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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riter's Room

빈집

AziMong 2004. 10. 15. 05:22

빈집

 

                시 아지몽

 

1

              
 

가는 것들은 가도록
내버려 두자.

초가 삼간 불밝힌다
누가 찾아오리.

우수수 지는 낙엽 위에
근심 더해 무엇하리.

깊어가는 하늘 빛이
멀기만 하여라.

 

15

 

2

 


누가 까치소리 반갑다 하였느냐.
가지끝에 감나무 잎도
이제 쓸쓸히 몸을 떨구고
홍시처럼 붉어진 마음도
때가 되면 떨어지지 않겠다 하겠느냐.
견디다 그 무게로 떨어지지 않겠느냐.
떨어지는 것은 가을에만 있는 것이 아니다.

너와 나는 수억년의 유전인자로도
마주할 수 없나니.

운명을 탓하지 마라.
이제 강물에 가벼이 내려 놓아라.

 

8 

 

3


 

이제 울만큼 울지 않았느냐.
이제 가슴을 갈라봐야
빈껍질만 남은 박이 아니더냐.
어떤 사람은 검다하고
어떤 사람은 비었다 하겠지만
하늘도 찬비처럼 시리기도 하고
가슴에 못 박히는 것을 어쩔 수 없는 것을.
너 또 인연으로 인해 더 흘릴 눈물 남았느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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