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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의 육담 ③ 본문

.....古典(고전)

강원의 육담 ③

AziMong 2007. 5. 8. 21:16
강원의 육담 ③
조혼시대 아내 꼬마신랑 고추에 '눈뜬 밤'
고마운 땡삐

 옛날에 스무 살 처녀와 열두 살 사내애가 결혼했는데, 색시는 남자를 알지만 신랑은 여자를 모르는 철부지야. 그러니 남편은 그거 할 생각은 않고 놀기만 했지 뭐. 어쩌다 남편과 잠을 자도 고추가 신통찮아 별 재미를 못 본 부인은 고추를 키울 궁리를 하는데, 어느 날 남편이 꼴을 베다가 땡삐집을 건드렸더니 땡삐가 그만 남편의 고추까지 쏘았네. 그랬더니 고추가 금방 주먹만하게 커졌지.
 집에 와 부인에게 고추를 보여줬네. 깜짝 놀란 부인은 좋아서 "여보, 참 잘 됐소. 이젠 쓸 만하오. 그런데 땡삐가 어디 있습디까?" 하고 물으니 신랑이 "논둑에 있습디다." 하고 대답했네. 이튿날 부인은 메를 짓고, 뭉셍이도 찌고, 소지종이며 술을 함지에 담아 이고 논둑에 가서 싹싹 빌었네. "땡삐님, 차암 고맙습니다. 이젠 몸푸(두께)는 됐으니, 다음엔 지레기(길이)를 좀 길게 해 주시오." (자료제공 : 강릉민속문화연구소)

 신재효(申在孝)의 판소리 사설 중 '춘향전' 남창본(男唱本)에 다음과 같은 장면이 나온다. 이 도령이 월매의 술잔을 받고 "자네 딸이 몇 살인가." 묻기에 월매가 임자년에 낳았다고 대답하자 이 도령은 "어허, 신통하네. 나하고 동갑이네." 하고 무릎을 친다. 물론 "사또 자제 도령님의 나이는 이팔(二八)인데…." 하는 사설이 먼저 읊어졌기에 관객은 두 사람이 열여덟 살임을 알게 된다. 나이가 찼으므로 이몽령과 성춘향은 예의 육담과 같은 코믹한 상황을 맞을 필요 없었다. 그 날 밤 청춘 남녀는 밤새도록 "이불이 춤추고, 요강이 장단을 맞추며, 문고리가 달랑달랑, 등잔불이 가물가물" 하는 격렬하고도 야한 섹스를 즐겼다.
 육담을 들으며 '우리의 조혼(早婚) 관습이 문제'라는 따위로 생각을 몰지 말라. 사실 '성기의 크기 문제' 또는 '성기 크기에 관한 여자의 관심 문제'를 떠올렸다 해야 솔직한 고백일 터이다. 말하건대 부디 자신을 속이지 말라. 그대가 얼마나 왜소한 음경(陰莖)을 부끄러워하는지, 혹은 얼마나 장대한 '물건'을 자랑스러워하는지.
 '거시기'가 작다 하여 고민하는 자, 서른일곱 살에 한무제(漢武帝)에 의해 궁형(宮刑)에 처해진 '사기(史記)'의 집필자 위대한 사마천을 떠올리고 스스로 위안 삼으라. 반대로 '크다' 믿고 기꺼워하는 자, 중세 한 때 서양에선 그걸 '악마의 막대'라 불렀음에 조심하고, 흑인들의 '대물(大物)' 앞에서도 오만해질 수 있겠는가도 성찰해 보라.
 미국의 시인 휘트먼의 '나의 노래'는 이러하다. "너 나의 풍요로운 혈액이여, 우윳빛 너의 액은 내 삶에서 짜낸 연회색의 진수!" 이 자랑스러워해야 할 음경이 신통찮아 왜소 콤플렉스에 시달리는 자, 한 번씩 성기 확대 수술을 고민해 보았을 터. 따라서 최근 '자가 피부이식 성기확대술'이 개발돼 각광 받고 있으니 당당하게 비뇨기과로 달려가 보시면 어떨까. 평균 길이 4.2, 둘레는 5.3mm 늘어났다는 보고도 있으니.
 여성 아니, 세상의 아내들이여, "몸푸는 됐으니, 다음엔 지레기를 좀 길게 해 주시오." 하는 육담 속 젊은 아내의 마음에 박수치고 싶은가? 고금(古今)이 다르지 않다고? 어허, 그렇지 않아도 딱딱하게 발기만 하는 문명에다가 이런 물컹물컹한 말씀을 해대도 좋은 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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