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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20 이것만은 고치자> ⑥車 몰기 무서운 도로 본문
<G20 이것만은 고치자> ⑥車 몰기 무서운 도로
연합뉴스 | 입력 2010.04.06 09:02 | 수정 2010.04.06 10:22 | 누가 봤을까? 50대 남성, 경기
곡예ㆍ난폭운전 예사…버스ㆍ택시가 더 심각
`나 하나쯤…' 생각에 교통질서 엉망
(서울=연합뉴스) 사건팀 = 요리조리 차선을 바꾸는 곡예운전. 순식간에 앞으로 끼어드는 차량. 도로변 무단정차로 지ㆍ정체가 유발되는 모습들.
여기에다 신호가 바뀌었는데도 무리하게 들어서는 꼬리물기. 도로 한가운데 차를 세워놓고 서로 욕설을 퍼붓는 운전자들도 있다.
우리나라에서 운전을 하거나 차를 타고 가다 보면 언제 어디서나 쉽게 목격할 수 있는 모습이다.
`운전대만 잡으면 성격이 바뀐다'는 우스갯말이 있을 정도로 우리의 무질서한 교통문화 현실은 "한국이 이제 `G20(주요 20개국) 정상회의'를 개최할 만큼 선진국 대열에 들어섰다"는 국내외 평가를 무색케 한다.
◇공항앞 도로서부터 무질서 = 회사원 양철준(31)씨는 퇴근시간에 승용차를 몰고 올림픽대로를 달릴 때면 매번 짜증이 난다.
목동아파트로 빠지는 나들목 부근에 이르면 목동 방면 진입 차들이 길게 늘어서 있는데 일부 차량은 진입로까지 직진하고선 마지막에 비상 깜빡이를 켜고 끼어들기 때문이다.
양씨는 "이런 차들은 직진 차선의 차에는 정말 큰 위협이다. 며칠 전에는 내 앞에서 직진을 하다 새치기하려 갑자기 멈추는 차량 때문에 큰 추돌사고를 낼 뻔했다"며 흥분했다.
강남구에서 출판업체를 운영하는 이모(46.여)씨는 지난주 오전 신사동 네거리를 지나다 화물차가 깜빡이도 켜지 않고 갑자기 앞으로 끼어드는 바람에 급브레이크를 밟고서 한참 동안 놀란 가슴을 진정시켜야 했다.
이씨는 "여성 운전자는 더 무시를 당하고, 다툼이 있을 땐 목소리 더 큰 사람이 이겨 난감할 때가 많다. 나만 해도 하루에 두세 번씩 가슴이 철렁철렁 내려앉는다"고 말했다.
연합뉴스가 무질서한 교통 실태를 듣기 위해 만난 시민도 한결같이 목소리를 높이며 불만을 털어놓았다.
류지성(34)씨는 새벽에 외제차 3대가 시내 한복판 도로에서 굉음을 내며 360도 회전을 하는 묘기(?)를 부리더니 쏜살같이 사라졌다는 목격담을 들려줬다.
회사원 권재욱(34)씨도 지난 겨울 강릉 방면으로 영동고속도로를 달리던 중 승용차 2대가 엄청난 속도로 경주하듯 지그재그로 차량을 추월하는 것을 보고 두려웠다는 경험담을 전했다.
우리나라의 관문인 공항에서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일본인과 중국인이 많이 찾는 김포공항 국제선 청사에는 의류할인매장과 극장, 예식장이 몰려 있어 주말마다 이곳을 찾는 승용차와 버스, 택시 등이 양보없이 엉켜 심각한 체증현상이 벌어진다.
8년째 여행가이드를 한다는 박소영(29.여)씨는 일본인 여행객에게 미안할 때가 한두번이 아니라고 했다.
박씨는 "일본인들은 여행이 끝날 즈음에 `차가 너무 막혀서 시간이 아까웠다'든지 `한국 사람은 너무 급하게 차를 모는 것 같다'는 말을 해 미안했던 적이 한두번이 아니었다"고 한국인 가이드로서의 곤혹스러웠던 경험을 �어놓았다.
