 말 가운데 다
같은 밑천임을 이렇게 강조한다. 탈춤의 재담은 난해하고 어려운 말과 쉽고도
상스러운 말이 함께 등장한다. 이 가운데 후자를 거세시킨다면 탈춤재담은 생명
을 잃고 예술적 가치를 잃는 것은 지극히 당연하다. 따라서 이러한 언어층위의
아정한 문체와 비속한 문체는 두 가지 모두 중시되어야 마땅하다. 비속한 문체
는 일상에서 감정적 표현, 특히 원색적인 모욕이나 감정의 저층을 표현을 할 때
에 쓰인다. 이때에 인간의 본질적인 면모가 다기하게 나타나는데 욕설이나 육담
이 두루 쓰이게 마련이다. 탈춤 재담에 보이는 미얄의 외설스러운 표현은 오히
려 인간다운 정감을 나타내는데, 훨씬 효용이 높은 표현이라고 할 수 있다. 탈로
얼굴을 가리자 사뭇 거침없는 표현과 행위가 가능해진 셈이다.
구비전승이 언어예술이므로 특정한 언어 층위나 의식을 고집하면서 고차원으
로 해석할 수 없다는 것이 이제 너무나 자명해졌다. 지금까지 모두 고차원의 표
현과 주제에 집착했으나, 이제는 저차원의 표현과 주제에 각도를 달리해서 논의
할 필요가 있다. 구비 전승 가운데 그 핵심이 변하지 않고, 줄곧 지속성을 은밀
하게 전승하고 있는 것이 곧 욕설을 위시한 저차원의 표현과 상징이라 하겠다.
또한 고차원의 표현과 주제 역시 저차원의 표현과 상징임을 암시와 은유를 통해
서 승화시킨 것임을 부인하기 어렵다.
성에 근거한 성적 사유의 구비전승적 층위를 시론적으로 구분하면 다음과 같
다.
ㄱ. 욕설
욕설은 성적 사유의 구비전승적 층위에 기본적 골격을 이룬다. 구비전승 가운
데 가장 단문이면서 인간의 기본의식과 정감을 알 수 있는 층위이다. 수수께끼
나 속담보다 훨씬 짧다. 예컨대 좇같이, 좇 같은 것, 좇나게, 씹새끼, 씹할년, 제
밀할, 니미할 등이 이러한 사례가 된다.
ㄴ. 속담과 수수께끼 및 속신어
욕설보다 직접적이거나 짧지 않은 것이다. 대단히 상징적이거나 은유적인 성
격을 지닌 구비전승적 층위이다. 예컨대 "볶은 콩과 여자는 곁에 두고 못잔다.",
"각시그루는 다홍치마 적에 앉힌다." 등이 적절한 예가 된다. "아침에 여자보면
재수가 없다." 등의 관념도 같은 차원에서 논의될 수 있는 것이다.
ㄷ. 육담
육담은 단형서사체이면서 밀도 짙은 성적 비유나 상징 및 은유를 사용한다는
점에 독자성이 있다. 또는 서사성이 없다 하더라도 일정한 계열체로 되어 있다
는 점에서 간절한 뜻이 담긴다. 언어유희나 성적 교감이 주된 내용이 된다.
ㄹ. 구미공식구로 된 성기 묘사
구비율문에서 일정한 단위로 엮어지면서 구비공식구를 갖추고 있는 것들이다.
예컨대 민요, 잡가, 판소리, 무가 등에서 발견되는 공식구들이 그러한 사례가 되
겠다. 특히 이러한 표현 단위들이 기물타령이라고 해서 본격적으로 다룰 필요를
느낀다.
ㅁ. 성적 사유가 변형되어 고차원의 화소로 남아 있는 사례
월경이 매우 중요한 상징으로 남아 있다. 특히 무가, 설화, 고소설 등에서 여
성이 남성주인공과 만나는 장면에서 성적 경혈이나 경도는 특징적으로 변형되어
나타난다. 우선 서사무가에서 "삼공본풀이", "세경본풍이", "바리공주" 등이 곧
그러한 장면을 함축하고 있는 사례이다. 설화에서 왕건, 이성계, 화성 제부도 최
씨녀, 김동지와 하단금의 설화, 문헌설화에서도 보이는 평강공주, 선화공주 등도
성장한 여성이 경혈로 등장하는 과정으로 나타난다. 불교설화에서도 원효가 만
난 백의관음(개짐 빠는 여인), 노힐부득과 달달박박이 만난 보살 등도 동일한 차
원으로 이해할 수 있는 것이다.
이상의 ㄱ, ㄴ, ㄷ, ㄹ, ㅁ은 각기 독립되어 존재하지 않는다. 서로 겹치기도 하
고 다른 문면에 삽입되어서 변용되고 복합되기 때문이다. 또한 ㄱ, ㄴ, ㄷ, ㄹ, ㅁ
과는 무관하게 또는 유관하게 행위전승과 더불어서 남아있는 층위도 설정할 수
있겠기 때문이다. 예컨대 궁중나인들이 육의전에 와서 상긋 웃으면서 검지를 구
부리면 크기에 따라 각좆(각신)을 팔았다든지, 손가락으로 성교를 흉내내거나 감
자먹이기 등도 오래도록 우리에게 남아있는 행위전승이라 할 수 있다. 그런데
이 방면의 연구가 미흡해서 아직은 행위전승의 실체가 안잡히고 있어서 안타깝
다.
ㄱ에서 ㅁ까지는 구비전승에 나타난 언어예술적 층위를 단계적으로 설명할 수
있는 좋은 틀을 제공하는 것이다. 우리가 구사하는 일상적 담화에서부터 복합적
인 구비전승물에 이르기까지 복잡다단하게 얽혀있는 모습을 확인할 수 있다. 구
비산문이든 구비율문이든 성적사유나 상징을 풍부하게 갖추고 있다. 인간의 겉
마음과는 다르게 인간의 속마음에 자리잡고 있는 무의식적 충동의 표현이 구비
전승에 드넓게 분포되고 있음을 확인하게 된다.
저차원적 언어표현이나 고차원적 언어표현은 둘다 소중하다. 지금까지 연구가
고차원적 언어표현이나 구조, 주제에 경도되었기 때문에 구비전승의 다양한 측
면이 폭넓게 드러나지 못했다고 생각한다. 따라서 저차원적인 언어표현도 무시
할 수 없다. 구비전승의 폭넓은 언어층위에 대한 언급에 유념하면서 다면적접근
을 시도할 필요가 있겠다.
3. 성적 사유의 구체적 검토 - 구비공식구의 기능을 예증으로 삼아
이제 성적 사유의 한 가닥을 검토하기로 하겠다. 공교롭게도 이 방면의 자료
가 수집되어서 그 결과를 이용하여 논의를 할 수 있게 되었다. 설화, 민요, 잡가,
무가, 판소리 등에 성기 묘사의 구비전승이 풍부하게 남아 있다. 우선 차례대로
자료를 검토하고 총괄적인 논의를 전개하도록 하겠다.
이제 성적 사유의 한 가닥을 검토하기로 하겠다. 공교롭게도 이 방면의 자료
가 수집되어서 그 결과를 이용하여 논의를 할 수 있게 되었다. 설화, 민요, 잡가,
무가, 판소리 등에 성기 묘사의 구비전승이 풍부하게 남아 있다. 우선 차례대로
자료를 검토하고 총괄적인 논의를 전개하도록 하겠다.
3.1 박초향의 잡가 '지타령'
박초향은 판소리를 전수받았으나 이 방면으로 성장하지 못한 예인이다. 박초
향은 품바타령과 곱사춤(병신춤)을 잘 하는데, '지타령' 역시 이 때에 부르는 것
이다. '지타령'은 먼저 부르고, 곱사등이가 자신의 성기를 만지면서 용두질을 하
는 것을 춤으로 승화시켜서 '용두질춤'을 개발하였다. 따라서 구비전승과 행위전
승이 잘 결합된 본보기라 하겠다. 치마섶을 잡아서 남자의 성기를 상징물로 삼
는 것도 인상적이다.
여기서 주목되는 바는 정상인의 성기와 성기에 대한 노래가 아니라는 점이다.
코도 흘리고 눈꼽도 끼어 있는 병신이면서도 성적 갈망이 풍부한 노래와 행위를
보여주는 것은 대단히 역설적인 의미를 갖는다. 그리고 남녀의 성기가 결합하고
서로 절실하게 필요하다고 하는 점을 도달점으로 삼고 있어서 정상적인 성을 희
망하는 비정상인의 염원이 간절하게 표현되어 있다 하겠다.
박초향이 판소리를 완전히 전수하지 못해서 악, 가, 무를 겸하는 예인으로 전
락한데서 '지타령'의 탄생을 엿볼 수 있다. 그러나 박초양의 '지타령'은 결코 우연
한 탄생이라고 보기 어렵다. 잠재적으로 전승되는 다양한 기물타령을 행위전승
과 함께 새롭게 계승했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그런데 박초향의 '지타령'은 실제와 다르다. 앞 대목은 여성성기에 관한 묘사
이고, 후렴부분은 남성성기와 필요성을 간절하게 묘사하고 있다. 남성성기의 중
요성을 언급하기 위해서 여성성기의 생김새를 묘사하고, 남성성기와 여성성기의
궁극적 결합이 이상적인 것임을 나타낸다.
박초향은 판소리를 전수받았으나 이 방면으로 성장하지 못한 예인이다. 박초
향은 품바타령과 곱사춤(병신춤)을 잘 하는데, '지타령' 역시 이 때에 부르는 것
이다. '지타령'은 먼저 부르고, 곱사등이가 자신의 성기를 만지면서 용두질을 하
는 것을 춤으로 승화시켜서 '용두질춤'을 개발하였다. 따라서 구비전승과 행위전
승이 잘 결합된 본보기라 하겠다. 치마섶을 잡아서 남자의 성기를 상징물로 삼
는 것도 인상적이다.
여기서 주목되는 바는 정상인의 성기와 성기에 대한 노래가 아니라는 점이다.
코도 흘리고 눈꼽도 끼어 있는 병신이면서도 성적 갈망이 풍부한 노래와 행위를
보여주는 것은 대단히 역설적인 의미를 갖는다. 그리고 남녀의 성기가 결합하고
서로 절실하게 필요하다고 하는 점을 도달점으로 삼고 있어서 정상적인 성을 희
망하는 비정상인의 염원이 간절하게 표현되어 있다 하겠다.
박초향이 판소리를 완전히 전수하지 못해서 악, 가, 무를 겸하는 예인으로 전
락한데서 '지타령'의 탄생을 엿볼 수 있다. 그러나 박초양의 '지타령'은 결코 우연
한 탄생이라고 보기 어렵다. 잠재적으로 전승되는 다양한 기물타령을 행위전승
과 함께 새롭게 계승했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그런데 박초향의 '지타령'은 실제와 다르다. 앞 대목은 여성성기에 관한 묘사
이고, 후렴부분은 남성성기와 필요성을 간절하게 묘사하고 있다. 남성성기의 중
요성을 언급하기 위해서 여성성기의 생김새를 묘사하고, 남성성기와 여성성기의
궁극적 결합이 이상적인 것임을 나타낸다.
3.2. 김황룡 무녀의 '공알타령'
김황룡 무녀가 구연하는 '공알타령'은 굿의 맨끝거리에 해당하는 뒷전에서 불
려지는 것이다. 뒷전은 따라온 잡귀귀신을 위하는 재차로서 굿놀이적 성격이 매
우 강한 굿거리이다. 뒷전에서는 흔히 무녀와 그 상대자가 설정되어 재담을 주
고 받으면서 전개되는데, 김황룡의 무녀 역시 동일한 진행을 보이고 있다. 뒷전
에서 섬기는 신들은 억울하게 죽은 영혼들이 대부분이다. 그래서, 잡귀귀신은 영
산, 수비, 잡귀 등의 독특한 이름을 가지고 있다. 여기서는 성적 결핍으로 죽은
'안달귀'와 '털달귀'를 모셔서 그들을 위하고 명복을 받는 과정이 제시되어 있다.
우선 무녀와 장고잽이의 재담이 예사롭지 않다. 과부와 홀아비인 신격이 등장
해서 서로 시집과 장가갈 것을 기뻐한다. 그러면서 이제 두 신격은 '아쉽고 궁하
던' 용두래질을 실컷 할 수 있게 되었다고 하면서 경사가 났다고 좋아한다. 바로
굿판이 그런 구실을 한 셈이다. 굿판의 기능은 신에게도 경사이거니와 인간에게
도 경사인데, 여기서는 굿판의 기능이 두 가지로 나타난 셈이다. 특히 뒷전에서
모시는 신격들은 억울한 사연을 가진 한스러운 영혼이기 때문에 그 인간적 성격
의 직능이 훨씬 두드러진다. 억울하게 죽은 인간이 곧 신으로 모셔지고 있기 때
문이다.
