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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riter's Room

[스크랩] 오목리 마을에는

AziMong 2005. 5. 27. 07:05

 

 

오목리 마을에는

 

 

                                          시 아지몽


 

 

오목리 읍내 마을에는 낮은 집들이 모여산다.
오목리 마을에는 뽐내는 집들을 볼 수가 없다.
포장이 된 도로라지만 사람과 차가
하나가 되어 다니는 길이라 인도가 따로없는 마을.
읍내를 다 돌아야 식당이라곤 60년대 풍으로
한 손가락으로 다 셀 정도지만,
문은 연곳은 단 세곳, 짱개집을 빼면 두개뿐이다.
그나마 오천원씩하는 음식값을 두고도 비싸다고 하기 어렵다.
그러니 오목리 마을에 오면 음식을 두고 탓하지 말아야 한다.
그러다 아주 가끔식,
들판 위에 누어 있는 산들 아래로
장항선 기차가 조심스럽게 지나가지만,
허름한 기차역은 문을 닫고 낡은 건물만 마을을 지키고 서있다.
면사무소에 일이 있어 매일 아침마다 출근한지 삼주째,
그렇지만 세 사람 다 오목리 마을에 오는 것을 불평한 적이 없다.
오목리 마을에 가면 사람이 더 낮게 처신하여
따스한 햇볕보다 마음이 더 훈훈해진다.
그래서인지 가만히 들판을 내려다보면
산과 산들이 황소처럼 누워 온종일 자세를 바꾸지 않는다.
펄벅 여사는 한국에 와서

황소대신 농부가 짐을 지고 가는 것을 보았다지만

오목리 마을에 가면 아버지 대신 아가씨가 수레를 끈다.

 

 

                            신창 오목리 마을에서

출처 : 詩人 아지몽
글쓴이 : 아지몽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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