외국인을 `봉'으로 여기는 택시도 있어 한국공항공사의 한 직원은 "외국인이 공항에서 나서면 택시기사들이 달려들어 호객행위를 하는데 보기 안 좋다. 도심까지 5만원을 달라고 하는 기사도 있다고 들었다"며 인상을 찌푸렸다.
미국에서 10여년간 살았다는 김현진(43.여)씨는 "미국인의 교통질서 의식을 90점이라면 한국은 30점 정도밖에 안된다"며 "미국에서는 횡단보도에 사람이 있건 없건 정지하는 게 기본인데 우리는 사람이 있어도 비집고 지나가는 게 현실"이라며 혀를 찼다.
◇`도로의 무법자' 택시ㆍ버스 = 택시나 버스 등 대중교통수단이 오히려 위법행위에 앞장선다는 점이 더욱 심각한 대목이다.
차 앞부분부터 일단 들이밀며 끼어들기를 하는 것을 비롯해 신호위반, 꼬리물기 등은 예사로 한다.
동작구와 용산구 일대에서 견인차를 모는 임준오(30)씨는 출근시간에만 평균 10차례 출동을 하는데 사고 차량 가운데 대다수가 택시다.
임씨는 "서로 바쁘다 보니 끼어들어도 양보를 안해 접촉사고가 많이 난다"며 "사고 때문에 차가 더 밀리는 상황이 벌어지는데 사고 차량의 90%는 택시"라고 했다.
일부 택시는 도로변에 무단정차를 해놓고 지ㆍ정체를 유발하는데도 손님이 올 때까지 절대 움직이지 않는 경우도 있다.
회사원 홍석준(27)씨는 "꼬리물기가 일어나는 대표적인 교차로가 홍제삼거리, 미아삼거리 등인데 택시나 버스가 많이 한다"며 "일부 택시는 길가에 세우면서 차선 하나를 막아 버려 엄청나게 밀리기도 한다"고 성토했다.
곡예운전도 심각해 일부 버스나 택시는 도심에서도 엄청난 속도로 질주하거나 지그재그 운전으로 승객과 주변 운전자를 공포에 떨게 만들기 일쑤다.
대학생 임미소(24.여)씨는 "얼마 전 버스를 타고 서대문에서 강남역 쪽으로 가는데 속도를 줄이지 않고 급회전을 하는 바람에 서 있다가 넘어져 무릎에 멍이 들었다. 매우 불쾌했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경찰 캠페인ㆍ단속…`과연 나아질까' = 경찰은 G20을 앞두고 국격 제고 차원에서 `끼어들기ㆍ꼬리물기ㆍ갓길운행ㆍ음주운전 안하기' 캠페인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경찰은 시민사회단체와 연계해 캠페인 확산을 지원하고, 공익광고를 제작해 국민의식 개선을 유도하는 한편 음주운전 근절을 위해서는 `1천만인 서명운동'도 벌이고 있다.
특히 전국의 상습정체 교차로 396곳에서 2∼3월 캠코더까지 동원해 신호위반과 꼬리물기 단속을 벌였고 두 달 동안 8만4천267건을 적발해 범칙금을 부과했다.
이 결과 출퇴근 시간대 서울 시내 주요 도로의 평균 주행속도가 향상되고 사고도 대폭 줄었지만 현장의 교통경찰관은 자발적으로 질서를 지키는 시민의식이 아직은 낮은 상태라고 전한다.
광화문사거리에서 주로 교통 근무를 하는 박모 경장은 "신호위반이나 꼬리물기는 하루아침에 없어지기 힘들다"며 "경찰관이 서 있을 때는 질서를 잘 지키지만 경찰이 없으면 제자리다. 단속도 결국 전시 효과인 것 같다"고 푸념했다.