대동굿 덕분에 자신들이 궁합을 맞춰 결혼할 수 있었으므로 인간이 가장 좋아
하는 것으로 축원과 덕담을 한다. 그것이 곧 '공알타령'이다. 공알은 여자 성기의
음핵을 뜻하는 순수 우리말로써 여러 가지 종류를 일상에서 얻을 수 있는 소재
를 택해서 열거한다. 일상적 소재와 성이 만나고, 여자 성기의 종류를 열거하면
서 비속하고도 발랄한 웃음이 있다. 정작 마지막 대목이 흥미롭다. 장고잡이가
청중을 대신해서 대동굿에 온 만인간들에게 비속한 표현을 늘어 놓느냐고 나무
란다. 그러자 신격을 대변하는 무녀가 오히려 꾸짖는다. 만인간이 가장 좋아하는
것을 들어서 말하는 것이 당연하지, 의뭉스럽게 숨겨서 말하느냐는 것이다. 뒷전
의 성적 가치나 상징은 주술적인 것에 있다. 일상에 있는 성을 자연스럽게 제시
했다.
그런데 더욱 중요한 말이 있다. 만공알이 다 필요하지 않고, 좋다는 심성이 나
타난다. 곧 굿판에서 여성 중심의 세계;관이 일부일처, 가족중심의 방식으로 구
현된 셈이다. 무속특유의 생산성과 주술성이 나타난다.
김황룡 무녀가 구연하는 '공알타령'은 굿의 맨끝거리에 해당하는 뒷전에서 불
려지는 것이다. 뒷전은 따라온 잡귀귀신을 위하는 재차로서 굿놀이적 성격이 매
우 강한 굿거리이다. 뒷전에서는 흔히 무녀와 그 상대자가 설정되어 재담을 주
고 받으면서 전개되는데, 김황룡의 무녀 역시 동일한 진행을 보이고 있다. 뒷전
에서 섬기는 신들은 억울하게 죽은 영혼들이 대부분이다. 그래서, 잡귀귀신은 영
산, 수비, 잡귀 등의 독특한 이름을 가지고 있다. 여기서는 성적 결핍으로 죽은
'안달귀'와 '털달귀'를 모셔서 그들을 위하고 명복을 받는 과정이 제시되어 있다.
우선 무녀와 장고잽이의 재담이 예사롭지 않다. 과부와 홀아비인 신격이 등장
해서 서로 시집과 장가갈 것을 기뻐한다. 그러면서 이제 두 신격은 '아쉽고 궁하
던' 용두래질을 실컷 할 수 있게 되었다고 하면서 경사가 났다고 좋아한다. 바로
굿판이 그런 구실을 한 셈이다. 굿판의 기능은 신에게도 경사이거니와 인간에게
도 경사인데, 여기서는 굿판의 기능이 두 가지로 나타난 셈이다. 특히 뒷전에서
모시는 신격들은 억울한 사연을 가진 한스러운 영혼이기 때문에 그 인간적 성격
의 직능이 훨씬 두드러진다. 억울하게 죽은 인간이 곧 신으로 모셔지고 있기 때
문이다.
대동굿 덕분에 자신들이 궁합을 맞춰 결혼할 수 있었으므로 인간이 가장 좋아
하는 것으로 축원과 덕담을 한다. 그것이 곧 '공알타령'이다. 공알은 여자 성기의
음핵을 뜻하는 순수 우리말로써 여러 가지 종류를 일상에서 얻을 수 있는 소재
를 택해서 열거한다. 일상적 소재와 성이 만나고, 여자 성기의 종류를 열거하면
서 비속하고도 발랄한 웃음이 있다. 정작 마지막 대목이 흥미롭다. 장고잡이가
청중을 대신해서 대동굿에 온 만인간들에게 비속한 표현을 늘어 놓느냐고 나무
란다. 그러자 신격을 대변하는 무녀가 오히려 꾸짖는다. 만인간이 가장 좋아하는
것을 들어서 말하는 것이 당연하지, 의뭉스럽게 숨겨서 말하느냐는 것이다. 뒷전
의 성적 가치나 상징은 주술적인 것에 있다. 일상에 있는 성을 자연스럽게 제시
했다.
그런데 더욱 중요한 말이 있다. 만공알이 다 필요하지 않고, 좋다는 심성이 나
타난다. 곧 굿판에서 여성 중심의 세계;관이 일부일처, 가족중심의 방식으로 구
현된 셈이다. 무속특유의 생산성과 주술성이 나타난다.
3.3. 판소리 '변강쇠가'의 기물타령
'변강쇠가'는 성을 본격적 주제로 내세운 작품이다. 그러나 이 주제에 대해서
는 정작 심도 있는 논의가 마련되지 않았다. '변강쇠가'의 기물타령은 변강쇠와
옹녀의 관찰과 공격으로 이어진다. 그런데 이들의 대화는 매우 음탕하지 않고
절실하다. 우선 이들의 관찰이 시간적 성과를 지니면서 변모되고 있다. 다시 말
해서 묘사의 단계가 단순한 외부 관찰에서 성적 관계의 지속에 따른 성기 자체
의 변화과정을 함축한다. 이 점은 변강쇠의 기물타령에서도 마찬가지로 나타난
다.
아울러서 이들이 서로 빗대고 있는 성기의 표현과 배유가 자신들에게 절실한
욕구로 대치되어 표현된다. 변강쇠와 옹녀는 성기를 밑천삼아 사는 인물이다. 그
러나 성적 욕구가 곧 현실적 대응력을 갖추지 못한다. 그래서 성적 욕망과 현실
적 결핍이 상호작용을 일으켜서 실제적 삶이 희망적인 모습으로 나타난다. 곶감,
으름, 조계, 영계 등이 옹녀의 성기에서 발현되었으며, 물방아, 절굿대, 쇠꼬삐,
걸랑 등이 강쇠의 성기에서 발현되었다. 그런데 옹녀는 제사상으로 비교되고, 강
쇠는 세간살이로 비교되었다. 옹녀의 그것은 성스럽고 여유로운 다산과 풍요를
상징하는 성과 속이 겸비되었지만, 강쇠의 그것은 일상에서 꼭 필요한 노동의
상징으로 나타났다. 남성과 여성의 성기가 갖는 외형적 상징이 내면적 깊이에서
도 절실하게 맞물려 나타났다는 점을 알 수 있다. 이들의 과도한 성적 집착이
결국 신성, 속세, 노동을 부족하게 했다. 매우 심도있는 주제가 구현된 것이다.
'변강쇠가'는 성을 본격적 주제로 내세운 작품이다. 그러나 이 주제에 대해서
는 정작 심도 있는 논의가 마련되지 않았다. '변강쇠가'의 기물타령은 변강쇠와
옹녀의 관찰과 공격으로 이어진다. 그런데 이들의 대화는 매우 음탕하지 않고
절실하다. 우선 이들의 관찰이 시간적 성과를 지니면서 변모되고 있다. 다시 말
해서 묘사의 단계가 단순한 외부 관찰에서 성적 관계의 지속에 따른 성기 자체
의 변화과정을 함축한다. 이 점은 변강쇠의 기물타령에서도 마찬가지로 나타난
다.
아울러서 이들이 서로 빗대고 있는 성기의 표현과 배유가 자신들에게 절실한
욕구로 대치되어 표현된다. 변강쇠와 옹녀는 성기를 밑천삼아 사는 인물이다. 그
러나 성적 욕구가 곧 현실적 대응력을 갖추지 못한다. 그래서 성적 욕망과 현실
적 결핍이 상호작용을 일으켜서 실제적 삶이 희망적인 모습으로 나타난다. 곶감,
으름, 조계, 영계 등이 옹녀의 성기에서 발현되었으며, 물방아, 절굿대, 쇠꼬삐,
걸랑 등이 강쇠의 성기에서 발현되었다. 그런데 옹녀는 제사상으로 비교되고, 강
쇠는 세간살이로 비교되었다. 옹녀의 그것은 성스럽고 여유로운 다산과 풍요를
상징하는 성과 속이 겸비되었지만, 강쇠의 그것은 일상에서 꼭 필요한 노동의
상징으로 나타났다. 남성과 여성의 성기가 갖는 외형적 상징이 내면적 깊이에서
도 절실하게 맞물려 나타났다는 점을 알 수 있다. 이들의 과도한 성적 집착이
결국 신성, 속세, 노동을 부족하게 했다. 매우 심도있는 주제가 구현된 것이다.
3.4. 이영학과 곽용오의 '음양경문' 등
이 자료는 매우 독특하다. 설화인데도 불구하고 내용의 전체적 전개는 '변강쇠
가'의 그것과 일치한다. 판소리의 기물타령을 차용한 것인지 아니면 독자적인 전
승의 결과인지 알기 어렵다. 만약에 후자의 경우라면 뿌리 깊은 구비전승의 저
층을 확인할 수 있겠다. 부분적으로 변이가 있으나, 의미의 문맥은 판소리보다
훨씬 분명하다.
이뿐만 아니라, 이영학과 곽용오가 말하고 있는 음물과 양물의 종류를 말해주
는 부분이 더욱 흥미롭다. 남성 위주의 성적 최음을 위해서 자신의 체험결과로
말하는 음물과 양물의 종류를 열거하는 현상을 흔히 이야기판에서 만나게 되는
데, 이영학과 곽용오는 아마도 그러한 이야기꾼의 전례가 아닌가 한다. 이영학과
곽용오는 주거지가 다른데도 불구하고, 이러한 동일한 유형의 각편이 전승되는
것은 인간의 무의식적 기저 층위가 일치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이 자료는 매우 독특하다. 설화인데도 불구하고 내용의 전체적 전개는 '변강쇠
가'의 그것과 일치한다. 판소리의 기물타령을 차용한 것인지 아니면 독자적인 전
승의 결과인지 알기 어렵다. 만약에 후자의 경우라면 뿌리 깊은 구비전승의 저
층을 확인할 수 있겠다. 부분적으로 변이가 있으나, 의미의 문맥은 판소리보다
훨씬 분명하다.
이뿐만 아니라, 이영학과 곽용오가 말하고 있는 음물과 양물의 종류를 말해주
는 부분이 더욱 흥미롭다. 남성 위주의 성적 최음을 위해서 자신의 체험결과로
말하는 음물과 양물의 종류를 열거하는 현상을 흔히 이야기판에서 만나게 되는
데, 이영학과 곽용오는 아마도 그러한 이야기꾼의 전례가 아닌가 한다. 이영학과
곽용오는 주거지가 다른데도 불구하고, 이러한 동일한 유형의 각편이 전승되는
것은 인간의 무의식적 기저 층위가 일치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3.5. 민요 '구멍타령'과 '음부타령' 등
민요에도 풍부한 기물타령이 전승된다. 전승주체가 누구인가에 따라서 기물타
령의 종류가 달라질 뿐만 아니라, 민요의 기능이 어떠한가에 따라서도 기물타령
의 쓰임새가 조금씩 달라진다. 그러나 여성들이 전승하는 '음부타령'은 위에서
살펴보았던 기물타령의 구비전승의 측면을 확인할 수 있고, 여성 나름의 독자적
인 변용이 이루어져 있다. 여성 자신의 성기에서 대툐령과 경상감사등이 모두
나왔다고 하는 전제가 동일하게 마련되어 있기 때문이다.
민요에도 풍부한 기물타령이 전승된다. 전승주체가 누구인가에 따라서 기물타
령의 종류가 달라질 뿐만 아니라, 민요의 기능이 어떠한가에 따라서도 기물타령
의 쓰임새가 조금씩 달라진다. 그러나 여성들이 전승하는 '음부타령'은 위에서
살펴보았던 기물타령의 구비전승의 측면을 확인할 수 있고, 여성 나름의 독자적
인 변용이 이루어져 있다. 여성 자신의 성기에서 대툐령과 경상감사등이 모두
나왔다고 하는 전제가 동일하게 마련되어 있기 때문이다.
3.6. 총괄적 논의
기물타령 하나를 통해서 이것이 단순한 성적 욕구의 소산이 아님을 확인하였
다. 전수의 유형은 매우 골격이 흡사하면서도 각기 쓰임새에 차이가 있는데, 비
정상적인 인물의 성적 충족 희망, 성적 표현을 통한 주술성과 익살의 획득, 현실
적 보상심리를 통한 성적 결핍과 충족의 문제, 여성성기에서 산출되는 인물의
평등성 등이 갈래를 넘어서 다채롭게 구현되어 있음을 확인하게 되었다.
기물타령은 여성의 성기 묘사나 남성의 성기 묘사를 집중적으로 보여주는 구
비전승의 삽입가요에 해당한다. 기물타령은 구비산문이든 구비율문이든 보편적
으로 나타나며, 갈래나 전승주체에 따라서 미세한 변화를 보이며 쓰이고 있다.
