느낌있는 뿌리깊은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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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의 전설
아지몽
저 강건너 바람 잔 언덕에
돛배같은 꽃잎 부서져 누워있네.
봄빛은 눈부신데 물결은 차기만 하네.
봄에 피는 꽃은 짧다지만
내 마음 속 강물의 깊이는 깊고 멀어
하루종일 출렁이며 슬픔만이 흐르네.
우리 처음 만났을때 그때 봄을 기다렸던가?
그래, 다 잊고 지냈던게야.
얽히고 설키어 흐르는 강이 아니라고
우리들은 벽을 허물면 안된다고 생각했던게야.
그리고나서 강은 그렇게 모든 걸 받아 들였다고 생각했네.
여전히 타인으로 남아서 그렇게 봄을 보냈네.
배는 강을 버리고 흐를 수 없었네.
오래 오래 시간이 흐른 후에,
강이 내게 말했네. 사랑하는 이는 저 배와 같다고.
봄은 또 강을 건너고 강물 위에는
여전히 돛배같은 꽃잎을 떨구고 있었네.
정말 그러 했었네.
오래 오래 전, 저 강가 어느 언덕에
이름모를 사공 하나 배를 젖고 있었네.
2005.4.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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