盧전대통령 `비망록' 공개..수사팀 교체 요구
(서울=연합뉴스) 송수경 기자 =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이 서거 직전 검찰 수사 등과 관련해 심경을 토로한 `비망록'이 뒤늦게 공개됐다.
노 전 대통령 참모 출신 인사들로 이뤄진 `노무현재단 대국민보고서 기록위원회'는 7일 `내 마음속 대통령-노무현, 서거와 추모의 기록'(도서출판 한걸음ㆍ더)을 발간, 노 전 대통령이 검찰 출두 전인 4월19일 이명박 대통령에게 보내려고 썼던 편지와 5월 초 검찰의 추가소환에 대비해 작성한 `추가진술 준비'라는 미완의 개인 메모 등 2개의 미공개 기록을 공개했다.
노 전 대통령은 `이명박 대통령께 청원 드립니다'라는 편지 글에서 "지금 수사팀의 수사는 완전히 균형을 상실하고 있으며, 이는 검찰권의 행사가 아니라 권력의 남용"이라며 "수사팀을 교체해 달라"고 요청했다.
노 전 대통령은 이 편지를 작성한 후 이 대통령에게 보낼지 여부를 놓고 참모진과 논의한 끝에 보내지 않기로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또 개인메모에서 "결정적 증거라고 보도되는 박연차 회장의 진술은 전혀 사실과 다르며, 검찰이 선입견을 갖고 오랫동안 진술을 유도하고 다듬어 만들어낸 것이라는 확신을 갖고 있다"고 주장하고 "재판 과정에서 반드시 밝혀낼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모든 게 분수를 넘은 저의 욕심 때문에 생긴 일로, 이제 남은 인생에서 해보고 싶었던 모든 꿈을 접는다"고 말했다. 다음은 주요 내용.
◇"대통령에게 쓴 미공개 편지" = 검찰이 미리 그림을 그려놓고 없는 사실을 만들거나 억지로 끼워맞추려 해선 안된다. 그동안 수사팀은 너무 많은 사실과 범죄의 그림을 발표하거나 누설했다. 검찰이 해서는 안되는 일이다. 불법행위다.
검찰은 끝내 증거가 나오지 않으면 다른 사건이라도 만들어 낼 것이다. 저는 이미 모든 것을 상실했다. 권위도 신뢰도 더 이상 지켜야 할 아무것도 남아 있지 않다. 사실대로, 법리대로만 하자는 것이다. 두려워하는 것은 검찰의 공명심과 승부욕이다.
대통령께서는 이 사건에 이처럼 많은 문제점이 있다는 사실까지는 보고받지 못했을 것이다. 사실과 법리를 대통령께 정확하게 말씀드릴 수 있는 다른 전문가들에게 이 사건에 대한 분석과 판단을 받아보실 것을 권고드리고 싶다.
검찰이 막강한 권능으로 500만 달러를 제가 받은 것이라고 만들어내는 데 성공한다고 가정하더라고 과연 퇴임 사흘 남은 사람에게 포괄적 뇌물이 성립할 것인지 신중하게 살펴봐야 할 것이다. 그리고 박연차 회장이 2007년 6월 저와 통화했다면 검찰은 이 통화 기록을 반드시 찾아서 입증을 해야 한다.
◇`추가 진술준비' 메모 = 도덕적 책임은 통감한다. 형님까지는 단속이 쉽지 않았다고 변명이라도 할 수 있겠지만 아내와 총무비서관의 일에 이르러서는 달리 변명할 말이 없다. 제가 대통령을 하려고 한 것이 분수에 넘치는 욕심이었던 것 같다.
모든 것이 분수를 넘은 저의 욕심 때문에 생긴 일이다. 죽을 때까지 고개 숙이고 사는 것을 저의 운명으로 받아들일 준비를 하고 있다.
법적인 책임은 별개로 다뤄주길 바란다. 사법적 판단이 어떤 것이든 제가 감당해야 할 운명으로 받아들일 마음의 준비를 하고 있다. 검찰은 도덕적 책임과 법적 책임을 구분해 다뤄야 한다. 검찰이 왜 이런 무리한 짓을 하는지 이해가 되지 않는다.
느낌있는 뿌리깊은 이야기
盧 '비망록' 공개 "박연차 진술 사실과 달라...모든꿈 접었다"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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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 2009-10-07 11:2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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