구비산문과 구비율문에 보이는 기물타령은 인간의 무의식적 욕망에서 산출되는
공통점을 지니고 있다. 성적 최음을 목적으로 하는 남성중심의 사고가 돋보이는
구비산문의 기물타령도 있지만, 이와는 다르게 여성들이 전승하는 기물타령이나
특정 담당층의 기물타령은 주술성과 세상살이의 험난함을 보여주는데 주요한 기
능을 담당하고 있다.
요컨대 기물타령은 금기시해야 할 대상이 아니라, 인간의 성적충족을 위한 성
적 사유에서 비롯되는 아주 요긴한 구비공식구임을 명확하게 인식할 수 있다.
남성성기(기물) 조사자료
1. 박초향의 잡가 '지타령'
지타령을 들어봐 ㅇ지타령을 들어요 이상하고도 맹긴가 금도치로 무엿는지 올
바르게도 째졌네 콩밭풋밭을 갈았는지 동백꽃이 완연하고 ㅇ미실곶감을 먹었느
지 감시가 두리대하고 칠년대한 가물음에 마르지 않은 음양수 물은 하량 고여
있고 도리동산을 뚫여보니 한량없이 들어간다. (후렴) ㅇ지야 ㅇ지야 너 자량마
라 ㅇ지가 없으면 쇠말뚝된다. ㅇ지야 ㅇ지야 너 자랑마라 ㅇ지가 없으면 쥐구
명된다. (정명호, 민속기행, 눈빛, 1992, 178면)
2. 김황룡 무녀의 '공알타령'
무 : 나는 과부 죽은 안달기야. 나는 홀아비죽은 털털기야. 장구산 명산에 오
면 오만 소원 다 이룬다구 해서 왔는데.
장고 : 보나마나 시집보낼라구 왔구먼.
무 : 홀래비가 나두 장가 갈라구 왔는데.
장고 : 이렇게 짝지우면 되겠구먼.
무 : 홀애비신셀 면하구 과부신셀 면해. 아쉽구 궁하던 용두래질을 실컨할 수
있게 되었으니 그 아니 경사인가
장고 : 그렇게 궁했나? 그럼 세상에서 제일 존 일을 맞게 됐으니 한 턱을 큼
직하게 내구려.
무 : 턱을 내라구?
장고 : 그럼요, 일대동 신사덕분에 궁합을 맞추게 되었으니 푸짐하게 내요.
무 : 옳지 옳지, 일대동 만대동에 신사덕을 입었으니 만인간이 다 좋아하는 걸
루 내놓세.
장고 : 뭔데요?
무 : 이제 푸짐하게 쏟아놀테니 잘들 받으슈.
<공알타령(만수받이)>
마질가요 마질가요 좇대활량에 공알마지, 새빨갛다 앵두공알 새파랗다 청파공
알, 밤콩밭에 방울공알 수수밭에 붉은공알, 허풍스런 강냉이공알 짝짝붙는 입쌀
공알, 공알시대루 모를붓고 좆대활량이 댕겨가네. 아궁앞에 벌린공알 사룽위에
얹힌공알, 발딱누운 대접공알 납작하니 접시공알, 우뭉허네 주발공알 암팡맞은
종지공알, 갱궁건너 쌜쭉공알 울장우에 걸린공알, 둘둘말아 멍석공알 빨래줄에
늘어진공알, 독수공방 궁상공알 다쓸어먹어 빗자루공알, 훔침질에 도둑공알 색주
가에 뱃동서공알, 만공알을 다던져두구 내집공알이 제일일세
장고 : 아니 일대동 만대동 사람들이 벽장을 치구 있는데 공알공알은 뭐며, 웬
년에 공알은 그리두 많우?
무 : 만인간이 제일 좋아하는 건데, 으뭉스럽긴...... (이선주, 곶창굿.연신굿, 동
아사, 136-137면)
3. 판소리 '변강쇠가'의 기물타령
멀끔한 대낮에 연놈이 훨썩 벗고 매사니 뽄 장난할 제, 천생음골 강쇠놈이 여
인우각 버듯들고 옥문관을 굽어보며 "이상히도 생겼다. 맹랑히 생겼다. 늙은 중
의 입일는지 털은 돋고 이는 없다. 소나기를 맞았던지 언던 깊게 파이었다. 콩밭
팥밭 지났던지 동부꽃이 비치었다. 도끼날을 맞았던지 금 자르게 터져있다. 생수
처가 옥답인지 물이 항상 괴어 있다. 무슨 말을 하려관대 옴질옴질 하고 있노.
천리행용 내려오다 주먹바위 신통하다. 만경창파 조갤는지 혀를 삐쭘 빼었으며,
임실 곶감 먹었던지 곶감씨가 장물이요, 만루산중 으름인지 제라 절로 벌어졌다.
연계탕을 먹었던지 닭의 벼슬 비치었다. 피명당을 하였던지 더운 김이 그저 난
다. 제 무엇이 즐거워서 반쯤 웃어 두었구나. 곶감 있고, 으름 있고, 조개 있고,
연계있고, 제사장은 걱정 없다."
저 여인 실소하며 갚음을 하노라고 강쇠 기물 가리키며, "이상히도 생겼네, 맹
랑히고 생겼네. 전배임령서려는지 쌍걸양을 나직하게 달고, 오군명 군뇌던가 복
덕이를 붉게 쓰고 냇물가에 물방안지 떨구덩떨구덩 끄적인다. 송아지 말뚝인지
털고삐를 둘렀구나. 감기를 얻었던지 맑은 코는 무슨 일꼬. 성정도 혹독하다 화
곧 나면 눈물난다. 어린아이 병일는지 젖은 어찌 게웠으며, 제사에 쓴 숭어인지
꼬챙이 굳이 그저 있다. 뒷 절 큰방 노승인지 민대가리 둥글린다. 소년인사 다
배웠다. 꼬박꼬박 절을 하네, 고추 찧던 절굿댄지 검붉기는 무슨 일꼬, 칠팔월
알밤인지 두 쪽한데 붙어 있다. 물방아, 질굿대며, 쇠고삐, 걸랑 등물 세간 걱정
없네." (강한영교수, 신재효판소리사설집, 교문사, 1983)
4. 이영학의 '음양종문'
음사에 능난한 잡넘잡넌이 대잦에 빨가 벗구 일을 할라구 하년에 거저 하넌
거보다 재미나넌 거 맨제 해보자 하구서 잡넘이 잡넌의 다릴를 짜악 벌레놓구
옥문관을 들다 보멘 줏어 섬긴다.
"아따 그넉에 에미나 그 그넝 이상하게두 생겼구나. 늙은 중을 입이런가. 털은
돋아있어두 입은 없구나. 소나기를 마잤는가, 언덕지레 패여있다. 콩밭 팥밭 지
났던가, 동배 꽃이 비추었다. 두꾸 날루 ㄸ히원넌디 금 바트게 터 뎄구나. 생수
처옥답인지 물이 항상 고였구나. 무슨 말을 하각기에 움절움절 하구 있네. 천리
행용 내리오다 주먹방구 기시이다. 만경창파 조개등가, 허때기를 삐쯤 빼였구나.
만루산중 황율인가 제라 절루 벌레있다. 연계탕을 먹었넌디 달에 베슬 비체 있
다. 파명당하였는디 어운 김이 나는구나. 꼬깜있구 황율있구 조개 있구 연계있으
니 제상상은 걱정없다......"
잡넘이 이러구 하느꺼니 잡넌이 다 듣구 나서 빙긋 웃구 저두 지디 않갔다구
지끼린다.
"그놈에 물건 괴상히두 생겼구나. 무슨 베술 할 셈인디 쌀 걸랑 느츠하게두 메
었구나 오군명군노인디 붉은 벙거디 눌러 썼구나. 냇물가에 돌팡이인디 떨구덩
떨구덩 잘두나 끄덕이네. 송아지 말뚝고삐를 둘렀구나. 감기가 둘었넌디 맑은 콧
물 웬일인가. 성질두 급하시디 번듯하문 눈물이구 벵든 아기인디 걸핏하문 젖을
기어내네. 뒷덜 큰 방 노승인디 민대가리 둥구리구 있다. 소년 인사 배웠넌디 꼬
박 꼬박 절두나 잘두 한다. 고추 ㄸ던 덜구꽁인디 검붉기두 검붉도다. 물방안 덜
구대 쇠고삐 걸양 등물 세간살이 걱정없다. 이만하문 부족할 게 머이 있나. 자아
어서 어서 시큰시큰 해보시구례. 벨르디두 말구 꾹꾹 박아주소, 하늘이 무너데두
만수교 다리가 떠나가두 우리 둘이 알아 뭐가." 빨갛게 달은 놈에 쇠공이 잡넨에
옥문관을 뜰으레 뎁베든다. (임석재, 임석재전집 2, 평민사, 1988, 243-244면)
5. 이영학의 '보지종류'
1.자궤보지 2.삼짝보지(축구성) 3.뚜겅보지(강내육신자재) 4.물보지(다액) 5.된보
지(액소) 6.더운 거(온) 7.찬 거(냉) [임석재, 임석재전집 2, 평민사, 1988, 244면]
6. 이영학의 '보지종류'
치붙은 보지는 서서 하기 ㄷ구, 니리붙은 보지는 뒤루하기 ㄷ구, 민펭한 보지
는 앉아 해야 맛이 나구, 털봉숭아 보지는 바루해야 신이 나구, 뚜껑보지는 어드
르카문 ㄷ은구 하믄, 뚜껑 보지를 첨 하넌 사람은 그 네자레 고네루 알구 당황
하는 법인데 그런 보지를 만났을 때는 배꼽을 꼬옥 눌르면 뚜껑이 발랑 제께데
서 나온다. (임석재, 임석재전집 2, 평민사, 1988, 244면)
7. 곽룡오의 '양물서열'
1.치거리(상편) 2.내리거리(하편) 3.말라깽이 4.팽팽잎(비후) 5.송편보지 6.큰코
배기 대자공알(대핵) 7.주름배기 8.홀갱이(혈대) 9.뺑뺑이(혈소) 10.굴우물(천) 11.
박우물(천) 12.민패 또는 백판(무모) [임석재, 임석재전집 5, 평민사, 1988, 378면]
8. 곽룡오의 '양물서열'
1.온 2.냉 3.느러배기 늘크니(무력) 4.요지부동 5.당문파 6.망명파 6.내싸기(장기
파) [임석재, 임석재전집 5, 평민사, 1988, 378면]
9. 곽룡오의 '양물서열'
1.축기(앙천) 2.꼬부래이 갈구랭이(하향) 3.대갈머리(대두) 4.뾰주기고초(두소)
5.긴랭이 미꾸라지(수장) 6.팽이(비두) 7.장때(장대) 8.돋아나기 본디(단소) 9.너물
머기 접저기(편대) 10.삐두렝이(좌 또는 우로 곡) 11.우멍거지 12.반우멍거지 13.
소부랄(바랄이 큰 것) 14.자래(적었다가 크게 되는 것) [임석재, 임석재전집 5, 평
민사, 1988, 378면]
10. 곽룡오의 '여자의 일생'
남녀가 서로 재미를 볼 적에 여자는 그 재미를 나타내는 방식이 각각 다르다.
이것을 유형별로 나누어 보면 10유형이 있다고 한다.
1.효부형-한참 재미를 볼 적에 아이고 아이고 아이고를 연발하는 형
2.조상형-한참 재미를 볼 적에 아이고 아이고 아이고를 연발하는 형
3.살인형-사람죽이네 죽여 주어 아이고 나 죽이네 하는 형
4.환자형-으응 으응하고 앓는 소리를 연발하는 형
5.인력차꾼형-숨이 차서 해해해하고 숨을 헐떡이는 형
6.착호부형-응덩이 짓과 두손 두 팔로 남자를 이리 주무르고 저리 주무르고
해서 남자를 흐뭇하게 하는 형
7.광견형-이것은 뭐라더라 잊어 버렸네, 8형 9형 10형까지 있는데 생각이 안
나네 (임석재, 임석재전집 5, 평민사, 1988, 378면)
기물타령 하나를 통해서 이것이 단순한 성적 욕구의 소산이 아님을 확인하였
다. 전수의 유형은 매우 골격이 흡사하면서도 각기 쓰임새에 차이가 있는데, 비
정상적인 인물의 성적 충족 희망, 성적 표현을 통한 주술성과 익살의 획득, 현실
적 보상심리를 통한 성적 결핍과 충족의 문제, 여성성기에서 산출되는 인물의
평등성 등이 갈래를 넘어서 다채롭게 구현되어 있음을 확인하게 되었다.
기물타령은 여성의 성기 묘사나 남성의 성기 묘사를 집중적으로 보여주는 구
비전승의 삽입가요에 해당한다. 기물타령은 구비산문이든 구비율문이든 보편적
으로 나타나며, 갈래나 전승주체에 따라서 미세한 변화를 보이며 쓰이고 있다.