종로2가 교차로에서 오전에 주로 교통관리를 하는 종로경찰서 정운택 경사는 "여전히 기본적인 것을 지키지 않는 사람이 많다"며 "`저 차도 가는데 나 하나쯤 괜찮겠지'하는 이기적 생각을 갖는 운전자는 잘 지키는 다수를 위해서 단속을 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문화시민운동중앙협의회 김원철 기획본부장은 "교통질서를 스스로 지키는 성숙한 시민의식은 어렸을 때부터 정립시키는 게 중요하다"며 "학교에서 교통질서 교육을 정식 교과과정으로 편성해 가르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나 하나쯤…' 생각에 교통질서 엉망
(서울=연합뉴스) 사건팀 = 요리조리 차선을 바꾸는 곡예운전. 순식간에 앞으로 끼어드는 차량. 도로변 무단정차로 지ㆍ정체가 유발되는 모습들.
여기에다 신호가 바뀌었는데도 무리하게 들어서는 꼬리물기. 도로 한가운데 차를 세워놓고 서로 욕설을 퍼붓는 운전자들도 있다.
우리나라에서 운전을 하거나 차를 타고 가다 보면 언제 어디서나 쉽게 목격할 수 있는 모습이다.
◇공항앞 도로서부터 무질서 = 회사원 양철준(31)씨는 퇴근시간에 승용차를 몰고 올림픽대로를 달릴 때면 매번 짜증이 난다.
목동아파트로 빠지는 나들목 부근에 이르면 목동 방면 진입 차들이 길게 늘어서 있는데 일부 차량은 진입로까지 직진하고선 마지막에 비상 깜빡이를 켜고 끼어들기 때문이다.
양씨는 "이런 차들은 직진 차선의 차에는 정말 큰 위협이다. 며칠 전에는 내 앞에서 직진을 하다 새치기하려 갑자기 멈추는 차량 때문에 큰 추돌사고를 낼 뻔했다"며 흥분했다.
강남구에서 출판업체를 운영하는 이모(46.여)씨는 지난주 오전 신사동 네거리를 지나다 화물차가 깜빡이도 켜지 않고 갑자기 앞으로 끼어드는 바람에 급브레이크를 밟고서 한참 동안 놀란 가슴을 진정시켜야 했다.
이씨는 "여성 운전자는 더 무시를 당하고, 다툼이 있을 땐 목소리 더 큰 사람이 이겨 난감할 때가 많다. 나만 해도 하루에 두세 번씩 가슴이 철렁철렁 내려앉는다"고 말했다.
연합뉴스가 무질서한 교통 실태를 듣기 위해 만난 시민도 한결같이 목소리를 높이며 불만을 털어놓았다.
류지성(34)씨는 새벽에 외제차 3대가 시내 한복판 도로에서 굉음을 내며 360도 회전을 하는 묘기(?)를 부리더니 쏜살같이 사라졌다는 목격담을 들려줬다.
회사원 권재욱(34)씨도 지난 겨울 강릉 방면으로 영동고속도로를 달리던 중 승용차 2대가 엄청난 속도로 경주하듯 지그재그로 차량을 추월하는 것을 보고 두려웠다는 경험담을 전했다.
우리나라의 관문인 공항에서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일본인과 중국인이 많이 찾는 김포공항 국제선 청사에는 의류할인매장과 극장, 예식장이 몰려 있어 주말마다 이곳을 찾는 승용차와 버스, 택시 등이 양보없이 엉켜 심각한 체증현상이 벌어진다.
8년째 여행가이드를 한다는 박소영(29.여)씨는 일본인 여행객에게 미안할 때가 한두번이 아니라고 했다.
박씨는 "일본인들은 여행이 끝날 즈음에 `차가 너무 막혀서 시간이 아까웠다'든지 `한국 사람은 너무 급하게 차를 모는 것 같다'는 말을 해 미안했던 적이 한두번이 아니었다"고 한국인 가이드로서의 곤혹스러웠던 경험을 �어놓았다.
외국인을 `봉'으로 여기는 택시도 있어 한국공항공사의 한 직원은 "외국인이 공항에서 나서면 택시기사들이 달려들어 호객행위를 하는데 보기 안 좋다. 도심까지 5만원을 달라고 하는 기사도 있다고 들었다"며 인상을 찌푸렸다.
