느낌있는 뿌리깊은 이야기
신원사 계곡에 가면 본문
신원사 계곡에 가면
아지몽
그때는 미처 알지 못했다.
세상은 떨어져 지는 나뭇잎처럼
부질없는 것이라고,
사는 것이 지쳐 내몰릴 때에도
나뭇잎은 바람부는 대로
더러 이슬맺힌 풀잎 사이로
하수구 케케한 냄새나는 포장도로 위로
그것이 세상 사는 것이라고
자신을 학대했었다.
그렇게 나뭇잎은 어리석음이었다.
돌아와 보니
신원사 계곡에는
흐르는 듯 마는듯 맑은 물이 고여 있는데
이제 보니 내가 한탄했던 나뭇잎 뿐만 아니라
하늘도 가을도 그 속에 담겨져 있었다.
신원사 계곡에 가면
비울 줄 몰랐던 내 마음 조각이 있다.
신원사 계곡에 가면
비울 줄 몰라 잃어버린
사랑의 상처조각도 남겨져 있었다.
세상이 나를 담는 것이 아니라
내가 세상을 담는 것이다.
사랑이 나를 담는 것이 아니라
내가 사랑을 담는 것이다.
2008.8.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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