구비산문과 구비율문에 보이는 기물타령은 인간의 무의식적 욕망에서 산출되는
공통점을 지니고 있다. 성적 최음을 목적으로 하는 남성중심의 사고가 돋보이는
구비산문의 기물타령도 있지만, 이와는 다르게 여성들이 전승하는 기물타령이나
특정 담당층의 기물타령은 주술성과 세상살이의 험난함을 보여주는데 주요한 기
능을 담당하고 있다.
요컨대 기물타령은 금기시해야 할 대상이 아니라, 인간의 성적충족을 위한 성
적 사유에서 비롯되는 아주 요긴한 구비공식구임을 명확하게 인식할 수 있다.
남성성기(기물) 조사자료
1. 박초향의 잡가 '지타령'
지타령을 들어봐 ㅇ지타령을 들어요 이상하고도 맹긴가 금도치로 무엿는지 올
바르게도 째졌네 콩밭풋밭을 갈았는지 동백꽃이 완연하고 ㅇ미실곶감을 먹었느
지 감시가 두리대하고 칠년대한 가물음에 마르지 않은 음양수 물은 하량 고여
있고 도리동산을 뚫여보니 한량없이 들어간다. (후렴) ㅇ지야 ㅇ지야 너 자량마
라 ㅇ지가 없으면 쇠말뚝된다. ㅇ지야 ㅇ지야 너 자랑마라 ㅇ지가 없으면 쥐구
명된다. (정명호, 민속기행, 눈빛, 1992, 178면)
2. 김황룡 무녀의 '공알타령'
무 : 나는 과부 죽은 안달기야. 나는 홀아비죽은 털털기야. 장구산 명산에 오
면 오만 소원 다 이룬다구 해서 왔는데.
장고 : 보나마나 시집보낼라구 왔구먼.
무 : 홀래비가 나두 장가 갈라구 왔는데.
장고 : 이렇게 짝지우면 되겠구먼.
무 : 홀애비신셀 면하구 과부신셀 면해. 아쉽구 궁하던 용두래질을 실컨할 수
있게 되었으니 그 아니 경사인가
장고 : 그렇게 궁했나? 그럼 세상에서 제일 존 일을 맞게 됐으니 한 턱을 큼
직하게 내구려.
무 : 턱을 내라구?
장고 : 그럼요, 일대동 신사덕분에 궁합을 맞추게 되었으니 푸짐하게 내요.
무 : 옳지 옳지, 일대동 만대동에 신사덕을 입었으니 만인간이 다 좋아하는 걸
루 내놓세.
장고 : 뭔데요?
무 : 이제 푸짐하게 쏟아놀테니 잘들 받으슈.
<공알타령(만수받이)>
마질가요 마질가요 좇대활량에 공알마지, 새빨갛다 앵두공알 새파랗다 청파공
알, 밤콩밭에 방울공알 수수밭에 붉은공알, 허풍스런 강냉이공알 짝짝붙는 입쌀
공알, 공알시대루 모를붓고 좆대활량이 댕겨가네. 아궁앞에 벌린공알 사룽위에
얹힌공알, 발딱누운 대접공알 납작하니 접시공알, 우뭉허네 주발공알 암팡맞은
종지공알, 갱궁건너 쌜쭉공알 울장우에 걸린공알, 둘둘말아 멍석공알 빨래줄에
늘어진공알, 독수공방 궁상공알 다쓸어먹어 빗자루공알, 훔침질에 도둑공알 색주
가에 뱃동서공알, 만공알을 다던져두구 내집공알이 제일일세
장고 : 아니 일대동 만대동 사람들이 벽장을 치구 있는데 공알공알은 뭐며, 웬
년에 공알은 그리두 많우?
무 : 만인간이 제일 좋아하는 건데, 으뭉스럽긴...... (이선주, 곶창굿.연신굿, 동
아사, 136-137면)
3. 판소리 '변강쇠가'의 기물타령
멀끔한 대낮에 연놈이 훨썩 벗고 매사니 뽄 장난할 제, 천생음골 강쇠놈이 여
인우각 버듯들고 옥문관을 굽어보며 "이상히도 생겼다. 맹랑히 생겼다. 늙은 중
의 입일는지 털은 돋고 이는 없다. 소나기를 맞았던지 언던 깊게 파이었다. 콩밭
팥밭 지났던지 동부꽃이 비치었다. 도끼날을 맞았던지 금 자르게 터져있다. 생수
처가 옥답인지 물이 항상 괴어 있다. 무슨 말을 하려관대 옴질옴질 하고 있노.
천리행용 내려오다 주먹바위 신통하다. 만경창파 조갤는지 혀를 삐쭘 빼었으며,
임실 곶감 먹었던지 곶감씨가 장물이요, 만루산중 으름인지 제라 절로 벌어졌다.
연계탕을 먹었던지 닭의 벼슬 비치었다. 피명당을 하였던지 더운 김이 그저 난
다. 제 무엇이 즐거워서 반쯤 웃어 두었구나. 곶감 있고, 으름 있고, 조개 있고,
연계있고, 제사장은 걱정 없다."
저 여인 실소하며 갚음을 하노라고 강쇠 기물 가리키며, "이상히도 생겼네, 맹
랑히고 생겼네. 전배임령서려는지 쌍걸양을 나직하게 달고, 오군명 군뇌던가 복
덕이를 붉게 쓰고 냇물가에 물방안지 떨구덩떨구덩 끄적인다. 송아지 말뚝인지
털고삐를 둘렀구나. 감기를 얻었던지 맑은 코는 무슨 일꼬. 성정도 혹독하다 화
곧 나면 눈물난다. 어린아이 병일는지 젖은 어찌 게웠으며, 제사에 쓴 숭어인지
꼬챙이 굳이 그저 있다. 뒷 절 큰방 노승인지 민대가리 둥글린다. 소년인사 다
배웠다. 꼬박꼬박 절을 하네, 고추 찧던 절굿댄지 검붉기는 무슨 일꼬, 칠팔월
알밤인지 두 쪽한데 붙어 있다. 물방아, 질굿대며, 쇠고삐, 걸랑 등물 세간 걱정
없네." (강한영교수, 신재효판소리사설집, 교문사, 1983)
4. 이영학의 '음양종문'
음사에 능난한 잡넘잡넌이 대잦에 빨가 벗구 일을 할라구 하년에 거저 하넌
거보다 재미나넌 거 맨제 해보자 하구서 잡넘이 잡넌의 다릴를 짜악 벌레놓구
옥문관을 들다 보멘 줏어 섬긴다.
"아따 그넉에 에미나 그 그넝 이상하게두 생겼구나. 늙은 중을 입이런가. 털은
돋아있어두 입은 없구나. 소나기를 마잤는가, 언덕지레 패여있다. 콩밭 팥밭 지
났던가, 동배 꽃이 비추었다. 두꾸 날루 ㄸ히원넌디 금 바트게 터 뎄구나. 생수
처옥답인지 물이 항상 고였구나. 무슨 말을 하각기에 움절움절 하구 있네. 천리
행용 내리오다 주먹방구 기시이다. 만경창파 조개등가, 허때기를 삐쯤 빼였구나.
만루산중 황율인가 제라 절루 벌레있다. 연계탕을 먹었넌디 달에 베슬 비체 있
다. 파명당하였는디 어운 김이 나는구나. 꼬깜있구 황율있구 조개 있구 연계있으
니 제상상은 걱정없다......"
잡넘이 이러구 하느꺼니 잡넌이 다 듣구 나서 빙긋 웃구 저두 지디 않갔다구
지끼린다.
"그놈에 물건 괴상히두 생겼구나. 무슨 베술 할 셈인디 쌀 걸랑 느츠하게두 메
었구나 오군명군노인디 붉은 벙거디 눌러 썼구나. 냇물가에 돌팡이인디 떨구덩
떨구덩 잘두나 끄덕이네. 송아지 말뚝고삐를 둘렀구나. 감기가 둘었넌디 맑은 콧
물 웬일인가. 성질두 급하시디 번듯하문 눈물이구 벵든 아기인디 걸핏하문 젖을
기어내네. 뒷덜 큰 방 노승인디 민대가리 둥구리구 있다. 소년 인사 배웠넌디 꼬
박 꼬박 절두나 잘두 한다. 고추 ㄸ던 덜구꽁인디 검붉기두 검붉도다. 물방안 덜
구대 쇠고삐 걸양 등물 세간살이 걱정없다. 이만하문 부족할 게 머이 있나. 자아
어서 어서 시큰시큰 해보시구례. 벨르디두 말구 꾹꾹 박아주소, 하늘이 무너데두
만수교 다리가 떠나가두 우리 둘이 알아 뭐가." 빨갛게 달은 놈에 쇠공이 잡넨에
옥문관을 뜰으레 뎁베든다. (임석재, 임석재전집 2, 평민사, 1988, 243-244면)
5. 이영학의 '보지종류'
1.자궤보지 2.삼짝보지(축구성) 3.뚜겅보지(강내육신자재) 4.물보지(다액) 5.된보
지(액소) 6.더운 거(온) 7.찬 거(냉) [임석재, 임석재전집 2, 평민사, 1988, 244면]
6. 이영학의 '보지종류'
치붙은 보지는 서서 하기 ㄷ구, 니리붙은 보지는 뒤루하기 ㄷ구, 민펭한 보지
는 앉아 해야 맛이 나구, 털봉숭아 보지는 바루해야 신이 나구, 뚜껑보지는 어드
르카문 ㄷ은구 하믄, 뚜껑 보지를 첨 하넌 사람은 그 네자레 고네루 알구 당황
하는 법인데 그런 보지를 만났을 때는 배꼽을 꼬옥 눌르면 뚜껑이 발랑 제께데
서 나온다. (임석재, 임석재전집 2, 평민사, 1988, 244면)
7. 곽룡오의 '양물서열'
1.치거리(상편) 2.내리거리(하편) 3.말라깽이 4.팽팽잎(비후) 5.송편보지 6.큰코
배기 대자공알(대핵) 7.주름배기 8.홀갱이(혈대) 9.뺑뺑이(혈소) 10.굴우물(천) 11.
박우물(천) 12.민패 또는 백판(무모) [임석재, 임석재전집 5, 평민사, 1988, 378면]
8. 곽룡오의 '양물서열'
1.온 2.냉 3.느러배기 늘크니(무력) 4.요지부동 5.당문파 6.망명파 6.내싸기(장기
파) [임석재, 임석재전집 5, 평민사, 1988, 378면]
9. 곽룡오의 '양물서열'
1.축기(앙천) 2.꼬부래이 갈구랭이(하향) 3.대갈머리(대두) 4.뾰주기고초(두소)
5.긴랭이 미꾸라지(수장) 6.팽이(비두) 7.장때(장대) 8.돋아나기 본디(단소) 9.너물
머기 접저기(편대) 10.삐두렝이(좌 또는 우로 곡) 11.우멍거지 12.반우멍거지 13.
소부랄(바랄이 큰 것) 14.자래(적었다가 크게 되는 것) [임석재, 임석재전집 5, 평
민사, 1988, 378면]
10. 곽룡오의 '여자의 일생'
남녀가 서로 재미를 볼 적에 여자는 그 재미를 나타내는 방식이 각각 다르다.
이것을 유형별로 나누어 보면 10유형이 있다고 한다.
1.효부형-한참 재미를 볼 적에 아이고 아이고 아이고를 연발하는 형
2.조상형-한참 재미를 볼 적에 아이고 아이고 아이고를 연발하는 형
3.살인형-사람죽이네 죽여 주어 아이고 나 죽이네 하는 형
4.환자형-으응 으응하고 앓는 소리를 연발하는 형
5.인력차꾼형-숨이 차서 해해해하고 숨을 헐떡이는 형
6.착호부형-응덩이 짓과 두손 두 팔로 남자를 이리 주무르고 저리 주무르고
해서 남자를 흐뭇하게 하는 형
7.광견형-이것은 뭐라더라 잊어 버렸네, 8형 9형 10형까지 있는데 생각이 안
나네 (임석재, 임석재전집 5, 평민사, 1988, 378면)
성소재사설의 장르적 양상과 향수층의 성격 -시조, 잡가 난봉가, 아라리를 중
심으로 (강등학 : 강릉대 교수)
1. 서론
성소재 사설은 말 그대로 성을 소재로 한 사설을 말하며, 그 구체적인 범주는
사설에 성적 행위, 또는 성관련 상황에 관한 것이 들어 있거나, 아니면 최소한
그러한 행위, 또는 상황을 연상하게 하는 내용이 있는 경우로 한정한다.
성을 소재로 한 사설은 거의 모든 가요에 나타난다. 그것은 가요의 사설이 장
르 담당층의 생활과 무관하지 않으며, 또한 성에 대한 관심과 욕구는 계층과 관
계없이 본능적으로 주어져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같은 소재도 사설 속의 실현
양상은 장르에 따라 달라지고 만다. 그것은 가요의 장르적 성격이 다르고, 또 담
당층의 계층성이 동일하지 않기 때문이다.