미국에서 10여년간 살았다는 김현진(43.여)씨는 "미국인의 교통질서 의식을 90점이라면 한국은 30점 정도밖에 안된다"며 "미국에서는 횡단보도에 사람이 있건 없건 정지하는 게 기본인데 우리는 사람이 있어도 비집고 지나가는 게 현실"이라며 혀를 찼다.
◇`도로의 무법자' 택시ㆍ버스 = 택시나 버스 등 대중교통수단이 오히려 위법행위에 앞장선다는 점이 더욱 심각한 대목이다.
차 앞부분부터 일단 들이밀며 끼어들기를 하는 것을 비롯해 신호위반, 꼬리물기 등은 예사로 한다.
동작구와 용산구 일대에서 견인차를 모는 임준오(30)씨는 출근시간에만 평균 10차례 출동을 하는데 사고 차량 가운데 대다수가 택시다.
임씨는 "서로 바쁘다 보니 끼어들어도 양보를 안해 접촉사고가 많이 난다"며 "사고 때문에 차가 더 밀리는 상황이 벌어지는데 사고 차량의 90%는 택시"라고 했다.
일부 택시는 도로변에 무단정차를 해놓고 지ㆍ정체를 유발하는데도 손님이 올 때까지 절대 움직이지 않는 경우도 있다.
회사원 홍석준(27)씨는 "꼬리물기가 일어나는 대표적인 교차로가 홍제삼거리, 미아삼거리 등인데 택시나 버스가 많이 한다"며 "일부 택시는 길가에 세우면서 차선 하나를 막아 버려 엄청나게 밀리기도 한다"고 성토했다.
곡예운전도 심각해 일부 버스나 택시는 도심에서도 엄청난 속도로 질주하거나 지그재그 운전으로 승객과 주변 운전자를 공포에 떨게 만들기 일쑤다.
대학생 임미소(24.여)씨는 "얼마 전 버스를 타고 서대문에서 강남역 쪽으로 가는데 속도를 줄이지 않고 급회전을 하는 바람에 서 있다가 넘어져 무릎에 멍이 들었다. 매우 불쾌했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경찰 캠페인ㆍ단속…`과연 나아질까' = 경찰은 G20을 앞두고 국격 제고 차원에서 `끼어들기ㆍ꼬리물기ㆍ갓길운행ㆍ음주운전 안하기' 캠페인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경찰은 시민사회단체와 연계해 캠페인 확산을 지원하고, 공익광고를 제작해 국민의식 개선을 유도하는 한편 음주운전 근절을 위해서는 `1천만인 서명운동'도 벌이고 있다.
특히 전국의 상습정체 교차로 396곳에서 2∼3월 캠코더까지 동원해 신호위반과 꼬리물기 단속을 벌였고 두 달 동안 8만4천267건을 적발해 범칙금을 부과했다.
이 결과 출퇴근 시간대 서울 시내 주요 도로의 평균 주행속도가 향상되고 사고도 대폭 줄었지만 현장의 교통경찰관은 자발적으로 질서를 지키는 시민의식이 아직은 낮은 상태라고 전한다.
광화문사거리에서 주로 교통 근무를 하는 박모 경장은 "신호위반이나 꼬리물기는 하루아침에 없어지기 힘들다"며 "경찰관이 서 있을 때는 질서를 잘 지키지만 경찰이 없으면 제자리다. 단속도 결국 전시 효과인 것 같다"고 푸념했다.
종로2가 교차로에서 오전에 주로 교통관리를 하는 종로경찰서 정운택 경사는 "여전히 기본적인 것을 지키지 않는 사람이 많다"며 "`저 차도 가는데 나 하나쯤 괜찮겠지'하는 이기적 생각을 갖는 운전자는 잘 지키는 다수를 위해서 단속을 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문화시민운동중앙협의회 김원철 기획본부장은 "교통질서를 스스로 지키는 성숙한 시민의식은 어렸을 때부터 정립시키는 게 중요하다"며 "학교에서 교통질서 교육을 정식 교과과정으로 편성해 가르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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