느낌있는 뿌리깊은 이야기

공 본문

Writer's Room

AziMong 2004. 8. 9. 07:44

                   詩 아지몽


나는 작은 공 속에 살고 있다.
압축된 공기, 분출구가 없는 창
인생이란 때로 암담한 현실이라 생각하면서
허무란 조그만 바늘 구멍만으로도
밖을 내다보지 않아도 아는 일이다.
때로 마음이 바뀌어 창을 내려거든
저 어둠의 뒤편에도 창을 낼 일이다.
사랑이며 우정이며 슬픔이란 친구까지도
언젠가 한쪽에서 들어오면
바람처럼 그렇게 지나갈 수 있도록
마주하는 반대편으로도 창을 낼 일이다.
인생이란 꿈은 가득히 공기를 채우는 일이었다.
높이 튀어 오를 수 있도록
의지라는 발차기를 통해 부딪칠수록
더 멀리 달아날 수 있도록
분별하기 힘든 공간을 채우는 일이었다.
나는 또다른 꿈을 꾸었다.
공이 또다른 공(空)이 되어야 하는 꿈을 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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