시조는 사대부가 중심적 향수층인 장르이다. 조선 후기 들어 시조의 향수에
중인을 비롯한 서민층의 참여가 점차 두드러지지만 그것은 향수층의 확산을 의
미할 뿐이며 사대부의 시조 향수는 여전한 것이었다. 난봉가는 민요로도 부르지
만 여기서 다룰 잡가 난봉가는 일제때 나온 잡가집 소재 난봉가를 말한다. 잡가
집 소재 난봉가는 20세기초 전문소리꾼들의 소리를 담은 것인데, 잡가는 원래
삼패기생과 사계축의 소리꾼들이 부르던 노래로서 도시 서민들이 즐기던 것이
다. 그런가하면 아라리는 강원도의 고유한 민요로서 지역의 민중들이 불러 온
장르이다. 아라리 역시 정선아리랑이라는 이름으로 소리꾼들이 부르고 있지만,
강원도아리랑이나 한오백년만큼 널리 알려져 있지 않다. 또한 아라리는 일제시
대 잡가집에도 보이지 않는다. 그러므로 아라리는 전문소리꾼들의 영향을 거의
받지 않고 순수 민요의 상태로 전승되어 온 노래라고 할 수 있다.
이처럼 시조, 잡가 난봉가, 아라리는 중심 향수층의 계층적 성격이 제각각이
다. 시조는 지배층을 배경으로 전승되어 온 고급문화이며, 잡가 난봉가는 도시서
민을 배경으로 한 중간문화라면, 아라리는 산간지역을 배경으로 한 민중문화이
다. 이 글은 이처럼 문화적 계층성이 서로 다른 노래에 성이라는 공통적 소재의
사설이 각각 어떠한 양상을 보이는지 알아 보고, 그러한 양상이 각 장르의 향수
층의 성격과 어떠한 상관을 가지고 있는지를 검토해보고자 한다.
심으로 (강등학 : 강릉대 교수)
1. 서론
성소재 사설은 말 그대로 성을 소재로 한 사설을 말하며, 그 구체적인 범주는
사설에 성적 행위, 또는 성관련 상황에 관한 것이 들어 있거나, 아니면 최소한
그러한 행위, 또는 상황을 연상하게 하는 내용이 있는 경우로 한정한다.
성을 소재로 한 사설은 거의 모든 가요에 나타난다. 그것은 가요의 사설이 장
르 담당층의 생활과 무관하지 않으며, 또한 성에 대한 관심과 욕구는 계층과 관
계없이 본능적으로 주어져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같은 소재도 사설 속의 실현
양상은 장르에 따라 달라지고 만다. 그것은 가요의 장르적 성격이 다르고, 또 담
당층의 계층성이 동일하지 않기 때문이다.
시조는 사대부가 중심적 향수층인 장르이다. 조선 후기 들어 시조의 향수에
중인을 비롯한 서민층의 참여가 점차 두드러지지만 그것은 향수층의 확산을 의
미할 뿐이며 사대부의 시조 향수는 여전한 것이었다. 난봉가는 민요로도 부르지
만 여기서 다룰 잡가 난봉가는 일제때 나온 잡가집 소재 난봉가를 말한다. 잡가
집 소재 난봉가는 20세기초 전문소리꾼들의 소리를 담은 것인데, 잡가는 원래
삼패기생과 사계축의 소리꾼들이 부르던 노래로서 도시 서민들이 즐기던 것이
다. 그런가하면 아라리는 강원도의 고유한 민요로서 지역의 민중들이 불러 온
장르이다. 아라리 역시 정선아리랑이라는 이름으로 소리꾼들이 부르고 있지만,
강원도아리랑이나 한오백년만큼 널리 알려져 있지 않다. 또한 아라리는 일제시
대 잡가집에도 보이지 않는다. 그러므로 아라리는 전문소리꾼들의 영향을 거의
받지 않고 순수 민요의 상태로 전승되어 온 노래라고 할 수 있다.
이처럼 시조, 잡가 난봉가, 아라리는 중심 향수층의 계층적 성격이 제각각이
다. 시조는 지배층을 배경으로 전승되어 온 고급문화이며, 잡가 난봉가는 도시서
민을 배경으로 한 중간문화라면, 아라리는 산간지역을 배경으로 한 민중문화이
다. 이 글은 이처럼 문화적 계층성이 서로 다른 노래에 성이라는 공통적 소재의
사설이 각각 어떠한 양상을 보이는지 알아 보고, 그러한 양상이 각 장르의 향수
층의 성격과 어떠한 상관을 가지고 있는지를 검토해보고자 한다.
2. 분석의 전제
2.1. 분석자료의 검출
시조, 잡가 난봉가, 아라리는 기본형에 변주형이 딸리는, 곧 모자장르의 형태
를(주1:모자장르에 대하여는 다음의 글을 참고하기 바람다. 강등학 ; "[사설시조]
와 [역음아라리]의 비교연구", [인문학보] 제7집, 강릉대 인문과학연구소, 1989.
강등학 ; "아라리와 시조의 성소재 사설 비교", [초전장관진교수 정년기념 국문
학논총], 간행위원회, 1995. 위의 글들은 다음의 책에 재수록 되어 있다. 강등학,
[한국민요의 현장과 장르론적 관심], 집문당, 1996.) 보인다는 점에서 공통점이
있다. 그러므로 각 장르의 성소재 사설은 장르를 단위로 하여 전반적 상황을 검
토한 연후에 다시 모자장르별로 따져 보아야 형편을 제대로 이해할 수 있다. 그
러므로 각 장르의 성소재 사설은 모자장르별로 거듭 분류를 해야 하고, 그러기
위해서는 분류의 기준을 세워 둘 필요가 있다.
잘 알려진 대로 시조의 명칭은 문학의 장르명칭이면서 음악의 장르 명칭으로
함께 쓰이고 있다. 그러나 시조가 문학적 명칭으로 쓰일 때는 가곡창의 사설까
지 포함되는 개념이지만, 음악적 명칭으로는 단지 시조창만을 가리키는 개념이
된다. 모장르와 자장르의 구분은 음악적 뒷받침이 있어야 가능한 것이기에 그
명칭도 음악용어로서 시조와 사설시조를 택하든지, 아니면 초삭대엽, 이삭대엽,
편삭대엽 등 가곡의 기본형 계열곡과 변주형 계열곡의 명칭을 사용하는 것이 합
당하다.
그러나 여기서는 문학적 명칭으로서의 시조 개념을 수용하면서, 음악적 명칭
과의 혼란을 피하기 위해 설정된 단형시조와 장형시조의 용어를 사용하기로 한
다. 그것은 가곡의 곡 분화가 다양하여 어느 하나에 기본형과 변주형의 대표성
을 부여하는 일은 또 다른 작업으로서 여기서 함께 처리하기 어렵고, 또한 시조
창의 사설이든지 가곡창의 사설이든지 소위 문학적 명칭으로서의 단형시조는 기
본형으로, 장형시조는 변주형으로 노래하는 것이 지배적 양상이어서, 시조창과
가곡창의 모자장르별 양상을 이해하는 데 별다른 지장을 주지 않기 때문이다.
사정은 난봉가도 시조와 같다. 난봉가는 종류가 다양한데, 잡가집에 실려 있는
것은 난봉가, 긴난봉가, 자진난봉가, 신난봉가, 구사리원난봉가, 병신난봉가, 개성
난봉가, 사설난봉가, 숙천난봉가 등이다. 이것들의 음악적 차이와 상화관계는 체
계적으로 정리된 바 없어 지금 구체적으로 언급하기는 어려운 형편이다. 그러나
사설난봉가와 숙천난봉가를 제외한 나머지 노래들은 같은 사설이 서로 넘나들며
유통된다. 그리고 그 사설은 사설난봉가와 숙천난봉가의 사설보다 짧은 것이다.
이러한 점에서 사설난봉가와 숙천난봉가는 장형난봉가, 그리고 나머지의 노래들
은 단형난봉가라고 묶어 정리하고자 한다.
단형난봉가는 정해진 장단의 범주 안에서 노래하는 것이 원칙이나, 장형난봉
가는 필요에 따라 장단을 연장할 수 있다. 장형난봉가의 사설이 길어질 수 있는
것은 이 때문이다. 그러나 이러한 장단연장의 방법은 사설난봉가와 숙천난봉가
가 다르다. 사설난봉가는 독창의 부분은 정해진 대로 부르고, 제창의 부분을 필
요한 만큼 연장해 나간다. 그러므로 이 노래의 사설이 단형난봉가보다 연장되는
것은 제창부분이다. 독창부분의 사설 길이는 단형난봉가와 다르지 않다. 따라서
사설난봉가의 사설은 단형난봉가에 바탕을 두고 제창부분에서 변화를 꾀한 것이
라고 할 수 있다. 가창도 제창부분에서 빠르게 엮어 처리함으로써 이러한 변화
를 뚜렷이 해주고 있다.
이와 달리 숙천난봉가는 독창 부분의 장단을 그대로 연장해 나가며, 노래의
빠르기도 일관되게 유지한다. 여기에 숙천난봉가는 개성난봉가, 자진난봉가 등보
다 빠르다고 하기 어렵다. 그러므로 이 노래는 단형난봉가의 변주형으로서의 의
미가 뚜렷이 드러나지 않는다. 숙천난봉가는 평안도의 유일한 난봉가로서의 의
미가 뚜렷이 드러나지 않는다. 숙천난봉가는 평안도의 유일한 난봉가로서 황해
도 소리로, 또는 황해도 소리의 영향 아래 형성된 나머지 난봉가와 계통을 달리
한다. 이 노래는 사설의 정서와 사설의 구성에 엮음수심가의 영향을 받은 것으
로 보인다. 실제로 숙천난봉가의 장단연장방법은 엮음수심가와 유사하며, 이러한
방법을 통해 사설을 길게 구성하는 노래는 황해도와 경기도의 경우 창부타령을
제외하면 널리 알려진 것이 없다.
사정이 이와같아서 여기서 숙천난봉가는 검토의 대상에서 제외시키고자 한다.
이 글에서 난봉가는 모자장르의 시각에서 시조, 아라리와 비교되어야 하기 때문
이다. 따라서 잡가 난봉가는 단형난봉가와 장형난봉가로 분류될 수 있지만, 장형
난봉가는 사설난봉가만을 대상으로 하고, 단형난봉가는 기본형으로, 그리고 사설
난봉가는 변주형으로 파악하여 검토하고자 한다.
아라리도 엮음아라리가 딸려 있는 모장르이다. 아라리는 모장르와 자장르를
포함하는 개념이면서 동시에 모장르만을 가리키는 개념으로도 쓰인다. 그래서
이들을 구분해 말하고자 할 때는 모장르를 긴아라리라고 한다. 엮음아라리는 모
장르인 긴아라리의 가창구조 일부를 헐어내어 필요한 만큼 연장한다. 그러므로
아라리도 엮음아라리의 사설이 긴아라리보다 길게 구성된다. 그러나 아라리는
시조와 난봉가에서와 같은 어려움이 없기 때문에 긴아라리와 엮음아라리를 그대
로 모자장르의 명칭으로 사용한다.
이 글에서 검토할 자료는 다음의 것을 택했다.
ㄱ. 정병욱 ; [시조문학사전], 신구문화사, 1982.
ㄴ. 정재호편 ; [한국잡가전집] 1-4권, 계명문화사, 1984.
ㄷ. 서병하 ; "관동지방의 민요에 관한 연구 - 정선아리랑을 중심으로"(자료
편) [관동향토문화연구] 제1집, 춘천교대 관동향토문화연구소, 1977.
ㄹ. 서병하 ; "정선아리랑의 요사에 관한 연구"(자료편), [관동향토문화연구]제
2집, 춘천교대 관동향토문화연구소, 1978.
ㅁ. 강등학 ; [정선아라리의 연구](자료편), 집문당, 1988.
ㄱ은 시조, ㄴ은 잡가 난봉가, ㄷ-ㅁ은 아라리의 자료이다. 그런데 이 자료들
에는 사설이 중복되는 것들이 있다. 특히 ㄴ의 경우는 사설의 중복이 매우 심하
다. ㄴ에 난봉가를 싣고 있는 잡가집은 모두 12책이지만, 그 중에는 상당수가 기
존의 것을 거의 그대로 가져다 옮겨 놓고 있다. 통계의 엄밀성을 위해 이렇게
중복되는 사설들은 하나로 묶어서 처리하고자 한다. 그러나 시조의 경우는 전체
적인 검토를 하지 못하고 성소재 사설만을 대상으로 중복여부를 판단하였다. 이
렇게 중복된 것을 제외하니 남은 자료는 시조가 2367편, 잡가 난봉가가 68편, 아
라리는 561편이며, 이 중에 성소재 사설은 각각 107편, 14편, 53편이다. 물론 이
것은 필자의 시각에 의해 판단한 숫자이다. 그러므로 사설을 이해하는 시작에
따라서는 다소간의 넘나듦이 있을 수 있다. 이에 필자가 뽑은 성소재 사설을 제
시하여 분석자료를 객관화할 필요가 있다. 이러한 뜻으로 위의 자료에서 뽑은
성소재 사설을 '분석대상의 사설'이라는 이름으로 논문 말미에 제시해 둔다.
