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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 판 키우고 과실 내주는 한국… 핵심기술·콘텐츠 개발 소홀 로열티 지출

AziMong 2010. 6. 1. 21:27

IT 판 키우고 과실 내주는 한국… 핵심기술·콘텐츠 개발 소홀 로열티 지출 매년 증가

국민일보 | 입력 2010.06.01 18:23

 




'재주를 부렸으면 돈을 챙겨야 하는데….'

IT강국 코리아가 힘들게 파이를 키워놓고선 그 과실을 해외 업체에 내주고 있다. 핵심 콘텐츠와 기술이 없다보니 열심히 벌어봐야 지적재산권 사용료(로열티), 특허료로 내기 바쁘다.

이동통신기술의 핵심인 코드분할다중접속(CDMA)의 원천기술을 보유한 퀄컴에 막대한 로열티를 지급해야 했던 것과 마찬가지로, 시장이 급팽창하고 있는 스마트폰 및 게임 산업 분야에서도 같은 상황에 빠질 가능성이 적지 않다. 원천기술 개발에 소홀한 때문이다.

'스타크래프트'(스타) 제작사인 블리자드엔터테인먼트는 신작 '스타크래프트2' 게임대회 운영 등과 관련해 지난달 말 한국e스포츠협회를 완전히 배제시켰다(본보 5월 31일자 18면).

협회는 블리자드와 게임 사용료, 기간 등을 놓고 협상을 벌였지만 블리자드의 요구를 충족시키는 데 실패했다. 협회 최원제 사무총장은 31일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지난 10년간 한국 e스포츠업계 관계자들은 게임 개발비용만큼이나 많은 노력과 비용을 들였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개발사인 블리자드가 지적재산권을 내세워 방송 중계권 등을 요구하면 협회가 당해낼 뾰족한 방법이 사실상 없다. 한국이 e스포츠라는 개념을 도입하고 대회를 개최하는 등 판을 깔았지만 정작 핵심 게임 콘텐츠를 스스로 생산하지 못해 생긴 일이다.

퀄컴은 이동통신기술의 핵심인 코드분할다중접속(CDMA)의 원천기술을 바탕으로 삼성전자, LG전자 등 휴대전화 제조업체들에게 4조원가량으로 추정되는 막대한 로열티를 챙겼다. 3세대인 광대역부호분할다중접속(WCDMA) 시대가 될 때까지 이 상황은 계속됐다.

문제는 이런 일이 반복될 가능성이 크다는 점이다. 현재 휴대전화 업계의 대세로 떠오른 스마트폰의 핵심은 운영체제(OS)다. 때문에 노키아는 심비안, RIM은 블랙베리OS 등 자체 OS를 일찌감치 마련했지만 국내에선 삼성전자가 독자적인 플랫폼 '바다'를 탑재한 스마트폰을 지난달에야 첫 출시했다. 자체 OS가 없던 탓에 현재 국내 업계에선 무료인 구글 안드로이드OS가 대세다. 업계 관계자는 "지금이야 구글이 OS를 무료로 제공하지만 약육강식 비즈니스 세계에서 무료를 유료로 전환하지 않는다는 보장이 어디 있느냐"고 지적했다.

주목받는 3차원(D) 관련 분야도 상황은 비슷하다. 삼성전자는 3D TV 핵심인 패널과 3D칩은 자체 개발해 생산한다. 하지만 2D를 3D로 변환하는 기술 중 좌우영상을 분리하는 기술은 영국의 DDD사가 아이디어성 개념 특허를 갖고 있어 이 회사와 라이선스 계약을 맺고 쓰고 있다. 게다가 3D를 제작하는 장비와 기기, 제작 장비와 콘텐츠 분야는 더 심각하다.

한국전파진흥원 홍종배 동향조사분석부장은 "3D 제작 콘텐츠 소프트웨어가 90% 이상이 외산"이라며 "초기 구매 가격도 비쌀 뿐만 아니라 일부는 매년 막대한 유지보수 비용이 들어간다"고 설명했다.

현재 로열티 지출은 매년 증가 추세고, 적자 규모도 1990년 13억 달러에서 지난해 39억 달러로 3배나 뛰었다. 업계 관계자는 "새로운 사업을 추진할 때 지적재산권 등의 확보를 최우선으로 해야 한다"며 "우리나라 현실에 맞는 관련 정책을 마련하기 위해 컨트롤타워가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