느낌있는 뿌리깊은 이야기
그대가 말했지 본문
그대가 말했지
詩 아지몽
그대가 말했지.
해변의 모래가 부드럽다고.
그 사실을 알기 위해
내가 책을 더 읽어 내려갈 필요가 없었음에도
닳아빠진 누더기 책들 속에는
깊은 숲 속에 잠들고 싶은
산들바람, 이따금씩 잎사귀들을 떨게 하였네.구태여 무덤 앞에 설 필요는 없었지.
삶이란 어짜피 내가 이해할 수 없는 흙덩어리,
라벤더 하얀 꽃잎도, 붉은 임파첸스 꽃잎도
물관 위에 끌여 올려진 고달픈 노동.
그저 웃음 하나 건네주는 것으로 위로를 삼았네.검은 샘물 위에 피워놓은 달이 기울어
밤새도록 슬픈 물소리, 풀 섶을 지나쳐가네.
지붕위에 하얀 박으로 피어나
내 눈물도 지친 얼굴 다시 분칠하고 나면
너는 뽀얀 이를 드러내고 미소를 짓네.
그것이 내가 그대를 아는 전부였네.아, 그리고 지금도 그대는 그렇게 말하지.
맨발로 걷는 해변의 모래가 부드러운지
다시 한번 걸어보라고, 그렇게 내게 손짓하지.
어찌하나 아직 굳은 살이 박이지 않았어.
때약볕 아래 발을 디딜 수 조차 없지 않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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