2.1. 분석자료의 검출
시조, 잡가 난봉가, 아라리는 기본형에 변주형이 딸리는, 곧 모자장르의 형태
를(주1:모자장르에 대하여는 다음의 글을 참고하기 바람다. 강등학 ; "[사설시조]
와 [역음아라리]의 비교연구", [인문학보] 제7집, 강릉대 인문과학연구소, 1989.
강등학 ; "아라리와 시조의 성소재 사설 비교", [초전장관진교수 정년기념 국문
학논총], 간행위원회, 1995. 위의 글들은 다음의 책에 재수록 되어 있다. 강등학,
[한국민요의 현장과 장르론적 관심], 집문당, 1996.) 보인다는 점에서 공통점이
있다. 그러므로 각 장르의 성소재 사설은 장르를 단위로 하여 전반적 상황을 검
토한 연후에 다시 모자장르별로 따져 보아야 형편을 제대로 이해할 수 있다. 그
러므로 각 장르의 성소재 사설은 모자장르별로 거듭 분류를 해야 하고, 그러기
위해서는 분류의 기준을 세워 둘 필요가 있다.
잘 알려진 대로 시조의 명칭은 문학의 장르명칭이면서 음악의 장르 명칭으로
함께 쓰이고 있다. 그러나 시조가 문학적 명칭으로 쓰일 때는 가곡창의 사설까
지 포함되는 개념이지만, 음악적 명칭으로는 단지 시조창만을 가리키는 개념이
된다. 모장르와 자장르의 구분은 음악적 뒷받침이 있어야 가능한 것이기에 그
명칭도 음악용어로서 시조와 사설시조를 택하든지, 아니면 초삭대엽, 이삭대엽,
편삭대엽 등 가곡의 기본형 계열곡과 변주형 계열곡의 명칭을 사용하는 것이 합
당하다.
그러나 여기서는 문학적 명칭으로서의 시조 개념을 수용하면서, 음악적 명칭
과의 혼란을 피하기 위해 설정된 단형시조와 장형시조의 용어를 사용하기로 한
다. 그것은 가곡의 곡 분화가 다양하여 어느 하나에 기본형과 변주형의 대표성
을 부여하는 일은 또 다른 작업으로서 여기서 함께 처리하기 어렵고, 또한 시조
창의 사설이든지 가곡창의 사설이든지 소위 문학적 명칭으로서의 단형시조는 기
본형으로, 장형시조는 변주형으로 노래하는 것이 지배적 양상이어서, 시조창과
가곡창의 모자장르별 양상을 이해하는 데 별다른 지장을 주지 않기 때문이다.
사정은 난봉가도 시조와 같다. 난봉가는 종류가 다양한데, 잡가집에 실려 있는
것은 난봉가, 긴난봉가, 자진난봉가, 신난봉가, 구사리원난봉가, 병신난봉가, 개성
난봉가, 사설난봉가, 숙천난봉가 등이다. 이것들의 음악적 차이와 상화관계는 체
계적으로 정리된 바 없어 지금 구체적으로 언급하기는 어려운 형편이다. 그러나
사설난봉가와 숙천난봉가를 제외한 나머지 노래들은 같은 사설이 서로 넘나들며
유통된다. 그리고 그 사설은 사설난봉가와 숙천난봉가의 사설보다 짧은 것이다.
이러한 점에서 사설난봉가와 숙천난봉가는 장형난봉가, 그리고 나머지의 노래들
은 단형난봉가라고 묶어 정리하고자 한다.
단형난봉가는 정해진 장단의 범주 안에서 노래하는 것이 원칙이나, 장형난봉
가는 필요에 따라 장단을 연장할 수 있다. 장형난봉가의 사설이 길어질 수 있는
것은 이 때문이다. 그러나 이러한 장단연장의 방법은 사설난봉가와 숙천난봉가
가 다르다. 사설난봉가는 독창의 부분은 정해진 대로 부르고, 제창의 부분을 필
요한 만큼 연장해 나간다. 그러므로 이 노래의 사설이 단형난봉가보다 연장되는
것은 제창부분이다. 독창부분의 사설 길이는 단형난봉가와 다르지 않다. 따라서
사설난봉가의 사설은 단형난봉가에 바탕을 두고 제창부분에서 변화를 꾀한 것이
라고 할 수 있다. 가창도 제창부분에서 빠르게 엮어 처리함으로써 이러한 변화
를 뚜렷이 해주고 있다.
이와 달리 숙천난봉가는 독창 부분의 장단을 그대로 연장해 나가며, 노래의
빠르기도 일관되게 유지한다. 여기에 숙천난봉가는 개성난봉가, 자진난봉가 등보
다 빠르다고 하기 어렵다. 그러므로 이 노래는 단형난봉가의 변주형으로서의 의
미가 뚜렷이 드러나지 않는다. 숙천난봉가는 평안도의 유일한 난봉가로서의 의
미가 뚜렷이 드러나지 않는다. 숙천난봉가는 평안도의 유일한 난봉가로서 황해
도 소리로, 또는 황해도 소리의 영향 아래 형성된 나머지 난봉가와 계통을 달리
한다. 이 노래는 사설의 정서와 사설의 구성에 엮음수심가의 영향을 받은 것으
로 보인다. 실제로 숙천난봉가의 장단연장방법은 엮음수심가와 유사하며, 이러한
방법을 통해 사설을 길게 구성하는 노래는 황해도와 경기도의 경우 창부타령을
제외하면 널리 알려진 것이 없다.
사정이 이와같아서 여기서 숙천난봉가는 검토의 대상에서 제외시키고자 한다.
이 글에서 난봉가는 모자장르의 시각에서 시조, 아라리와 비교되어야 하기 때문
이다. 따라서 잡가 난봉가는 단형난봉가와 장형난봉가로 분류될 수 있지만, 장형
난봉가는 사설난봉가만을 대상으로 하고, 단형난봉가는 기본형으로, 그리고 사설
난봉가는 변주형으로 파악하여 검토하고자 한다.
아라리도 엮음아라리가 딸려 있는 모장르이다. 아라리는 모장르와 자장르를
포함하는 개념이면서 동시에 모장르만을 가리키는 개념으로도 쓰인다. 그래서
이들을 구분해 말하고자 할 때는 모장르를 긴아라리라고 한다. 엮음아라리는 모
장르인 긴아라리의 가창구조 일부를 헐어내어 필요한 만큼 연장한다. 그러므로
아라리도 엮음아라리의 사설이 긴아라리보다 길게 구성된다. 그러나 아라리는
시조와 난봉가에서와 같은 어려움이 없기 때문에 긴아라리와 엮음아라리를 그대
로 모자장르의 명칭으로 사용한다.
이 글에서 검토할 자료는 다음의 것을 택했다.
ㄱ. 정병욱 ; [시조문학사전], 신구문화사, 1982.
ㄴ. 정재호편 ; [한국잡가전집] 1-4권, 계명문화사, 1984.
ㄷ. 서병하 ; "관동지방의 민요에 관한 연구 - 정선아리랑을 중심으로"(자료
편) [관동향토문화연구] 제1집, 춘천교대 관동향토문화연구소, 1977.
ㄹ. 서병하 ; "정선아리랑의 요사에 관한 연구"(자료편), [관동향토문화연구]제
2집, 춘천교대 관동향토문화연구소, 1978.
ㅁ. 강등학 ; [정선아라리의 연구](자료편), 집문당, 1988.
ㄱ은 시조, ㄴ은 잡가 난봉가, ㄷ-ㅁ은 아라리의 자료이다. 그런데 이 자료들
에는 사설이 중복되는 것들이 있다. 특히 ㄴ의 경우는 사설의 중복이 매우 심하
다. ㄴ에 난봉가를 싣고 있는 잡가집은 모두 12책이지만, 그 중에는 상당수가 기
존의 것을 거의 그대로 가져다 옮겨 놓고 있다. 통계의 엄밀성을 위해 이렇게
중복되는 사설들은 하나로 묶어서 처리하고자 한다. 그러나 시조의 경우는 전체
적인 검토를 하지 못하고 성소재 사설만을 대상으로 중복여부를 판단하였다. 이
렇게 중복된 것을 제외하니 남은 자료는 시조가 2367편, 잡가 난봉가가 68편, 아
라리는 561편이며, 이 중에 성소재 사설은 각각 107편, 14편, 53편이다. 물론 이
것은 필자의 시각에 의해 판단한 숫자이다. 그러므로 사설을 이해하는 시작에
따라서는 다소간의 넘나듦이 있을 수 있다. 이에 필자가 뽑은 성소재 사설을 제
시하여 분석자료를 객관화할 필요가 있다. 이러한 뜻으로 위의 자료에서 뽑은
성소재 사설을 '분석대상의 사설'이라는 이름으로 논문 말미에 제시해 둔다.
2.2. 성관련 표현빈도
성소재 사설의 내용에는 성적 결합과 관련되는 어휘나 행위 등에 대한 표현들
이 그대로 노출되어 있기도 하고, 그렇지 않기도 하다.
1. 청적료한 환양의 ㄸ년 자적장옷슬 ㅁ쳐ㅂ릴년아 엇그제 날속이고 또눌마ㅈ
속이려ㅎ고 석양에 ㄱ느단허리를 한들한들 ㅎㄴ니 (시조/정병욱:2099)(주2:인명은
해당자료집의 필자, 또는 편자의 이름이며, 숫자는 자료집에 붙어 있는 자료의
고유번호이다. 다만 정재호의 잡가 자료의 경우는 인명 다음의 숫자가 권수와
면수를 가리킨다)
2. 원슈로구나 원슈로구나 노랑대가리 원슈로구나 (자진난봉가/정재호:1집
162-3)
3. 쇠살문을 잡고서 발발떠던 저남아 아이아초에 내방에올라고 맘도먹지 말어
라 (아라리/서병하:151)
4. 드립더 ㅂ득안으니 셰허리지 ㅈ늑ㅈ늑 홍상을 거두치닌 설부지풍비하고 거
각준좌하니 반개한 홍목단이 발욱어춘풍이로다 진진코 우퇴퇴ㅎ니 무림산중에
수춘성인가 ㅎ노라 (시조/정병욱:699)
5. 졍월이라 초하른날 ㄱ탁문복을 ㅎ니 쉬슈앗골노 길괘수 만나루나 에헤히에
헤야 에헤히에헤야 공깍지포단에 숫ㄷ닙니불에 낑꽁낑꽁 ㄲ놀아질제 아ㅎ가들던
지 령감이들던지 지그렁직신 눌너만다고 아이고졀여 아ㅇ왜 소곰에다 졀엿ㄴ지
니마가졀카닥 버서ㅈ다 두둥둥둥ㄱ야 내ㅅ령아 (사설난봉가/정재호:1집 165)
6. 삼신산 불로초도 풀은풀이 아니냐 하루밤을 자구가셔도 임은임이로다 (아라
리/서병하:132)
위 사설들 가운데 1의 '자신을 속인 여자에 대한 푸념과 비난', 2의 '어린 신랑
에 대한 불만', 그리고 3의 '문을 잡고 떠는 장면' 등은 모두 성을 배경으로 하여
벌어진 일들이다. 그러나 이러한 배경은 문맥을 통해 파악할 수 있을 뿐, 문면에
는 성관련 표현어휘가 드러나 있지 않다. 이에 반해 4, 5, 6의 사설에는 성관련
사항에 대한 표현이 문면에 그대로 노출되어 있다. 4의 '안다', '홍상을 거두치다',
'홍목단', '진진코 우퇴퇴하다', '무림산중 수춘성', 5의 'ㄲ놀아지다', '지그렁직신
누르다', '이마가 벗어지다', 그리고 6의 '자고가다' 등은 모두 성행위와 성기, 또
는 그와 관련된 표현들이다.
그런데 성관련 어휘와 표현은 6의 '자고가다'와 같이 1편의 사설에서 1회씩만
사용되는 것이 있고, 4와 같이 여러 사항들이 복합적으로 뇌출되거나 되풀이 되
는 것들이 있다. 성소재 사설의 성관련 표현 빈도는 성관련 표현의 유무 여부,
그리고 그러한 표현이 있을 경우 그것의 출현 회수를 1회와 2회 이상으로 구분
하여 조사하기로 한다.
