느낌있는 뿌리깊은 이야기
새벽달 본문
새벽달
詩 아지몽
1
별은 사라지고
새벽달 혼자 흰 이를 들어낸다.
근심스레 불밝히던
옛 성현들도 너를 보고 그랬을까.
빛을 잃는 조각배 하나 요단강 위에 띄웠을까.
살아갈수록 삶이 어둠이다.
발버둥칠수록 삶이 죽음이다.
너는 서늘한 바람이 스러지는 미련없는 삭정이.
2
버려두고 오란다.
내게 손짓하는 너는,
웃는 이들도 우는 이들도
다정하게 손잡아 주던 이들도
사랑하는 이들도
너는 그저 버려두고 오란다.
빈 배에 사공이 무슨 필요
무거운 마음 다 버려두고 타란다.
새벽이슬아, 내가 버린 네가 풀잎 위에 앉았구나.
내가 버린 네가 발길 위에 닳는구나.
아직도 삶의 끝이 멀기만 하다.
3
더 이상 버팀목 없어지면
가슴은 도려내어 늑대에게 던져주고
마음은 도려내어 여우에게 던져주리.
삶은 도마 위에 붉은 피,
늘상 스스로를 달래고 살지.
사랑이란 이름의 액자를 마음에 걸고
떨어뜨리면 깨질까 마음 졸이지.
도시란 이름의 태엽을 감는 장난감,
할머니도 그랬을까.
물 고인 항아리 위에 도시를 보았을까.
사랑은 바가지 속의 간장 한종지
가슴도 마음도 보이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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