가요 사설의 성관련 표현의 빈도는 작자의 태도와 성의 화제비중에 따라 결정
된다.(주3:강등학, 앞의 책, 221-2쪽) 이를 테면 3의 사설 가운데 '올라고'는 '내배
를타려고'로 대치할 수 있다(후자ㅣ는 실제 아라리의 다른 사설에 활용되는 표현
이다). 여기서 '내방에올라고'와 '내배를 타려고'는 결국 성행위를 가리키는 표현
이라는 점에서 동일하다. 그러므로 양자 가운데 어느 것을 택해도 3의 사설적
의미는 크게 달라지지 않는다. 그런데도 3이 '내방에올라고'를 택한 것은 작자가
성관련 표현의 직접적인 노출을 꺼렸기 때문이다. 한편 성관련 표현의 수요는
사설의 화제 가운데 성의 비중이 크게 설정될수록 증대된다. 이를테면 4에는 화
제의 중심이 성의 행위적 상황으로 설정되어 있다. 그 결과 4에는 성이 화제로
차지하는 비중이 다른 것보다 높아졌고, 이에따라 성관련 표현의 수요도 그만큼
커지게 되었다. 그러므로 성소재 사설의 성관련 표현 빈도 분석은 성에 대한 표
현의 태도와 성에 대한 화제비중을 각 장르별로 파악하는 데 기여하게 된다.
성소재 사설의 내용에는 성적 결합과 관련되는 어휘나 행위 등에 대한 표현들
이 그대로 노출되어 있기도 하고, 그렇지 않기도 하다.
1. 청적료한 환양의 ㄸ년 자적장옷슬 ㅁ쳐ㅂ릴년아 엇그제 날속이고 또눌마ㅈ
속이려ㅎ고 석양에 ㄱ느단허리를 한들한들 ㅎㄴ니 (시조/정병욱:2099)(주2:인명은
해당자료집의 필자, 또는 편자의 이름이며, 숫자는 자료집에 붙어 있는 자료의
고유번호이다. 다만 정재호의 잡가 자료의 경우는 인명 다음의 숫자가 권수와
면수를 가리킨다)
2. 원슈로구나 원슈로구나 노랑대가리 원슈로구나 (자진난봉가/정재호:1집
162-3)
3. 쇠살문을 잡고서 발발떠던 저남아 아이아초에 내방에올라고 맘도먹지 말어
라 (아라리/서병하:151)
4. 드립더 ㅂ득안으니 셰허리지 ㅈ늑ㅈ늑 홍상을 거두치닌 설부지풍비하고 거
각준좌하니 반개한 홍목단이 발욱어춘풍이로다 진진코 우퇴퇴ㅎ니 무림산중에
수춘성인가 ㅎ노라 (시조/정병욱:699)
5. 졍월이라 초하른날 ㄱ탁문복을 ㅎ니 쉬슈앗골노 길괘수 만나루나 에헤히에
헤야 에헤히에헤야 공깍지포단에 숫ㄷ닙니불에 낑꽁낑꽁 ㄲ놀아질제 아ㅎ가들던
지 령감이들던지 지그렁직신 눌너만다고 아이고졀여 아ㅇ왜 소곰에다 졀엿ㄴ지
니마가졀카닥 버서ㅈ다 두둥둥둥ㄱ야 내ㅅ령아 (사설난봉가/정재호:1집 165)
6. 삼신산 불로초도 풀은풀이 아니냐 하루밤을 자구가셔도 임은임이로다 (아라
리/서병하:132)
위 사설들 가운데 1의 '자신을 속인 여자에 대한 푸념과 비난', 2의 '어린 신랑
에 대한 불만', 그리고 3의 '문을 잡고 떠는 장면' 등은 모두 성을 배경으로 하여
벌어진 일들이다. 그러나 이러한 배경은 문맥을 통해 파악할 수 있을 뿐, 문면에
는 성관련 표현어휘가 드러나 있지 않다. 이에 반해 4, 5, 6의 사설에는 성관련
사항에 대한 표현이 문면에 그대로 노출되어 있다. 4의 '안다', '홍상을 거두치다',
'홍목단', '진진코 우퇴퇴하다', '무림산중 수춘성', 5의 'ㄲ놀아지다', '지그렁직신
누르다', '이마가 벗어지다', 그리고 6의 '자고가다' 등은 모두 성행위와 성기, 또
는 그와 관련된 표현들이다.
그런데 성관련 어휘와 표현은 6의 '자고가다'와 같이 1편의 사설에서 1회씩만
사용되는 것이 있고, 4와 같이 여러 사항들이 복합적으로 뇌출되거나 되풀이 되
는 것들이 있다. 성소재 사설의 성관련 표현 빈도는 성관련 표현의 유무 여부,
그리고 그러한 표현이 있을 경우 그것의 출현 회수를 1회와 2회 이상으로 구분
하여 조사하기로 한다.
가요 사설의 성관련 표현의 빈도는 작자의 태도와 성의 화제비중에 따라 결정
된다.(주3:강등학, 앞의 책, 221-2쪽) 이를 테면 3의 사설 가운데 '올라고'는 '내배
를타려고'로 대치할 수 있다(후자ㅣ는 실제 아라리의 다른 사설에 활용되는 표현
이다). 여기서 '내방에올라고'와 '내배를 타려고'는 결국 성행위를 가리키는 표현
이라는 점에서 동일하다. 그러므로 양자 가운데 어느 것을 택해도 3의 사설적
의미는 크게 달라지지 않는다. 그런데도 3이 '내방에올라고'를 택한 것은 작자가
성관련 표현의 직접적인 노출을 꺼렸기 때문이다. 한편 성관련 표현의 수요는
사설의 화제 가운데 성의 비중이 크게 설정될수록 증대된다. 이를테면 4에는 화
제의 중심이 성의 행위적 상황으로 설정되어 있다. 그 결과 4에는 성이 화제로
차지하는 비중이 다른 것보다 높아졌고, 이에따라 성관련 표현의 수요도 그만큼
커지게 되었다. 그러므로 성소재 사설의 성관련 표현 빈도 분석은 성에 대한 표
현의 태도와 성에 대한 화제비중을 각 장르별로 파악하는 데 기여하게 된다.
3. 성소재 사설의 분석
3.1. 장르단위 양상
2.1에서 검출한 자료 전체에 대한 성소재사설의 비율을 각 장르별로 따져 보
면 다음과 같다.
표1. 검색대상 자료의 수와 성소재 사설비율
장르:시조, 잡가 난봉가, 아라리, 전체사설:2367, 68, 561, 성소재사설:107(4.5),
14(20.6), 53(8.4) * ( )안의 숫자는 백분율. 이하 동일
표1을 보면 전체 사설에 대한 성소재 사설의 비율은 잡가 난봉가, 아라리, 시
조의 순으로 나타난다. 이 중에 잡가 난봉가의 성소재 사설의 비율은 20.6%로서
나머지 두 장르의 8.9%, 4.5%에 비해 월등히 높다. 요컨대 잡가 난봉가의 사설
은 5편 중에 1편 이상이 성을 소재로 하고 있는 셈이다. 이것은 난봉가가 성을
소재로 다루는 일이 그만큼 빈번한 것임을 의미한다.
잡가 난봉가의 성소재사설의 비율이 다른 장르에 비해 월등히 높은 것은 잡가
의 일반적 속성과 관계가 있다. 노래의 본질적 속성은 언지와 희락에 있다.(주4:
강등학, 앞의 책, 257쪽) 언지는 뜻을 말하는 언술적 성격을 말하며, 희락은 노래
가 놀이의 일종이기에 갖게 되는 성격이다. 노래가 사설없이 성립될 수 없고, 또
노래가 놀이의 한 양식이라면 언지와 희락은 노래라면 모두 갖추게 되는 본질적
사항이다. 그러나 그 구체적인 양상은 노래마다 다른 모습으로 나타나게 된다.
시조나 아라리는 언지성이 강한 장르이다. 아라리는 "방금 내 심중에서 나오는
소리"를 노래하는 것이라거나(주5:강등학, [정성아라리의 연구], 서울, 집문당,
1988, 28쪽), "아라리가 뭐 끝이 있어, 아무케고 자꾸 붙이면 되지"(주6:위의 책,
265쪽)라는 말은 창자들이 아라리의 언지적 기능을 적극적으로 인식한 표현이다.
그런가하면 시조는 한시와 함께 사대부들의 주요한 문학행위의 도구였으며, 중
인 가객들이 그들의 의식과 풍류를 표출한 매체였다. 그러기에 시조는 어떻게
노래하는가와 함께 무엇을 노래하는가가 문제가 되었고, 이에따라 작품은 물론
그 작자도 함께 중요시 되었다.
그러나 잡가에서는 언지적 기능보다는 희락적 기능이 보다 중시되었다. 12잡
가를 비롯한 조선후기 도시서민 중심의 향수 가요들이 주는 주된 매력의 바탕은
음악적인 것에 높여 있었다. 그러기에 조선후기 도시서민의 향수 가요들은 사설
의 생산력이 떨어지고, 그 결과 사설은 희락적이고 유흥적 주제에 걸맞는 것들
로 한정되어 범주화되고 말았다. 잡가 난봉가는 이러한 전통의 흐름을 받은 노
래이다. 잡가 난봉가 사설의 수가 매우 적으며, 성소재 사설의 비율이 시조나 아
라리에 비해 월등히 높은 것도 이 때문이다. 이제 성관련 표현빈도를 장르별로
정리해 보면 다음과 같다.
표2. 각 장르별 성소재 사설의 성관련 표현빈도
시조 = 있음 : 1회 42(39.3), 2회이상 46(43.0), 계 88(82.2), 없음 : 19(17.8), 총
계 : 107(100), 잡가 난봉가 = 있음 : 1회 5(35.7), 2회이상 4(28.6), 계 9(64.3), 없
음 : 5(35.7), 총계 : 14(100), 아라리 = 있음 : 1회 25(47.2), 2회이상 4(7.5), 계
29(54.7), 없음 : 24(45.3), 총계 : 53(100)
표2에는 성관련 표현이 있는 비율이 시조, 잡가 난봉가, 아라리의 순으로 나타
났다. 그리고 성관련 표현이 2회 이상 드러나는 비율에 있어서도 역시 같은 순
서를 보였다. 이것은 시조가 성적 표현에 가장 적극적이며, 또한 성소재 사설에
서 성의 화제 비중도 가장 높게 설정하고 있음을 의미한다. 반면에 아라리는 성
에 대한 표현에 가장 소극적이며, 또한 성 자체를 화제 삼는 일이 다른 노래보
다 적은 것임을 의미한다. 그리고 잡가 난봉가는 이러한 일에 있어 시조와 아라
리의 중간적 입장에 있음을 말한다.
여기서 표1과 표2의 결과를 아울러 검토하면, 잡가 난봉가는 성소재 사설을
다른 장르보다 자주 다루고, 시조는 성소재 사설의 비중은 낮으나 성관련표현에
는 가장 적극적이며, 아라리는 성관련 표현에 다른 장르보다 소극적이라고 할
수 있다.
3.1. 장르단위 양상
2.1에서 검출한 자료 전체에 대한 성소재사설의 비율을 각 장르별로 따져 보
면 다음과 같다.
표1. 검색대상 자료의 수와 성소재 사설비율
장르:시조, 잡가 난봉가, 아라리, 전체사설:2367, 68, 561, 성소재사설:107(4.5),
14(20.6), 53(8.4) * ( )안의 숫자는 백분율. 이하 동일
표1을 보면 전체 사설에 대한 성소재 사설의 비율은 잡가 난봉가, 아라리, 시
조의 순으로 나타난다. 이 중에 잡가 난봉가의 성소재 사설의 비율은 20.6%로서
나머지 두 장르의 8.9%, 4.5%에 비해 월등히 높다. 요컨대 잡가 난봉가의 사설
은 5편 중에 1편 이상이 성을 소재로 하고 있는 셈이다. 이것은 난봉가가 성을
소재로 다루는 일이 그만큼 빈번한 것임을 의미한다.
잡가 난봉가의 성소재사설의 비율이 다른 장르에 비해 월등히 높은 것은 잡가
의 일반적 속성과 관계가 있다. 노래의 본질적 속성은 언지와 희락에 있다.(주4:
강등학, 앞의 책, 257쪽) 언지는 뜻을 말하는 언술적 성격을 말하며, 희락은 노래
가 놀이의 일종이기에 갖게 되는 성격이다. 노래가 사설없이 성립될 수 없고, 또
노래가 놀이의 한 양식이라면 언지와 희락은 노래라면 모두 갖추게 되는 본질적
사항이다. 그러나 그 구체적인 양상은 노래마다 다른 모습으로 나타나게 된다.
시조나 아라리는 언지성이 강한 장르이다. 아라리는 "방금 내 심중에서 나오는
소리"를 노래하는 것이라거나(주5:강등학, [정성아라리의 연구], 서울, 집문당,
1988, 28쪽), "아라리가 뭐 끝이 있어, 아무케고 자꾸 붙이면 되지"(주6:위의 책,
265쪽)라는 말은 창자들이 아라리의 언지적 기능을 적극적으로 인식한 표현이다.
그런가하면 시조는 한시와 함께 사대부들의 주요한 문학행위의 도구였으며, 중
인 가객들이 그들의 의식과 풍류를 표출한 매체였다. 그러기에 시조는 어떻게
노래하는가와 함께 무엇을 노래하는가가 문제가 되었고, 이에따라 작품은 물론
그 작자도 함께 중요시 되었다.
그러나 잡가에서는 언지적 기능보다는 희락적 기능이 보다 중시되었다. 12잡
가를 비롯한 조선후기 도시서민 중심의 향수 가요들이 주는 주된 매력의 바탕은
음악적인 것에 높여 있었다. 그러기에 조선후기 도시서민의 향수 가요들은 사설
의 생산력이 떨어지고, 그 결과 사설은 희락적이고 유흥적 주제에 걸맞는 것들
로 한정되어 범주화되고 말았다. 잡가 난봉가는 이러한 전통의 흐름을 받은 노
래이다. 잡가 난봉가 사설의 수가 매우 적으며, 성소재 사설의 비율이 시조나 아
라리에 비해 월등히 높은 것도 이 때문이다. 이제 성관련 표현빈도를 장르별로
정리해 보면 다음과 같다.
표2. 각 장르별 성소재 사설의 성관련 표현빈도
시조 = 있음 : 1회 42(39.3), 2회이상 46(43.0), 계 88(82.2), 없음 : 19(17.8), 총
계 : 107(100), 잡가 난봉가 = 있음 : 1회 5(35.7), 2회이상 4(28.6), 계 9(64.3), 없
음 : 5(35.7), 총계 : 14(100), 아라리 = 있음 : 1회 25(47.2), 2회이상 4(7.5), 계
29(54.7), 없음 : 24(45.3), 총계 : 53(100)
표2에는 성관련 표현이 있는 비율이 시조, 잡가 난봉가, 아라리의 순으로 나타
났다. 그리고 성관련 표현이 2회 이상 드러나는 비율에 있어서도 역시 같은 순
서를 보였다. 이것은 시조가 성적 표현에 가장 적극적이며, 또한 성소재 사설에
서 성의 화제 비중도 가장 높게 설정하고 있음을 의미한다. 반면에 아라리는 성
에 대한 표현에 가장 소극적이며, 또한 성 자체를 화제 삼는 일이 다른 노래보
다 적은 것임을 의미한다. 그리고 잡가 난봉가는 이러한 일에 있어 시조와 아라
리의 중간적 입장에 있음을 말한다.
여기서 표1과 표2의 결과를 아울러 검토하면, 잡가 난봉가는 성소재 사설을
다른 장르보다 자주 다루고, 시조는 성소재 사설의 비중은 낮으나 성관련표현에
는 가장 적극적이며, 아라리는 성관련 표현에 다른 장르보다 소극적이라고 할
수 있다.
3.2. 모자장르별 양상
다음은 세 노래의 성소재 사설이 모자장르별로 어떠한 분포를 보이는지 검토
한 결과이다.
표3. 성소재 사설의 모자장르별 분포율
시조 = 전체 : 기본형 1937(81.8), 변주형 430(18.2), 총계 2367(100), 성소재 :
기본형 38(35.5), 변주형 69(64.5), 총계 107(100)
잡가 난봉가 = 전체 : 기본형 50(73.5), 변주형 18(26.5), 총계 68(100), 성소재 :
기본형 6(42.9), 변주형 8(26.5), 총계 14(100)
아라리 = 전체 : 기본형 521(92.9), 변주형 40(7.1), 총계 561(100), 성소재 : 기
본형 48(90.6), 변주형 5(9.4), 총계 53(100)
표3에 따르면 시조의 전체 사설은 기본형과 변주형의 분포가 각각 81.8%와
18.2%의 비율을 보이는데, 성소재 사설의 경우는 기본형이 35.5%, 그리고 변주
형이 64.5%의 비율을 보이고 있다. 시조의 전체 사설은 기본형의 분포율이 월등
히 높지만, 성소재 사설은 변주형의 분포율이 월등히 높다. 같은 양상은 잡가 난
봉가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전체 사설은 기본형과 변주형의 비율이 각각 73.5%
와 26.5%인데, 성소재 사설의 경우는 42.9%와 57.1%의 분포율을 보이고 있다.
잡가 난봉가 역시 전체적으로는 기본형의 분포율이 변주형보다 높고, 성소재 사
설은 변주형의 분포율이 기본형보다 높다.
일반적으로 모자장르는 모장르를 축으로 하여 자장르가 딸려 있는 형태를 이
룬다. 장르의 중심은 어디까지나 모장르인 것이다. 시조, 잡가 난봉가, 아라리가
전체사설의 기본형에 대한 분포율이 변주형보다 월등히 높게 나타나는 것이 이
를 말해 준다. 상황이 이러한데도 성소재 사설의 경우에는 변주형의 분포율이
기본형보다 높게 나타났다. 이것은 성소재 사설의 경우에는 시조와 잡가 난봉가
의 중심축이 기본형에서 변주형으로 옮겨 가는 것임을 의미하며, 동시에 이 노
래들이 성이라는 소재를 여타의 소재와 다르게 취급하고 있음을 말해 준다.
그러나 아라리는 사정이 다르다. 전체 사설의 기본형과 변주형의 비율이 성소
재 사설에도 거의 그대로 유지되고 있다. 다소간에 수치의 변화가 없는 것은 아
니지만, 그것이 어떤 의미를 가질 만한 것으로 보기 어렵다. 그러므로 아라리는
성소재 사설의 경우에도 장르의 중심축은 여전히 기본형에 의해 유지되고 있다.
이것은 성소재 사설이 아라리에 있어서는 여타의 소재와 다르게 취급되지 않고
있음을 의미한다. 이러한 점에서 시조와 잡가 난봉가는 아라리와 다른 양상을
보인다.
표4. 성소재사설의 모자장르별 성관련표현빈도율
시조 = 기본형 - 있음 : 1회 17(44.7), 2회이상 9(23.7), 계 26(68.4), 없음 :
12(31.6), 총계 : 38(100), 변주형 - 있음 : 1회 25(36.2), 2회이상 37(53.6), 계
62(89.9), 없음 : 7(10.1), 총계 : 69(100), 잡가 난봉가 = 기본형 - 있음 : 1회
2(33.3), 계 2(33.3), 없음 : 4(66.7), 총계 : 6(100), 변주형 - 있음 : 1회 3(37.5), 2
회이상 4(50.0), 계 7(87.5), 없음 : 1(12.5), 총계 : 8(100), 아라리 = 기본형 - 있
음 : 1회 22(45.8), 2회이상 3(6.3), 계 25(52.1), 없음 : 23(47.9), 총계 : 48(100),
변주형 - 있음 : 1회 3(60.0), 2회이상 1(20.0), 계 4(80.0), 없음 : 1(20.0), 총계 :
5(100)
표4는 성소재사설의 모자장르별 성관련표현빈도율에 있어서 세 노래에 모두
일정한 양상을 보여주고 있는데, 그것은 성소재 사설에 성관련표현이 있는 경우
그 비율은 변주형이 기본형보다 높다는 것이다. 세 장르의 성소재 사설에 성관
련표현이 있는 경우 기본형은 시조가 68.4%, 잡가 난봉가가 33.3%, 아라리가
52.1%로 비율을 보이는 반면, 변주형은 시조가 89.8%, 잡가 난봉가가 85.5%, 아
라리가 80.0%의 비율을 보이고 있다. 이것은 세 장르 모두 기본형보다는 변주형
이 성관련표현에 적극적인 것임을 의미한다.
그렇다면 시조, 잡가 난봉가, 아라리의 성소재 사설은 기본형과 변주형의 분포
율에 있어서는 시조, 잡가 난봉가가 아라리와 다른 양상을 보이지만, 기본형과
변주형의 성관련표현빈도에 있어서는 같은 양상을 보인다고 하겠다.
다음은 세 노래의 성소재 사설이 모자장르별로 어떠한 분포를 보이는지 검토
한 결과이다.
표3. 성소재 사설의 모자장르별 분포율
시조 = 전체 : 기본형 1937(81.8), 변주형 430(18.2), 총계 2367(100), 성소재 :
기본형 38(35.5), 변주형 69(64.5), 총계 107(100)
잡가 난봉가 = 전체 : 기본형 50(73.5), 변주형 18(26.5), 총계 68(100), 성소재 :
기본형 6(42.9), 변주형 8(26.5), 총계 14(100)
아라리 = 전체 : 기본형 521(92.9), 변주형 40(7.1), 총계 561(100), 성소재 : 기
본형 48(90.6), 변주형 5(9.4), 총계 53(100)
표3에 따르면 시조의 전체 사설은 기본형과 변주형의 분포가 각각 81.8%와
18.2%의 비율을 보이는데, 성소재 사설의 경우는 기본형이 35.5%, 그리고 변주
형이 64.5%의 비율을 보이고 있다. 시조의 전체 사설은 기본형의 분포율이 월등
히 높지만, 성소재 사설은 변주형의 분포율이 월등히 높다. 같은 양상은 잡가 난
봉가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전체 사설은 기본형과 변주형의 비율이 각각 73.5%
와 26.5%인데, 성소재 사설의 경우는 42.9%와 57.1%의 분포율을 보이고 있다.
잡가 난봉가 역시 전체적으로는 기본형의 분포율이 변주형보다 높고, 성소재 사
설은 변주형의 분포율이 기본형보다 높다.
일반적으로 모자장르는 모장르를 축으로 하여 자장르가 딸려 있는 형태를 이
룬다. 장르의 중심은 어디까지나 모장르인 것이다. 시조, 잡가 난봉가, 아라리가
전체사설의 기본형에 대한 분포율이 변주형보다 월등히 높게 나타나는 것이 이
를 말해 준다. 상황이 이러한데도 성소재 사설의 경우에는 변주형의 분포율이
기본형보다 높게 나타났다. 이것은 성소재 사설의 경우에는 시조와 잡가 난봉가
의 중심축이 기본형에서 변주형으로 옮겨 가는 것임을 의미하며, 동시에 이 노
래들이 성이라는 소재를 여타의 소재와 다르게 취급하고 있음을 말해 준다.
그러나 아라리는 사정이 다르다. 전체 사설의 기본형과 변주형의 비율이 성소
재 사설에도 거의 그대로 유지되고 있다. 다소간에 수치의 변화가 없는 것은 아
니지만, 그것이 어떤 의미를 가질 만한 것으로 보기 어렵다. 그러므로 아라리는
성소재 사설의 경우에도 장르의 중심축은 여전히 기본형에 의해 유지되고 있다.
이것은 성소재 사설이 아라리에 있어서는 여타의 소재와 다르게 취급되지 않고
있음을 의미한다. 이러한 점에서 시조와 잡가 난봉가는 아라리와 다른 양상을
보인다.
표4. 성소재사설의 모자장르별 성관련표현빈도율
시조 = 기본형 - 있음 : 1회 17(44.7), 2회이상 9(23.7), 계 26(68.4), 없음 :
12(31.6), 총계 : 38(100), 변주형 - 있음 : 1회 25(36.2), 2회이상 37(53.6), 계
62(89.9), 없음 : 7(10.1), 총계 : 69(100), 잡가 난봉가 = 기본형 - 있음 : 1회
2(33.3), 계 2(33.3), 없음 : 4(66.7), 총계 : 6(100), 변주형 - 있음 : 1회 3(37.5), 2
회이상 4(50.0), 계 7(87.5), 없음 : 1(12.5), 총계 : 8(100), 아라리 = 기본형 - 있
음 : 1회 22(45.8), 2회이상 3(6.3), 계 25(52.1), 없음 : 23(47.9), 총계 : 48(100),
변주형 - 있음 : 1회 3(60.0), 2회이상 1(20.0), 계 4(80.0), 없음 : 1(20.0), 총계 :
5(100)
표4는 성소재사설의 모자장르별 성관련표현빈도율에 있어서 세 노래에 모두
일정한 양상을 보여주고 있는데, 그것은 성소재 사설에 성관련표현이 있는 경우
그 비율은 변주형이 기본형보다 높다는 것이다. 세 장르의 성소재 사설에 성관
련표현이 있는 경우 기본형은 시조가 68.4%, 잡가 난봉가가 33.3%, 아라리가
52.1%로 비율을 보이는 반면, 변주형은 시조가 89.8%, 잡가 난봉가가 85.5%, 아
라리가 80.0%의 비율을 보이고 있다. 이것은 세 장르 모두 기본형보다는 변주형
이 성관련표현에 적극적인 것임을 의미한다.
그렇다면 시조, 잡가 난봉가, 아라리의 성소재 사설은 기본형과 변주형의 분포
율에 있어서는 시조, 잡가 난봉가가 아라리와 다른 양상을 보이지만, 기본형과
변주형의 성관련표현빈도에 있어서는 같은 양상을 보인다고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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